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매번 자신에게 속고 후회하고, 37조도품으로 본 불교가 알아차림인 이유

담마다사 이병욱 2010. 3. 28. 11:19

 

매번 자신에게 속고 후회하고, 37조도품으로 본 불교가 알아차림인 이유

 

 

 

불교란 무엇일까

 

인터넷 교계신문에서 볼 수 있는 주제 중의 하나가 불교란 무엇인가이다. 유명한 스님이나 대학교수들이 불교에 대하여 자신이 알고 느낀 사항을 글로서 연재 하는 것이다. 불교란 무엇인가란 주제는 법회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다들 불교란 이런 것이다라고 한 마디씩 한다.

 

그러나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은 듯 하다. 각자 생각 하는 불교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마치 눈먼 봉사가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이다. 그렇게 서로 다르게 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부처님이 설한 내용이 너무 방대 하다는 것이다.

 

무려 84천법문이나 되는 부처님의 그 많은 법문을 다 읽고 이해 하여 불교란 이것이다 라고 자신 있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란 진짜 무엇일까. 어떤 이는 연기법을 들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공사상을 말하기 한다. 이를 종합 하면 무아연기로 집약 된다. 들어 가는 문은 84천개나 되지만 나오는 문은 항상 한 개의 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연기와 무아를 이야기 하면 너무 어렵게 생각 한다. 더구나 공사상을 이야기 하거나 본마음 참나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 더욱 더 멀어진다. 또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고 못박으면 보통사람들은 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불교는 그렇게 어렵고 이해 하기 어려운 종교일까. 불교의 깨달음은 일부 특수계층의 사람들의 전유물일까. 과연 불교란 무엇일까.

 

불교를 한마디로 말하면

 

진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진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리를 개념화 시켜 버리면 그 순간부터 진리는 멀어지게 되어 있다.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는 무엇일까.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글로벌 시대에 부처님 당시의 초기불교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남방 상좌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불교는 한 마디로 알아차림이라 볼 수 있다. 알아차림이 왜 불교일까.

 

그 것은 초기불교의 교학체계수행체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실재 하였던 고따마 붓다가 설한 법문이 84천가지나 되는데 이를 모아 놓은 경전을 빠알리어로 니까야(Nikaya)라고 한다.

 

니까야의 내용을 교학과 수행으로 분류 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초기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 요약

구 분

 

       

 

교학체계

온처계근제연

(蘊處界根諦緣)

5, 12, 18, 22, 4성제, 12연기

(5,12,18,22,4,12)

사성제

수행체계

37조도품

(三十七助道品)

4념처, 4정근, 4여의족, 5, 5, 7각지, 8정도

(4念處, 4精勤, 4如意足, 5, 5, 7覺支, 8正道)

팔정도

 

 

 

교학체계는 온처계근제연이라 불리우고 이것은 5, 12, 18, 22, 4성제, 12연기를 말한다. 교학체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은 사성제로 집약된다.

 

수행체계를 37조도품이라 하는데 도를 이루기 위한 수단을 말한다. 그 종류가 4념처, 4정근, 4여의족, 5, 5, 7각지, 8정도로 세어 보면 37가지이다. 수행체제에서 가장 핵심 실천 사항은 팔정도로 집약된다.

 

왜 사성제인가

 

이와 같이 상좌불교는 교학적으로는 사성제, 수행적으로는 팔정도로 체계화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것이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을 요약 해 놓은 것이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따라 해야 하는데 이 가르침대로 따라 하면 ()를 얻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초기불교의 수행과 교학체계를 보면 철저하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 하는 것부터 시작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분해하여 나라는 존재가 없다라는 것을 알게 해 주고(5), 자신의 눈과 귀와 같은 안이비설신의라는 여섯가지 감각기관이 형상, 소리와 같은 색성향미촉법이라는 감각대상이 부딪쳤을 때(12)인식 하는 세계(18)가 우리가 사는 세계이다.

