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가 ‘마음의 거울’인 이유,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들을 보면
사람들은 매일 아침 거울을 본다. 세수하고 난 다음에 또는 옷을 입고 난 후에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본다. 잘 생긴 사람은 자신의 준수한 용모를 다시 한번 확인 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다지 용모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가꾸기에 더 노력을 할 것이다. 이렇게 거울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가감 없이 그대로 투영 하여 보여 준다. 그런데 마음을 비추어 주는 거울은 없을까.
‘아비담마’라는 마음의 거울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사람이다. 육체의 모습은 거울을 통하여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정신은 좀처럼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마음을 내는 경우에만 볼 수 있다. 그 마음이 ‘아름다운 마음’인지 ‘해로운 마음’인지는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보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마음을 보는 거울이 있다. 바로 그 것은 ‘아비담마’라는 마음의 거울이다. 아비담마가 왜 마음의 거울일까. 그 것은 인간의 마음을 세세히 분류해 놓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인간들에게서 일어나는 온갖 심리현상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 심리현상의 종류가 52가지이다. 52가지 중에는 아름다운 것(선심)도 있고 해로운 것(불선심)도 있고 이들과 같아지려는 것도 있다.
마음은 대상이 있어야 마음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즉 ‘안이비설신의’라는 감각기관의 문(六門)이 ‘색성향미촉법(六境)’이라는 감각대상을 만났을 때 마음이 일어나는데 그 마음은 반드시 ‘마음부수’의 도움을 받는다. 그 마음부수가 52가지 라는 것이다.
마음부수를 다른 말로 ‘심리현상’ 또는 ‘마음의 작용’이라고도 하는데 마음은 이 마음부수로 인하여 그 마음이 선한마음인지, 해로운 마음인지, 단지 작용만 하는 마음인지가 결정 된다. 이런 마음과 마음부수의 관계는 반야심경에 나오는 ‘오온’에서도 확인 된다. 색수상행식에서 ‘색’은 물질을 말하고 ‘수상행식’이 마음을 말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식(識)’이 마음이고 ‘수상행’이 마음부수인것이다.
52가지 심리현상은 무엇인가
임금 가는데 신하들이 따라 간다고 마음이 있는 곳에 반드시 마음부수가 있게 마련이다. 오온에서 마음부수는 수상행인데 이것을 좀 더 세분하면 ‘행’과 ‘수상’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 행이 마음부수를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52가지 심리현상을 말한다. 수와 상은 52가지 심리현상중의 하나일 뿐이다. 수와 상이 매우 중요한 심리현상이기 때문에 부처님이 따로 떼어 놓아 설명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색수상행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 될 수 있을 것이다.
색수상행식à 색행식
즉 우리의 몸과 마음은 색(물질)과 행(심리현상)과 식(마음)으로 이루어 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행은 우리의 마음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심리현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심리현상을 아비담마에서 다음과 같이 도표화 해 놓았다.
52가지 마음부수
같아지는 마음부수 13 (annasamana-cetasika) |
해로운 마음부수 14 (akusala-cetasika) |
아름다운 마음부수 25 (sobhanacetasikam) |
같아지는 반드시들 7 |
해로운 반드시들 4 | 아름다운 반드시들 19 |
(1) 감각접촉 (觸, 팟사, phassa) |
(14) 어리석음 (痴, 모하, moha) |
(28) 믿음 (信, 삿다, saddha) |
(2) 느낌 (受, 웨다나, vedana) |
(15) 양심 없음 (無慙, 아히리까, ahirika) |
(29) 마음챙김 (念, 사띠, sati) |
(3) 인식 (想, 산냐, sanna) |
(16) 수치심 없음 (無愧, 아놋땁빠, anottappa) |
(30) 양심 (懺, 히리, hiri) |
(4) 의도 (思, 쩨따나, cetana) |
