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매혹적인 여인의 하얀 이빨에서 뼈무더기를, 10가지 부정상과 불의 가르침

담마다사 이병욱 2010. 3. 18. 11:44

 

매혹적인 여인의 하얀 이빨에서 뼈무더기를, 10가지 부정상(不淨想)과 불의 가르침

 

 

폭류에 휩싸여

 

흔히 남녀간에 하는 말이 사랑 한다라는 말이 있다. 영화에서, 그 것도 외국영화에서 보는 자주 보는 장면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랑한다라는 말이다.

 

특히 거친 사랑을 나누고 난 후에 연인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는 데 진짜 연인을 사랑해서 하는 말일까. 혹시 상대방에 있어서 신체의 일부분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종종 매스컴에서 볼 수 있는 기사중의 하나가 투신자살에 관한 건이다. 부모에게 꾸지람을 받고 난 아이가 고층 아파트의 베란다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잃는 경우이다. 말 한마디를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생사가 결정 되는 대표적 케이스라 볼 수 있다.

 

퇴근 길에 후각을 자극 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는 냄새이다. 그 냄새에 자극 받아 소주를 한잔 하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없는 것 또한 사람들의 본성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눈만 뜨면 도처에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마찬가지로 귀가 있는 한 들을 수 밖에 없다. 또 코가 있는 한 냄새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눈과 귀와 코를 통해서 감각의 대상들이 물밀듯이쳐 들어 온다.

 

이런 감각대상들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폭류에 휩싸여 떠내려 가게 될 것이다.

 

눈으로 본다고?

 

우리는 보통 눈으로 형상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눈이 형상을 보는 것일까.

 

엄밀히 말한다면 눈이 형상을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눈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 또한 형상을 보지 않는다. 왜냐 하면 눈이 없기 때문이다.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눈이라는 감각의 문이 대상과 접촉 할 때 눈의 감성을 토대로 가지는 마음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릴 수 있다.

 

 

눈으로 형상을 본다는 말은

눈의 알음알이(안식)으로 형상을 보는 것이다.”

 

 

형상을 보게 되면 저 것이 남자라든가 여자라든가 하는 전체적인 표상을 취하게 된다. 여자의 경우 아름답다든가 매력적이다라는 개념이 달라 붙는다.

 

더욱 더 세세하게 들어 가면 얼굴, , 가슴, 다리, 미소등 세세한 부분상을 취하게 된다. 형상이 더욱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것이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눈의 알음알이, 눈의 거친 마음(안식)’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대상을 표상으로 보게 되면 대상에 끄달려 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오염원에 노출 되기가 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전체적인 표상과 세세한 부분상을 취하게 하지 않을 것인가.

 

그 방법은 단지 있는 그대로취하는 것이다. 단지 있는 그대로 형상을 취하는 좋은 예가 있다.

 

매혹적인 여인의 하얀 이빨

 

청정도론에 나오는 마하띳사(Maha-Tissa)장로 이야기이다.

 

 

쩨띠야(Cetiya)산에 머물던 마하띳사(Maha-Tissa)장로가 있었다. 어느 날 장로가 쩨띠야산으로부터 출발하여 아누라다뿌라(Anuradhapura)로 탁발을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도중에 한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은 마치 하늘의 천녀 처럼 꽃단장을 하고 있었다. 그 여인은 남편과 말다툼을 한 뒤에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친정집으로 가는 도중 이었다.

 

여인은 장로를 보자 음탕한 마음이 일어 나서 활짝 웃었다. 장로는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쳐다보다가 그녀의 이빨에서 부정상(不淨想)’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의 다고바(Dagoba or Stupa)

아누라다푸라는 스리랑카의 수도인 콜롬보에서 2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기원전 4세기에 건립된 스리랑카의 최초의 수도이다.

사진 http://web.pdx.edu/~mmlynch/sril...pura.htm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에서 석회암으로 조성된 삼매의 붓다(Samadhi Buddha)

사진 http://web.pdx.edu/~mmlynch/sril...pura.htm

 

 

 

이 이야기는 부정상에 관한 매우 유명한 이야기이다. 꽃단장을 하고 활짝 웃는 여인의 입에서 하얀 치아를 보자, 그 여인이 해골로 된 뼈무더기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를 뒤따라 오던 그녀의 남편이 장로를 보자 존자이시여, 혹시 어떤 여인을 못 보셨습니까하고 여쭈었다. 그러자 장로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고 한다.

 

 

이 곳을 지나간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뼈 무더기가 이 길을 따라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로는 여자를 본 것이 아니라 하나의 뼈 무더기 즉, 해골바가지가 걸어 간것으로 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있는 그대로본 것이다.

 

여자다’ ‘남자다’ ‘예쁘다등의 전체적 형상과 얼굴’ ‘’ ‘’ ‘다리’ ‘미소’ ‘상냥함등 부분적인 세세한 형상, 개념을 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본 것이다.

 

장로는 여인의 이빨을 보고 아라한이 되었는데 이 모두가 전생에 부정상을 닦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장로가 전생에 부정상을 닦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여인이 발산한 하얀 치아의 유혹에 넘어 갔을지 모른다.

