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왜 첫경험이 생생할까, 아비담마로 알아본 인식과정

담마다사 이병욱 2009. 9. 9. 11:07

 

왜 첫경험이 생생할까, 아비담마로 알아본 인식과정

 

 

 

 

 

 

 

처음으로 총을 쏘았을 때

 

타앙~” 하고 나는 소리는 총소리이다. 처음으로 총을 쏘았을 때 그 기분은 강렬하다. 군대에서 총을 쏘기 전에 뺑뺑이 먼저 돌린다. 총기사고를 방지 하기 위해서이다. 주로 엎드려쏴!” “일어서!” 이다. 수십번 엎드려쏴와 일어서를 반복하는 얼처려를 받고 난후에 총알을 받아 든다. 총알을 받으면 약간 무게가 느껴진다. 노랑금속성 물질로 덮혀 있는 탄피와 끝이 날카롭게 생긴 탄두를 보면 마치 초소형 로케트를 보는 것 같다. 조교의 탄알일발 장전이라는 구호와 함께 복창하며 탄알 한발을 총에 끼워 넣는다. 그리고 목표를 향하여 조준한다. 다음으로 거총하고 총의 좌물쇠를 풀고 사격개시!”라는 명령과 함께 방아쇠를 잡아 당긴다. 방아쇠는 2단으로 되어 있다. 먼저 한단을 잡아 당기면 걸리는 포인트가 있다. 여기서 한번 더 당겨야 발사 된다.

 

이렇게 처음으로 총을 쏘았을 때 기억은 매우 생생 하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어느 경우이든지 첫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그 것도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맨느낌보다 몸으로 느끼는 기억은 더 강렬하기 때문에 더욱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 만치 매우 큰 대상을 만났기 때문이다.

 

마음의 또 하나의 대상은 표상이다. 실제로 보고 있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만들어진 표상은 매우 선명하다. 그런 표상은 시간을 초월한다. 수십년전의 벌어졌던 사건도 바로 앞에서 보는 것같이 생생하게 보일 때가 있다. 이런 것을 마음의 문으로 들어 오는 대상이라 한다. 그러나 대상이 작은 것은 잘 기억 나지 않는다. 매번 먹는 밥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아는 것도 법칙이 있다

 

마음이란 무엇일까.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마음은 저절로 중구난방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아비담마에서는 정해진 법칙대로 마음이 일어 난다고 한다. 안이비설신의라는 감각기관이 색성향미촉법이라는 대상을 만났을 때 마음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어난 마음은 오로지 한대상에 대하여 하나의 일만 하고 소멸한다고 한다. 소멸할 때는 반드시 바로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의 조건이 되어 그 조건의 힘으로 다음 마음이 일어 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마음이 상속되어 강물의 흐름처럼 끊임없이 흘러 간다는 것이다.

 

마음들은 다섯감각기관과 마노의 문에서 대상을 인식하면서 일어난다고 하였다. 다섯감각기관을 통하여 인식하는 과정이 오문인식과정이고, 마노의 문을 통하여 인식하는 과정이 의문인식과정이다.

 

인식과정은 아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그 아는 과정도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인식과정은 보통 17단계로 나눈다. 물질이 한번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동안에 마음은 17번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인식과정 17단계(안문인식과정, 매우 큰 대상)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 ▪▪▪ ▪▪▪ ▪▪▪ ▪▪▪ ▪▪▪ ▪▪▪ ▪▪▪ ▪▪▪ ▪▪▪ ▪▪▪ ▪▪▪ ▪▪▪ ▪▪▪ ▪▪▪ ▪▪▪ ▪▪▪ ▪▪▪
바왕가
흐름
지나간
바왕가
바왕가
동요
바왕가
끊어짐
오문
전향
안식 받아
들임
조사 결정   <--자와나-->     등록 등록 바왕가
흐름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http://cafe.daum.net/jetavana,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를 보면 대상을 보았을 때 받아 들이고 조사하고 결정하고 속행하고 마지막으로 등록 하는 단계를 거친다. 등록을 했다는 의미는 과보가 발생 되었다는 의미이다. 다른 말로 표현 하면 업을 지은 것이다. 업은 어디에서 지은 것일까. 바로 자와나(속행)이다. 일곱번 속행함으로서 업을 지은 것이다. 그 것이 등록 됨으로서 과보가 발생 되는 것이다. 자와나는 속도와 힘을 의미한다. 보통 업력(業力)이라고 할 때 힘력()자는 빠알리어로 자와나(javana)를 말한다. 따라서 자와나는 업을 짖는 행위를 말하고, 업력을 빠알리어로 말하면 깜마자와나(kamma-javana)’가 되는 것이다.

