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고기를 금하는 스리랑카의 웨삭(Vesak, 부처님오신날),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일년 중 가장 살 맛 나는 계절은 봄이다. 그 중 꽃 피는 사월과 오월은 살아 있는 존재라면 환희를 느끼게 된다. 모든 생명체가 일제히 기지개를 켜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4월이 되면 우선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이 만발하고 이어서 5월이 되면 산하는 푸른 옷으로 갈아 입는다. 이런 축복 받는 계절에 부처님이 탄생한 것이다.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부처님을 믿는 나라라면 예외 없이 성대하게 열린다. 그런데 부처님의 탄생일과 탄생을 기념하기 위한 명칭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나라마다 어떻게 다른 것일까. 가장 객관적인 자료라고 평가 받고 있는 영문판 위키피다아 (http://en.wikipedia.org/wiki/Ves%C4%81kha)를 참고 하였다.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역사적으로 실재 하였던 고따마 붓다(Gotama Buddha)의 탄생일은 전세계적으로 세가지 기념일이 있다. 동아시아의 경우 중국식 음력 4월8일이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에서는 음력으로 4월 15일(만월일)이다. 그런데 오로지 일본의 경우만 서양력인 그레고리안력으로 4월 8일로 유일하다.
일본의 경우 양력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4월에 열리지만 음력을 채택하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5월이다. 윤년이 있는 경우 6월에 열리기도 한다. 참고로 음력 4월 8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과거와 미래의 데이터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음력 4월8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부처님오신날
2003 |
2004 |
2005 |
2006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5/8 |
5/26 |
5/15 |
5/5 |
5/24 |
5/12 |
5/2 |
5/21 |
5/10 |
2012 |
2013 |
2014 |
2015 |
5/28 |
5/17 |
5/6 |
5/25 |
표를 보는 것과 같이 윤년이 들어 있지 않다면 대부분 5월인 것을 알 수 있다.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5월 21일이다.
각국의 부처님오신날 행사일과 부르는 명칭
우리나라 불자들은 부처님의 탄생일에 대하여 ‘부처님오신날’이라고 부른다.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석가탄신일’이라고 하지만 불자들은 ‘부처님오신날’이 더 익숙하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부를까.
이를 표로 만들어 보았다.
각국의 부처님오신날 행사일과 부르는 명칭
국 가 |
행사일 |
명칭 |
비 고 |
구 분 |
한국 |
음력 4월8일
|
부처님오신날 |
|
대승불교 |
중국 |
불탄(佛誕) (Fódàn; 북경어 Fātdàahn; 광동어) |
-중국어를 사용하는공동체(대만, 홍콩, 마카오) | ||
일본 |
양력 4월8일 |
하나마츠리(花祭) |
-공휴일 아님 -1873년부터 시행 - 灌仏会, 降誕会, 仏生会, 浴仏会, 龍華会, 花会式로 불림 | |
스리랑카(Sri Lanka) |
음력 4월15일(만월일) |
Vesak (Wesak) |
웨삭기간에 술과 고기판매금지 |
테라와다 |
말레이시아( Malaysia) |
Vesak (Wesak) |
불교도가 20%이지만 공휴일지정 | ||
태국(Thai) |
Visakah Puja (or Visakha Bucha) |
| ||
미얀마 ( |
Ka-sone-la-pyae |
“Fullmoon Day of Kasone”라는 뜻 | ||
라오스(Laos) |
Vixakha Bouxa |
| ||
인도네시아(Indonesia) |
Waisak |
| ||
크메르 (Khmer) |
Visak Bochéa |
| ||
베트남 ( |
Phật Đản |
|
대승불교 | |
티벳 ( |
Saga Dawa |
|
금강승불교 |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Ves%C4%81kha
표를 보면 동아시아의 중국과 한국,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불교도 국가들이 음력4월15일에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대승불교권의 베트남과 금강승불교의 티벳에서도 음력4월15일을 채택하고 하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부르는 명칭도 나라마다 다르다. 중국의 경우 ‘불탄(佛誕)’이라 부르고, 일본의 경우 ‘하나마츠리(花祭)’라 부른다. 그러나 음력으로 만월일을 채택하는 대부분의 불교도 국가는 ‘베사카(Vesākha)’에서 변형된 명칭을 사용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웨삭(Vesak)의 유래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Vesak(또는 Wesak)’이라 부르고, 태국은 ‘Visakah’, 인도네시아는 ‘Waisak’, 캄보디아는 ‘Visak’ 인데 그 의미는 모두 베사카(Vesākha)에서 유래한다.
베사카는 빠알리어와 산스크리트어의 ‘Vaiśākha’에서 유래 되었다. 베사카의정확한 날자는 서로 다른나라에서 서로다른 전통에서 사용 되는 음력에 따라 변천되었다.
