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신들은 얼마나 오래 살까, 인간년으로 본 욕계선처와 색계 무색계의 수명

담마다사 이병욱 2009. 6. 10. 14:37

 

신들은 얼마나 오래 살까, 인간년으로 따져본 욕계선처와 색계 무색계의 수명

 

 

 

 

 

 

업이 들판이고 알음알이는 씨앗이며 갈애는 수분이다. 중생들의 알음알이가 무명에 의하여 차단 되고 갈애에 속박 되어 저열하거나 중간이거나 수승한 새로운 세계에 자리잡게 된다.(앙굿따라 니까야, A3:76/i.223)

 

 

과거의 업에 의하여 결정 되어 재생연결식이라는 알음알이의 씨앗은 그에 적절한 세계에 떨어져서 뿌리를 내리고 업이 비축한 자양분을 공급받아 그 것의 잠재력에 따라 움이 튼다는 초기경에 나와 있는 이야기이다.

 

인식 하지 못하는 세상

 

보고 듣고 냄새 맡는 세상은 인식 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인식 하지 못하는 세상도 있다. 인식의 한계를 벗어난 세상이다. 자신이 인식 하지 못한다고 해서 외부의 세상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런 세상을 아비담마에서는 크게 네 가지 세상’ ‘네 가지 재생연결’ ‘네가지 업’ ‘네 가지 죽음으로 분류 하고 있다. 이중 가장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네가지 세상이다.

 

 

첫째, 악처의 세상이다.

둘째, 욕계선처의 세상이다.

셋째, 색계처 세상이다.

넷째, 무색계처 세상이다.

 

 

이중 재가불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세상이 욕계선처세상일 것이다. 색계처나 무색계처 세상은 선정수행을 해야만 가는 세상이고 모든 감각적욕망을 내려 놓아야만 가는 세상이다. 그러나 욕계선처세상은 열심히 보시 하고 지계 하는 삶을 살아 간다면 천상에 태어나거나 인간으로 태어나도 고귀한 몸을 받는 다고 알려 져 있다. 그런 욕계선처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욕계선처세상이란

 

욕계선처세상은 빨리어로 까마수가띠부미(kama-sugati-bhumi)라 한다. 욕계선처세상은 인간을 포함한 욕계6천을 말한다. 즉 인간을 제외 하면 모두 천신으로서 데와(deva)라고 말한다. 데와는 빛나는 존재라는 의미로 신()을 의미하며 인간 보다 수승한 천상의 존재를 말한다.

 

욕계선처의 세상을 나열 하면 다음과 같다.

 

1. 인간

2. 사대왕천

3. 삼십삼천(제석천)

4. 야마천

5. 도솔천

6. 화락천

7. 타화자재천

 

이상 일곱세상이다.

 

첫째, 인간이다.

빨리어로 마눗사(Manussa) 라 한다. 마누(manu)의 후손이라고 해서 마눗사라고 한다. 인간의 특징은 마음의 기능이 잘 발달 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중생들 보다도 ()’불선(不善)’에 대한 가치를 더 잘 판단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중생들 보다 선업을 더 많이 지을 가능성이 많이 있고 반면에 악업을 지을 가능성도 더 많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에서 부처님의 영역까지 도달 할 수 있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살해하는 극악무도한 짖거리 까지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인간세계는  고통과 즐거움이 섞여 있다. 그러나 그 고통이나 즐거움이 영원하지 않고 항상 덧없이 바뀌기 때문에 무상하고, 무상하기 때문에 괴롭고, 그러므로 자아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라는 사실을 꿰뚫어 알면 거룩한 깨달음의 세계을 실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처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 사대왕천이다.

빨리어로 짜뚜 마하라지까(Catu-maharajika)라 한다. 이 세계는 인간보다 더 풍부한 감각적 쾌락이 있다고 한다. 사대왕천은 동서남북 네방위로 나누어 진다. 동쪽천왕을 다따랏타(Datarattha)라 하고 천상의 음악가들인 간답바(Gandabba)들을 통치 한다. 남쪽천왕을 위룰하까(Virulhaka)라 하고 숲이나 산에 감추어진 보물을 관리하는 꿈반다(Kumbhanda)를 통치한다. 서쪽의 위루빡카(Virupakkha)천왕은 용들을 통치 하고, 북쪽의 웻사와나(Vessavana)천왕은 약카(Yakkha, 야차)들을 통치 한다고 한다.

