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아라한 대통령 수다원 장관은 요원한가, 잡인(雜人) 장관후보자를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0. 8. 25. 14:26

 

아라한 대통령 수다원 장관은 요원한가, 잡인(雜人) 장관후보자를 보며

 

 

청문회장에서

 

북방대승불교에서는 죽은 다음에 49일 동안 중유(中有)로 머물면서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한다. 1주일에 한번씩 총 일곱차례에 걸쳐서, 그 동안 몸과 말과 입으로 지은 업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되는데,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나 그 동안 지은 업에 대한 비디오를 틀어 주면 꼼짝없이 불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청문회장에서 일부 후보자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기억이 없다든가 잘 모르겠다등으로 넘어가지만 결정적 증거를 들이 내밀면 그제야 실토를 하게 된다.

 

이런 광경을 지켜 보는 국민들은 그들의 도덕적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다. 장관이 되리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우리사회에서 누구나 기회만 되면 하게 되는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등을 밥먹듯이 한 사람들이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어떤 이는 윗물이야기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위장전입을 비롯한 여러가지 비리와 불법으로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국민들의 선택으로 청와대에 입성하였기 때문에 왠만한 비리는 비리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한다.

 

과연 깨끗한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아라한과 같은 대통령은 나올 수 없는 것일까.

 

아라한 대통령, 수다원 장관

 

아라한은 초기불교에서 가장 이상적인 수행자상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수행하여 스스로 가장 고귀한 존재가 된 성자를 말한다. 아라한은 기본적으로 탐진치가 소멸되었기 때문에 다시 태어날 일이 없다. 그냥 있는 대로 사물을 볼 뿐 거기에 어떤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처럼 성자의 경지에 올라간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 밑에 있는 공직자 역시 성자에 준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아나함 총리, 수다원 장관 같은 사람들이다.

 

윗물이 맑으면 당연히 아랫물도 맑다. 반대로 윗물이 흙탕물이면 아래물도 흙탕물에 물들기 마련이다. 아라한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 사회는 가장 이상적인 도덕사회가 될 것이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소멸된 자리에 관용자애지혜가 넘쳐 날 것이고, 국민들은 이들을 존경하며 복전으로 삼고 귀의처 내지 피난처로 의지 하며 살 것이다.

 

수다원이 되는 첫째 조건

 

아라한 대통령과 수다원 장관이 과연 꿈 같은 이야기일까. 세속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실현 불가능한 일일까.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으로 이어지는 성자가 되려면 가장 첫번째 조건이 아상(我相)’을 버리는 것이다.

 

자아가 있다는 견해를 버려야 성자의 관문에 들어간다. 불교에서는 이를 유신견(有身見)의 극복이라 한다. 내가 있다고 생각 하는 한 결코 성자의 경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유신견은 철저하게 나, 내 것, 나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나, 내 것, 나의 자아가 없이 단지 일어나고 사라지는 연기의 흐름일 뿐이라고 생각 한다면 세상것들에 대하여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부처님은 깨달음의 경지, 성자의 경지에 들어서기 위해서 고정된 자아, 변치 않는 자아가 없다고 입이 닳도록 경전에서 이야기 하였다.

 

모든 원인은 나라든가 내 것, 나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내 또는 남편도 내 아내, 내 남편이고, 자식 또한 말할 것도 없다. 모든 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악착같이 움켜 쥐려고 한다. 서민들이 그들을 보았을 때 그들은 많이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가지려 한다. 99개를 가졌으면 100개를 채워야 직성이 풀리는 듯 하다.

 

이렇게 불법과 탈법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올려 한 평생 노고 없이 잘 먹고 살 겠다는 극히 이기적인 발상을 가진자들이 대통령이 되고 장관이 되고 고위공직자가 되어 국민들을 이끌어 가려 한다.

 

완벽한 복지시스템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자들은 대게 배운자들이다. 그리고 기득권자들이다. 많이 배우고, 이미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이들은 늙어 죽을 때 까지 평생 먹고 살 것을 장만하려 하기 때문에 그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현직에 있을 때, 고위직에 있을 때 평생 먹고 살 방법을 마련해 놓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공무원연금을 들 수 있다.

 

공무원들이 현직에 있을 때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아 늙어 죽을 때 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후 대책을 완전히 세워 놓은 것이다.

 

조금내고 많이 타가는 공무원 연금은 여러모로 국민연금과 비교 된다. 어느 보수신문의 칼럼(직장이 신분 서열 되는 사회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14/2010051402153.html)에 따르면 말단 9급 공무원으로 30년간 근무하면서 받는 연금이 월 194만선이라 한다. 실제로 50대 중반의 교사가 30년간 근무하면서 받는 연금이 늙어 죽을 때 까지 187만원을 받는다 하니 맞는 것 같다.

