영화드라마후기

아츠히메는 재미 있었다

담마다사 이병욱 2008. 12. 30. 18:04

 

아츠히메()는 재미 있었다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 1년 동안 아츠히메를 보아 왔는데 어느 덧 종영이 되었다. 1년 짜리 대하드라마인 아츠히메는 50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비록 이웃나라 일본의 시대사극이었지만 여러가지 몰랐던 사항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문화와 전통에 대하여 다시 한번 알게 된 계기가 된 한 해 이었다고 생각 된다.

 

50회 동영상의 짜증 나는 중간광고

 

50회는 자막서비스가 늦게 되어서 자막 없이 보게 되었는데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는 듣기에 무리가 많았다. 그 동안 죽 보아 왔기 때문에 흘러 가는 이야기는 대충 파악 되었지만 자막서비스로 보는 것에 비하면 훨씬 감동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에 늦게 나마 자막서비스가 나와서 보게 된 50화는 총4개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문제는 3번째 동영상 이었다. 어이 된 일인지 중간에 광고가 삽입 되어 도무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짜증 나게 만들었다. 10초 간격으로 5초동안 광고를 내 보내는 데 왠 만한 인내심이 없다면 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래서 동영상을 제공하는 카페에 들어 가면 광고 없이 볼 수 없을까 해서 들어 가 보았는데 이번에는 가입조건이 문제 되었다. 1970년 부터 1989년까지 출생자만 가입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3번째 동영상 보는 것은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공짜로 보는 동영상이지만 마치 동영상 보는 것을 방해 하듯이 광고를 연속으로 삽입하고 또한 카페 가입도 제한 하는 조치를 보고서 카페 주인장의 고약한 심보를 확인 하는 순간 이었다.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한 내용은

 

아츠히메에서 작가가 말하고져 하는 것은 그들의 자랑스런 역사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본 근대화의 대격변기에 영웅들이 나타나서 서로 죽고 죽이는 큰 전쟁 없이 원활하게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가 가장 큰 줄거리이다. 거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아츠히메라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 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아츠히메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 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무혈입성으로 인하여 서로가 윈윈 하게 되어 평화롭게 정권이양에 기여했고 결국 이것이 아츠히메에게 맡겨진 천명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 했음을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함일 것이다.

 

메이지 유신을 성공적으로 성공시킨 배경에는 아츠히메의 고향인 사츠마 출신 인사들의 대활약이 돋보인다. 드라마 처음 부터 나오는 이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신의 역사가 적나라하게 펼쳐 지는 데 그 중심 인물은 아츠히메와 아츠히메을 사모 하였던 '고마츠', 미천한 하급무사 출신인 '사이고''오오쿠보' 4명이 주인공들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죽는 장면은 무척 대조적이다. 가장 먼저 죽은 고마츠는 선한 이미지의 살신성인형 개혁가이다. 그는 두 명의 처와 어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비록 병사 하였지만 행복한 죽음을 맞이 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에도 정벌의 선봉장에 섰을 뿐만 아니라 '폐번치현'등 각종 개혁을 단행하였던 사이고의 말년은 매우 비참하다. 이른바 '서남전쟁'에 연루 되어 쫒기다가 할복하게 된다. 야심가형의 오오쿠보는 사츠마의 배신자 소리를 들어 가면서 신정부의 개혁을 급격하게 추진 하였지만 그의 개혁에 불만을 품은 반대파의 습격을 받고 출근 길에 칼에 맞아 숨진다. 반면에 아츠히메는 가장 행복한 죽음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살만치 살다가 49세에 앉아서 '좌탈(座脫)' 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장면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니었을까.

 

우리에게도 영웅들이 있었더라면

 

드라마의 주인공들인 아츠히메, 고마츠, 사이고, 오오쿠보는 사츠마가 배출한 시대의 영웅들이라 볼 수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드라마는 일본에서도 인기 있었던 모양이다. 종영 되고 나서 제작의 뒷이야기나 주요한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방송출연 이야기가 올라 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까지 일본드라마에 이렇게 까지 열중해서 본 적이 없었다. 연초에  NHK에서 방송 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고 인터넷에서 자막으로 서비스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본 동영상은 인터넷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준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조회수가 말해 주고 있다.

 

아츠히메는 남의 나라 역사 이야기이다. 그 것도 과거에 우리를 무력으로 지배 하였던 원수 같은 나라의 성공담이다. 아츠히메을 비롯하여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일본의 근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면 반대로 우리나라는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인들이 그 드라마를 보고 자부심을 가질 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는 그들의 성공담은 단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또한 그 때 당시 우리도 저런 영웅들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그로 인한 착잡한 감정이 교차 한다.

 

 

 

2008-12-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