 

셋째, 삼십삼천이다.

빨리어로 따와띰사(Tavatimsa)라 한다. 33에 속하는 천신이라는 의미이다. 즉 신들은 33무리로 되어 있으며 이들의 우두머리가 인드라(Indra)이다. 인드라는 삭까(Sakka)라고도 하며 한자로 제석또는 제석천왕으로 옮겨 졌다. 그래서 삼십삼천을 제석천이라고도 부른다.

 

넷째, 야마천이다.

빨리어로 야마(Yama)라 한다. 야마는 죽음을 관장 하는 막강한 신이다. 그러나 불교의 주석가들은 야마를 죽음의 신으로 정의 하는 것이 아니고 신성한 행복을 얻어서 두루 갖추고 있는 존재로 정의 한다.

 

다섯째, 도솔천이다.

빨리어로 뚜시따(Tusita)이다. 문자의 뜻은 만족이다. 그래서 한자로 번역할 때 지족(知足)’이라한다. 주석서에는 희열을 뜻하는 삐띠(piti) 로 설명한다. 미륵(메떼야, Metteyya)보살이 머물고 있는 곳이다.

 

여섯째, 화락천이다.

빨리어로 님마나라띠(Nimmanarati)이다. 문자적인 뜻은 창조를 의미한다. 이 천상의 신들은 그들의 정신적인 힘으로 그들이 원하는 감각적욕망의 대상을 창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 것을 즐기는 신들이라 볼 수 있다.

 

일곱째, 타화자재천이다.

빨리어로 빠라님미따와사왓띠(Para-nimmita-vasavatti)이다. ‘남에 의해서 창조된 것을 지배할 수 있는 천신이란 의미이다. 이 곳에 거주 하는 신들은 자기 스스로 욕망의 대상을 창조 하지 못하지만 시종들이 창조해 주는 것을 지배 하고 제어 할 수 있다고 한다.

 

욕계천신들의 수명은

 

이들 욕계천신들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주석서에 나와 있는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바로 위에 있는 사대왕천의 하루는 인간의 50년에 해당된다. 그 위의 삽십삼천의 경우는 하루가 인간의 100년에 해당 되고, 야마천의 하루는 인간의 200년에 해당 된다. 이렇게 갈 수록 배로 증가 된다. 이런 계산을 적용 하면 욕계6천의 가장 위에 있는 타화자재천과 같은 경우 인간수명으로 따진다면 92 1 6백만년이 될것이다.

 

 

천상

천상일

천상년

인간년

6.타화자재천

1,600 인간년

16,000

9,216백만(92억년)

5. 화락천

800 인간년

8,000

2,304백만(23억년)

4. 도솔천

400 인간년

4,000

576백만(57천년)

3. 야마천

200 인간년

2,000

144백만(14천년)

2. 삼십삼천

100 인간년

1,000

36백만(36백만년)

1.사대왕천

50 인간년

500

9백만(9백만년)

 

 

그렇다면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와 같은 4악도에 떨어진 중생들의 수명은 어떠 할까. 악도에 떨어진 중생의 수명은 보장 되지 않는다. 악업의 강도에 따라 의지 하기 때문에 정해진 수명이 없다. 따라서 지옥의 어떤 중생은 단지 몇일 고통을 받고 다른 곳에서 재생 하기도 하고 어떤 자들은 수백만년 동안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인간의 경우에는 태어나자 마자 죽는 경우도 있고 백년정도 까지 살다 가는 경우도 있지만 경전에 따르면 열살에서 84천살 까지 다양 하다고 한다.

 

색계와 무색계의 수명은

 

오로지 선정수행을 해야만 태어 날 수 있는 색계와 무색계의 수명은 어떠 할 까. 이들 세계의 수명은 너무 길어서 단위로 표시한다.

 

겁이란 빨리어로 깝빠(kappa)’이다. 문자적인 뜻은 적당한’ ‘적합한의미이다. 시간적인 의미로 표현 될 때는 정해진 적합한 시간의 뜻이다. 즉 무한대에 가까운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겁에는 세가지 단위가 있다.

