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남해안 외딴 섬에서 본 부처님 진신사리 탑

담마다사 이병욱 2009. 2. 9. 11:28

 

남해안 외딴 섬에서 본 부처님 진신사리탑

 

 

관악산은 서울과 수도권 주변의 시민들이 자주 찾는 산이다. 도심에 있어서 마치 산소호흡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관악산에 등산 코스는 여러개 있다. 그 중에 경인교대에서 시작 되는 코스가 있는데 중턱 쯤 올라 가자 '부처님 진신사리 도량 OO'이라는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조그마한 암자 임에도 불구 하고 부처님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 하였고 착잡한 마음을 금 할 수 없었다. 부처님진신사리를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그렇게 흔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남해안 외딴 섬에서 본 부처님 진신사리탑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다는 탑은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적멸보궁과 같이 역사적으로도 오래된 사찰에서도 볼 수 있고 새로 지은 사찰에서도 볼 수 있다.

 

남해안에 있는 어느 섬으로 순례법회를 간 적이 있다. 충무에서 배를 타고 약 사오십분정도 가면 외딴 섬이 나오는데 사방을 둘러 보아도 바다 밖에 보이지 않은 조그마한 섬이다. 그런 아름다운 섬에 훌륭한 가람이 있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는 해수관음상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해수관음상이 있는 곳은 대게 유명한 관음성지이다. 동해안의 낙산사, 남해안의 보리암등과 같이 바다에 면한 관음성지는 화엄경의 입법계품의 영향을 받아서 일 것 이다. 경전에 보면 관세음보살이 살고 있는 곳은 남인도 바닷가에 위치한 '보타락가'라고 한다. 그래서 관음성지가 있는 곳은 바닷가에 있고 그 곳에는 큰 해수관음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영향이어서 일까 남해안 외딴섬에 있는 그 사찰도 해수관음이 있고 새로운 관음성지로 각광을 받는 기도도량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베트남의 하롱베이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는 그 곳은 남해안 다도해상 국립공원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 도량이 만들어진 것은 잠시 총무원장을 지낸 바 있는 덕 높으신 스님의 원력이라고 한다. 그 스님이 주석 하고 있는 곳은 지리산에 있는 교구본사이다. 이곳 외딴섬에 있는 관음도량은 말사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곳 외딴섬 오지에 있는 사찰에 부처님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탑안에 봉안 되어 있다고 공덕비에 적혀 있다. 설명을 들으니 덕 높으신 스님이 스리랑카에서 직접 가져 왔다고 한다. 모두 2과를 가져 왔는데 한과는 이곳 외딴섬에 모셔져 있고 또다른 한과는 지리산에 있는 본찰에 모셔져 있다는 것이다. 보기 힘든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어서 일까 탑돌이 하는 신심 있는 불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부처님 분신을 싸게 드립니다"라는 광고

 

우리나라에서 진신사리를 볼 수 있는 도량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사찰이나 규모가 큰 사찰이면 진신사리탑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자그마한 암자에서도 진신사리가 있다고 등산로 입구에 현수막이 붙어 있을 정도이다. 이에 대하여 인터넷으로 자료검색을 해 보았다. 최근에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부처님 몸에서 나왔다는 진신사리가 암암리에 거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 분신을 싸게 드립니다"라는 광고가 지난해 12 20일자 '법보신문' '불교신문' '현대불교신문'에 나온 것이다. 거기에는 6과에 30만원, 12과에 50만원 이라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 하였다고 한다. 광고를 낸 사람은 경남 김해에 있는 모 사찰의 스님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진신사리에 대한 내용은 법륜스님의 글에서 잘 표현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에 붓다의 진신사리가 있다고 치고,

그걸 누가 좀 나누어 달라고 하면 나누어 주겠습니까?

성철스님 사리 좀 달라고

지방 사찰에서 해인사에 요구하면 나누어 줍니까?

  

그러니 근래 들여 온 한국의 부처님 진신사리는  모두 다 가짜인 것입니다.

 제가 옛날에 한국의 모든 사찰들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현지 스리랑카에서 가져왔다는 부처님 진신사리 모셔놓은 절의 주지스님은

도대체 스리랑카의 어느 사찰에서 진신사리를 얻어서 모셔 왔는지,

그 이름을 낯낯이 밝히라고...

  

그리고 기타 남방국가도

내가 여기서 출장을 가서 확인할테니 사찰 이름 밝히라고...

 한 사람도 안 밝히더군요.

                                                                                       ~법륜~

 

 

진신사리의 진실에 대한 공방은 한국불교의 병폐를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단지 신도를 끌어 모으기 위하여 일부 사찰에서 승려들이 부처님을 상업적으로 이용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친견법회가 신도들을 끌어 들이려는 수단으로 악용 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 이라도 한다면

 

설악산 봉정암은 불교의 순례코스 중의 하나이다. 불자라면 한번 정도는 반드시 순례해야 될 코스라고 말하고 있다. 신심 있는 불자들은 일년에도 여려 차례 순례 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봉정암에 부처님진신사리가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봉정암 이외에도 전국에는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전통있는 도량이 있다. 흔히 4대적멸보궁이라 불리우는 곳이다. 이런 곳은 역사적으로도 알려져 있어서 별 의심 없이 참배 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에 남방불교국가에서 가져 왔다는 진신사리가 여기 저기에서 생겨 나고 있다. 모두다 부처님 진신사리라고 한다. 그런 곳이 너무도 많다 보니 진신사리일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과연 불자들의 신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이런 방법 밖에 없는 것일까. 부처님이 열반 할 때에 하신 말씀이 있다. 법등명 자등명 법귀의 자귀의(法燈明自燈明, 法歸依 自歸依)이다. 법과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과 자신에 의지해서 열심히 정진 하라는 말이다. 이런 가르침을 놓아 둔 채 진신사리를 상업적으로 이용 하려는 한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다. 왜 근본으로 되돌아 가자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혹시라도 공중파 방송에서 이런 문제를 소재로 하여 방송 이라도 한다면 그 땐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2009-02-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