 

두개의 인식과정이 있는데

 

인식과정은 크게 오문(五門)인식과정의문(意門)인식과정두가지로 나눈다. 이들 인식과정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 할까. 오문인식과정의 경우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 되어야 한다고 한다. 다음은 오문인식과정중에 안문인식과정의 경우이다.

 

첫째, 눈의 감성(짜쿠빠사다, cakkhu-pasada)이 있어야 한다.

둘째, 형상인 대상(루빠 아람마나, rupa-arammana)이 있어야 한다.

셋째, (아로까, aloka)이 있어야 한다.

넷째, 주의 기울임(마나시까라, manasikara, 여리작의, 마음에 잡도리함 )이 있어야 한다.

 

의문인식과정에 있어서 어떤 요소가 필수적일까. 다음의 세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심장토대(하다야 왓뚜, hadaya-vatthu)이다.

둘째, 법이 대상(담마 아람마나, dhamma-arammana) 이다.

셋째, 잠재의식(바왕가, bhavanga)이다.

 

개념열반도 마음의 대상이다

 

이러한 인식과정 전체를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아는 마음을 의식(意識)이라 하고 마노의 알음알이라고 표현한다. 이를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문과 대상과 시간

마음 대 상 시간
오문 안식 2 현재 볼 수 있는 형상 오직 현재
이식 2 현재의 소리
비식 2 현재의 냄새
설식 2 현재의 맛
신식 2 현재의 감촉
받아들이는 (2), 오문전향 (1) [(意界)] 3 현재의 5가지 대상들
의문 조사 (3), 미소 짓는 (1) 12 54가지 욕계 마음, 52가지 마음부수, 28가지 물질 삼세와
욕계 아름다운 과보(8) 시간을 초월한 것
해로운 (12), 욕계 지혜 없는 유익 (4), 욕계 지혜 없는 작용 (4) 20 81가지 세속적인 마음, 52가지 마음부수, 28가지 물질, 개념들 모두
욕계 지혜 있는 유익 (4) 4+1 아라한 도와 과를 제외한 87가지 마음, 52가지 마음부수 *미소 짓는 
5선의 신통 있는 유익 (1) 28가지 물질, 열반, 개념들 (삼세만)
욕계 지혜 있는 작용 (4), 5선의 신통 있는 작용 (1), 의문전향 (1) 5+1 모든 대상들 즉 89가지 마음, 52가지 마음부수, 28가지 물질, 열반, 개념들  
무색계 2선과 4선 6 고귀한 마음 (무색계 1선, 3선의 마음) 과거
색계 (15), 무색계 1선과 3선 (6) 21 개념 시간 초월
출세간 (8) 8 열반 시간 초월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http://cafe.daum.net/jetavana,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를 보면 인식과정에 있어서 대상과 시간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오문인식의 경우 오로지 현재의 느낌이 대상이고, 의문인식의 경우 시간을 초월한 모든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의문인식과정에서 있어서 개념열반도 마음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산이나 강과 같이 개념적으로 만 존재하는 것도 마음의 대상이고, 열반도 출세간의 성자들의 마음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매우 큰 대상만 기억한다

 

모든 대상을 다 기억할 수 있을까. 모든 대상을 다 받아 들이고 다 기억한다면 우리의 뇌는 과부하가 걸려서 폭발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가장 강한 대상만 기억 될 것이다.

 

오문전향에서 마음의 대상을 매우 큰대상’ ‘큰 대상’ ‘작은 대상’ ‘매우 작은 대상이렇게 네가지로 분류 한다. 의문 전향에서 마음의 대상은 선명한 대상희미한 대상두가지로 분류 한다. 이들 대상 중에 기억에 남는 대상은 오문전향의 경우 매우 큰 대상이고, 의문 전향의 경우는 선명한 대상일 것이다. 둘 다 일곱번의 속행(javana, 자와나)과 두번의 등록과정을 모두 거쳐서 과보로 남기 때문이다. 이를 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오문인식과정이다.

