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시대와 불통하는 교구본사제

담마다사 이병욱 2010. 7. 30. 09:49

 

 

시대와 불통하는 교구본사제

 

 

 

 

 

 

가장 보수적인 곳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은 어디일까. 그 답은 아마도 종교계일 것이다. 종교야 말로 보수중의 보수라 볼 수 있다.

 

불교에 종단이 100개이상으로 난립하고 있지만 대부분 재산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거나 이해관계로 인하여 생겨난 것들이다. 이들 종단들은 창시한 교주가 당대에 크게 위세를 떨칠지 몰라도 그가 죽고 나면 조직은 뿔뿔히 흩어지고, 모두 다 없어지고 말 운명들이다. 그렇게 되면 그를 따르던 신도들은 원래의 교단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 이렇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 가는 것이 보수본색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그런 현상을 역사적으로 수 없이 보아 왔다.

 

아직도 조선시대의 모습을

 

종교가 보수본색의 전형이라 할지라도 개혁을 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 불교가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시대는 인터넷과 정보통신으로 인하여 광속으로 변하는데, 전통을 고수하는 방법이 지나쳐 낡고 오래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준다면 결코 자라나는 세대를 감동시킬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전형적인 예가 스님들의 교육기관인 강원이라 볼 수 있다.

 

스님들을 교육하는 강원은 아직도 조선시대의 모습을 유지 하고 있다. 이를 일러 어느 스님은 서당식교육이라고 폄하 하였다. 주로 한문경전 위주로 강의가 진행 되는데 한문을 알지 못하면 단 한줄도 진도가 나갈 수 없는 전근대적인 교육체제가 지금도 산중에서 진행중에 있는 것이다. 이런 서당식 강원교육과 더불어 전통을 고수 하고 있는 것이 교구본사제도이다.

 

교구본사가 왜 산중에 있게 되었을까

 

현재 조계종의 교구본사는 26곳이다. 이 중 군종교구와 유명무실한 20교구인 선암사를 빼면 실제로 24교구이다. 그런데 이들 교구본사가 모두 산중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대부분 몰려 사는 도시가 아닌 교구본사가 왜 산중에 있게 되었을까. 그 첫번째 이유는 고려초기에 성립된 59산을 들 수 있다.

 

59산은 교학위주의 불교가 성했던 신라시대에 성립된 열반종(涅槃宗)·율종(律宗)·법성종(法性宗)·화엄종(華嚴宗)·법상종(法相宗) 5종파와 신라말에서 고려초에 성립된 9개의 선문(禪門) 9산선문(九山禪門)을 일컫는다. 이중 9산선문이 위치한 곳이 대부분이 산중이기 때문에 오늘날 보는 산중교구본사의 효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 9산선문은 어느 곳에 위치 하고 있을까. 인터넷의 지식을 참고 하였다.

 

 

신라말 고려초의 9산선문

   

  

개창 조사

   

   

희양산문

(曦陽山門)

경북 문경군 희양산

봉암사(鳳巖寺)

지증도헌

(智證道憲

:827~882)

신행(神行:704~779)→준범(遵範)→혜은(慧隱)→도헌→양부(楊孚)→긍양(兢讓:878~956)

긍양 이전은 북종선

935년 긍양이 봉암사를 중창한 후 남종선 계통으로 변함.

가지산문

(迦智山門)

전남 장흥군 가지산

보림사(寶林寺)

보조체징

(普照體澄

:804~880)

도의(道義:?~?,821귀국)→염거(廉居)→체징(體澄)

도의는 체징이 산문을 개창함에 따라 종조(宗祖)로 추증됨.

실상산문

(實相山門)

전북 남원시 지실사

현 실상사(實相寺)

홍척(洪陟:?~?,

826귀국)

홍척→수철(秀澈)

산문의 개창 시기는 가장 빠름.

봉림산문

(鳳林山門)

경남 창원시 봉림동

봉림사(鳳林寺)

심희(審希

:855~923)

현욱(玄昱:788~869)

→이관(利觀)

심희→찬유(粲幽)

 

동리산문

(桐裏山門)

전남 곡성군 동리산

태안사(泰安寺)

혜철([]

:785~861)

혜철→도승△△(道乘)

상방△여(上方,)

광자윤다(廣慈允多)

도선(導詵)이 배출된 산문.