 

 

중간겁, 안따라깝빠(antara-kappa)

아승지겁, 아상케야깝빠(asankheyya-kappa)

대겁. 마하깝빠(maha-kappa)

 

 

여기에서 중간겁이란  인간의 수명이 열살에서 84천년으로 증가 하였다가 다시 열살로 감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중간겁의 20배에 해당되는 기간이 아승지겁이고, 아승지겁이 넷이 모이면 대겁이 된다.

 

1대겁의 기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이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한 요자나(7마일정도)가 되는 큰 바위를 백년에 한번씩 비단 옷자락으로 스치고 지나가서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지는 기간으로 부처님은 비유 하였다(SI5:5/ii181-82).

 

색계 초선천에 대범천이 있다. 대범천이 사는 세계의 수명은 1아승지겁이다. 그 이상의 세계는 대겁을 살게 된다. 색계 2선인 소광천의 수명은 2대겁이고 가장 높은 무색계의 비상비비상처는 무려 84천 대겁이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색계초선천인 대범천까지 불에 의하여 주기적인 파괴가 일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범천은 1아승지 겁 이상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세 상

      

      

무색계

 

31.비상비비상처

84,000

대겁

 

30. 무소유천

60,000

29. 식무변천

40,000

28. 공무변천

20,000

색계

4

27. 색구경천

16,000

26. 선견천

8,000

25. 선현천

4,000

24. 무열천

2,000

23. 무번천

1,000

22. 무상유정천

500

21. 광과천

500

3

20. 변정천

64

19. 무량정천

32

18. 소정천

16

2

17. 광음천

8

16. 무량광천

4

15. 소광천

2

초선

14. 대범천

1

아승지

 

13. 범보천

1/2

12. 범중천

1/3

 

 

 

시간과 함께 변하는 신들

 

아비담마 길라잡이에 나와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인식할 수 없는 세계에 사는 중생들의 수명을 알아 보았다. 인간 수명을 50으로 보았을 때 인간 바로 위의 세계인 사대왕천의 하루 밖에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고, 가장 높은 단계인 비상비비상처의 수명은 무려 84천대겁임도 알 수 있었다. 또 고대 인도의 브라만교에서 이세상을 창조 하였다는 브라흐마도 불교에서는 단지 색계 초선천에 머무는 변하는 신일 뿐이다.

 

사람들이 죽으면 천상에 태어 나기를 기대 한다. 그래서 열심히 보시 하고 계를 지키려고 노력 한다. 설령 천상에 태어 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닦은 공덕이 있기 때문에 인간으로 태어 나도 고귀한 존재로 날 것이라 말한다.

 

천상에 태어 나서 수고 없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 이다. 현실에서는 무엇 하나 마련 하려 해도 노고가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욕계천상의 경우 인간세상과 똑같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세계로서 인간과 다른점은 노고 없이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매력 때문에 천상에 태어 나기를 발원 하는 지 모른다. 화락천이니 타화자재천이니 하는 천상이 인간의 감각적욕망인 오욕락을 극대화 한 이상적인 세계라 볼 수 있다. 인간의 감각적인 욕망을 혐오해서 태어 나게 되는 색계나 무색계의 천신들도 마찬가지로 수고 없이 정신적인 즐거움을 추구 한다는 데 있어서 똑 같다고 볼 수 있다.

 

인간세계에 태어 나기를

 

천상의 세계는 어떤 일이든지 수고 없이 이루어지는 세계이다. 인간과 같이 노고가 들어 간다든지 좌절과 고통을 맛 보는 세계는 아니다. 그런 천상에 태어나서 오랫동안 살면서 즐기는 것을 바란다. 그러나 천상의 신으로 살면서 모든 것을 바라는 대로 다 이루고 오래 산다고 하여도 시간과 함께 변화 해 가는 신일 뿐이다. 이 점이 유일신교에서 말하는 천국의 개념과 가장 다른 점이다. 물론 지옥 역시 시간과 함께 변한다. 한번 지옥이면 영원한 지옥은 아니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불교는 매우 합리적이다. 아무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다면 세월이 지나서 빈털털이가 된다. 따라서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천상의 세계에 사는 신들 또한 영원하지 않다. 제행무상의 법칙을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천상에 나는 것이 최종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불교의 최종목표는 다시는 태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세계에서 태어 나서 행복과 고통, 기쁨과 좌절을 맛 보아야 한다. 불행이나 괴로움, 좌절이 단지 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어쩌면 이들은 깨달음으로 이끌어 가는 손님과도 같고 반찬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2009-06-1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