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조선일보가 MBC를, 중앙일보가 KBS2를 접수 한다면

담마다사 이병욱 2009. 1. 3. 11:41

 

조선일보가 MBC를, 중앙일보가 KBS2를 접수 한다면

 

 

고교시절 다니던 학교의 교훈은 '기독적 인격' 이었다. 교훈과 같이 기독적 인격을 가진 학생을 만드는 것이 학교의 최우선 방침이다. 그래서 일까 학교의 각종행사나 학사일정의 대부분이 선교위주로 흘러가고 일반교육은 뒷전으로 처지는 듯한 느낌 이었다. 일주일에 2번 있는 성경시간, 일주일 2번 있는 방송조회, 1회 전체운동장예배, 1년중에 3일은 아예 수업을 전폐하고 마치 부흥회 같은 집중예배등 모든 행사가 기독적인격을 만들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는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구별 없이 꼼짝 없이 참석해야 했다.

 

조선일보재단의 학교에서

 

'기독적 인격'이라는 교훈은 반마다 걸려 있었고 거기에는 학교의 실질적인 주인인 이사장의 이름도 올라와 있었다. 이사장은 '우영'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때 당시 조선일보사장 이었다. 방우영이사장은 얼굴을 한번도 본적이 없지만 졸업할 때 엘범의 가장 첫페이지에 큼지막하게 나와 있어서 비로서 본적이 있었다.

 

다니던 고등학교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선교사가 설립했다고 해서 자부심이 대단 했다. 심지어 연세대학교도 다니던 고교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이야기할 정도 이었다. 다니던 고교와 연세대학교는 같은 재단 이었던 것이다. 그런 조선일보가 공영방송 소유를 넘보고 있다. 기독이념으로 무장한 조선일보가 방송을 장악 하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왜 방송을 가지고 싶어 할까

 

재벌과 신문사도 방송을 소유할 수 있도록 방송법을 만든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다고 하지만 방송과 신문의 결합은 어딘가 궁합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신문은 나름대로 그들의 시대가 있었다. 라디오와 TV가 열리기 이전의 시대가 신문의 전성기 이었다. 그 후에 방송에게 주도권을 물려 주고 이제는 인터넷에도 밀리고 있다. 신문의 시대가 끝나 가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망할 판이기 때문에 방송에 군침을 흘리는 것이다. 게다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자신들이 적극 옹호 하던 세력들이 정권을 잡게 되었고 그 선물로 방송을 넘겨 준다고 하니 이처럼 절호의 찬스가 있을까.

 

방송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방송을 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생명으로 한다. 그런 방송을 신문사가 소유 하게 되었을 때 과연 공정성이 지켜 질까. 아마도 이제 까지 해 왔듯이 철저하게 사주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보도 일색으로 바뀔 것이다. 같은 보수기득권층인 재벌과 보수 우익 기독세력에 대한 비판은 사라 질 것이고 그 대신에 노조나 전교조, 좌파, 진보세력에 대한 비판보도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신문의 논조가 그대로 옮겨 온다고 보면 틀림 없다. 이 외에는 없을까. 기독이념을 바탕으로 한 신문이라면 간접적인 선교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그런 우려는 이미 방송에서도 나타 나고 있는 현실이다.

 

VJ특공대에서 본 '목탁치는 소'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TV를 시청한다. 특히 마땅히 취미 생활을 하지 못하는 계층일 수록, 나이든 노인과 집에서만 지내는 사람들일 수록 TV는 좋은 친구이다. 그런데 TV를 보다 보면 어떤 특이한 현상을 발견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드라마에서 주역을 맡은 배역은 항상 서울 표준말을 쓴다는 것이다. 반면에 깡패나 도시빈민, 농어촌등 사회적 약자나 부정적인 이미지의 배역을 맡은 사람들은 특정 지역의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영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서울 표준말을 쓰는 데 반하여 조연급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은연중에 서울과 지방을 차별화 하는 것이다. 이런 차별 현상이 지역에만 있을까.

