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꽃보다 남자를 보면 국제중학과 특목고를 떠오르게 하는데

담마다사 이병욱 2009. 1. 6. 12:04

 

꽃보다 남자를 보면 국제중학과 특목고를 떠오르게 하는데 

 

 

옆에 앉은 친구는 입에서 '빠다' 냄새가 유난히 심했다. 눈썹은 진하고 얼굴은 희어서 한눈에 보아도 부자집 자식 같았다. 좀처럼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 하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친구들과 주로 놀고 지내는 것이다. 그는 사립초등학교 출신 이었다. 같은 사립학교 출신들과 그룹을 형성 하여 해외 여행도 가고 공부도 함께 하는 것이었다. 이는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이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인가

 

평준화가 된 이래 학교에서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모여 든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는 학생도 있고, 부자집 자재가 있는가 하면 월사금도 못 내어서 쩔쩔 매는 학생도 있어서 마치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 이러한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룹이 형성된다. 공부잘하는 학생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끼리 모이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공부 못하는 학생끼리 어울린다. 한 쪽은 열심히 공부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뒷 편에서는 잠자는 학생을 보는 것은 어느 교실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다. 이런 현실을 보고 부유층 같은 경우는 만일 공부잘 하는 학생들만 따로 모아 교육을 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보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부유하고 얼굴도 유난히 흰 것이 특징이다. 또 집안 여유가 있기 때문에 과외와 같은 특수 교육을 따로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끼리 어울리고 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그런 그들의 부모들을 보면 대게 사회지도층이거나 부자이어서 그 때 당시에 희귀한 자가용을 타고 등하교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면에 껄렁하고 공부에는 그다지 취미가 없는 학생들은 처지가 비슷한 부류끼리 뭉친다. 주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거나 부모들이 거의 교육에 신경 쓰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다 운동을 좀 한다는 학생들은 비밀리에 조직을 만들어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이렇게 한 교실안에 '귀족써클' '폭력써클'이 공존 하는 양극단을 볼 수 있는 것이 그 때 당시의 현실이었다. 지금도 그런 현실은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드라마를 보지 않는 이유

 

TV의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는다. 한 때 열심히 보았지만 뻔한 결말이 예상 되는 드라마는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과도한 액션이 특징이다. 마치 시청자를 조정 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더구나 감각적이고 욕망을 자극 하는 불륜드라마와 같은 경우는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서 다음편도 보게 만드는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웃고 떠드는 개그 프로그램이나 젊은층 위주의 가요 프로그램 역시 화면 고정 효과가 크다. 현실과 괴리 되는 화면이나 시청자를 화면에 고정 시켜 놓기 위한 빠른 화면, 비현실적인 상황설정등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멍하게 만든다. 이런 프로를 보고 나면 특별히 남는 것이 없다. 반면에 열심히 보는 것은 다큐멘타리이다. 사람들이 살아 가는 모습과 동물이나 식물등 자연현상을 다루는 프로는 나름대로의 메세지를 전달 하기도 하고 감동을 준다. 이 것 역시 만든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볼 만 하다.

 

우연히 보게 된 '꽃 보다 남자'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새로 시작 되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연초인지라 새롭게 시작 되는 프로가 많은 모양이다. 그런 프로 중에 하나가 KBS2에서 방영 되기 시작한 '꽃 보다 남자'라는 드라마이다.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하이틴 드라마라 볼 수 있다. 그런데 학교가 보통 학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1%만이 들어 갈 수 있는 귀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갖추어 진 그 학교는 태어나기 전부터 들어갈 신분이 정해져 있다. 누구나 들어가지 못하는 특수계층만이 다닐 수 있는 학교인 것이다. 그런 학교에 세탁소를 운영하는 가난뱅이 집안의 학생이 어떤 사건에 연루 되어 우연히 들어 가게 되면서 드라마는 시작 된다.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가난뱅이 세탁소 딸이 겪는 수모는 가진자의 폭력성을 유감 없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계란을 투척 하는 장면과 같이 집단 '이지매'를 당하는 장면을 보면 얼마나 우리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층의 벽이 두터운지를 보여 주고 있다. "오마이 갓" "" "치어스"와 같은 영어표현을 구사 하는 귀족자제들의 여유롭고 화려한 생활 방식은 영국이나 미국의 사립학교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런 환경에서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가난뱅이 학생의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주로 이야기 될 것이다.

 

비록 첫 회를 본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드라마는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짙다. 드라마의 성격상 재미를 가미 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어쩌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중학이나 특수목적고 신설에 관한 간접적인 비판 이라고도 볼 수 있다.

 

최상위 1%를 위하여

 

사람들은 대부분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생각과 취미가 같은 사람들 끼리 어울리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지극히 당연 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극명 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정치판이다. 이념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가 하면 자신들의 이해집단을 위하여 대변한다. 때로는 이익을 관철하기 위하여 폭력행위도 불사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도 예외 일 수 없다. 자신이 믿는 종교를 중심으로 뭉치고 매우 배타적이고 태도를 보이는 것도 끼리끼리 어울렸기 때문이다. 정치판과 종교판만 그런 것일까 아마도 끼리끼리 가장 잘 어울려 사는 곳이라면 주거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주로 잘사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 곳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곳에는 유치원에서 부터 특수 교육을 시킨다. 가급적이면 사립학교를 보내서 일반 학교와 차별화를 시도 한다. 그런데 이제 까지 그런 특수사립 학교가 허용 되지 않은 곳이 있다. 바로 중고등 학교이다. 중고등학교에 입학 하면 꼼짝 없이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과 같이 다녀야 한다. 비록 한교실에 여러 부류의 계층이 섞여 있을 지라도 주로 어울리는 것은 그들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이런 현상을 개선 하기 위해서일까 정권이 보수로 바뀌고 나서 취한 조치가 특수 학교를 만드는 것이었다. 국제중학이나 특목고가 바로 그것이다.

 

 

 

 

특수학교를 많이 만들게 되면 소수의 특별한 계층만 들어 갈 수 있는 전유물이 될 것이다. 여기에 들어 가지 못한 학생들은 졸지에 2류학교에 다니는 셈이 된다. 그 동안 유지 되어 왔던 교육평준화가 무너지는 것이다. 이미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진행된 마당에 교육에서 마저 양극화 현상이 벌어 지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부터 대학까지 일원화 되어 있는 드라마 속의 학교는 상위 1%도 들어 가기 힘든 학교이다. 태어 나기도 전에 신분이 결정되고 갈 곳이 정해져 있는 사회, 그런 사회를 고발 하기 위하여 드라마가 만들어 진 것일까.

 

 

 

2009-01-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