(17) 들뜸 (掉擧, 웃닷짜, uddhacca) |
(31) 수치심 (愧, 옷땁빠, ottappa) |
(5) 집중 (心一境, 에깍가따, ekaggata) |
해로운 때때로들 10 | (32) 탐욕없음 (不貪, 알로바, alobha) |
(6) 생명기능 (命根, 지위띤드리야, jiivitindriya) |
*탐욕에 관계된 3 | (33) 성냄없음 (不嗔, 아도사, adosa) |
(7) 마음에 잡도리함(주의기울임) (作意, 마나시까라, manasikara) |
(18) 탐욕 (貪, 로바, lobha) |
(34) 중립 (따뜨라 맛짯따따, tatramajjhattata) |
같아지는 때때로들 6 | (19) 사견 (邪見, 딧티, ditthi) |
(35) 몸의 경안 (輕安, 까야 빳삿디, kayapassaddhi) |
(8) 일으킨 생각 (尋, 위딱까, vitakka) |
(20) 자만 (慢, 마나, mana) |
(36) 마음의 경안 (찟따 빳삿디, cittapassaddhi) |
(9) 지속적인 고찰 (伺, 위짜라, vicara) |
*성냄에 관계된 4 | (37) 몸의 가벼움 (까야 라후따, kayalahuta) |
(10)결심 (信解, 아디목카, adhimokkha) |
(21) 성냄 (嗔, 도사, dosa) |
(38) 마음의 가벼움 (찟따 라후따, cittalahuta) |
(11)정진 (精進, 위리야, viiriya) |
(22) 질투 (嫉, 잇사, issa) |
(39) 몸의 부드러움 (까야 무둣따, kayamuduta) |
(12)희열 (喜悅, 삐띠, piiti) |
(23) 인색 (慳(吝), 맛차리야, macchariya) |
(40) 마음의 부드러움 (찟따 무둣따, cittamuduta) |
(13)열의 (欲, 찬다, chanda) |
(24) 후회 (惡作, 꾹꿋쨔, kukucca) |
(41) 몸의 적합함 (適業性, 까야 깜만냐따, kaayakammanannata) |
*해태에 관계된 2 | (42) 마음의 적합함 (찟따 깜만냐따, cittakammanannata) | |
※다른것과 같아지는 마음부수는 유익한 마음들에서는 유익한 것이 |
(25) 해태 (懈怠, 티나, thina) |
(43) 몸의 능숙함 (練達性, 까야 빠군냐따, kayapaagunannata) |
되고, 해로운 마음들에서는 해로 운 것이 되고, 업으로 결정 할 수 없는 |
(26) 혼침 (昏沈, 밋다, middha) |
(44) 마음의 능숙함 (찟따 빠군냐따, cittapaagunannata) |
무기(無記)인 마음들에서는 무기가 된다. |
*의심 1 | (45) 몸의 올곧음 (正直性, 까야 우주가따, kayaujukata) |
(27) 의심 (疑, 위찌낏차, vicikaccha) |
(46) 마음의 올곧음 (찟따 우주가따, cittaujukata) | |
절제(위라띠, virati) 3 | ||
(47) 바른 말 (正語, 삼마 와짜, sama-vaaca) | ||
(48) 바른 행위 (正業, 삼마 깜만따, sama-kammanta) | ||
(49) 바른 생계 (正命, 삼마 아지와, sama-aajiiva) | ||
무량 2 (無量, 압빠만냐, appamananna) | ||
(50) 연민 (悲, 까루나, karuṇa) | ||
(51) 같이 기뻐함 (喜, 무디따, mudita) | ||
어리석음 없음 1 (不痴, 아모하, amoha) | ||
(52) 통찰지의 기능 (慧根, 빤닌드리야, panninindriya) |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진흙속의연꽃 편집
인류가 생각하고 있는 심리현상은 모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심리현상을 다른 말로 법(담마, dhamma)이라고 한다. 법의 성질은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법을 ‘궁극적 실재’라 한다. 궁극적실재는 빠알리어로 빠라맛따담마(paramatta-dhamma)라 하는데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의 단위를 말하고 마치 원자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자들이 모여서 분자를 이루고 세포를 이루어서 물질의 형상을 이루고 있듯이 52가지 심리현상들이 모여서 마음이라는 얼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얼굴은 아비담마라는 마음의 거울로 보면 더 잘 보인다는 것이다.
꽃과 꽃꽃이 또는 반찬과 밥상, 마음부수와 오염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감각적 욕망을 추구 하며 살아 간다. 식욕, 성욕, 수면욕, 재욕, 명예욕과 같은 ‘오욕락’ 역시 감각적 욕망의 대상이다. 이런 감각적 욕망 중에 특히 쾌락을 추구 한다면 그 마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어떤 대상을 보았을 때 ‘갈애’가 일어 나고 그 갈애에 대하여 광적으로 매달라는 ‘집착’으로 발전 하였다면 어느 마음부수의 영향이 있어서일까. 이 때 단 하나의 마음부수만 작용한 것일까 아니면 여러 개의 마음부수의 산물일까. 이에 대하여 아비담마에서는 표로 보여 준다.
