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지금여기(現今, dittheva dhamme, 現法)에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담마다사 이병욱 2010. 12. 31. 10:39

 

 

 

 

 

 

지금여기(現今, dittheva dhamme, 現法)에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2010년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마치 시장에서 보는 것 같은  파장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내일 태양은 또 다시 떠 오를 것이기 때문에 똑 같은 일상이 반복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 보낸다는 것은 항상 아쉬운 느낌을 동반한다.

 

2010 12 31일에서 2011 1 1일이 되었다고 해서 천지가 개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간은 단지 심리적인 것에 불과하다. 시간이 있어서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렇게 느끼는 마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단 한가지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모든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항상하지 않기 때문에 내일의 일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내일의 일은 내일 가보아야 알 수 있다.

 

건질 수 있는글을 쓰려고

 

매년 그렇지만 지난 1년은 글쓰기로 살았다. 거의 매일 쓰다시피한 글쓰기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일까. 그 것은 한마디로 존재감때문이다. 글을 씀으로 인하여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보는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글쓰기를 통하여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비록 대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린 글을 통하여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언의 소통도 있다. 글은 남기지 않을지라도 꾸준히 보아 주는 것 만으로도 통신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글 중에 격려성 글을 많이 접한다.

 

일부로 시간을 할애 하여 정성스런 글을 남긴다는 것은 그 만큼 아끼고 후원해 주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처럼 낯익은필명으로 부터 아낌 없는 격려도 받고 있지만, 한편 생소한필명으로 부터 단순하고 소박한 글도 받는다. 올린글이나 자료에 대한 소감에 대한 글이다.

 

사실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고 잘 다루지 못한 분들이 작성한 소박한 글을 보면 큰 감명을 받는다. 비록 단 한줄에 불과한 글일지라도 거기에는 담겨 있는 소감을 보면 무한한 애정이 담겨 있음을 느낀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욱 더 열심히, 또 무언가 건질 수 있는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비방이나 비난성 글도 종종 접한다.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추측으로 알 수 있을 뿐이다. 로그인으로 들어온 경우 통계가 잡히기 때문에 남자(40%)가 여자(30%)보다 더 많고, 연령대는 12 30일자의 경우 40대가 22%, 50대가 18%, 30대가 13%, 20대가 9% 정도이다. 이런 통계는 아무래도 글을 쓰는 사람의 취향이나 관심도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대부분 로그인 없이 들어 오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본 블로그는 오픈 되어 있고, 마음껏 퍼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검색을 통하여 많이 들어 오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럴경우 스님들이나 대학교수 또는 언론인과 같아 학식있고 덕망있는 유명인들도 들어 왔을 텐데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 알 수 없다. 그러나 몇 번 있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교계신문에 기사화(http://news.buddhapia.com/news/BNC002/BNC0021709.html)한 어느 기자가 있었고, 또 교계인터넷신문에서 칼럼을 쓰는 스님이 본 필명을 소개하며 작성한 칼럼을 본적이 있었다. 또 한번은 흙푸대집을 짓고 사는 고객의 이야기(http://blog.daum.net/bolee591/16154568)를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었는데, 어느 tv방송국에서 관심을 보인 적도 있었다 

 

이런 것으로 보아 검색을 통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사람 중에 타종교인도 없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은 본 글에 대하여 대단히 불편해 한다. ‘기도세로모니불교폄훼에 관하여 비판적인 글을 썻기 때문이다.

 

한편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경우 대게 글쓰는 행위에 대하여 가소롭게여긴다거나 같잖게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 붓기까지 하는 것도 보았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이 땅에서 가장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불자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단지 둘러 볼 뿐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물론 흔적을 남겨 주면 반가운데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잘 못을 지적해 주었을 때이다.

 

흔히 블로그에 올려진 글은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식이 풍부하지도 않은 사람이 자신의 깜냥으로 쓴 글에 오류 투성이 일때 특히 그렇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자신의 의견 보다 경전을 근거로 한 이야기나 검색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자료를 이용하여 글을 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이를 지적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무척 고맙다. 블로그의 글이 한 번 올리고 나면 수정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몇년전 자료도 수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블로그에 올려진 자료는 블로그에 있는 검색창을 이용하여 찾기 쉽기 때문에 pc에 자료를 보관하기 보다 자료창고로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음속에 시나리오를 품고

 

