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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좋아 하는 위인 베스트100을 보고, 신선조 3인방도 영웅에

담마다사 이병욱 2009. 9. 17. 16:53

 

일본인이 좋아 하는 위인 베스트100을 보고, 신선조 3인방도 영웅에

 

 

훌륭한 사람을 위인(偉人)’이라고 한다. 그러면 위인의 사전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역시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일본인이 좋아 하는 위인 베스트100을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위인을 알게 되었다. 위키디피아에 일본인이 좋아 하는 위인 베스트100(ニッポン人が好きな偉人ベスト100)’이라는 글을 통해서이다.

 

일본인들이 좋아 하는 위인100명의 내용을 보면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의 위인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조사는 2006 JST라는 TV에 방송된 내용이라고 쓰여 있다

 

일본인들은 어떤 스타일의 위인을 좋아 할까. 100명의 명단을 보면 배우, 영화감독, 가수, 정치가등 매우 다양하다. 그들이 좋아하는 위인 중에 종교인도 있지 않을까 해서 명단을 죽 훝어 보았다. 최소한 예수나 붓다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해서 이다.

 

종교인은 모두 5명이 보였다. 그런데 불교국가인 일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그들의 위대한 선승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100명중에 종교인을 보면 잇큐우 소오쥰(一休宗純)’이라는 무로마치시대의 선승이 97, 예수 그리스도가 62, 킹목사가 60, 간디가 32, 마더 테레사가 8위로 나와 있다. 사상초유로 1 3000만명을 대상으로 선발된 위인 치고는 의아한 느낌이 들 정도로 뜻밖의 결과이다. 지구상에 출현 하였던 그 많은 성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명단을 더 훝어 보면 마리 앙트와네트가 55, 부르스 리(이소룡) 52, 찰리 채플린이 48, 모짜르트 36, 오드리 햅번 31, 존 레논 27, 나폴레옹 25, 나이팅게일 17, 아인슈타인 13, 다이애나 비 12위로 나와 있다. 이들은 모두 62위의 예수보다 더 인기 있는 위인인 것이다.

 

10위권 안에 들어 가는 위인은

 

일본인이 좋아 하는 전 세계의 100명의 위인들의 명단을 보면 우리의 상식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위부터 10까지의 위인은 좀 더 객관적이지 않을 까 해서 알아 보았다. 그 명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인들이 좋아 하는 위인,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          
10 土方 히지카타 토시죠 新撰組副長 신선조부장
9 ヘレンケラ 헬렌 켈러 育家、社福祉業家 교육가, 사회복지실업가
8 マザー・テレサ 마더 테레사 修道女、平和運動家 수녀, 평화운동가
7 野口英世 노구치 히데요 細菌 세균학자
6 川家康 도쿠가와 이에야스 、政治家 전국시대무장
5 松下幸之助 마츠시타 고노스케 松下電器創設者 마쯔시타 창업자
4 豊臣秀吉 토요토미 히데요시 전국시대무장
3 エジソン 에디슨 明家 발명가
2 坂本龍馬 사카모토 료오마 土佐藩士 막말 토사번사
1 織田信長 오다 노부나가 전국시대무장


 

 

 

10위권에 들어 가는 사람을 보면 일본인들이 좋아 하는 사람은 다 들어 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전국시대 3인방인 오다 노부나가(1), 토요토미 히데요시(4), 도쿠가와 이에야스(6)가 모두 10위권에 다 들어 가 있다.

 

일본인들이 좋아 하는 영웅은 전국시대 뿐만 아니라 막부말기 유신초기의 일본 근대화시기에 활약 하던 영웅들도 매우 좋아 함을 알 수 있다. 100명의 위인들중 무려 11명이 막말유신초의 영웅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영웅을 들라면 단연 사카모토 료오마(坂本龍馬)일 것이다. 일본의 시대드라마를 보면 사카모토 료오마는 항상 인기만점이다. 아마도 그만의 독특한 개성과 일본을 근대화로 이끈 삿쵸오맹약(薩長盟約)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일까 사카모토 료오마는 2위에 랭크 되어 있다.

 

그런데 10위권안에 들어 가는 명단에 의외의 인물이라고 생각 되는 사람이 들어가 있다. 바로 10위의 히지카타 토시죠(土方三) 이다.

 

의외의 인물, 히지카타 토시죠

 

히지카타 토시죠는 막부말기에 쿄오토의 수도 치안을 담당하였던 신선조의 부장이다. 신선조의 최고 책임자는 국장인 곤도 이사미(近藤勇)이다. 같은 고향친구인 곤도 이사미와 함께 신선조를 만든 주역이 히지카타 토시죠이다. 그런데 신선조 국장인 곤도 이사미는 41위에 랭크 되어 있고 150년이 지난 지금은 부장이 국장 보다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선조 멤버 중에 100위 권에 랭크 되어 있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 오키다 소지(沖田 )이다. 53위에 랭크 되어 있는 오키다 소지는 신선조 1번대 조장으로서 천재검사로 알려져 있다.

 

 

 

 

신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죠(1835-1869).

일본인 좋아 하는 위인 10위에 랭크 되어 있다.

 

 

 

 

 

 

신선조 총 책임자 국장 곤도 이사미(1834-1868).