오염원들과 마음부수들과의 관계
해로운마음부수 | 번뇌 | 폭류 | 속박 | 매듭 | 취착 | 장애 | 잠재성향 | 족쇄(1) | 족쇄(2) | 오염원 | 합계 | |
1 | 탐욕 | 10 | ||||||||||
2 | 사견 | 9 | ||||||||||
3 | 미혹 | 8 | ||||||||||
4 | 성냄 | 6 | ||||||||||
5 | 의심 | 5 | ||||||||||
6 | 자만 | 4 | ||||||||||
7 | 들뜸 | 4 | ||||||||||
8 | 해태 | 2 | ||||||||||
9 | 후회 | 1 | ||||||||||
10 | 혼침 | 1 | ||||||||||
11 | 양심 없음 | 1 | ||||||||||
12 | 수치심 없음 | 1 | ||||||||||
13 | 질투 | 1 | ||||||||||
14 | 인색 | 1 | ||||||||||
마음부수의 숫자 | 3 | 3 | 3 | 3 | 2 | 8 | 6 | 7 | 9 | 10 |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진흙속의연꽃 편집
표의 좌측에 해로운 마음부수 14가지가 표시 되어 있고 우측에 이들 마음부수들을 묶어서 하나의 그룹이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비담마 영상강의에서 각묵스님은 이를 두고 ‘꽃꽃이’로 비유하였다. 즉, 마음부수가 꽃들에 해당되고 번뇌, 폭류등이 꽃꽃이를 해 놓은 상태라고 말 하였다. 예를 들어 번뇌라는 꽃꽂이는 탐욕이라는 꽃과 사견이라는 꽃과 미혹이라는 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꽃꽂이
출처 ; http://humnew.com/blog-buy-menu.html
이를 달리 표현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반찬과 밥상’에 비유할 수 있다. 탐욕이라는 반찬, 사견이라는 반찬등 반찬가지수가 14개인데 번뇌라는 밥상에는 탐욕, 사견 미혹이라는 반찬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졌을 때 가장 화려한 밥상은 단연 ‘오염원’이라는 밥상일 것이다. 반찬이 무려 10가지나 된다.
취착이 뭐길래
번뇌에서부터 오염원까지 10개의 밥상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밥상이 ‘취착’이다. 취착이라는 밥상의 반찬은 ‘탐욕’과 ‘사견’임을 알 수 있다.
취착은 집착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갈애가 더 강화된 상태’ 또는 ‘광적인 갈애’를 말한다. 이 취착은 한번 달라 붙으면 여간 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지 끝장을 보고 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빠알리어로 우빠다나(upadana)로 표시 되는 취착의 특징은 딱 들러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12연기에서 취착(取)은 갈애가 조건 지워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 취착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강한 집착이다.
둘째. 운명론, 상견, 단견과 같은 사견에 대한 강한 집착이다.
여기서 감각적욕망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집착으로 더 넓게 이해 할 수 있고, 삿된 견해인 사견(邪見)은 운명론 상견 단견 말한다. 감각적욕망에 대한 집착은 ‘탐욕’이라는 마음부수가 드러난 것이고, 운명론 단견 상견은 마음부수인 ‘사견’이 들어난 형태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취착은 탐욕과 사견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표에서 오염원은 10가지나 된다. 번뇌, 폭류, 속박, 매듭, 취착, 장애, 잠재성향, 족쇄등이 우리의 마음을 더럽히는 오염원이다. 이들 오염원이라는 밥상은 해로운 마음부수 14가지 반찬중에 일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반찬에 빠지지 않고 공통적으로 들어 가는 반찬이 있다. 바로 ‘탐욕’이라는 반찬이다. 10개의 오염원에 모두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은 반찬은 ‘사견’이라는 반찬인데 장애만 빼고 모두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미혹’이라는 반찬인데 매듭과 취착이라는 밥상을 빼고 모두 들어가 있는데 8개로 세번째로 많다. 많은 순으로 따지면 탐욕, 사견, 미혹순으로 된다. 성냄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람을 오염시키는데 있어서 넘버원이 탐욕이고 다음으로 사견과 미혹인데 이들은 성냄 보다 더 높은 순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을 오염시키는 제1의 요소는
사람의 마음을 오염시키는 제1의 요소인 탐욕이라는 심리현상은 대체 어떤 것일까. 10가지 오염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탐욕이라는 마음부수의 본질은 무엇일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이와 같이 마음부수와 마음부수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마음이다. 보통 89가지 마음이 있다고 하는데 52가지의 마음부수들의 조합이 89가지 마음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 탐욕에 관계되는 마음은 해로운 마음(불선심)에 속한다. 해로운 마음이란 무엇일까.