일반적으로 테라와다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불교도의 달력에서는 달이 꽉차서 만월이 완성되는 때를 삼았는데 그 날을 ‘우포사타(Uposatha)’날이라 한다.
이는 음력으로 네번째 또는 윤년인 경우 6번째 달을 말한다. 이때가 인도력으로 2월을 말하는데 이를 중국력으로 환산하면 음력 4월에 해당 된다. 그 베사카월의 만월일이 15일인데 이날을 부처님이 태어난 날로 정해서 기념하는 것이다.
그런데 테라와다 불교의 전승에 따르면 이날은 부처님이 태어난 날(Birth, 탄생) 뿐만 아니라 깨달은날(Nirvana, 성도), 돌아가신날(Parinnirvana, 반열반)을 포괄하여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북방 대승불교의 전통과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이다. 북방 대승불교 전통에서는 태어난 날이 음력으로 4월 8일이고, 성도절이 12월 8일, 열반절이 2월15(보름)일이기 때문이다.
연등의 나라 우리나라
해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성대하게 치른다. 특히 부처님오신날의 이전의 일요일에 벌어지는 연등축제는 이제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각종연등으로 장엄한 대규모 퍼래이드이다. 보통 30만명정도가 참가 하는데 다른 불교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개신교, 천주교와 같은 유일신종교와 공존한다. 또한 전국민의 23%정도만이 불교를 믿는 현실에서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지면 거리는 연등의 물결로 넘쳐 난다.
이런 연등은 모든 사찰에서 볼 수 있고 부처님오신날 당일에 사찰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 하는데 그 음식은 보통 ‘비빔밥’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화려하고 대규모로 행사를 하는데 다른 불교도 국가는 어떠할까.
테라와다불교의 종주국 스리랑카는
스리랑카는 테라와다불교의 종주국임을 자칭한다. 가장 오랜 테라와다 불교전통을 가지고 있는 스리랑카에서의 웨삭(Veask)은 어떻게 보낼까.
영문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웨삭은 일주일동안 진행 되는데 문화축제와 더불어 매우 경건하고 종교적으로 진행된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이냐 하면 웨삭주일의 동안 알코올과 고기를 파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특히이 기간중의 이틀동안은 모든 술집과 도살장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꽃공양을 하는 스리랑카 불자들
사진 http://www.pbase.com/kaso/lanka
축하주일에는 여러가지 종교적인 행사 뿐만 아니라 자선활동도 겸하여 진행된다. 토라나(toranas) 라 불리우는 전기불이 켜진 ‘팬돌(pandol)’은 수도인 콜롬보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고, 이것은 종교단체나 복지재단에서 기증한 것이다. 각 팬돌은 부처님의 550가지나 되는 본생담의 일부를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이다.
스리랑카의 웨삭 토로나(Sri Lanka Wesak Thorana)
부처님의 본생담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서 전기불로 밝힌 것이다.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Jy4FW8Shipc&feature=related
또한 ‘웨삭 쿠두(Vesak koodu)’라 불리우는 색색의 랜턴이 가로나 집앞에 달려 있는데, 그 랜턴의 색상들은 보통 ‘불법승(佛法僧)’ 삼보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스리랑카의 웨삭 쿠두(Vesak koodu)
불법승을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랜턴을 가로나 집에 걸어 놓는다
사진 ; Village Life - Wesak Koodu (lanterns)
www.infolanka.com/photo/vol2/Villa06.htm
열성적인불자들은 ‘단사라스(dansälas)’라 불리우는 노점진열대를 만들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서 음료와 먹을 것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여러공동체의 조직과 기업 그리고 정부의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bhakti gee’를 부르거나 부처님에게 헌신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스리랑카의 단사라(dansala)
웨삭기간중에 자원봉사자들이 노점진열대에서
무료로 음료와 식사를 제공한다.
사진 ; www.mirisawetiya.org/Community%2...vice.htm
스리랑카의 박티 지(bhakti gee)
스리랑카 불자들이 부처님에 대한 헌신의 노래(bhakti gee)를 부르고 있다.
출처; Nivan Dutu Himi - Calgary Vesak Celebrations http://www.youtube.com/watch?v=GFcm0aN2tOc
사진 http://www.pbase.com/kaso/lanka
진흙속의연꽃
'진흙속의연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은사와 시주금거부운동, 불교개혁의 칼자루는 누가 (0) | 2010.04.24 |
---|---|
‘강의석 승소’에 반발한 개신교 사학, 헌법소원도 불사 한다는데 (0) | 2010.04.23 |
관불회의 대명사 하나마츠리(花祭), 일본의 부처님오신날 (0) | 2010.04.20 |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피어난 벚꽃 (0) | 2010.04.17 |
천안함과 인터넷토론사이트의 “~카더라” (0) | 2010.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