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그래피티 (graffiti) 퍼포먼스를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09. 7. 13. 10:39

 

그래피티 (graffiti) 퍼포먼스를 보고

 

 

블로그 시대가 열린 것은 2002년 부터라고 한다. 그리고 3년 후인 2005년도에 10대 하트상품에 블로그가 선정 되었다. 불과 3년만에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하는 사람의 견해에 따르면 두 가지 요인이라고 한다.

 

 

첫째, 인터넷 보급의 영향이다.

둘째, 디지털카메라 보급의 영향이다.

 

 

인터넷과 디카가 결정적으로 블로그의 발전을 촉발 시켰다는 것이다. 사실 잘 나가는 블로그를 보면 사진과 동영상이 많이 실려 있다. 그리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이슈에 대하여 자세한 소식을 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디카는 블로그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따라서 항상 디카를 소지 하고 다닌다. 밧데리는 언제나 충전 되어 있고 메모리는 비워 놓았다. 언제 어디서나 대상이 나타나면 찍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고 다니다 대상이 나타나면 일단 찍고 본다. 토요일 상원 가는길에 그런 대상을 발견 하였다.

 

담벼락에 그림 그리는 퍼포먼스를 보고

 

명상원은 강남구 논현동에 있다. 서울의 중심부에 있어서 일까 그 거리에는 연예기획사도 있고 무언가 좀 더 앞서 나가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영향이어서인지 길 입구에 젊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구경 하고 있다. 마치 영화촬영 구경이라도 하듯이 보고 있는 광경은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광경이다. 젊은 사람들 여럿이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퍼포먼스를 한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은 작가라는 것이다.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

 

 

 

 

그러고 보니 길거리 그림이 생각 났다. 담벼락에 낙서 하듯이 그려진 그림 같은 것이다. 외국에서는 예술로 인정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그런 그림은 그래피티(graffiti)’라고 한다. 그래피티란 무엇일까. 인터넷 두산백과사전을 보았다.

 

 

그래피티 아트 [graffiti art]

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

 

 

간단하게 말하면 벽 같은 곳에 스프레이등을 이용하여 그리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기원은 동굴벽화에서 부터 시작 되지만 가까이는 1960년대 말 뉴욕 브롱크스 거리에서 낙서가 범람 하면서 시작 되었다고 한다. 주로 반항적인 청소년들, 흑인등이 주도 하였고 분무 페인트를 이용하여 극채색과 강렬하고 격렬한 에너지를 지닌 속도감 있고 도안화된 문자들을 거리의 벽에 그린 것이다. 그러나 도시의 골칫거리에서 현대미술로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의 그래피티는 에이즈 퇴치, 인종차별반대, 핵전쟁에 대한 공포등의 대 사회적인 메세지를 그린 그림으로 발전 하고 있는 양상이라 한다.

 

 

 

 

분무스프레이로만 그린다.

이런 문화장르를 그레피티 아트라고 한다.

 

 

 

 

 

 

 퍼모먼스를 지켜 보는 사람들.

동호회원 같이 보인다.

 

 

 

 

 

 

분무기를 이용하여 길거리 그림 그리는 그래피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낯설고 생경 하기만한 그래피티

 

처음으로 접하는 그래피티 퍼포먼스는 흥미를 자극 하였다. 더구나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건물은 특이 하게 생겼다. 콘테이너 박스 여러 개를 쌓아 놓은 것 같은 형태이다. 안으로 들어 가 보았다. 마치 한 쪽 벽면에 커다란 벽그림이 그려져 있고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사무실 같기도 하고 작업실 같기도 한 분위기 이다. 그런데 더욱 더 생소한 것은 스탠드바와 같은 음료등을 제공하는 곳도 있는 것이다. 차를 마시며 담소 하고 작업도 하고 공연도 하는 생소한 분위기는 이제까지 보지 못하였던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 같다. 이런 것을 두고 문화충격이라고 해야 할까 모든 것이 낯설고 생경 하기만 하였다.

