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근기란 무엇인가, 37조도품의 오근 (五根) 과 오력 (五力) 이야기

담마다사 이병욱 2009. 3. 29. 08:07

 

근기란 무엇인가, 37조도품의 오근 (五根) 과 오력 (五力) 이야기

 

 

 

 

 

흔히 근기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을 한다. 근기가 높은 '상근기'라면 참선수행과 같은 수승한 수행을 하라고 말하고, 근기가 낮은 '하근기'라면 염불이나 절수행과 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을 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승하느냐 수승하지 않느냐로 나누는 근기(根基)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각묵스님의 불교tv강의를 통하여 알아 보았다.

 

근기란 무엇인가

 

근기를 빨리어로 인드리야(indriya)라고 한다. 인드리야는 기능을 말하는데 한자로 옮길 때 근기로 하였다. 근기는 크게 5가지 기능이 합쳐 져서 말하여진다. 이것을 '오근(五根)'이라 한다. 즉 믿음, 정진, , , 혜이다. 보통 근기가 있느니 없느니 할 때 이 오근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말과 같다. 오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믿음이다. 빨리어로 삿다(saddha)라 한다.

둘째, 정진이다. 빨리어로 위리야(viriya)이다.

셋째, ()이다. 빨리어로 사띠(sati)이다. 우리말로 '마음챙김'이라 한다.

넷째, ()이다. 빨리어로 사마디(samadhi)라 한다. 우리말로 '삼매'라 한다.

다섯째, ()이다. 빨리어로 빤야(panna)라 한다. 우리말로 '통찰지'라 한다.

 

이와 같이 오근은 다섯가지 독특하고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능은 매우 중요 하기 때문에 부처님은 정확하게 설명하고 명확하게 정의 하여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한국불교는 자기식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부처님이 명확하게 정의 하여 놓았다면 그대로 받아 들이고 실천 하는 자세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초기불교의 가르침이 중요한 것이다. 부처님이 오근에 대하여 초기경에서 말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구들이여,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무엇이 다섯인가?

믿음의 기능[信根],

정진의 기능[精進根],

마음챙김의 기능[念根],

삼매의 기능[定根],

통찰지의 기능[慧根]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믿음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하는가?

믿음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예류자의 구성요소에서 봐야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정진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하는가?

정진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바른 노력에서 봐야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마음챙김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하는가?

마음챙김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에서 봐야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삼매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하는가?

삼매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禪에서 봐야한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통찰지의 기능은 어디서 봐야하는가?

통찰지의 기능은 여기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서 봐야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상윳따 니까야 보아야함 경(S48:8) §§3~3)

 

 

오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섯가지 기능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믿음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무엇이 다섯인가?

믿음의 기능, 정진의 기능, 마음챙김의 기능, 삼매의 기능, 통찰지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믿음의 기능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믿음을 가졌다.

그는 여래의 깨달음을 믿는다.

‘이런 [이유로]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시며,

완전히 깨달은 분[正等覺]이시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明行足]이시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시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이시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이시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시며,

깨달은 분[]이시며,

세존(世尊)이시다.’라고.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믿음의 기능이라 한다.

 

 

범부에서 예류자 즉, 성자가 된다는 것은 네가지 믿음이 확고해야 한다. '불 법 승 계'에 대한 믿음이다. 바로 위의 초기경은 부처님()에 대한 믿음을 강조 하였다. 다음의 세가지는 '법 승 계'에 대한 믿음의 내용이다.

 

 

그는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법에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지닌다.

 

법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내용이다.

 

 

그는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바르게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참되게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합당하게 도를 닦으니,

곧 네 쌍의 인간들이요[四雙]

여덟 단계에 있는 사람들[八輩]이시다.

이러한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시다.’라고

승가에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지닌다.

 

승가에 대한 믿음의 내용이다.

 

 

그는 성자들이 좋아하며 훼손되지 않았고

뚫어지지 않았고 오점이 없고 얼룩이 없고

벗어나게 하고 지자들이 찬탄하고

[성취한 것에] 들러붙지 않고

삼매에 도움이 되는 계를 지닌다.

 

계에 대한 믿음의 내용이다.

 

 

초기경에서 말하는 믿음의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삿다(saddha)이다. 우리말로 말하면 '신뢰'가 될 것이다.

둘째, 빠사다(pasada)이다. 우리말로 표시하면 '청정심'으로 번역 될 수 있다.

셋째, 아디목카(adhimokkha)이다. 우리말 '확신'으로 번역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불법승계에 대하여 신뢰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확신 한다면 예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둘째, 정진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열심히 정진하며 머문다.

그는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버리고

유익한 법[善法]들을 구족하기 위해서 굳세고 분투하며

유익한 법들에 대한 임무를 내팽개치지 않는다.

그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악하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일어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열의를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이미 일어난 사악하고 해로운 법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열의를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법[善法]들을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

열의를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이미 일어난 유익한 법들을 지속시키고 사라지지 않게 하고

증장시키고 충만하게 하고 닦아서 성취하기 위해서 열의를 생기게 하고

정진하고 힘을 내고 마음을 다잡고 애를 쓴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정진의 기능이라 한다.

 

 

선법은 증장시키고, 불선법은 업애 버리라는 것이 정진의 기능이다.

 

 

셋째, 마음챙김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마음챙김의 기능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마음챙기는 자이다.

그는 최상의 마음챙김과 슬기로움을 구족하여

오래 전에 행하고 오래 전에 말한 것일지라도 모두 기억하고 생각해낸다.

그는 몸에서 몸을 관찰하며 머문다.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면서

근면하게, 분명히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며 머문다.

