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오늘도 귀인 (貴人)을 기다리며

담마다사 이병욱 2009. 4. 22. 09:07

 

오늘도 귀인(貴人)을 기다리며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으면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특히 시간이 돈인 경우가 더 그렇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 초조 해 지지 않을 수 없다. 수 많은 고정비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실업자수가 10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또 구직을 아예 포기 하고 눌러 지내는 사람들 역시 많이 늘었다는데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경제가 어렵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할 세대가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세대라면 가장 왕성 하게 활동할 나이이고 가지고 있는 전문기술 또한 완숙의 경지에 이르지만 잘리고 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실업급여를 신청해 보지만 10개월 이라는 한시적인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이렇게 오갈데 없는 사람이 할 것이라곤 자영업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영업의 현실을 보면 참담 하다. 보통 평균수입이 월급생활자의 반정도에 불과 한 것이 현실이다. 이 돈 가지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저 먹고 사는 정도에 불과 할 뿐이지 문화활동을 한다는 것은 사치라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소외계층의 현실이고 누구나 이 이렇게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요새는 신문과 방송을 보지 않는다.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한다면 내 뜻 대로 된다기 보다 세상이 반대로 되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세상과 단절해서 사는 것이 더 마음 편한 일인지 모른다. 방송은 이미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지 오래여서 들어 보아야 시간 때우기 방송으로 들리고, 보수신문 역시 치열한 자사 이기주의 장으로 활용 하는 것은 여전하다. 어찌 보면 방송과 신문에 따라 휘둘리며 산다는 것이 시간 낭비로 보여 지는 것이다.

 

사실 세상이 모두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아내나 또는 남편이 내 뜻대로 되어야 하고, 자식도 내 뜻대로 따라 주어야 하고, 심지어 대통령도 내 뜻대로 움직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성질을 내고 화를 내고 짜증을 낸다. 그러나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당장 자기 자신도 콘트롤이 되지 않는 데 어떻게 남의 마음을 내 뜻대로 하기를 바랄까.

 

어떻게 해서 든지 털어 먹으려는

 

고정수입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전화오는 소리가 가장 반갑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전화 오는 소리를 두렵게 생각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안 좋은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빚을 졌다든가 좋지 않은 일에 연루 된 경우가 이에 해당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전화를 받는 태도를 보면 매우 겁먹고 두려운 듯한 목소리로 응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화 오는 소리가 반갑기는 하지만 기계적으로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텔레마케터들의 전화가 그렇다. 상품을 소개 하거나 가입을 요구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어떤 경우는 100%기계음을 들을 수 있다. 소위 '보이스피싱'이라 불리우는 전화이다. 이렇게 하루에도 여러 번 업무와 관련 없는 전화를 받다 보면 어떻게 해서 든지 '털어 먹으려고' 하는 노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무작위로 해 대는 전화질은 일단 양심은 접어 두고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고 보면 된다. 수만통의 전화 중에 걸려 들면 되는 것이다. 일종의 낚시질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낚시질이 전화에만 있을까. 매일 보는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다.

 

컴퓨터를 키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이 메신저의 뉴스와 광고이다. 언제 들어 올지 모르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설치 해놓은 메신저에서 알리는 소식은 나를 보아 달라는 갖가지 유혹성 쪽지이다. 선물이 도착했다든가 게릴라성 알림 메세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모두 털어 먹으로려는 수작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포털 사이트 또한 예외가 아니다. 번쩍이는 수 많은 플레시를 보면 들어 오라고 유혹 하는 것이 마치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것같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전화가 걸려 왔다는 사실은 매우 좋은 현상이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걸려온 전화가 수주와 관련된 일이라면 그 순간 활기가 넘친다. 비록 그 전화가 단순히 문의 하는 전화 일 수 있지만 자주 걸려 오다 보면 걸리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일이 되려면 뜻 밖에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데서  맡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것도 단 한번의 전화로 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뜻밖에 저절로 되듯이 일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도 있다. 목표를 세우고 1년 넘게 쫓아 다녀도 연결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일이라는 것이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의 씨를 부지런히 뿌려 놓다 보면 언젠가는 연()이 닿을지도 모른다.

 

일을 하고도 못 받는 경우

 

일이 되어서 일을 하게 되면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하다. 일이 끝나면 보통 익월결재이다. 즉 계산서를 발행 하면 다음달 말에 결재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종종 결재가 이루어 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두달이 가고 세달이 가면 문제가 발생 되었다고 보면 틀림 없다. 결재가 이루어 지지 않는 다는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을 하고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래가 100% 깔끔하게 이루어지리라고 생각 하는 것은 이상이다. 일을 하다 보면 떼이는 경우는 항시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경우를  당하고 나면 학습효과가 생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하여 함부로 믿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학벌이 좋고 인품이 좋아도 결재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신용은 곤두박질 치게 되어 있다.

 

비즈니스는 서로 주고 받는 것

 

비즈니스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라 한다. 영어로 표현 한다면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이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고 일방적으로 받기만 한다면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루어 질 수 없다. 일회성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신용이 문제 되는 경우이다. 제때에 결재가 되지 않는 다든가 떼이는 경우이다.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루어 지려면 주는 것 만큼 받고, 또 받는 것 만큼 주어야 한다. 너무 한 쪽이 이익을 취하려 하면 비즈니스는 깨지게 되어 있다. 그 의도를 귀신 같이 간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 손해 본듯한 기분이 들정도 거래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해 보면서 거래 하는 것은 아니다. 적정 마진을 고려 하고 네고가 들어 올 것 까지 감안 해서 가격을 정하는 것이다. 네고가 들어 오면 들어 주어야 한다. 네고가 들어 오지 않는 다면 그대로 진행 하면 된다. 그러나 어느 경우 이든지 과도한 이득을 취하면 거래는 오래 가지 않는다.

 

귀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혼자서 하는 일을 일인 비즈니스라 한다. 어떤 이는 혼자서 하는 일이 가장 부럽다고 한다. 종업원이 있으면 월급을 주어야 하고 조직을 유지 시키기 위하여 여러가지 신경쓸 일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인간적인 갈등이 크다는 것이다. 월급을 받아 먹는 입장이라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며 자유직업인이야 말로 가장 자유스럽게 사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비록 수입은 형편 없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것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직업인, 자영업자, 일인비즈니스 모두다 비숫한 개념이다. 일이 있으면 하고, 일이 없으면 노는 직업이다. 그러다 전화라도 걸려 오면 일단 반가운 것이다. 마치 귀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2009-04-2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