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아귀(餓鬼)가 되는 조건은

담마다사 이병욱 2010. 7. 3. 12:51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아귀(餓鬼)가 되는 조건은

 

 

저녁시간에 TV를 보면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보여 주는 먹거리 장면은 때 마침 저녁을 먹는 시간과 겹쳐서 입맛을 당기게 해 준다. 그런 장면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 하는 화면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 고기를 먹는 장면이다.

 

파닥 파닥 뛰는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 가득히 먹는 장면이나, 살아 있는 세발낙지를 우물 우물 삼키는 장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싶은 마음 또는 혐오감을 유발 한다.

 

닭 공장을 보면

 

각종 살아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한 먹거리 소개 중에 삼계탕용 영계를 키우는 장면을 보았다. 우선 계란을 선별하는 장면부터 보여 준다.

 

유정란과 무정란이 콘베이어 벨트를 통과 하면, 기계가 자동적으로 분류 한다. 유정란으로 분류 되면 부화기에 들어가게 되는데 10시간이면 껍질을 깨고 나온다고 설명한다. 무정란으로 분류 되면 모조리 깨서, 사료로 사용 한다고 한다.

 

유정란으로 분류 되어 부화기에 넣어져 알 껍질을 깨고 나온 병아리들은 또 선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삼계탕용 닭으로 키워 지는데 보통 40일 정도 걸린다. 40일 정도 지나면 500g이 되는데, 삼계탕용에 적합한 무게라는 것이다.

 

몸무게 500g의 영계는 고작 40일 정도 살고 죽음을 맞는다. 콘베이어 시스템으로 엄격한 품질 관리가 이루어지고, 내다 파는 것을 출하 한다고 표현 한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과 똑 같은 시스템이다. 단지 생명이 있었다는 것만 다를 뿐,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물건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

 

이렇게 닭공장에서 생산 되는 닭의 양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의 경우 일년에 7억마리가 생산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름의 복날 성수기에 출하 되는 닭의 양은 1 7천만 마리라고 하니, 국민들은 연간 1인당 평균 14마리의 치킨을 먹는 것이다.

 

태어남이란

 

500g의 영계가 삼과 각종 약재를 넣어서 삼계탕이 되면, 한끼 식사용으로 충분하다. 그런 영계의 다리를 붙들고 한 입 가득 넣고, 뼈만 발라 먹는 장면을 TV화면에서 보여 준다. 먹는 사람은 매우 맛있다고 말하고, 화면 역시 맛있게 먹는 장면을 연출 하기에 바쁘다.

 

고작 40일을 살면서 한끼 식사용의 전락한 닭의 일생은 너무 초라하다. 비단 닭만 그럴까. 안 보아서 그렇지 오리나 돼지, 소등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오로지 사람들의 한끼 식사용으로서 자신의 살코기를 제공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삶을 살아 가는 것이 축생의 일생이다.

 

축생으로 태어나는 것도 태어남이다. 그런데 태어남이란 일반적으로 4악도에 태어나는 것을 뜻한다. 태어남 자체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와 같은 4악도에 대부분 태어나기 때문이다.

 

생물로 태어나는 숫자는 엄청나다. 물고기가 수천, 수만개의 알을 낳고, 그 위에서 수컷이 정액을 뿌리면 수천, 수만마리의 새끼가 동시에 태어 난다. 비옥한 땅에서 한 삽을 푸면 그 속에 수도 없이 많은 생명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태어나는 것을 태어남이라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지극히 어렵다고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오계를 지켜야 하는데, 살생을 저지른 다면 인간으로 태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어남이란 곧 4악도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

 

사람들은 매일 음식을 먹는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단지 음식을 즐기기 위하여먹는 사람들도 있다. 식도락가들은 전국에 걸쳐 있는 맛집을 찾아 다니며 자신의 먹거리 탐험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 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먹는 행위가 먹기 위해서 사느냐, 살기 위해서 먹느냐로 갈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탐심으로 먹는다. 맛있고 달콤한 먹거리를 찾는 이유가 식탐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먹는다는 것은 먹기 위하여사는 것에 가깝다.

 

반면에 수행자들은 살기 위해서먹는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만큼만 먹는다. 그리고 먹을 때 반드시 알아차린다.

 

탐심으로 먹으면 정신없이 미친듯이 입에 퍼 넣지만, 알아차리면서 먹으면 꼭꼭 씹어 먹게 되고,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영양섭취도 잘 된다고 한다.