아비담마에서 해로운 마음은 12가지이다. 해로운 마음부수 14가지를 반찬으로 하여 12가지 밥상이 차려 졌다고 보면 이해 하기 쉽다. 해로운 마음 12가지 특징을 보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세가지 뿌리로 분류 되고 있다. 중생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탐진치가 해로운 마음에 있어서 큰 뿌리인 것이다. 그런데 탐욕이라는 뿌리는 성냄이라는 뿌리와 서로 배타적이라는 것이다. 배타적이라는 말은 한 순간에 탐욕과 성냄이 함께 존재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어리석은 마음의 뿌리는 이들 탐욕과 성냄의 뿌리에 공통으로 들어가 있는 뿌리이다. 탐욕과 성냄이라는 뿌리에 어리석음이 근원적인 뿌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의심과 들뜸이 왜 어리석음의 뿌리일까
어리석음이 탐욕과 성냄과 함께 하지 않고 어리석음만 일어 나는 마음도 있다. 그 마음은 ‘의심’과 ‘들뜸’ 두가지인데 보통 평온과 함께 하는 마음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평온이란 중립적인 평온함(우뻭카,upekkha)을 뜻한다. 즉, 의심이나 들뜸에 사로 잡혀 있을 때는 대상을 긍적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평가 하지 못한다. 따라서 즐겁거나 괴로운 느낌으로 연결 되지 못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립적인 평온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왜 의심과 들뜸을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이라 할까. 의심은 당황, 회의, 우유부단함과 같은 의미이고, 들뜸은 아라한이 되어서야 없어진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불안이나, 정신의 흩어짐, 동요를 말한다. 레디사야도는 이러한 의심과 들뜸에 대하여 자극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항상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보통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하였을 때 이런 사람들을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 하면 알아차림이 없는 마음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평온이 함께하는 의심과 들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예로 설명하기도 한다.
첫째, 어떤 사람이 어리석음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깨달음이 해탈의 방편으로서 효력이 있을까 의심하는 경우이다.
둘째, 어떤 사람은 마음이 너무 산란하여 어떤 대상에도 자기의 마음을 집중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한 깨달은 성자에 대하여 의심하는 회의론자가 이에 해당 될 것이다. 또 아무 생각 없이 되는 대로 사는 사람들 역시 어리석은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과 같이 마치 축생들 처럼 본능적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 역시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탐욕이 일어 나게 되는 이유는
탐진치 3독 중에 가장 큰 관심사는 탐욕이다. 탐욕이라는 마음의 뿌리가 우리의 마음을 오염시켜서 해로운 마음을 일어 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해로운 마음 12가지 중에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이 8가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12가지 해로운 마음들
뿌리 | 느낌 | 함께 | 없음 | 자극 | 번호 | 비 고 | |
1 | 탐욕 | 기쁨 | 사견 | 없음 | -1 | 탐욕에 뿌리 박은 마음들8 | |
2 | 탐욕 | 기쁨 | 사견 | 있음 | -2 | ||
3 | 탐욕 | 기쁨 | 사견 | 없음 | -3 | ||
4 | 탐욕 | 기쁨 | 사견 | 있음 | -4 | ||
5 | 탐욕 | 평온 | 사견 | 없음 | -5 | ||
6 | 탐욕 | 평온 | 사견 | 있음 | -6 | ||
7 | 탐욕 | 평온 | 사견 | 없음 | -7 | ||
8 | 탐욕 | 평온 | 사견 | 있음 | -8 | ||
9 | 성냄 | 불만족 | 적의 | · | 없음 | -9 | 성냄에 뿌리 박은 마음들2 |
10 | 성냄 | 불만족 | 적의 | · | 있음 | -10 | |
11 | 어리석음 | 평온 | 의심 | · | · | -11 | 어리석음에 뿌리 박은 마음들2 |
12 | 어리석음 | 평온 | 들뜸 | · | · | -12 |
출처; 아비담마길라잡이, 진흙속의연꽃 편집
대부분의 사람들은 탐진치에 절어서 살아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런 탐진치 3독 중에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진심’일 것이다. 무언가 불만족으로 인하여 성내는 것을 보면 성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탐욕은 좀처럼 그 내면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잘 드러나 보이지 않은 것은 어리석음일 것이다. 의심을 하고 있는지 들떠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여 탐욕은 몇 가지 징후를 가지고 있다. 그 것은 다음과 같이 아비담마 정형구로 나타난다.