 

그 세계는 모두 원인과 결과에 따른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느끼는 것은 항상 괴로움이라는 것이다. 그런 괴로움과 괴로움원인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을 인도하는 도닦음에 관한 구조(4성제)를 알아야 하고, 더 넓게는 윤회의 원인과 소멸 구조(12연기)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초기불교의 교학체계이다.

 

불교는 우주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광대무변한 원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당면 과제인 괴로움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사성제로 요약되고, 사성제가 확장 된 것이 12연기이다. 따라서 사성제만 제대로 알아도 불교의 교리를 파악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성제는 연기의 회전을 멈추게 하기 위하여 부처님이 발견한 법칙이다. 연기를 멈추게 한다는 것은 윤회를 멈추게 한다는 말과 같다. 윤회가 멈춘다는 것은 다시는 태어나지 않음을 말한다. 따라서 죽을 일도 없다. 이렇게 불사(不死)의 문을 열어 주신 분이 부처님이다. 그런 가르침을 펴기 위하여 부처님은 45년 동안 길에서 길로, 마을에서 마을로 탁발 하며 법을 전한 것이다.

 

왜 팔정도인가

 

사성제는 괴로움과 괴로움을 소멸하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천 해야 할 까. 그 실천 하는 방법이 37조도품이다.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경전이 니까야이고, 그 실천수행방법이 37조도품인데 그 중 가장 핵심은 팔정도이다. 

 

사성제와 더불어 성스럽다라는 뜻의 아리야(Ariya)자가 들어 가는 팔정도는 어떤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왜 팔정도가 37조품을 대표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37조도품

No

구성요소
(
마음부수 또는 마음의 작용)

4념처

4정근

4

여의족

5

5

7각지

8정도

합계

(37)

1

정진(위리야, viriya, 정정진)

 

4

1

1

1

1

1

9

2

마음챙김(알아차림, , 사띠, sati, 정념)

4

 

 

1

1

1

1

8

3

통찰지(, 빤야, panna, 정견)

 

 

1

1

1

1

1

5

4

집중(心一境, 사마디, Samadhi, 정정)

 

 

 

1

1

1

1

4

5

믿음(, 삿다,saddha)

 

 

 

1

1

 

 

2

6

일으킨생각(, 위딱까, vitakka, 정사유)

 

 

 

 

 

 

1

1

7

경안(輕安, 빳삿디, passaddhi)

 

 

 

 

 

1

 

1

8

희열(, 삐띠,piti)

 

 

 

 

 

1

 

1

9

평온(, 우뻭카, upekkha)

 

 

 

 

 

1

 

1

10

열의(, 찬디,chandi)

 

 

1

 

 

 

 

1

11

마음(, citta)

 

 

1

 

 

 

 

1

12

바른 말(正語, sammavaca, 정어)

 

 

 

 

 

 

1

1

13

바른 행위(正業, sammakammanto, 정업)

 

 

 

 

 

 

1

1

14

바른 생계(正命, sammaajivo. 정명)

 

 

 

 

 

 

1

1

  합계

4

4

4

5

5

7

8

37

 

 

 

37조도품은 깨달음에 이르게 하기 위한 수단을 말한다. 표를 보면 팔정도가 8개로서 가장 많은 항목을 가짐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마음부수 항목에서 사띠이다.

 

우리말로 마음챙김, 마음집중등으로 번역되는 사띠는 수행처에서는 일반적으로 알아차림이라고 부른다. 이 알아차림이 정진 다음으로 많은 8개의 항목을 차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7개의 항목중 정진이 9개로 많긴 하지만 선법과 불선법을 가르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은 결국 알아차림이기 때문에 믿음, 희열, 평온, 열의, 마음과 같은 마음부수(마음의 작용)보다 얼마나 중요하게 취급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왜 느낌이 중요할까

 

부처님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연기법을 발견 하였다. 연기법을 발견 하게 된 이유는 당면한 괴로움에 대한 해결 때문이었다.