 

KBS 2TV에서 방송 하는 'VJ특공대'를 보았다. 다양한 소재와 빠른 화면전환, 속사포 같이 쏘아 대는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보는 재미를 더 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먹거리를 소재로 하는 장면은 보기에도 침이 넘어 갈 정도로 자극적이다. 흥미가 있고 이슈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이 프로에서 보여 준 장면 중의 하나가 '목탁치는 소'이다. 어느 사찰에 소가 있는데 마치 목탁을 치듯이 입과 혀로 '탁 탁'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 것을 본 사람들은 신기해 하면서 합장 하기 까지 하는 장면도 보여 준다. 또 새해소망을 소한테 절하면서 비는 장면도 인터뷰와 함께 보여 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새해 소망을 빌었으니 이제 먹으러 가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그 장소는 물고기를 파는 식당이다. 파닥 파닥 뛰는 물고기를 지명하자 그 자리에서 먹음직한 푸짐한 요리를 선보이고 게다가 술까지 곁들인다. 누가 보아도 불교신자라면 있을 수 없는 행위이다. 신도5계를 보면 살생하지 말라고 하였고 음주 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으나 이 프로에서는 그런 것 쯤은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철저하게 흥미 위주로 보여 준다.

 

불교는 미신행위나 하고 우상숭배 하는 종교일까

 

VJ특공대는 외국의 진기한 사건이나 볼거리 또한 재미를 곁들여 심심치 않게 방영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장면 중에 종종 태국이나 미얀마,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를 소개 할 때도 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 종종 사찰에서 일어난 믿기지 않은 사건을 보여 주기도 한다. 뱀이나 파충류 같은 혐오스러운 대상을 숭배 하는 장면이나 현실적으로 있을 것 같지 않은 미신과 같은 내용이 주된 소재이다.

 

불교를 소재로한 국내외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은 철저하게 흥미와 재미 위주이다. 교훈적인 장면 보다도 혐오스러운 장면이 더 많다. 혐오스런 대상을 숭배 한다거나 돌이나 바위에 절하는 장면 같은 것이다. 이런 장면을 자주 보다 보면 불교는 미신행위를 하고 우상숭배나 하는 종교로 인식될 것이다. 반면에 개신교나 천주교를 소재로 하는 경우에 이런 장면을 보지 못하였다. 밥을 퍼주는 장면이나 구세군의 자선남비와 같이 사회에 봉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공영방송이 이 정도라면 기독이념을 가진 신문이나 재벌이 방송을 장악 하게 되었을 때 오죽할까.

 

조선일보가 MBC를, 중앙일보가 KBS2를 접수 하게 되다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대세이다. 정보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점점 모호하게 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백개의 케이블채널과 위성방송등이 대표적인 예라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거실에서 허리를 젖히고 편안하게 시청 할 수 있는 'IPTV'시대도 열렸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공중파방송의 영향력은 막강 하다. 대다수의 서민들은 사실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IPTV를 볼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시청하는 몇 개 채널을 보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 채널 중에 민영화의 대상에 들어 가는 방송이 MBC KBS2이다. 이 두 채널을 잡기 위하여 국회에서 육탄전도 불사 하고 마치 장기판의 졸처럼 행동 하는 것이 국민을 대표 한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이다.

 

신문은 신문대로 영역이 있다. 보수신문들은 보수기득권층의 입맛에 맡는 기사를 써 왔고 현정부를 대변해 왔다. 그런 그들이 방송을 장악한다면 그 논조가 어디로 갈까. 사주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보도를 양산 할 것임에 틀림 없다. 조선일보가 mbc를 접수 하고, 중앙일보가 kbs2를, 동아일보가 YTN을 장악 한다면 사설에서 보던 내용을 뉴스를 통하여 매일 볼지 모른다. 그래서 신문이 방송을 해서는 안된 다는 것이다.

 

 

 

 

 

 

 

 

만일 조선일보가 MBC를 접수 하게 되다면 된다면 VJ특공대에서 본 바와 같이 불교는 미신행위나 하고 돌덩이에 절이나 하는 우상숭배의 종교로 점점 더 몰아 갈 가능성이 농후 하다. 이런 징후로서 이미 지난 2007년도에 신정아 사건 당시 근거 없이 악의적인 기사로 불교를 폄훼하여 불교계 전체의 분노를 사서 구독거부운동까지 벌어진 사건도 있었다. 틈만 나면 여론 조작과 없는 사실을 유포 하는 그들이 자신들의 종교는 선행을 하고 자선을 베푸는 격이 높은 문명의 종교로서 은연중에 알리고자 할 것이다. 이것이 길거리에서 외치는 '예천불지'나 아파트 입주단지에서 보는 전단지와 커피를 서비스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선교 효과가 크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미 서울을 자신의 신에게 봉헌 한 바 있는 MB가 대한민국을 봉헌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서 재벌과 보수신문에게 공영방송을 넘기는 것을 자신의 임기 중에 반드시 실현해야 될 과제 중의 하나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9-01-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