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산중에서 마이크 확성기 독경소리를 들으면

담마다사 이병욱 2009. 5. 13. 10:12

 

산중에서 마이크 확성기 독경소리를 들으면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은 산을 많이 찾는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어떤이는 거의 매일 산으로 출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깨는 마이크 확성기의 독경소리

 

유명산에는 유명사찰이 있기 마련이다. 자연과 잘 조화된 고찰에서는 분위기기에 맞게 은은하게 독경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몸과 마음이 정화 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마이크 스피커 소리가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종의 공해로 여겨지지 때문이다. 그것도 직접 독경 하는 소리가 아닌 테이프를 틀어 준다든가 독경이 아닌 낭송음을 틀어 줄 때 문제가 된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매우 불쾌 하게 생각 하는 사람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알고 지내는 어떤 사람은 이런 현상에 대하여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 하기도 한다. 자연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 하기 위하여 산을 찾았는데 확성기에서 나오는 고성 때문에 분위기를 깼다는 것이다.

 

일요일 만 되면 찬송가 소리에

 

지금은 도시에서 교회의 확성기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러나 오래 전에는 교회에서 나오는 찬송가 소리를 확성기로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집들이 밀집해 있는 가난한 동네에서 심했으리라 생각 된다.

 

일요일 아침만 되면 확성기에서 나오는 찬송가 소리는 무척 크게 들렸다. 그리고 꽤나 오랫동안 틀어 주었다. 아마도 교회에 나오라는 신호로서 틀어 주었을 것이다.

 

그 때 당시에 도시에서 사는 사람이 모두 교회 다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든 다니지 않는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쉼 없이 틀어 주었다.

 

확성기 소리가 나면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꼼짝 없이 들어야만 했다. 그 소리는 너무 클 뿐만 아니라 틀어 주는 시간 또한 길었다. 그래서 빨리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 확성기 소리는 수년간 지속 되다 언젠가 부터 들리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누군가 민원을 제기 하였던가 자발적으로 틀지 않았던가 둘 중의 하나 일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선택 되어 진다면

 

독경이든 찬송가이든 자신이 선택해서 들으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듣게 된다면 고문 아닌 고문이라 볼 수 있다.

 

무엇이든지 자신이 좋아서 선택하게 되면 도움이 되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선택 되어 진다면 공해라 볼 수 있다.

 

산중에서 나오는 마이크 확성기 독경 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주지만 비신자에게는 잡음내지 공해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확성기를 동원해서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꼼짝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틀어 준다면 몰염치 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불교의 이미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때 도시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찬송가를 틀어 주는 행위와 무엇이 다를까.

 

 

 

200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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