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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기동대의 소름 끼치는 괴성, 마치 현대판 신선조(新選組)를 보는 듯

담마다사 이병욱 2009. 5. 7. 11:01

 

경찰관 기동대의 소름 끼치는 괴성, 마치 현대판 신선조(新選組)를 보는 듯

 

 

개를 좋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좋아 하는 개는 주로 애완용 개이다. 개옷을 입혀 주는 가 하면 목욕도 시켜 주고 먹을 것도 챙겨 줄 뿐만 아니라 아프면 병원까지 데려다 준다. 이렇게 극진 하게 보살펴 주는 사람들에게  개를 좋아 하느냐고 물어 보면 열에 아홉은 사람 보다 낮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텅빈 집에 들어 왔을 때 가장 반겨 주는 것이 강아지 라는 것이다. 본체만체 하는 사람에 비하면 더 인정이 느껴 진다고 말한다. 또 한가지는 충성심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주인을 알아 보고 주인의 눈치를 잘 보고 주인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개를 좋아 한다고 말한다.

 

소름이 끼치 도록 혐오 스러운 괴성

 

언제 부터인가 경찰을 '견찰(犬察)'로 부르기 시작 하였다. 이런 말은 주로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경찰이 아니라 견찰로 부르는 것은 경찰이 개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경찰 중에서도 기동대를 말하고 있다.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이 하여 기념 집회가 열렸는데 경찰에 의하여 원천봉쇄 당하고 수백명이 연행 되었다고 한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경찰 기동대의 행동에 치를 떠는 모습이다.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이미지가 아니라 정권을 떠 받드는 폭력집단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구 두들겨 패는 가 하면 끝까지 쫗아 가서 연행 하고 구경 하는 사람들 까지 마구 잡이로 잡아 가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경찰이 아닌 폭력집단의 깡패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이 무력시위를 할 때 지르는 괴성은 소름이 끼치 도록 혐오 스러웠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이 내지르는 괴성을 인터넷 TV로 들어 보면 국민의 경찰이 아니라 폭력조직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바람의 검, 신선조'를 보면

 

이런 괴성을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다. '바람의 검, 신선조' 라는 영화이다. 인터넷에서 다운 받아 본 이 영화를 보면 신선조가 위력시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이들이 내지른 괴성이 기동대가 지르는 소름끼치는 괴성과 매우 유사하였다. 그리고 치안을 목적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 하고 반대파를 그 자리에서 베어 버리는 장면 역시 중무장한 경찰 기동대가 빈손의 시민을 마구 두들겨 패는 장면과 너무 흡사 하였다. 시공간을 뛰어 넘어 잔인하였던 일본의 신선조가 부활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신선조란 어떤 조직일까.

 

신선조(新選組)는 일본의 에도막부 말기에 교토의 치안을 유지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무사 조직이다. 일본어로 '신센구미'로 불리는 신선조는 1862년에 에도막부의 14대 장군 '도쿠가와 이에모치'의 교토상경 때 경호의 목적으로 만들어 졌는데 주축멤버들은 '낭사(浪侍)'라 불리우는 '떠돌이 무사'들이다. 이들 낭사들은 기득권세력인 막부세력의 전위대로 활약하였고 막부에 반대 하는 개혁성향의 지사들을 탄압하거나 발본색원 하여 무참하게 살해 하는 역할도 하였다.

 

 

 

 

신선조는 막부말기에 쿄토의 치안을 담당 하기 위하여 떠돌이 무사들을 중심으로 하여 조직 되었다.

 

 

 

 

 

이들이 위력시위 할 때 내지르는 괴성은 경찰기동대가 내지르는 괴성과 너무도 유사하다.