성주산문

(聖住山門)

충남 보령시

성주사(聖住寺)

낭혜무염

(郞慧無染

:801~888)

무염→원랑대통

△△심광→법경현휘

자인선사

대경려엄

 

사자산문

(獅子山門)

강원도 영월군 사자산

흥녕선원(興寧禪院)

현 법흥사(法興寺)

절중(折中

:826~900)

도윤(道允:798~868)

→절중

 

사굴산문

(闍崛山門)

강원도 강릉시

굴산사(掘山寺)

범일(梵日

:810~889)

범일→개청(開淸)

행적(行寂)

 

수미산문

(須彌山門)

황해도 해주시

광조사(廣照寺)

이엄(利嚴

:866~932)

이엄

 

 

출처http://ask.nate.com/qna/view.html?n=6135716 4)

 

 

 

표를 보면 오늘날 교구본사에 해당 되는 절은 없으나 수행하기 좋은 깊은 산중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교구본사의 원조 일제사찰령

 

교구본사가 산중에 있게 된 두번째 이유는 일제시대때 시행된 사찰령의 영향때문이다.

 

조선총독부가 1911년 시행한 사찰령에 따르면 전국을 30본사체제로 만들었다. 이 제도가 지금의 24교구본사체제의 모태가 된다. 일제는 30본사의 주지를 총독부가 인가하고, 말사의 주지를 지방장관이 인가하는 방식으로 불교분열을 조장하고 불교를 통제하였다.

 

이와 같은 일제시대의 산물이 해방후에도 그대로 적용 되어 현재 24교구본사제도로 정착되었다. 그후 군종교구가 추가 되어 지금은 26교구 본사라 한다.

 

 

 

조계종 26교구본사

교 구

이름

사찰

교 구

이름

사찰

직할교구

-

조계사

15교구

정우

통도사

2교구

정호

용주사

16교구

호성

고운사

3교구

영오

신흥사

17교구

원행

금산사

4교구

정념

월정사

18교구

시몽

백양사

5교구

법주사

19교구

종삼

화엄사

6교구

원혜

마곡사

20교구

-

선암사

7교구

옹산

수덕사

21교구

영조

송광사

8교구

성웅

직지사

22교구

범각

대흥사

9교구

허운

동화사

23교구

원종

관음사

10교구

돈관

은해사

24교구

법만

선운사

11교구

성타

불국사

25교구

인묵

봉선사

12교구

선각

해인사

군종교구

자광

-

13교구

상운

쌍계사

(26)

 

 

14교구

정여

범어사

 

 

 

출처 ; 조계종홈페이지

http://www.buddhism.or.kr/pGuidance/GuidView.aspx?pcode=01071&ppgm=1

 

 

 

표에서 25개의 지역교구 본사중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것이 25교구인 봉선사이다.

 

시대와 불통하는 교구본사제

 

우리나라인구중에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울과 인천등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다. 60-70년대 급격하게 도시화가 이루어진 이래 사람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고, 그 것도 전인구의 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지만, 조계종의 교구본사제를 보면 시대와 역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구본사가 있는 절이 대부분 산중에 있는 것이 가장 큰 역행이고, 다음으로 전인구의 반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24개의 교구본사중에 고작 3(직할교구, 2교구, 25교구)의 지나지 않는 것이 두번째의 역행이다.

 

조계종의 교구본사제도를 보면 시대와 불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교구본사가 사람이 사는 곳에 있지 않고 산중에 있다는 것은 불교의 4대축이라 할 수 있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중에 비구와 비구니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이렇게 출가자위주로 교단이 운영되다 보니 사람사는 곳에 본사가 있지 않고 산중에 있음으로 인하여 상구보리는 될 수 있을지언정 하화중생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되었다.

 

한국불교는 소승불교

 

우리나라는 대승불교를 표방하고 있다. 대승불교의 가장 큰 장점이 보살사상이다.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원력으로 출발한 대승불교가 한국불교에서는 상구보리만 있고 하와중생은 실종된 상태이다. 교구본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찰이 산중에 있다는 사실은 대승과 보살사상의 원칙에 벗어난다. 어떤 면으로 본다면 한국불교는 대승불교가 아니라 소승불교에 가깝다. 아니 일승불교라고도 볼 수 있다.

 

오로지 하나의 탈것만 추구 한다면 사찰이 산중에 있어도 된다. 그러나 여럿을 태우려 한다면 굳이 산중에 있을 필요가 없다. 사람사는 곳에 나와서 여럿을 태우고 가는 것이 진정한 대승보살정신일 것이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교구본사가 산중에 있는한 한국불교는 소승불교에 가깝다.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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