 

 

 

 

전시회와 공연이 열리고 있는 곳.

마치 콘테이너 여러개를 포개 놓은 듯한 모습이다.

 

 

 

 

 

내부 모습.

공연도 열리고 작업도 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스탠드바 형식으로 음료를 제공 하는 곳도 있다.

 

 

 

간이 이층을 올라가 보았다. 전시작품을 볼 수 있었다. 우선 눈에 뛰는 것이 데드마스크 같은 석고 조형물 같은 것이 보였다. 마침 작가가 옆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 하고 있다. 유인물에 보니 작가의 이름은 가루..’ 이다. 주제는 아무리 해도라는 뜻을 가진 <도무지> 이다.  도무지라는 말은 여러겹으로 쌓은 종이가 코와 입에 달라 붙어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이 질식사를 하게 도모지(塗貌紙)에서 유래 하였다고 한다. 유인물에 나와 있는 작가의 말은 다음과 같다.

 

 

사회 지배층의 잘 짜 놓은 헤게모니에 푹 절어 변혁의 의지나 행동은 그저 웅성거림에 그칠 뿐만 아니라 그 목소리 조차 생업에 방해가 된다거나 도로가 막힌다는 등의 이유로 함께 움직여야 할 피지배층에게 오히려 지탄을 받게 되는 것으로 드러나는 현실과, 날카롭고 거대한 이빨은 깊은 수면 아래로 감춘채 잘 차려 입은 옷과 얼굴에 띄운 미소로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등장해 오늘도 이 사회의 대중은 아직도 유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 교육하고 세뇌해야 한다는 사뭇 진지한 사명감에 벅차 있는 자들에 대한 적대적 의지의 화살을 미련 하고 답답하게 굴고 있는 자신에게 우선적으로 돌려 놓는 것이다.

 

 

 

 

 

 간이 이층에 마련된 전시실.

작가의 얼굴을 틀로 떠서 만든 <도무지 가내 수공업>

 

 

 

 

 

 

 

작가의 얼굴을 소재로 하여 만든 <도무지>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높고 더 멀리 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현실은 이들에게 칼을 꽃는다라는 뜻의 작품

 

 

작가는 결과물에서 보듯이 소통부재의 현실과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에 대한 메세지를 노골적으로 또 한편으로 아무런 의미 없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전달하고 있고, 물음과는 상관 없이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는 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롱하고 풍자하고 동시에 경고와 각성을 촉구 하고 있다고 유인물에 쓰여 있다.

 

새로운 문화장르 그래피티

 

외국에 나가 보면 새로운 문화에 접하게 된다. 특히 우리 보다 더 잘산다는 선직국에 가게 되면 가장 먼저 접 하는 것이 문화충격이다. 잘 정비된 가로와 질서의식, 안정되고 평화로원 보이는 분위기가 가장 먼저 문화충격으로 다가 온다. 마찬가지로 논현동에서 만난 그래피티 아티스트 역시 문화충격을 주기에 충분 하였다. 생전 못 본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팜플렛을 보니 이번이 5번째 공연이라고 한다. 매해 열리는 이 공연의 올해 주제는 동문서답東門西答이다. 이 공연을 주관 하는 단체의 이름은 ‘420ML’이다. ‘420미리 리터라는 뜻의 이 단체(http://420ml.com/textcube)는 국내외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전시회와 라이브 페인팅을 통해 그래피티를 대중과 함께 즐기고자 만든 프로젝트 팀이라고 한다. 그들은 또 전시회와 라이브 페인팅을 통하여 그래피티 문화의 질을 높이고, 그래피티가 진정한 거리문화의 한 장르로써 자리잡기 위하여 만들어진 프로젝트 팀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새로운 문화장르인 그래피티를 우연하게 목격 한 셈이다.

 

 

 

2009-07-1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