41위에 랭크 되어 있다.

 

 

 

 

 

 

신선조 1번대 조장 오키다 소지(1844-1868).

천재검사로 알려져 있다.

53위에 랭크 되어 있다.

사진은 극중의 오키다 소지

 

 

100위권에 신선조 멤버가 3명이나 들어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기사를 보면 1 3000만명의 일본인이 선정한 위인들이라고 나와 있는데 신선조 멤버가 과연 위인에 들어 갈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고 훌륭한 인물들 이었을까.

 

무사 보다 더 무사다운 무사가 되기 위하여

 

신선조는 떠돌이 무사들을 모아서 만든 낭사조직이다. 이 조직을 만든 주역은 그 때 당시 에도근교의 타마라는 고장에서 시위관이라는 도장을 운영하고 있었던 곤도 이사미이었다. 곤도 이사미와 고향친구인 히지카타 토시죠는 농민출신이었다. 따라서 신분상 무사가 될 수 없었지만 이들은 무사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농민출신이 칼을 차고 다니면서 무사 흉내를 낸다고 무사들에게 갖은 모욕과 수모를 겪기도 한다. 이들이 평화의 시대라면 평범한 일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막부 말기의 혼란기는 이들에게 도전과 기회의 시대이기도 하였다.

 

도쿠가와 막부를 지키고 수도인 쿄오토인 치안을 담당하기 위한 낭사를 모집 하였을 때 이들은 자원하게 된다. 그리고 교오토에 도착하여 낭사들을 모아 신선조를 만들어 사상 최강의 무사조직을 만들게 된다.

 

그들의 목표는 무사 보다 더 무사다운 무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이었다. 그래서 엄격한 내부 규율을 만들어 통제 하였는데 대표적인 예가 무사도에 어긋나거나 탈주 하다 잡히면 할복이라는 조항이다. 실제로 여러 번 할복이 있었고 그런 장면은 드라마에 상세하게 나온다.

 

이들의 최후는

 

이들이 신선조를 만들어 활약하던 시기는 1863년부터 1867년 까지 4년간이다. 이 때 이들의 나이는 30대 초반이었고 1번대 조장 오키다 소지는 20대 초반일 때 이다. 이들이 주도한 신선조는 약 130명 가량 되었고 쿄오또의 치안을 책임 진다는 명목하에 존왕양이를 주장 하는 지사들을 탄압하기 시작 한다.

 

정치적으로 이들은 보수층에 속한다. 즉 기존 질서인 토쿠가와 막부에 충성을 다하고 막부를 타도 하려는 세력을 발본 색원하여 무자비하게 처단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을 세운 그들은 막부로부터 정식 무사로 인정 받게 된다. 농민에서 동경하던 무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수백석에 달하는 녹봉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런 시기는 오래 가지 못한다. 사츠마번과 숙적 쵸오슈번이 동맹을 맺게 되고 도쿠가와 막부가 조적(조정의 적)으로 몰리게 되면서 신선조 또한 쫗기는 신세로 전락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신선조의 멤버인 곤도 이사미, 히지카타 토시죠, 오키다 소지의 최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드라마를 보면 곤도 이사미는 관군에게 체포 되어 참수된다. 유신지사를 탄압하였다는 죄목으로 명예롭게 죽을 수 있는 할복 조차 허용 되지 않고 대로 변에서 공개적으로 참수형에 처한 것이다. 히지카타 토지죠는 남은 대원을 이끌고 끝까지 저항한다. 관군에 쫗기고 쫗겨서 홋카이도의 하코다테 전투에서 관군의 총에 맞아 죽는다. 오키다 소지는 지병인 폐결핵으로 인하여 각혈을 하고 26이라는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게 된다.

 

 

 

 

 

신선조 국장 곤도 이사미는 관군에게 참수 된다(참수 되기 직전의 드라마 화면).

 

 

 

 

 

 

 

신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는 관군에 끝까지 저항 하다 총에 맞아 죽는다(드라마 화면).

 

 

 

 

 

 

 

신선조 1번대 조장 오키다 소지는 지병인 폐결핵으로 죽는다(드라마 화면).

 

 

 

 

 

일본인들의 영웅관은 무엇일까

 

100명의 위인에 올라와 있는 이들 3명의 신선조 멤버는 엄밀히 말하면 시대의 흐름을 막고자 결성되었던 잘 훈련된 떠돌이 무사 조직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보수 우익의 야쿠자와 비슷한 성격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일본인들의 가슴에 깊게 각인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드라마의 영향이 컷으리라 여겨진다.

 

대하 드라마 49부작 신선조가 방영된 것은 2004년도의 일이다. 100명의 위인이 발표 된 시점은 2006년도이다. 신선조의 열풍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한 100명의 위인에 무려 3인이 들어 갔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시대를 역행하여 구시대를 지키고자 만들어 졌던 신선조의 주역은 이삼십대이었다. 그런 세대가 영웅으로 선정 되는 일본인들의 영웅관은 과연 드라마의 영향일까 아니면 이들을 진정으로 영웅으로 생각해서 일까. 일본인들이 선정한 영웅리스트를 보면서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사항이다.

 

 

2009-09-1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