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꽃 속의 또 꽃, 꽃 속의 작은 우주가 있는 듯한 백일홍

담마다사 이병욱 2009. 8. 25. 14:14

 

꽃 속의 또 꽃, 꽃 속의 작은 우주가 있는 듯한 백일홍

 

 

고려불화를 대표하는 수월관음도를 보면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얼굴은 맑고 은은하다. 또한 자애와 연민의 표정 또한 역력하다. 화려한 보관을 쓰고 날아갈 듯이 가벼워 보이는 옷을 입었는가 하면 갖은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까지 영락 없는 천인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쳐다 보기만 해도 모든 근심과 시름이 사라질 것 같다. 그런 천인과도 같은 꽃을 보았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의 화단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다. 누군가 심어 놓은 것이다. 매일 지나치면서 본 그 꽃은 꽃 잎이 겹겹이 쌓여 있고 자세히 보니 꽃 속에 또 꽃이 보였다. 보통 꽃과 달리 둥그런 모습에 대칭의 미도 가지고 있는 그 꽃이 백일홍일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 하고 있었다. 경비아저씨에게 물으니 백일홍이 맞다고 하였다.

 

 

 

 

 

 꽃속에 또 꽃이 보인다.

 

 

 

 

 

 

 

 

 

 

 

 

 

 

 

 

 

 

 

 

 

 

 

 

 

 

 

 

 

 

 

 

 

도시에서만 살다 보니 꽃에 대하여 잘 모른다. 수 많은 꽃이 있지만 꽃이름을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꽃을 보기가 힘든 상황에서 꽃이름은 식물도감에서나 확인해야 될 사항이다. 그런 꽃 중에 백일홍을 보고서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장미와 같이 잎사귀가 넓적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커다란 꽃도 아니다. 그러나 그 꽃 속을 드려다 보면 작은 우주가 들여다 보이는 듯 하였다. 겹겹이 쌓인 꽃잎 안에 또 하나의 꽃잎이 보였기 때문이다. 법성게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과 같은 모습이다. 이런 꽃을 쳐다 보니 예쁘다라는 느낌 보다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2009-08-2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