느낌들에서 … 마음에서 … 법에서 법을 관찰하며 머문다.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면서 근면하게,

분명히 알아차리고 마음챙기며 머문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마음챙김의 기능이라 한다.

 

나의 몸과 마음을 대상으로 하여 신수심법중의 하나를 관찰하여 알아차리라는 말이다.

 

 

넷째, 삼매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삼매의 기능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놓아버림을 대상으로 삼아 삼매를 얻고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心一境性]을 얻는다.

그는 감각적 욕망들을 완전히 떨쳐버리고

해로운 법[不善法]들을 떨쳐버린 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있고,

떨쳐버렸음에서 생겼으며,

희열[]과 행복[]이 있는

초선(初禪)에 들어 머문다.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을 가라앉혔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 내면의 것이고,

확신이 있으며,

마음의 단일한 상태이고,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은 없고,

삼매에서 생긴 희열과 행복이 있는

2(二禪)에 들어 머문다.

 

희열이 빛바랬기 때문에 평온하게 머물고,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며 몸으로 행복을 경험한다.

[禪 때문에] ‘평온하고 마음챙기며

행복하게 머문다.’고 성자들이 묘사하는

3(三禪)에 들어 머문다.

 

행복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아울러 그 이전에 이미 기쁨과 슬픔이

소멸되었으므로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으며,

평온으로 인해 마음챙김이 청정한[捨念淸淨]

4(四禪)에 들어 머문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삼매의 기능이라 한다.

 

 

삼매를 닦으면 '감각적 욕망' '악의' '해태(게으름)-혼침(멍청한것)' 들-후회' '의심' 5가지 장애가 극복된다고 한다.

 

넷째, 통찰지의 기능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통찰지의 기능인가?

비구들이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통찰지를 가졌다.

그는 성스럽고, 꿰뚫음을 갖추었으며,

바르게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일어나고 사라짐으로 향하는 통찰지를 구족했다.

그는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통찰지의 기능이라 한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상윳따 니까야 분석 경 2(S48:10) §§3~9)

 

 

통찰지는 4가지의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를 통찰 하는 것을 말한다. 사성제를 통찰 함으로서 무상 고 무아를 보자는 것이다.

 

이상 5가지 기능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이 다섯가지 기능을 균등하게 잘 닦는 다면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인 해탈 열반을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사항은 염정혜(念定慧) 세가지이다.

 

마음챙김()을 통하여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삼매()를 통하여 대상을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통찰지()를 통하여 대상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염정혜야 말로 수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오근은 조화롭게

 

오근은 조화롭게 닦을 필요가 있다. 다섯가지 기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섯가지 기능중에 가장 중심이 되는 기능은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을 중심으로 놓고 상하 좌우가 균형을 유지 해야 된다는 말이다. 서로 대비 되는 기능을 보면, '믿음-통찰지' '정진-삼매'로 볼 수 있다. '믿음-통찰지'에서 믿음이 너무 강조 되면 '미신'이되고 '맹신'이 되고 '광신'이 된다. 반대로 통찰지를 너무 강화하면 '교활'하게 된다. '정진-삼매'에서 정진만 너무 강화 하면 들뜨게 되고, 반면에 삼매만 너무 강조 하면 게을러 진다. 따라서 4개의 기능이 균등하고 조화롭게 유지 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마음챙김만은 강화해도 된다. 일종의 운전수 역할 내지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력(五力)은 무엇일까

 

37조도품을 불교의 수행체계로 본다. 37조도품 중에 오근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그런데 37조도품 중에 '오력(五力)'이 있다. 오력은 무엇일까. 초기경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비구들이여,

믿음의 기능이 곧 믿음의 힘이고

믿음의 힘이 곧 믿음의 기능이다.

정진의 기능이 곧 정진의 힘이고

정진의 힘이 곧 정진의 기능이다.

마음챙김의 기능이 곧 마음챙김의 힘이고

마음챙김의 힘이 곧 마음챙김의 기능이다.

삼매의 기능이 곧 삼매의 힘이고

삼매의 힘이 곧 삼매의 기능이다.

통찰지의 기능이 곧 통찰지의 힘이고

통찰지의 힘이 곧 통찰지의 기능이다.

(사께따 경(S48:43) §5)

 

초기경에서와 같이 오근과 오력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오근과 오력은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단지 기능들과 힘들을 다른 각도에서 쳐다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법을 아는 것이 근기이다

 

이상과 같이 각묵스님의 불교tv의 인터넷 강의를 듣고 37조도품의 오근과 오력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보통 근기가 있느니 없느니 할 때 그 근기는 믿음, 정진, 마음챙김, 삼매, 통찰지의 5가지 요소가 합쳐진 말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상근기인 사람이 참선수행을 하는 것은 어느 면으로 보아 일면 타당한 이야기리라고도 볼 수 있다. 상근기를 가졌다는 것은 위의 5가지 조건이 잘 갖추어진 사람을 말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법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없음에 따라 근기가 있고 없고를 결정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법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근기에 따라서 수행을 하면 되고, 법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보시 지계 하여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 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될 것이다. 상근기니 하근기니 하는 말은 엄밀히 말해서 법에 대하여 많이 아느냐 적게 아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법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들은 근기라는 말이 적용 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따라서 열심히 보시 지계 하면 천상에 태어 난다는 '시계생천(施戒生天)'이라는 말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근기를 기르기 위하여는 법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위의 5가지 기능을 알면 법에 대하여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 사띠, 즉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 기능은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였다. 알아차림은 위빠사나 수행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위빠사나 수행만 열심히 해도 근기를 기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2009-03-2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