 

 

 

또 이들이 지나 갈 때는 개도 짖지 않을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고 수 많은 지사들이 이들의 칼 아래 스러져 갔다고 한다. 그러나 일이 끝나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이들 낭인들은 목숨을 담보로 대부분 높은 급료를 받았다. 또 탈번한 떠돌이 무사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이 집단에서 탈퇴는 허용 되지 않았고, 엄격한 내부 규율로 인해 할복이나 처형된 단원들이 반을 넘었다고 한다.

 

 

 

 

 목숨을 담보로 하여 고임금을 받는 신선조는 기득권 집단을 옹호 하기 위하여 수 많은 개혁성향의 지사를 베었다.

 

 

 

영화에서의 신선조는 철저하게 돈과 관련 되어 있다. 오로지 높은 급료를 위하여 기득권세력의 막부를 위하여 봉사 하였고, 개혁성향의 반대파를 끝까지 추적하여 목숨을 담보로 싸웠던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국가관이나 명예등 도덕적 가치관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오로지 그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이는 조직이었던 것이다.

 

이런 신선조가 몰락 하게 된 동기는 에도막부의 몰락과 일치 한다. 기득권세력으로서의 에도 막부가 관군에서 졸지에 조정의 적인 '조적(朝敵)'으로 내 몰리면서 부터 이다. 그 사건이 토바-후시미 전투(1868)이다. 이 전투에 막부군의 일원으로서 신선조가 오로지 칼 한자루에 의지 하여 참여 하지만 막부군의 패배와 함께 신선조는 괴멸 하게 된다.

 

 

 

 

막부군이 조적이 되어 패 하게 됨에 따라 신선조는 괴멸된다. 

 

 

 

현대판 신선조는 어디에

 

신선조를 현대식으로 해석 한다면 일종의 '정치깡패' 조직이라 볼 수 있다. 무술로 연마된 떠돌이무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부군이라 할 수 있는 막부로 부터 높은 급료를 받고 수도 치안을 담당 하면서 반대파를 보이는 족족 처단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요즘의 우리의 상황과 너무나 유사하다. 어디 모였다 하는 기미만 보이면 소름끼치는 괴성을 지르면서 달려 가는 모습이나 어른 아이 할 것이 두들겨 패고 조지는 모습이 일본의 신선조와 너무나 닮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재미난 사항은 신선조에서 활약하다 활동을 중단 하였다 하더라도 기회가 되면 또 다시 들어간 다는 사실이다.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여간 해서는 빼기 힘든 모양이다. 아마도 목숨을 담보로 고임금을 받는 매력이 있어서 일 것이다. 그런데 이와 매우 유사한 케이스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인터넷신문에 난 기사를 통해서이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작년 촛불집회 당시 기동대에서 근무 하였던 제대자에 대한 기사의 내용이다. 이들 제대자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경찰이 되겠다고 한다. 그래서 경찰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고 촛불집회 당시에 근무 하였던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하여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경찰에 지원 하려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전경이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차출 되어 어쩔 수 없이 전경이 된 사람들은 별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라고 회상한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기동대를 뽑을 때 가급적이면 지원자 위주로 하고 직업경찰 위주로 전환 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지원자 위주의 목숨을 담보로 고임금을 받는 신선조를 연상 하게 한다.

 

낭인들의 집합소인가

 

'바람의 검, 신선조'는 매우 잔인한 영화이다. 노약자나 임산부, 심약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 들에게 조차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이다. 칼로 목을 베는 장면이 아무 여과 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잔인한 신선조가 활동한 기간은 6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짧은 기간에 악명을 떨쳐서 영화로도 소설로도 단골로 나오는 소재이다.