 

부처님은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 졌고, 우주가 어떻게 소멸할 것인가 같은 거대한 담론이나 본마음 참나와 같은 개념에 대하여 고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느낌과 일어나고 사라지는 문제, 즉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기법을 발견 하신 것이다.

 

그런 연기법은 사성제로 요약 되고,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을 좀더 확장하여 윤회의 원인과 소멸에 대한 구조인 12연기로 나오게 되었다.

 

문제는 괴로움의 해결이다. 괴로움이 해결 되면 윤회의 원인도 자연적으로 해결 되기 때문이다. 불교는 철저하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 한다고 하였다. 그 것은 느낌으로부터 출발한다.

 

12연기에서 느낌을 수()라고 한다. 빠일리어로 웨다나(vedana)라 한다. 영어로는 필링(feeling)이다. 왜 느낌이 중요 할까. 그 것은 연기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느낌이 갈애(, tanha)로 발전 하면 연기가 회전 하게 되고, 느낌이 느낌으로서 멈추면 연기도 멈추게 된다.

 

그런 느낌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표로 만들어 보았다.

 

 

느낌에 대한 초기경과 아비담마

초기경

아비담마

내용

빠알리어

키워드

즐거운 느낌

(樂受)

육체적 즐거움

수카

(sukha)

즐거움

정신적인 기쁨

소마낫사(somanassa)

기쁨

괴로운 느낌

(苦受)

육체적 고통

둑카

(dukkha)

고통

정신적인 불만족

도마낫사(domanassa)

불만족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

(不苦不樂受)

중립적인 느낌

우뻭카(upekkha)

평온(지둔함)

 

 

 

초기경에서 느낌을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으로 보지만, 아비담마에서는 좀 더 세분 하여 5가지로 보고 있다. , 육체적느낌과 정신적 느낌으로 구분 하여 수카(즐거움), 소마낫사(기쁨), 둑카(고통), 도마낫사(불만족), 우뻭카(평온) 이렇게 5가지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느낌은 괴로움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 행복을 느끼고, 기뻐해도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행복, 그 기쁨이 일시적인 행복, 일시적인 기쁨일 뿐이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행복과 기쁨을 영원히 지속하고자 탐내는가 하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성내기도 한다. 이 모두가 어리석음에 뿌리 박은 마음 때문이다.

 

느낌이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평온한 느낌일 지라도 그런 느낌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알아차림이 없는 평온함은 언제 그 평온함이 깨질지 모른다. 그래서 쉽게 즐겁거나 괴로운 느낌에 휩싸이게 된다.

 

매번 자기자신에게 속는 이유

 

사람들은 똑 같은 실수를 반복 하며 자기자신에게 속는다. 그러면서 매번 후회 한다. 그런 일이 반복 되어 업이 되고 그 업의 과보로서 연기가 회전 하면서 윤회 하게 된다. 연기를 멈추게 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무명때문이다. 과거의 원인에 대한 결과로서 여기에 있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 업력으로 여기에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된 요인은 무엇을 몰라서 그렇다. 모르기 때문에 매번 똑 같은 실수를 반복 하며 자기자신에 속고 매번 후회 하는 것이다.

 

매번 자기자신에게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의 원인이 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느낌이 갈애()로 발전하여 업이 생성 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느낌을 알아차리는 방법 밖에 없다. 즐거운 느낌이든 괴로운 느낌이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덤덤한 느낌이든 모든 느낌은 괴로운 것이라고 아는 것이다.

 

그 아는 것이 알아차림이다. 느낌을 갈애로 발전 시키지 않아 연기를 회전 시키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부처님의 84천법문(니까야)à 37조도품à팔정도à알아차림

 

 

불교에 대하여 고승대덕은 물론 학자에 이르기까지 불교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말하여 왔다. 그러나 초기불교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불교란 무엇인가라 고 물었을 때 한마디로 말한다면 불교는 알아차림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법구경 Wallpaper

사진 http://www.buddhistdoor.com/download/wallpaper_eng.html

 

 

 

 

2010-03-2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