블로그에 글쓰기를 하면서 일년이 훌쩍 지나갔다. 매일 글쓰기를 하다보니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설레이게하는 것은 오늘은 무엇을 쓸까이다. 그래서 늘 글을 쓸 소재를 찾게 되고, 소재를 찾으면 시나리오를 머리속으로 구상한다. 도입부에 어떤 이야기를 집어 넣을 것인가부터 시작하여 본론에 어떤 를 들것인가등이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시나리오를 품고 있으면 세수하다 불현듯이 좋은 생각이 떠 올라 시나리오가 수정된다. 밥을 먹다가, 길을 걸어가다가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온통 시나리오 구상으로 글을 쓰기 전까지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근하여 pc앞에 앉으면 하루 일과가 시작 되는데, 가장 먼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품고 있었던 시나리오를 A4에 옮기는 작업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MS WORD를 열어서 먼저 글자 사이즈는 ‘12폰트로 하고, 글자체는 바탕체로 한다. 이렇게 여백을 만들어 놓고 나면 일순간 긴장감을 느낀다. 머리속에 시나리오가 있지만 과연 잘 채워 나갈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술술 잘 풀리는 경우도 있으나 또 어느 경우는 잘 연결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경우 시간만 지나가며 초조해진다. 그럴때는 글쓰기를 일시적으로 멈춘다. 그런데 문 밖에 나갔다 오면 다시 풀려 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시나리오의 나머지를 완성한다.

 

글을 쓸 때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검색이 이루어진다. 국내자료가 없을 경우 주로 구글(Google)을 이용하여 전세계의 웹사이트를 뒤진다. 그 과정에서 소 뒷걸음치다 쥐잡는식으로 생각하지 못하였던 좋은 사이트나 자료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음악동영상이나 mp3가 확보되면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이를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자료를 발견하면 일단 pc에 저장해 둔다. 다음번 글쓰기에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시나리오대로 글을 쓰면서 검색하여 자료를 붙이고, 경전의 문구를 찾아 근거를 대고 하다 보면 A4 10매 가까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시간도 훌쩍 지나가 버려서 점심시간이 된다. 하루 일과를 글쓰기로 시작하여 오전이 다 가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은 언제 하는가.

 

일은 언제 하는가

 

일은 주로 점심이후에 한다. 그제서야 메일을 열어 보고, 전화를 하고, 밀린 일을 처리한다.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누가 도와 주는 사람이 없다. 쓰레기통도 스스로 비워야 하고, 커피도 스스로 타 마시고, 입금과 출금과 관련된 일도 스스로 해야 한다. 특히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은 본업이다.

 

본업은 전화와 페이퍼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시하여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혼자 일을 하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 다 만들어 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수천 수만번의 클릭을 해야 한다. 이는 마치 밭농사 지을 때 호미로 일일이 땅을 파 주는 것과 같다.

 

밭을 맬때 한 고랑, 두 고랑 밭을 일구어 나가듯이 수천 수만번의 클릭으로 콘텐츠가 완성된다. 이렇게 본업을 하다보면 오후시간 또한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오전에는 돈도 안되는 글쓰기, 오후에는 돈이 되는 본업을 하는 이중생활을 하며 바쁘게 지내다 보면 일주일이 금새 지나간다.

 

월요일이 되었는가 싶은데 돌아보면 금요일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나만 그런 줄 알았으나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한다. 특히 나이들어 느끼는 시간은 더욱 더 빨라진다는 것이다.

 

시간을 느낌으로 따졌을 때 10대가 시속 10km라면, 20대는 20km, 30대는 30km라는 식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나이대 만큼 시간은 가속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2010년 끝자락에 이르렀다. 마치 임종을 앞둔 심정과 같은 느낌이지만 지난 시간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

 

이미 시간은 지나갔고 과거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마음이 과거에 머물면 후회하게 되어 괴롭고, 또 미래에 머물면 걱정하게 되어 힘들다. 그래서 부처님은 항상 지금여기(現今, diṭṭheva dhamme,혹은 diṭṭha-dhamma, 現法)’에 마음을 집중하면 고통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하였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현재에 살고 있다면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단지 형성된 모든 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변한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내일의 일은 알 수 없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 났다면 그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만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조건을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또 지나간 과거에 그런 일이 일어 난 것도 그 런 일이 일어날 만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후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 자체가 모두 연기법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이다.

 

올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보배경의 14번째 게송이 마음에 와 닿는다.

 

 

 

Khīa purāa nava natthi sambhava   -낭 뿌라-낭 나와 낫티 삼바왕
Virattacitt
ā āyatike bhavasmi,                   위랏따찟따- -야띠께 바와스밍
Te
īabilā avirūhicchandā                         떼 니나빌라- 아위루-리찬다-
Nibbanti dh
īrā yathāyampadīpo,                   닙반띠 디-- --얌빠디-
Idampi sa
ghe ratana paīta                  이담삐 상게 라따낭 빠니-
Etena saccena suvatthi hotu.
                    에떼나 삿쩨나 수왓티 호뚜

 

과거는 끝났고 더 이상 태어남은 없으니

마음은 미래에 태어남에 끌려 다니지 않고,

번뇌의 종자는 소멸되어 더 자라지 않아

등불처럼 꺼져서 현자들은 열반에 든다네!

상가는 이 세상 제일가는 보배!

이러한 진리로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2010-12-3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