 

오문전향의 인식과정의 등급

B : Bhavaga (바왕가), A : Atīta-bhavaga (지나간 바왕가), C : bhavaga-calana (바왕가의 동요)

U : bhavaga-uccheda (바왕가의 끊어짐), P : Pañcadvārāvajjana (오문 전향), E : 전오식 중 하나

Sp : Sampaicchana (받아들임), St : Santīraa (조사), V : Votthapana (결정)

M : Manodvārāvajjana (의문전향), J : Javana (속행), T : Tadārammaa (등록)

 

 대 상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매우 큰 것 1 B A C U P E Sp St V J J J J J J J T T B 전과정이 다 있다
큰 것 2 B A A C U P E Sp St V J J J J J J J B B 자와나는 있지만
3 B A A A C U P E Sp St V J J J J J J J B 등록은 없다
작은 4 B A A A A C U P E Sp St V V V B B B B B 두세번의 결정만
5 B A A A A A C U P E Sp St V V V B B B B  
  6 B A A A A A A C U P E Sp St V V V B B B  
  7 B A A A A A A A C U P E Sp St V V V B B  
  8 B A A A A A A A A C U P E Sp St V V V B  
  9 B A A A A A A A A A C U P E Sp St V V B  
매우 10 B A A A A A A A A A A C C B B B B B B 바왕가의동요만
작은 것 11 B A A A A A A A A A A A C C B B B B B  
  12 B A A A A A A A A A A A A C C B B B B  
  13 B A A A A A A A A A A A A A C C B B B  
  14 B A A A A A A A A A A A A A A C C B B  
  15 B A A A A A A A A A A A A A A A C C B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http://cafe.daum.net/jetavana,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를 보면 매우 큰 대상(매우 큰 것)’의 경우 인식과정 17단계가 모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큰 대상(큰 것)’은 속행이 일어나지만 등록까지 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작은 대상(작은 것)’의 경우 속행은 일어나지 않고 두번 내지 세번의 결정만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우 작은 대상(매우 작은 것)’은 바왕가의 동요만 있을 뿐이고 인식과정이 일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매우 강렬한 표상이 떠 오르면

 

의문인식과정에 있어서 마음의 대상은 선명한 것과 희미한 것으로 나눈다. 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의문에서의 욕계의 인식과정 (제한된 속행과정)

대상 제한된 속행과정
    1 2 3 4 5 6 7 8 9 10 11 12  
선명한 것 B < C U M J J J J J J J T T > B 등록된다
희미한 것 B < C U M J J J J J J J > B     등록되지않는다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http://cafe.daum.net/jetavana,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를 보면 오문전향과 달리 의문전향은 표상이 뜨자마자 곧바로 속행(자와나)함을 알 수 있다. 즉 받아 들이고 조사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오문전향 보다 대상이 더 강렬하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의 문 영역에서 선명한 대상이 나타나면 그 때 잠재의식의 동요와 의문전향과 속행과 속행의 등록끝에 등록의 과보가 일어난다. 그 다음에 바왕가(잠재의식)으로 들어간다. 대상이 희미할 때는 속행만 일어나고 등록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강물의 흐름처럼 끊임없이 흘러

 

이와 같은 인식과정은 대상을 만났을 때 진행 된다. 그러나 대상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바왕가들은 모두 같은 형태로서 연속적으로 계속 흘러 갈 것이다. 바왕가들의 대상은 무엇일까. 그 대상은 전생의 죽음직전에 보았던 마지막 표상이다. , 전생의 삷의 과정에서 지었던 업이나 업의 표상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태어날 곳의 표상이 바왕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바왕가는 한 존재의 몸과 성향을 결정하는 마음이다. 한번 개구리이면 죽을 때 까지 개구리이어야 하는 이치와 같다. 개구리가 죽어야 다른 존재로 태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바왕가는 잠재의식속에 있다가 대상을 만나면 인식작용을 하게 되고 업을 짖는다. 그런 마음은 매우 짧은 심찰나 동안에 존재하지만 일어남(우빠다,upada), 머묾(티띠, thiti), 무너짐(방가, bhanga)의 세순간으로 이루어 진다. 이런 극미의 마음순간에 마음은 일어나서 순간적인 자기역할을 수행하고 소멸한다. 그리고 이 마음은 바로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의 조건이 되어 그 조건의 힘(빠쨔야 삿띠, paccaya-satti)에 따라서 다음 마음이 일어 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하여 아비담마 길라잡이에 다음과 같이 표현 하였다.

 

 

"마음순간은 이렇게 상속 되어서 알음알이(意識)의 흐름은 강물의 흐름처럼 끊임없이 흘러 가는 것이다."

 

 

 

2009-09-09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