 

10가지 부정상이 있는데

 

부정상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청정도론에 따르면 부정상은 40가지 명상 주제중의 부정상이 있는데 총10가지가 소개 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시체에 대한 10가지 부정상(不淨想)

No

  

     

1

부푼 것

바람에 의해 풀무가 팽창하듯이 생명이 끝난 후부터 서서히 팽창하고 부푼 것

2

검푸른 것

검푸르게 변하여 퇴색되어 가는 것

3

문드러진 것

끊어져 나간 곳에 고름과 함께 흘러내리는 것

4

끊어진 것

두 동강으로 끊어지면서 벌어져 있는 것

5

뜬어 먹힌 것

개와 자칼등에 의해 여기저기 여러가지로 뜯어 먹힌 것

6

흩어져 있는 것

여기에 손이 있고, 저기에 발이 있고, 저 너머에 머리가 있는 것

7

난도질 당하여 뿔뿔이 흩어진 것

까마귀의 발자취의 형태처럼 사지가 칼로 난도질 되어 뿔뿔이 흩어진 것

8

피가 흐르는 것

피가 묻어 있고, 피를 뿌리고, 여기저기서 피가 흘러 내리는 것

9

벌레가 버글 거리는 것

구더기들이 버글 거리는 것

10

해골이 된 것

뼈다귀를 말하며 혐오스럽고 넌더리가 나는 것

 

 

 

사람이 죽어서 24시간이 경과 하면 썩어 문드러지고, 36시간이 경과 하면 구더기가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 3일장을 치루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뼈 한 조각과 익힌 표상

 

시체는 매우 혐오스럽다. 살아 있을 때 아무리 아름다운 존재 이었을 지라도 죽은 시체는 부풀고, 문드러지고 피가 흐르고 더구나 벌레까지 들끊는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 시체를 대상으로 명상주제를 삼는 것을 부정상이라 한다.

 

부정상 중에 열번째가 해골이 된 것이다. 그런데 마하띳사 장로는 어떻게 하여 여인의 이빨만 보고서도 그 여인을 뼈무더기로 보았을까.

 

그렇게 되기 까지는 부정상 수행을 하였기 때문이다. 부정상 수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빨을 보고서 해골바가지로 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이빨 하나만 보고서도 전체적인 뼈무더기로 본 것을 익힌표상때문이라 한다.

 

비록 뼈가 한 조각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그 뼈를 보면서 해골의 혐오스러움, 해골의 혐오스러움하며 알아차리면, 그 익힌 표상은 무섭고 두려운것이 된다.

 

따라서 장로가 여인의 이빨만 보고서도 전체적인 뼈의 무더기로 본 것도 부정상 수행을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대판 부정상을 말한다면

 

부정상을 닦아야 할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적합할까. 사람을 기질적으로 분류 하였을 때 탐하는 기질의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한다. , 탐욕을 버리기 위하여 부정상 수행이 적합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체를 대상으로 한 부정상은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사 부정상을 생각 해 볼 수 도 있다.

 

남녀가 사랑을 할 때 단지 육체적 사랑만 있다면 그 것은 엄밀히 따진다면 상대방의 신체 일부분을 사랑 하는 것이다. 또한 연예들의 눈이나, , 입술등을  좋아 하는 것도 그런 범주 안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특정 연예인의 입술만 지나치게 좋아 한다면 그 입술을 영원히 가지고싶어 할 것이다. 그래서 그 입술을 따로 떼어서 시험관에 담아 놓고 감상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럴 경우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졸지에혐오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특정부위를 따로 떼어 놓고 보는 방법도 일종의 유사 부정상이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불의 가르침

 

물밀듯이 밀려 오는 대상에 대하여 감각기능의 단속을 어떻게 해야 성취 할 수 있을까. 답은 단지 있는 그대로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알아차리는방법 밖에 없다. 감각기능의 단속은 마음챙김 즉, 알아차림으로 성취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려면 표상을 취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비구들이여,

차라리 시뻘겋게 불타는 쇠막대기로

눈의 감각기능(안근)을 파괴할지언정

눈으로 인식 할 수 있는 형상들에서

표상(nimitta)을 취하지 말라

(S.iv.168)

 

 

이 것이 유명한 불의 가르침이다. 어떤 형상도 있는 그대로 보아야지 개념으로 보지 말라는 것이다.

 

남자’ ‘여자’ ‘예쁨’ ‘머리’ ‘얼굴’ ‘’ ‘미소’ ‘상냥함등과 같은 개념으로 볼 때 계목의 단속에 대한 계는 오래 지탱되지 못하고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문이 잘 닫혀 있는 집은

 

감각기능의 단속을 성취한다면 계목의 단속에 관한 계도 오래 갈 것이다. 마치 나뭇가지로 울타리를 친 농작물 처럼 오염원이라는 도둑놈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문이 잘 닫혀 있는 집은 도둑의 침입을 받지 않듯이 탐욕이 스며 들지 않을 것이다.

 

그와 같은 비유로서 법구경에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게송이 있다.

 

 

 

Yathā agāra suchanna  야타 아가랑 수찬낭

vuṭṭhī na samativijjhati  윳티 나 사마띠윗자띠

eva abhāvita citta 에왕 수바위땅 씻땅

rāgo na samativijjhati  라고 나 사마띠윗자띠.

 

 

튼튼하게 이은 지붕에

비가 쉽게 스며들지 못하듯이

굳게 수행된 마음에

탐욕과 갈망은 쉬이 스며들지 못한다.

(법구경 14게송)

 

 

 

2010-03-1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