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의 미국불교, 전혀 새로운 불교가 역수입 될 수도
영상물로 접한 미국 불교
연등축제나 사찰순례를 다니다 보면 종종 외국스님들을 보는 경우가 있다. 삭발하고 가사를 두른 모습이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법문하는 스님들을 보면 우리 스님 보다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까지 한다. 그런 스님들을 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불교 하면 으례 한국적일 것이라고 생각 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불교는 낡은 것, 오래 된 것, 문명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생각 해 왔을 지 모른다. 그런 우려는 불교TV에서 방송한 '혁명을 꿈꾸다, 아메리칸 부디즘'과 인터넷 동영상 '미국불교 백년의 뿌리 1부, 2부'를 보면서 깨끗이 씻을 수 있었다.
2007 연등축제, 화계사 행진 모습
미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팍스아메리카나'라는 경찰국가로서의 이미지를 더 많이 가지고 있지만 정치,경제,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 하고 있는 일등국가 임에 틀림 없다. 기업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시장을 석권 한다면 그 제품은 일류제품이 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어느 종교가 영향력을 발휘 한다면 그 파급력은 대단한 효력을 발휘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영상물을 보면서 미래의 불교모습을 상상 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 된다.
초기의 이민자 불교를 보면
미국에 불교가 최초로 소개 된 것은 약 100여년전이라고 한다. 100여년전 이라면 우리땅에 미국선교사들이 건너온 시기와 대충 일치 한다. 한국에서는 미국선교사에 의하여 외형상 기독교국가화 되었지만 반대로 미국에서는 불교가 새롭게 전파 되어서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최초로 미국에 전해진 불교는 '이민자 불교'이다. 일명 '보따리 불교'라고 한다. 주로 자신들 나라의 사찰을 중심으로 불교를 믿는 이민자 불교시대를 말한다. 자연발생적으로 불교가 미국에 전해진 동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보따리 불교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곳이 일본이다. 일본의 '선불교'가 전해지면서 불교 하면 일본의 선불교라고 까지 여길 정도 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각국의 불교가 본격적으로 유입 하게 되었는데 70년대의 태국의 '상좌부 불교'와 80년대의 티벳의 '금강승 불교'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의 선불교가 대승불교라면, 태국의 상좌부 불교는 소승불교이고, 티벳의 금강승 불교는 종합불교라 볼 수 있다.
티벳불교의 '자비'와 상좌부 불교의 '위빠사나'라는 키워드
미국에서는 이들 3종파의 불교가 자유롭게 포교활동을 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에게는 특별한 경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이라는 용광로 안에 들어와 용해 되어 새로운 불교가 탄생 되는 밑거름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미국의 지식인층에서는 초기의 일본의 선불교 대신에 이제는 티벳의 금강승과 남방 상좌부 불교가 대세를 형성 하는 듯이 보여 진다. 그것은 티벳불교가 소승과 대승을 아우르는 '종합불교'로서의 인식이고, 남방상좌부 불교는 수행으로서의 가치를 찾고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즉 티벳불교의 '자비'와 상좌부 불교의 '위빠사나'라는 키워드의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대승이 들어갈 입지는 매우 좁아 보인다. 특히 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센터는 이민자 위주로서 불법승 3보를 소중 하게 여기지만 이미 재가 불교로서 발전 해온 미국 불교는 승은 없고 불과 법만 있는 듯 보여 진다. 마치 대승불교 초기에 볼 수 있는 법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유발수행자가 법문을 하는 모습이나 수행을 지도 하는 모습은 아시아 불교권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습이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수행을 하되 재가 위주로 하다 보니 수행과 생활이 분리 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라 여겨 진다. 사실 재가 불자들이 수행을 지도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쉽사리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위빠사나 수행센터에 가보면 재가법사들이 수행을 지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가 불교와 한국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재가법사에 의한 수행지도 하는 모습은 너무나 유사하다.
영상물의 말미에 미국의 재가 불교지도자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조금 지나지 않아 미국의 불교가 전세계에 수출 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불교학자
전혀 새로운 불교가 출현 할지도
'제로베이스(Zero-base)'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인 의미는 '백지상태로 되돌려 생각하다' 이다. 일을 하다 잘 되지 않으면 다 허물어 버리고 원점에서 부터 다시 시작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어진 건축물이라면 다 허물어 버리고 다시 시작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검토 단계라면 얼마든지 제로베이스로 하는 것이 가능 하다. 미국불교는 일종의 제로베이스 단계라 볼 수 있다. 아무 걸림이 없기에 새로 하는 것이 가능 한 것이다. 영상물의 인터뷰중에 어느 미국의 재가불교 지도자는 동아시아의 이민자 불교 즉 보따리 불교에 대하여 비판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사찰을 중심으로 한 이민자 불교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미국불교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로지 이민자 사회만을 위해 존속 하기 때문에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대신에 이민자불교를 넘어서 새로운 불교운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자신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새로운 불교는 불과 법만 있지 승이 없이 진행중인 것만은 분명하다. 불교를 불교 답게 만드는 것은 불법승 3보이지만 지금의 미국 불교는 승이 빠진 불법만 있는 듯이 보여 진다. 이런 모습이 미래의 불교의 모습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동아시아의 불교을 답습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대승불교의 초기에 법사들이 활약 하였듯이 미국의 재가 지도자들이 현재의 미국 불교를 이끌어 가고 있다. 과연 승이 없는 미국의 불교가 전세계에 파급되고 역으로 우리가 수입하게 되는 날이 올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불교운동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만은 확실하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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