 

 

 

 

 

 

먹는 문제로 인하여 교단이 분열되고

 

비구계율에 먹는 것에 관한 사항이 많다고 한다. 묘원법사의 음식을 탐하는 과보는?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라는 글을 보면 비구들이 어떻게 음식을 먹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자세하게 나와 있다.

 

 

주지 않는 것은 먹지 않고, 12 넘기면 먹지 못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먹지 못하며, 음식을 옮겨다니며 먹지 못합니다. 술을 먹지 못하며 12 넘으면 우유나 카페인이 든 것도 먹지 못합니다. 고기를 먹을 때나 과자, 과일을 먹을 때나 무엇이든지 이빨로 베어서 먹지 못합니다. 그래서 모든 음식을 잘게 잘라 한 입에 넣고 먹습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오던 전통인 오후불식일종식에 관한 내용이다. 음식을 먹을 때 이빨로 뜻거나 잘라 먹지 못하고, 사전에 음식을 잘게 나누어 한 입에 먹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먹는 문제로 인하여 교단이 분열 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먹는 문제로 교단이 분열 된 사례가 있다.

 

부처님 사후 100년이 지났을 무렵, 웨살리에서 밧지족 비구들이 십사(十事)를 주장하면서 교단은 분열 된다. 227계를 지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십사란 어떤 내용일까.

 

 

(1) 뿔로 만든 용기에 소금을 축적하는 것,

(2) 해 그림자가 손 두 마디를 넘기기 전에 식사를 하는 것,

(3) 다른 부락에 가면 먹던 것이 아닌 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4) 한 교구라도 주원(主院) 별로 포살회를 할 수 있는 것,

(5) 정족수가 부족하여도 의결할 수 있는 것,

(6) 선배 비구의 관습을 따르는 것,

(7) 식사 후에 가지고 있던 석밀을 우유에 타서 마시는 것,

(8) 발효되지 않은 야자즙을 마시는 것,

(9) 테두리 장식이 없는 방석을 쓰는 것,

(10) , 은을 보시 받는 것

 

 

여기에서 먹는 것과 관련 된 것은 (1)소금의 비축 문제, (2)해 그림자가 손 두 마디를 넘기 전에는(정오가 조금 지나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문제, (3)다른 부락에 가면 먹던 음식이 아닌 새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문제, (7)식후에 소유, 석밀을 우유에 타서 마시자는 문제, (8)아직 발효하지 않은 야자즙을 마시자는 문제등 이렇게 5가지나 된다.

 

소승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

 

이와 같이 먹는 문제를 포함한 10가지 문제로 충돌하여 비구들이 따로 모여 결집을 하였는데, 역사적으로 이를 제2결집이라 한다.

 

참고로 3차 결집까지의 과정을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

 

 

1~3차 결집

결집

시기 및 장소

결집 이유

   

1

결집

불멸후

곧바로

(라자가하

,Rājagaha)

 

()과 율()을 승인하기 위하여

-장로들의 교의(Theravada)를 승인

-마하깟싸빠(MahA- kassapa)가 주도

2

결집

불멸100년후

(BC 390,

웨살리,Vēsal)

 

웨살리의 밧지족 출신의 비구들이 십사()를 주장하여서

-십사(十事)비법으로 판정하자 부파분열됨.

-상좌부가 가장 보수적

3

결집

2차결집 150년후

(BC247,

파탈리푸트라

,Pāaliputra)

 

승단에서 계율을 유지하고 승단을 정화하고자

-비정통파 승려들을 승단에서 추방하고 이단적인 견해들을 진압

-상좌부의 교설을 정통으로 확정

-빠알리삼장의 성립

-세계각지에 전도단을 파견

-목갈리뿟따 띳사(Moggaliputta tissa)

주도

 

 

표를 보면 1차에서부터 3차 결집까지 주로 계율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 먹는 문제로 인하여 결집된 이유 중의 하나가  ‘2차 결집이라 볼 수 있다.

 

2차 결집에서 웨살리의 밧지족 출신들이 제안한 십사의 문제를 8개월간 토론한 끝에 장로들은 승단이 해이 해질 것을 두려워하여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여기서 반발하여 나간 세력들이 분파 하여 나갔는데, 나중에 부처님 말씀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18개 부파가 생겨난 원인이 된다.

 

이 중 한 부파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인데, 이들의 현학적이고 뛰어난 논리에 못 마땅하게 생각 하는 다른 부파에서 소승(小乘)’이라고 배격하였다.

