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삼장(Tipitaka)과 인터넷법보시
대승기신론에 마하연(摩訶衍)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하연은 무슨 뜻일까. 알고보니 산스크리트어인 마하야나(mahayana)를 음역한 것이 마하연인데 이는 대승(大乘)이라는 뜻이다. 불교용어 중에 한자어를 살펴보면 의외로 음역된 것이 많다.
반야(般若)도 산스크리트어 프라즈냐(Prajñā)를 음역한 말이다. 그런데 반야라는 음은 빠알리어 빤냐(pañña)의 음값과 더 가깝다. 이처럼 도처에서 산스크리트어를 한역하고, 이를 다시 우리말로 부르는 불교용어가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몇단계를 거쳐서 불려진 것이다.
반야의 예를 든다면, 빠알리어 빤냐(pañña)가 산스크리트어 프라즈냐(Prajñā)로 바뀌고, 중국에서 般若 [bō rě] 로 불려지고, 우리말로 발음할 때 반야가 되었으므로 무려 세번의 음역과정을 거친 것과 같다.그런데 우연의 일치일까 산스크리트어나 중국의 음보다 세번의 음역과정을 거친 우리말 ‘반야’가 빠알리어 ‘빤냐’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4단계 변형의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교는 인도에서 직수입된 불교가 아니다. 지리적 여건으로 인하여 중국으로 부터 불교를 받아들였는데, 중국불교 역시 인도에서 직수입한 불교가 아니다. 중국의 불교는 서역의 불교를 받아들임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중국에 불교가 전래될 당시 서역출신 구마라집(343-413, Kumarajiva)과 같은 역경승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서역불교 역시 엄밀히 말하면 인도불교가 아니다. 인도불교가 힌두쿠시산맥을 넘어 서역으로 전해져 뿌리를 내렸을 때 그 불교는 인도불교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었다. 인도불교사(경서원, 권오민교수역)에 따르면 아미타와 같은 신앙은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되기 까지 인도à서역à중국à한국의 3단계 과정을 거친 것이다. 당구로 말하면 스리쿠션을 먹은 것과 같은데 그 과정에서 상당한 ‘변형’이 일어난 것으로 본다.
그런 인도불교도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빠알리 삼장으로 대표 되는 테라와다불교이고, 또 하나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대승불교이다. 그런데 모든 불교의 뿌리는 빠알리 삼장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산스크리트어로 이루어진 대승불교는 인도에서 불교가 큰 변형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불교는 적어도 4단계 변형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즉, 초기불교à대승불교à서역불교à중국불교à한국불교로 이루어진 ‘훠쿠션(four cushion)불교’인 셈이다.
네번의 변형과정을 거친 1700년전통의 한국불교에서 초기불교운동이 뜨겁다. 심하게 변형되고 뒤틀린 불교를 접하다 부처님당시의 초기불교를 접하면 마치 부처님이 면전에 있는 듯이 느껴지고, 바로 옆에서 부처님의 음성을 듣는 것처럼 여겨진다.
최초의 빠알리어 번역은
그렇게 되기 까지 교통과 통신의 발달에 따른 영향이 크다. 그러나 빠알리어 원전의 번역이 이루어진 것이 결정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빠알리어 원전은 누가 최초로 번역하였을까.
일아스님이 지은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 따르면 1998년도 최봉수박사에 의하여 율장인 마하왁가가 우리나라역사상 최초로 번역된 것이라 한다. 그 다음해인 1999년도 전재성박사에 의하여 경장인 상윳따니까야의 완역이 이루어졌고, 이어서 각묵스님과 대림스님이 잇달아 번역본을 내놓아 우리나라도 빠알리삼장의 번역본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는 4단계의 쿠션을 먹고 상당한 변형의 과정을 거친 불교가 아니라 곧바로 직수입된 불교를 말한다. 따라서 부처님당시의 생생한 모습과 원음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진정한 ‘자주불교’를 이 땅에서 실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부처님의 원음을 최근에 접하게 되었지만 외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가장 가까운 일본의 경우 그들은 이미 1941년에 빠알리삼장을 완역하였다. 우리보다 무려 60년이 빠른 것이다. 그 때 당시 40명의 학자들이 6년간에 걸쳐서 완역하였는데 이를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이라 한다.
그런데 대만의 빠알리 삼장 번역은 1990년에 이루어져 우리나라 보다 10년이 빠른데, 재미 있는 사실은 대만의 빠알리삼장번역은 빠알리원전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남전대장경을 중국말로 번역한 것 (上座部佛教巴利藏经 Theravada Buddhism Tipitaka, http://sss2002.51.net/index2.htm) 이라 한다. 그렇다면 서양의 경우는 어떠할까.
사진 http://sss2002.51.net/index2.htm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로 되고 난 후 서양의 학자들이 빠알리삼장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는데 가장 먼저 번역이 이루어진 것이 ‘법구경’이라 한다.
1855년에 덴마크의 학자 빈센트 하우스뵐(Vincent Fausböl)이 법구경을 ‘라틴어’로 번역하였다. 이후 1869년에 독일어로, 1870년에 영어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본격적인 빠알리어 삼장이 로마나이즈화되고 영역된 것은 1881년 빠알리성전협회(Pali Text Society : TPS)가 성립되고 나서부터이다.
TPS에서 로마자원전 56권, 영역본 42권외 사전, 주석서등이 번역되었는데 1959년에 완역된 것으로 나온다. 따라서 빠알리삼장의 완역만으로 본다면 일본이 최초(1941년)이고, 그 다음이 TPS(1959년)로 보여진다.
초기경을 인터넷에 올리기
빠알리삼장의 번역의 역사로 보았을 때 사양학자들의 공헌이 지대함을 알 수 있다. 특히 TPS에서 빠알리삼장을 로마자하고 영어로 번역 출간하였기 때문에 부처님의 원음을 전세계로 전달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 볼 수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60년이 빠르고, 서양의 경우 무려 150년이 빠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불교에 관한한 서양이 우리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서양의 자료에 크게 의존한다.
실제로 초기경전과 관련하여 검색하다 보면 영문으로 구성된 수 많은 경들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말로 된 초기경전을 인터넷에서 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경을 올려 놓지 않으면 읽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경들을 인터넷에 등재하여 공유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커다란 법보시라 생각한다.
다음 사이트는 검색과정에서 알게 된 빠알리 삼장에 대한 영문사이트 주소이다.
1) 띠삐따까(Tipitaka , The Pali Canon, 영어)
http://www.accesstoinsight.org/tipitaka/index.html
2)니까야(영어, 빠알리어, 싱할라)
http://awake.kiev.ua/dhamma/tipitaka/2Sutta-Pitaka/5Khuddaka-Nikaya/index.html
3)상윳따니까야(Samyutta Nikāya, 영어)
http://www.dhammaweb.net/Tipitaka/sutta2.php?author=Samyutta%20Nikaya
4)법구경(영어, 빠알리어)
http://www.aimwell.org/assets/Dhammapada.pdf
5)빠알리어사전(빠알리어, 영어)
http://www.buddhanet.net/pdf_file/palidict.pdf
2011-01-0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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