첫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둘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은 마음 하나
셋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넷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은 마음 하나
다섯째, 평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은 마음 하나
여섯째, 평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일곱째, 평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은 마음 하나
여덟째, 평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
이 여덟가지 경우의 수가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의 모두를 표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관련된 키워드는 기쁨, 평온, 사견, 자극 이렇게 4가지이다. 그런데 잘 보면 기쁨과 평온으로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 설명하기를 다섯째부터 여덟째 까지의 네가지의 경우는 감각적 쾌락을 누릴 행운을 만나지 못하였거나 또는 다른 기쁨거리를 만나지 못하였기 때문에 평온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때의 평온은 저차원적인 평온이라 볼 수 있고 알아차리지 못한 지극히 둔한(지둔)평온이라 말 할 수 있다. 이런 평온은 언제 든지 기쁨이나 낙담으로 흔들릴 수 있는 평온이다. 선정삼매의 평온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매우 차원이 낮은 평온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빠알리어로 표현 할 때는 모두 ‘우뻭카(upekkha)’로 표기 한다.
그렇다면 기쁨이 함께 한다는 말은 기회가 되어서 또는 기쁨거리를 만나서 탐욕을 즐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기쁨은 어떤 것일까. 그 기쁨은 육체적이라기 보다 정신적인 기쁨(도나맛사, domanassa)이고, 느낌은 즐거운 느낌을 말한다. 이런 기쁨이 사견과 결합되면 어떻게 될까. 사견은 잘못된 견해를 말한다. 즉 잘못된 확신이나 믿음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운명론이나 상견, 단견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영혼불멸의 자아가 있다는 영혼불멸론, 죽으면 끝이라는 유물론, 인간의 모든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결정론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견의 배후는 항상 유신견(有身見, 삭까야딧티, sakkaya-ditthi)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있다는 견해인 유신견은 불교에 있어서 잘못된 견해의 표본이다. 모든 잘 못된 견해(邪見, 밋차딧티, miccha-ditthi)는 이와 같은 존재론적 발상에서 기인 되고 있고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한 어떤 식으로든지 탐욕이 일어 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류자 이상의 성자가 되는 조건이 이 유신견을 타파 하는 것이다. 겨자씨 보다 더 작은 유신견이 있어도 결코 성자의 흐름에 들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 탐욕이 일어나는가
다음으로 자극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자극은 몸이나 말이나 정신적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밤의 문화를 동경 하는 사람이 길거리를 걸어 가다가 어떤 여인으로부터 육체적인 수단에 의하여 그의 마음이 일어 나도록 강요 하였다면 몸의 자극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 남의 이야기를 듣거나 설득의 힘으로 마음이 일어 났다면 말에 의하여 자극 받은 것이다. 또 깊은 사색을 통하거나 자신의 결심에 의하여 내적인 저항에도 불구 하고 어떤 감각적인 마음을 일으켰다면 이 것은 정신적으로 자극 받은 것이다.
탐욕에 뿌리박은 여덟가지 마음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다음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의 경우
“감각적 쾌락에 빠져도 아무런 위험이 없다”라는 식의 그릇된 견해를 앞세워 기쁘고 만족해진 사람이 열렬한 마음으로 타인으로부터 자극 받지 않고 감각적 쾌락을 즐기거나 또는 저속한 향연을 즐기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 때 첫번째의 해로운 마음이 일어 날 수 있다.
밤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견해라 볼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자극이 없어도 해로운 마음이 일어나 인생을 ‘술과 장미의 나날’로 보내면서 즐기는 스타일이라 볼 수 있다. “죽으면 끝이다”라는 삿된 견해를 가진 단멸론자들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와인과 로즈
출처 ; http://humnew.com/blog-buy-menu.html
둘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된, 자극 받은 마음 하나의 경우
감수성이 둔하여 타인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이것을 행할 때 두번째의 해로운 마음이 일어 날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감수성이 둔하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자극을 받아야해로운 마음이 일어 나는 케이스이다. 몸으로 자극 받거나 말에 끌려서 또는자신의 결심에 의하여 자극 받아 감각적욕망을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단견과 같은 삿된 견해을 가지고 있으므로 ‘되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셋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지 않은 마음 하나의 경우
그릇된 사견을 앞세우지 않고 단순히 기쁘고 만족해진 사람이 열렬한 마음으로 타인으로부터 자극을 받지 않고 성교를 하고 타인의 성공을 탐내며 타인의 재산을 훔칠 때 세번째의 마음이 일어 난다.