 

이렇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수령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공무원연금은 보상개념이고, 국민연금은 보험개념이라는 공무원담당자의 이야기를 라디오에서 들었다. 공무원인 공무를 위하여 선발된 자로서 투잡(Two job)’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보상차원에서 배려를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웃이 고통을 겪든 말든

 

우리사회는 아직도 4대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575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고작 월 123만 안팍으로 살아 가는데, 이 금액으로 자식들 교육도 시키고 삶을 유지 하기 때문에 4대보험은 꿈도 꾸지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비정규직에도 들지 못하는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대판 귀족계급이라 불리우는 공무원이 150만명, 월 평균 급여가 260여만원인 정규직 근로자가 900여만명, 123만원 안팍으로 살아가는 비정규직이 575만인데 이들을 다 합하면 1,625만명이다. 4,700만 국민중 소득이 잡히는 1,625만명을 빼면 3,075만명이 남는다. 이들중에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등도 포함 된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공무원에 맡겨 놓으나 답이 나오지 않는다. 건국후 공무원들이 왜 헌법상 정년 때 까지 신분 보장을 받아야 하는지, 또 죽는 날까지 차별화된 연금제공이 못 박아 졌는지에 대하여 국민들은 따져 보지 않는다.

 

그 결과 공무원과 공무원 연금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연기금이 고갈 되든 말든, 같은 공기를 호흡하며 당대를 같이 살아가는 이웃이 고통을 겪든 말든 그 것은 남의 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되었다.

 

 

 

 

 

 

 

 

먼저 인간이 되어라

 

공무원 연금개혁하나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마당에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과 그 불로소득으로 호화사치생활을 한 어느 청문회후보자를 바라보는 눈은 착잡하다 못해 연민의 정을 느낀다.

 

그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많이 저질렀길래 연신 죄송하다” “반성한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일까. 마치 업경대에 선 죄인 같이 그 자리가 마치 바늘방석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오늘 하루만 잘 버티면 되는 것일까. 임명권자가 인정만 해 주면 그 까짖 하루 정도 모욕을 당하는 것은 괜찮은 것일까. 아마도 그런 희망이 있었기에 용케 잘 버틴 것 같다. 그런 그에게 평생 전세만 전전한 연극배우 출신의 국회의원이 던진 말은 먼저 인간이 되어라이었다.

 

인간이 되어 있지 않은 자들이 지도자가 되는 나라는 국민의 의식수준 또한 그들과 같은 레벨이 되어 버린다. 국민의 도덕적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가 장관이 되고 대통령이 되었을 때 국격 또한 그 만큼 낮아 진다.

 

그런 자들은 사람을 성자(聖子), 현자(賢子), 범부(凡夫), 잡인(雜人)으로 나누었을 때 잡인에 들어 갈 것이다.

 

잡인들의 특징

 

잡놈들의 특징은 양심이 없고 수치심이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인사청문회에 출연한 후보자들을 보면 대부분 잡인들이라 볼 수 있다.

 

잡인 위에 범부이다. 범부의 특징은 탐진치에 물들어 사는 중생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휩쓸릴 수 있다. 이들도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잡놈들 못지 않게 염치 없는 사람들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자들은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비록 성자의 경지에 올라서지 못하였지만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떠 하리라는 정도는 안다. 원인과 결과를 아는 것이다. 불교적으로 말한다면 지금 나를 나를 구성 하고 있는 정신-물질이 우연히 생긴 것도 아니고, 어떤 가상적인 원인에 의하여 생긴 것도 아니고, 신이 창조한 것은 더욱 더 아니고, 단지 전생의 무명과 갈애와 취착과 업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고 아는 연기법이다.

 

이런 원칙을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에도 적용시켜 나간다. 이렇게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가 연기법을 아는 지혜이다. 따라서 괴로움과 고통이 될 만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자는 머지 않아 수다원과 같은 성자의 반열에 올라갈 자라 하여 준수다원(cula-Sotapanna, 쭐라소따빤나)’이라 한다.

 

현자들이 정치하는 시대가

 

아라한 대통령과 수다원 장관처럼 성자가 정치하는 시대는 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범부 보다 못한 잡놈들이 장관을 하는 마당에 성자정치는 우리의 의식수준이 현자이상으로 발전 하지 않는 한 요원한 일일 것이다.

 

인간이 안된 자들이 장관을 하고 정치하는 마당에 성자는 못 되더라도 원인과 결과의 지혜정도는 아는 현자들이 정치하는 시대가 되었으면 한다.

 

 

 

 

201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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