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피어난 벚꽃
벌써 밖에는 벚꽃이 한창이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활짝 핀 벚꽃을 보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절정’이라고 하나 보다. 더구나 사람이 살고 있는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 속에서 피어난 벚꽃을 보면 그 동안 쳐다 보지도 않았던 나무를 이때 만큼은 한참 응시하게 된다.
해마다 이맘 때면 콘크리크 구조물 가운데 활짝 피는 벚꽃
매년 같은 장소에서 피어난 벚꽃을 보면 작년의 벚꽃과 똑 같은 벚꽃이 아니다. 이미 한번 졌다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나서 다시 피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들은 같은 벚꽃으로 본다.
2009년도 4월에 핀 벚꽃
나목이 된 그 나무에 눈꽃이 피고(2010년 1월)
그 나무에 다시 벚꽃이 만개 하였다(2010년 4월).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작년에 핀 벚꽃을 쳐다 본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르지만 동일한 나로 간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한다면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나이다. 작년의 나는 오로지 과거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 하는 나이고 지금의 나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실재 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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