 

이론만 앞서고 실천수행이 없다는 설일체유부를 소승으로 규정한 부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대승의 배를 탓다고 주장 하며, 일부 재가자들과 결탁하여 법신, 보신, 화신이라는 부처님이 말씀 하지도 않은 삼신(三身)사상을 들고 나오는데, 이를 마하야나(大乘)가 탄생된 배경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1차 결집당시부터 장로들의 모임인 테라와다(상좌불교)는 소승이라는 말과 무관한 것이다.

 

먹는 것에 집착하면

 

먹는 것에 집착하면 아귀(餓鬼, preta)로 태어난다고 한다. 아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아귀는 불교에서 늘 굶주리는 귀신이다. 몸은 태산만 하고, (또는 목구멍)은 바늘구멍만 하다. 겉으로 보기에 복부가 심하게 나와있는 반면, 목구멍이 바늘구멍처럼 작아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항상 극심한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아귀(餓鬼, preta)

출처 forums.saiyanisland.com/showthre...t%3D3053

 

 

 

불교의 세계관에서 생명이 있는 존재는 31개의 세계에 태어 나게 되어 있다. 모두 자신이 지은 업에 적합한 세상에 태어나는데, 아귀만은 자신의 세상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아귀를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귀신이라 불렀는데, 그렇다고 해서 영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세계를 갖지 못한 아귀들은 숲이나 산, , 계곡, 무덤 등등 더러운 장소에 산다. 그리고 사람들의 밥찌꺼기, 음식, 가래, , , 똥 등을 먹고 살아 간다. 그래서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없어서 마치 지옥의 존재들처럼 지은 업대로 고통스럽게 살아 가는 것이다.

 

아귀의 종류는

 

그런 아귀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 부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아귀의 종류

   

1

반타씨카쓰

먹는 대로 토해냄

2

쿠피바시노

항상 배고프고 목이 마름

3

리자마따니까

갈증에 의해서 소멸 됨

4

빠라다투 파지비노

다른 사람들의 보시에 의해서 먹고 살아 감

(중국의 귀신 개념)

출처; 2010년 3월 10자, 묘원법사의 BBS불교방송 불교강좌

 

 

 

이상 네가지 부류의 아귀 중에 네번째의 빠라다투 파지비노아귀만이 인간의 공덕을 받아 행복한 곳으로 갈 수 있고, 나머지는 지은 업대로 살아야 한다.

 

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자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고 보시의 공덕을 배푸는 대상이 바로 빠라다투 파지비노 아귀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아귀가 공덕을 받아 들이지 않는 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살아 생전에 좋지 못한 관계이었거나, 원한을 품고 죽었다면 아무리 공덕을 배풀어도 찾아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죽은 자를 위하여 할 일은 무엇인가. 죽은 자를 기념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그를 위해서 선업(善業)’을 쌓는 일이지 사실 다른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남에게 베풀지 못하고 인색하면, 살아서도 아귀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죽어서도 아귀가 된다고 한다. 또 자신에게 베풀지 못하고 먹지도 않는다면 이 또한 죽어서도 먹지 못하는 아귀가 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인색하면 살아서도 아귀이지만, 죽어서도 역시 아귀로 태어 난다는 것이다.

 

탐심으로 먹으면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탐욕으로 먹는다. 또 성내면서 먹는다. 음식먹는 것을 스트레스해소 내지 화풀이로 먹다 보니 정신없이’‘미친듯이빨리 먹게 되고, 결과적으로 살이 찐다거나 소화가 되지 않아 각종 질병을 앓아 건강을 잃게 된다.

 

더구나 맛집을 찾아서 이집 저집 찾아 다니며, 몸에 좋다는 보양식이라면 사람 빼고 다 먹는 다고 하니, 여름철 삼계탕용 영계가 1 7천만마리나 소비 되고, 연간 7억 마리의 닭들이 불과 40일이라는 매우 짧은 일생을 살면서 탐욕스런 인간의 단 한끼의 살코기로 전락 하였을 때, 사람들은 모두 살생을 저지르는 공범자들이다.

 

사람들의 식탐은 결국 아귀로 태어나는 요인이 된다. 그에 적합한 가르침이 있다.

 

 

알아차리지 못하고 먹으면

탐심으로 먹는 것이다.

탐심으로 먹으면 아귀가 아닌가?

 

음식에 대하여 식탐을 내면

아직 죽지 않았어도 아귀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탐심으로 음식을 먹으면

죽어서도 굶주리는 아귀로 태어나게 된다.

우 꼬살라 사야도 법어록 -48. 아빠마다, http://cafe.daum.net/vipassanacenter)

 

 

 

 

2010-07-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