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검(劍) 한 자루에 인생을 걸고, 막부말기 마지막 사무라이 신선조를 보고

담마다사 이병욱 2009. 11. 2. 12:54

 

() 한 자루에 인생을 걸고, 막부말기 마지막 사무라이 신선조(新選組)를 보고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 있어서 신선조(新選組)는 매우 특이한 단체이었다. 시대의 흐름을 막고자 결성 되었던 신선조는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인기가 높은 것 같다. 최근에 신선조를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한 것을 보면 그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는 신선조 열풍 또한 특정 매니아 층에서 매우 관심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확인 하였다. 특히 1번대 조장인 천재검사 오키다 소지 3번대 조장인 사이토 하지매의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도 알았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검을 잘 쓰는 검의 달인이라는 점이다. 그런 신선조를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즐겨 보았는데 아쉽게도 끝부분인 45회부터 49회까지 5회분이 등재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유료 사이트에서 나머지가 모두 등재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이들을 모두 다운 받아 보게 되었다.

 

 

 

 

신선조 1번대 조장 오키다 소지. 천재검사로 알려져 있다.

 

 

 

 

 

 

 

신선조 3번대 조장 사이토 하지메

 

 

 

 

 

 

 

 신선조는 온라인 게임의 소재로도 사용 되고 있다.

 

 

 

 

신선조는 매우 재미 있는 드라마이다. 일본 근대화 과정의 격동기에 있어서 이들의 존재는 오로지 시대의 흐름을 막고 다시 예전으로 되돌려 놓는 것을 목표로 결성되었지만 결국은 시대의 흐름에 밀려 모두 괴멸 되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젊은 낭사들이 검 한자루에 인생을 의지 하고 역사의 격동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장면은 마치 우리나라에 있어서 현대사의 비극이라 볼 수 있는 빨치산을 보는 것 같다.

 

 

 

 

 

떠돌이 무사들의 집합체 신선조. 검 한자루에 인생을 건 낭사들이다.

 

 

 

신선조나 빨치산이나 모두 역사의 수레바퀴에 희생된 패배자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후세의 작가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영화로 만들어 소개 하고 있는 이유는 패배자들도 그들 나름의 명분을 가지고 행동 하였기 때문이라는 점 일 것이다. 신선조의 명분은 무엇이었을까. 신선조의 경우는 토쿠가와 막부의 체제를 유지하고 토쿠가와 시대가 계속 되기를 바라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었다. 이런 사상적 배경은 신선조의 간부의 대부분이 대대로 토쿠가와 가문의 은혜를 톡톡히 받은 관동출신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천왕이 머물고 있는 관서에 온 것은 수도 쿄오토의 치안을 유지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실제로 존왕양이를 외치면서 공공연하게 토쿠가와 막부에 반기를 든 조슈번과 같은 과격지사들에 대한 탄압이 목적이었다. 관동의 사무라이들이 치안을 목적으로 쿄오토를 왔다고 하지만 이들을 보는 관서지방의 시선은 곱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영호남의 지역갈등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드라마중의 신선조 총책임자 국장 곤도 이사미

 

 

 

1853년 미국의 페리의 내항 이래 막부의 권위가 여지 없이 실추 되자 이대로 가면 일본이 망할 것이라는 절박감에 이번 기회에 일본을 바꾸어 보자는 지사들을 신선조가 탄압한 것은 현재의 질서가 그대로 유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존왕양이를 주장 하는 지사들이 이들 신선조의 검에 베이었고 이들에게 당한 양이파는 원한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1853년 미국의 페리의 내항으로 부터 시작 된다.

이후 격동기를 거쳐 15년 만에 메이지 유신이라는 근대화를 이루게 된다.

 

 

 

드라마를 보면 신선조를 바라 보는 두개의 시각이 있었다. 신선조를 악명 높은 살인 집단으로 본 것은 토쿠가와 막부와 반대편에 있었던 조슈번을 중심으로 한 극단적인 존왕양이파와 관서지방 사람들 이었고, 반대로 신선조를 토쿠가와 막부의 최후의 보루로서 생각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막부와 관동지방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사츠마와 조슈가 동맹을 맺으면서 형세는 급변하게 된다. 작은 번들이 힘을 합쳐 토쿠가와 막부에 대항 한 것이다. 그 것도 매우 교묘한 방법까지 동원 하였다. 어린 천왕을 속여서 천왕의 상징인 황금국화문양을 전장에 활용 한 것이다. 이 깃발 하나로 삿쵸군은 관군이 되고 막부군은 졸지에 조적이 된 것이다.

 

 

 

 

 

사츠마번과 조슈번의 동맹. 사카모토 료오마가 중재 하였다.

 

 

 

 

 

 

 

 일본 천왕을 상징하는 황금국화 문양의 깃발.

이 깃발 하나로 삿쵸군은 관군이 되고 막부는 조적이 된다.

 

 

 

 

천왕이 거처 하는 쿄오토의 치안담당에서 졸지에 역적으로 몰린 신선조를 도와 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막부책임자도 시대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신선조를 부담 스럽게 여기게 된 것이다. 관군으로부터 몰리고 막부로부터도 버림 받은 신선조의 모습이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빨치산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한 장면이다. 결국 신선조의 총책임자인 곤도 이사미는 관군에 체포 되어 참수형에 처해 지고, 나머지 대원들은 이탈 하거나 뿔뿔이 흩어졌지만 신선조를 실질적으로 만든 신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는 지금의 홋카이도로 까지 몰리면서 장렬하게 전사 함으로서 최후를 맞게 된다.

 

 

 

 

 

양쪽으로 버림 받은 신선조 국장 곤도 이사미는 관군에 체포 된다. 가발을 쓴 사람은 사츠마의 관군관리

 

 

 

 

 

 

 

체포된 곤도 이사미는 공개적으로 참수되는 치욕을 당하게 된다.

그의 목은 신선조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관서 쿄오토로 이송 되어 대로변에 공개 된다.

 

 

 

 

 

 

 

곤도 이사미의 동료인 신선조 부장 히지카타 토시죠는 홋카이도에서 관군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 한다.

 

 

 

 

일본은 가까이 있는 이웃나라이다. 그러나 일본에 대하여 그다지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한 때 우리나라를 지배 하였던 원한의 나라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일본인들 하면 모두 악독한 인간들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보통 일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면 그들도 우리와 똑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일본드라마나 영화는 왜 공영방송에 전파를 탈 수 없는 것일까. 아마도 일제 36년의 쓰라린 기억 때문에 국민의 정서가 용서 하지 않을 것이고, 아직까지 일본의 문화를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일 것이다.

 

최근 일본의 NHK방송을 보면 우리나라 드라마나 프로가 종종 방송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쪽에서는 방송을 하고 있고 또 한 쪽에서 방송을 금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무래도 문화에 관한 한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정서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인터넷에 들어 가면 언제든지 일본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콘텐츠로 넘쳐 난다. 그런 콘텐츠 중의 하나가 신선조일 것이다. 일본 역사에 있어서 매우 특이하고 독특한 존재 이었던 신선조는 일본의 근대사를 이해 하는 데 있어서 교과서와 같은 드라마 이었다고 생각 한다.

 

 

 

 

 

일본 시대드라마의 특징은 드라마가 끝난후 역사기행 시간이 있다. 곤도 이사미의 묘비를 소개 하고 있다.

 

 

 

 

 

 

 곤도 이사미의 위령제 장면

 

 

 

 

 

2009-11-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