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오이도 포구를 개방해 주세요” 관광객을 볼모로 이권다툼 하는 두세력

담마다사 이병욱 2009. 7. 27. 09:13

 

오이도 포구를 개방해 주세요휴가철 관광객을 볼모로 이권다툼 하는 두세력

 

 

휴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휴가철이다. 해마다 7월 마지막째주와 8월 첫째주는 휴가철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 좀 더 여유 있는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그런 휴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휴가라는 말을 단순하게 생각 한다면 집에서 쉰다라는 뜻이다.  그럴 경우 휴가를 한문으로 표현 하면 休家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한문표현이 맞는 것일까.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데 집에서 쉬는 것이 휴가라니 좀 이상 하지 않은가. 국어 사전을 찾아 보기로 하였다.

 

 

휴가[休暇]
[
명사직장·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

 

 

휴가가 한문으로 休暇로 나와 있다. ‘자가 집 家가 아니라 한가로울  라는 것이다. 사실 이 휴가에 대한 한자어는 시험에 단골로 나오는 문제이다. 고교시절에 시험을 보면 객관식 문제는 물론 주관식에도 단골로 나오는 휴가는 休家로 착각 하기 쉽다. 그래서 수 없이 골탕을 먹는 문제가 바로 이 휴가이다. 휴가는 休家가 아니라 休暇인 것이다.

 

오이도에 갔더니

 

7월 25일 일요일에 오이도를 찾아 갔다. 수도권에서 가장 쉽게 바다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오이도까지 전철이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버스로 한번 더 갈아 타야 하지만 바닷바람을 쏘일 만한 곳이 수도권에서 이런 곳 만한 곳이 있을까. 그래서 서민이나 소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 오이도이다.

 

그런 오이도를 오랜만에 찾아 갔더니 포구에 들어 갈 수 없었다. 포구에 들어 갈 수 없도록 철제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는 것이다. 바리케이트에 붙어 있는 현수막에는 일반인 출입통제라는 커다란 글씨와 함께 민원발생으로 인하여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 한다고 써 있었다.

 

 

 

포구로 들어 가는 길이 철제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다.

 

 

 

사실 오이도에 오는 사람들이라면 포구에 의례히 들어 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간조때는 호미를 들고 갯벌에서 바지락을 캘 수도 있고, 만조 때는 바닷물에 다리를 담그기도 하는 것이다. 또 갓 잡은 싱싱한 수산물을 싸게 살 수도 있고 주변의 노천에서 먹거리를 사서 먹는 낭만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들어 가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다니 어찌 된 일인가.

 

 

 

평소에 인파로 들끓던 포구가 출입통제로 인하여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 볼 수 없다.

 

 

 

바리케이드 바로 옆에는 무언가 서명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이도 어촌계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었다. 시청을 상대로 관광객과 직거래를 하게 해달라는 서명운동이다. 이제까지 관광객을 상대로 시중 가격보다 저렴 하게 직거래를 해 왔는데 길건너 수산시장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사를 할 수 없게 되어 포구에 바리케이드를 쳐 놓고 관광객을 상대로 민원을 풀어 주십사 하는 서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민원은 해안도로 건너 수신시장에서 제출 하였다.

어촌계에서 갓 잡은 수산물을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직거래 한다는 것이다.

 

 

 

 

 

 

수산시장의 민원제기로 인하여 관광객과 직거래가 끊긴 어촌계는

포구 입구에 촐제바리케이드를 치고 관광객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일부 나이 드신 노인들은 분통을 터 트린다.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쐬러 왔는데 이권 다툼 때문에 들어 가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것 때문이다.

 

 

 

 

오이도의 명물 '빨간등대 '와 굳게 닫혀 있는 오이도 포구 모습

 

 

 

이권다툼 때문에

 

오이도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이들이 와서 길건너 음식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준비해온 음식물을 포구 주변에서 먹으면서 바닷바람을 쐬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이다. 일부로 포구를 구경 하기 위하여 일요일에 먼길을 찾아 왔는데 들어 가 보지도 못하고 주변에 머물다가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지금 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언제까지 어촌계와 수산시장의 이권 다툼으로 인하여 포구에 들어 갈 수 없을 것인가. 관광객을 볼모로 하여 자신들의 이권만을 찾으려 한다면 다시 올 마음이 없어질 것 같다. 포구에 들어 가지도 못하는 곳을 무슨 맛으로 간단 말인가.

 

 

 

 

오이도 포구에 들어 가지 못한 시민들이 등대 뒷편에 앉아서 준비해 온 음식물을 먹고 있다.

 

 

오이도포구를 시민들에게

 

비록 포구에 들어 가지는 못 하였지만 볼거리는 있었다. 빨간등대 바로 앞에서 열린 24현 가야금연주회이다. 매시간 열리는데 약 20분 정도 공연을 하고 있다. 여성3명이 가야금을 연주 하고 남성은 두드린다. 민요에서 부터 경쾌한 음악까지 색다른 맛을 제공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가야금연주를 해 주고 있다. 

 

 

 

 

 

가야금 연주자의 민요와 함께 놀러온  할아버지가 어께춤을 추고 있다.

 

 

 

 

해안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사주와 관상을 보는 노천카페도 보이고, 초상화를 그려 주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오이도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비슷해 보인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대부분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로 필리핀에서 온 젊은 사람들이다. 또 겉으로 구별은 되지 않지만 중국동포들도 많이 보였다. 중국어로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노천 사주카페의 모습이다.

관상과 손금은 3,000원이고 사주는 5,000원에서 만원이다.

 

 

 

 

 

 

초상화를 그려 주눈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오이도는 소외되고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 하여 당일로 많이 오는 곳이다. 하루 빨리 이권관계가 해결 되어서 오이도포구를 시민들에게 개방 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 하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잡고 있는 시민들

 

 

 

 

 

건너편 송도신도시의 2007년 7월의 광경

 

 

 

 

 

 

송도신도시의 2009년 7월의 변화된 모습

 

 

200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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