일반적인 탐욕의 마음이라 볼 수 있다. 비록 운명론, 상견, 단견과 같은 삿된 견해는 없을 지라도 근본적으로 탐욕의 뿌리가 있어서 감각적욕망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 것도 자극 받지 않고 저절로 일어 나는 탐욕에 의해서이다. 하고 싶을 때 하는 ‘동물적인 본능’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넷째, 기쁨이 함께 하고, 사견과 결합되지 않은, 자극 받은 마음 하나의 경우
감수성이 둔하여 타인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이것을 행할 때 네 번째의 마음이 일어난다.
삿된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보통 사람이 감각적인 자극을 받았을 경우 해로운 마음이 일어나는 케이스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극만 주어지면 해로운 마음이 일어 날 사람들이다.
다섯째에서 여덟째 까지의 경우는 감각적 쾌락을 누릴 행운을 만나지 못하거나 또는 기쁨거리가 없어서 기쁨이 없는 경우이다. 그래서 이 네가지를 평온이 함께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평온도 감각적 쾌락의 대상을 만나거나 기쁨거리를 만나면 언제든지 깨어 지게 되어 있다.
해로운 마음을 낸 결과는
이상 여덟가지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들은 비록 그 마음이 1년전, 백년전, 수십 수천 수만생 전에 일으켰던 마음일지라도 지금의 마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으켰던 해로운 마음들은 언제든지 과보로 나타난다고 아비담마에서는 이야기 한다.
탐욕과 같은 해로운 마음부수를 ‘원인 있는 마음’이라 한다. 원인이 있다고 할 때 아비담마에서는 탐, 진, 치, 불탐, 부진, 불치 이렇게 여섯을 지칭하고 빠알리어로 ‘헤뚜(hetu, 원인)’라 한다. 이 중 탐,진,치는 해로운 것(不善, 아꾸살라, akusala)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해로운 마음은 탐욕(貪, 로바, lobha)과 성냄(嗔, 도사, dosa)과 어리석음(痴, 모하, moha)의 세가지 해로운 뿌리들 가운데 하나이거나 이 셋이 서로 같이 일어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해롭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정형구로 표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건전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 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괴로운 과보이다. 괴로운 과보는 바로 사악도에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삶의 과정에서 겪었던 해로운 마음은 반드시 해로운 과보를 가져 오게 되는데 89가지 마음의 도표에서와 같이 평온이 함께 하는 조사하는 마음은 재생연결식의 대상이 된다. 그 결과 재생 되는 곳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이 네가지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왜 불선행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아비담마가 ‘마음의 거울’인 이유
지금 내가 무심코 행하는 행위가 사악도에 떨어 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행위는 몰라서 저지를 수 있고, 알면서도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행위의 밑바탕에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뿌리 박은 여덟 가지 해로운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은 조건만 맞으면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일어나는 마음이다. 나에게서 일어 나는 이와 같은 심리현상을 파악하여 해로운 마음이면 쳐 내고 아름다운 마음이면 증장 시키자는 것이 부처님이 강조한 8정도의 정정진(正精進)이고 초기경에 자주 나오는 사항이다.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이 사람의 마음 역시 모두 다르다. 무겁고 형편 없이 생긴 몸은 힘이 있고 탄력 있는 몸과 아주 다른 것처럼, 둔감하고 굼뜬 마음은 명랑하고 재기 넘치는 마음과 완전히 다르다. 거울에 자신의 몸과 얼굴을 비추어 보았을 때 아름다움과 추함을 볼 수 있듯이 아비담마라는 마음의 거울로 자신의 심리현상을 비추어 보면 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인지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인지 ‘52가지 심리현상 도표’를 보면 파악 할 수 있고, 그 마음을 낸 결과 다음 생에 어느 세상에서 재생 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89가지 마음의 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비담마를 ‘마음의 거울’이라 하는 모양이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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