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번뇌라는 손님 “올만해서 왔군!”

담마다사 이병욱 2010. 4. 27. 18:09

 

번뇌라는 손님 올만해서 왔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또 흘러가는 생각도 있다.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번뇌라고도 하고 망념이라고 한다. 반면에 좋은 아이디어일 수 도 있다.

 

시시각각 떠오르는 생각은 왜 일어 나는 것일까. 더구나 어떤 대상을 보았을 때 그 대상으로 인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일어 나는 생각은 우리들로 하여금 항상 과거내지 미래에 머물게 한다.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에 살게 하는 번뇌와 망념,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일까.

 

선사들의 법문을 듣다 보면

 

종종 선사들의 법문을 듣다 보면 번뇌와 망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번뇌와 망념은 몹쓸 것들이기 때문에 일어 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조복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여 무심(無心)’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깨달음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사홍서원에서도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하고 서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번뇌를 다 끊겠다고 해서 불쑥 불쑥 찾아 오는 번뇌와 망념을 끊을 수 있을까. 번뇌가 일어나지 않아 무심의 경지라면 삼매의 상태인데, 그 삼매가 깨졌을 때 번뇌가 다시 찾아 오는 것은 피 할 수 없을 것이다. 식물인간이 되어 아무 생각이 일어 나지 않는다면 모를까 번뇌와 일어나는 망념을 어떻게 피한단 말인가.

 

손님은 정중하게

 

번뇌와 망념의 특징은 일어났다가 곧바로 사라진다. 또 시도 때 도 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종잡을 수 없다. 그런 번뇌가 일어 나면 우리마음은 오염될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끄달려 다니다 보면 마음은 항상 과거 아니면 미래에 가 있다.

 

이렇게 때때로 일어 나는 번뇌는 끊는다고 일어 나는 것도 아니고, 억누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번뇌에 대하여 손님으로 간주 해야 한다. 손님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머물지 않다. 그래서 번뇌가 찾아 왔을 때 손님으로 보는 인식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번뇌라는 손님을 어떻게 맞이 해야 할까. 찾아 온 손님인데 정중하게 맞이 해야 할 것이다. 찾아 올 만 해서 찾아 왔기 때문에 없애려 하거나 바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맞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른 알아차림이라 한다. 이렇게 알아차리면 마음은 항상 현재에머물러서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만해서 왔군!”

 

번뇌는 마노의 문을 통하여 들어 온다. 비단 마노의 문 뿐만 아니라 눈으로, 볼 때, 귀로 들을 때, 코로 냄새 맡을 때, 신체가 접촉 할 때도 번뇌가 들어 오는데 이를 일아차리지 못하면 번뇌가 주인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 되는 것이다.

 

번뇌라는 객이 진실한 마음을 쫒아 내고 주인행세를 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번뇌라는 도둑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야 한다. 도둑이 들어와 주인행세를 하면 사람을 볼 때 좋아 하거나 싫어 하게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본다면 항상 후회하는 삶이 될 것이다.

 

매번 자기 자신에게 속고 사는 이유가 번뇌와 망념을 손님으로 생각 하지 않고 주인으로 모시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번뇌와 망념이라는 손님이 찾아 왔으면 내 쫒지 말고 정중하게 맞이 하여 올만해서 왔군!” 하고 알아차리자는 것이다.

 

이상 BBS불교방송의 불교강좌 묘원법사의 12연기와 위빠사나2010년 4월 24 강의를 참고 하여 작성 하였다.

 

 

 

201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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