 

이 짧은 기간동안에 수 많은 개혁성향의 지사들이 이들이 휘두르는 칼에 목이 베였다고 한다. 갈 곳 없는 낭인들의 집합소에 불과 한 신선조가 이렇게 기득권 세력인 막부의 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이권 때문이다. 목숨을 담보로 받는 돈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별로 할일 없이 놀다가 사건이 터지면 달려 가서 칼을 휘두르는 것이 낭인집단 신선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현대판 신선조의 모습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로지 시위 진압을 위하여 대기 하고 있는 병력이 만명이 넘는 다고 한다. 마치 낭인들의 집합소 처럼 보인다.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공무수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은 괴성을 지르면서 곤봉을 휘두르고, 방패로 내려 찍는다. 그리고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이렇게 때리고 조지고 하는 것이 그들의 일과인 것이다. 마치 이들을 개처럼 부려 먹는 세력은 촛불을 일종의 악의 세력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명박산성을 가로 막고 있는 전경버스에 헌화 하는 촛불시민들

 

 

 

지금 이대로 영원히

 

누구나 천년 만년 오래 살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은 필연적으로 영원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지금 현재의 상황이 좋다면 이대로 천년 만년 영원히 가고픈 것이다. 특히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수록 이런 생각은 매우 강하다. 따라서 변화를 매우 싫어 하는 것이다. 변화를 요구 한다는 것은 기득권이 침해 당하는 것으로 생각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저 하게 밟아서 다시는 일어 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바탕에는 '지금 이대로 영원히' 라고 하는 '영원에 대한 집착'이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선악 이분법적인 논리'가 작동 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요구 하는 세력에 대하여 공존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제거 해야 할 '악의 세력'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바탕에는 종교적인 면이 강력하게 작용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세상을 '선과 악'의 투쟁으로 보고 악을 영원히 제거 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믿지 않는 사람, 보기 싫은 놈, 미운 놈은 지옥에 쳐 넣고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 볼 수 있다. 그런 대상 중의 하나가 촛불이라 볼 수 있다.

 

무상법(無常法)을 모르기 때문에

 

구름 한점 없이 푸르고 맑은 하늘을 보면 매우 기분이 상쾌 해진다. 그런 하늘이 계속 되기를 누구나 바랄 것이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면 공기는 점점 탁해지고 그 탁해진 공기는 구름을 형성 하여 몇 일 지나면 비를 뿌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 역시 기분 좋았던 순간은 오래 가지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그 마음은 몇 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그 사이에 여러 변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 좋았던 마음 대신에 이제는 근심하고 걱정 하는 마음으로 대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비록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겨서 정부를 구성 하였다고 할지라도 그 때 당시 지지 해 주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변치 않으리라고 생각 한다면 '무상법(無常法)'을 모르는 것이다.

 

영원을 추구 하는 집단은 지금 이대로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대로가 천년 만년 가게 하기 위하여 미운놈 보기 싫은 놈들은 지옥에 쳐 넣어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괴성을 지르며 연행하고 '벌금폭탄'을 부과 하는 것도 '지금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 되면 내려 와야 한다. 잠시 맡겨 놓은 것 뿐이다.

 

영원을 추구 하는 집단에게

 

크고 화려한 꽃잎은 보기는 좋다. 그러나 때가 되어 떨어질 때 가 되면 그 것처럼 추해 보이는 것은 없다. 반면에 야생에서 피는 들꽃은 꽃잎이 작을 뿐만 아니라 질 때가 되어도 그리 추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름다운 것은 들에서 피는 야생화이다. 넓고 화려한 붉은 꽃잎을 자랑 하는 모란 꽃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마치 피를 뚝뚝 흘리는 것이 같이 추해 보인다.

 

 

 

 

 

꽃잎이 넒고 큰 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해 보인다.

 

 

 

 

야생에서 피는 꽃은 아름답다.

 

 

 

지금 잘 나간다고 영원히 잘 나가리라는 법은 없다. 영원을 추구 하는 집단에게 다음의 법구경 한구절을 소개 한다.

 

 

어리석은 이는 악을 행하면서도

그 악을 행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어느 날엔가 그는 마침내

그 자신이 행한 그 악행의 불에

크나큰 화상을 입게 될 것이다. (법구경 136)

 

 

 

2009-05-0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