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감동이 부족한 한국불교에서, 불교TV의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

담마다사 이병욱 2011. 3. 31. 12:30

 

 

 

 

감동이 부족한 한국불교에서, 불교TV의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

 

 

법회모임에서 법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런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는 자신의 신행생활에 관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독교와 비교하며 이야기하게 된다.

 

구름처럼 밀려드는 신자들을 보며

 

분당에서 사는 법우님은 떡가게를 한다. 떡을 직접만들어 파는데, 이제 8년 되었다고 한다. 원래 동대문에서 원단을 하였으나 남의 빛보증을 잘 못 서주는 바람에 그야말로 길바닥에 앉게 되었고, 이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떡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법우를 떡집보살또는 떡보살이라 부른다.  떡을 처음 시작할 무렵인 어려운 시절에 불교교양대학에 입교하여 지금의 법우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법우님은 이제 자리도 잡히고 자체 상표가 들어가 있는 떡을 개발하여 이곳 저곳에 납품을 하는데, 분당에서 가장 큰 고객은 교회라 한다. 특히 대형교회의 경우 일요일 7천개가 납품된다고 하는데, 구름처럼 밀려드는 신자들을 보면 왜 무엇 때문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까 매우 궁금하다고 한다.

 

자신의 가게는 지하에 있는 재래시장 모습을 한 상가에 있는데, 상가 109곳 중 불교를 믿는 곳은 자신의 가게를 포함하여 불과 3곳 뿐이라 한다.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교회를 다닌다고 한다. 가게에서 불교방송을 틀어 놓고 있으면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 본다는 것이다.

 

그런 법우님은 일과가 끝나면 반드시 기도를 하고 자녀들 또한 모두 불자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집에서 TV를 시청하다 보면 종교방송을 볼 때가 많은데, 종종 기독교방송을 볼 때가 많다고 한다. 천주교의 경우 프로그램이 밋밋해서 그다지 끌리지 않고, 불교방송은 그다지 재미 있는 것이 없어서이고, 그러다 기독교방송으로 채널을 돌리다 보며면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되는데 한마디로 들을 만하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문제, 자신의 어려움을 꼭 찝어 이야기하는 것 같이 말한다는 것이다.

 

고집이 매우 센사람

 

또 한 법우는 꽃집에서 일하는데, 주변이 모두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친정어머니는 여의도 S교회의 열렬한 신자이고, 자신의 친여동생 역시 같은 교회의 매우 열렬한 신자라고 한다. 그래서 가족으로로 부터 끊임없이 교회에 나가라는 권유를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고 한다. 그런 자신을 보고 가족들은 고집이 매우 센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졸지에 고집이 센사람으로 되어 버린 그 법우는 어느 날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 있었을 때 동생의 집요한 권유로 교회에 한 번 가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가본 교회의 분위기는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목사가 1:1로 신자의 고민되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해법을 보여 주었을 때 감명받았다고 한다.

 

이는 마치 자신의 문제를 말하고 있는 듯이 보였고, 모여 있었던 수 많은 사람들 역시 은총과 은혜를 잔뜩 입은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생은 교회만 갖다 오면 모든 어려움이 다 풀리는 것 처럼 감동을 받고 살기 때문에 교회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헌신한다고 한다.

 

두 법우님의 이야기를 듣고 느낀 것은 기독교의 경우 철저하게 설교위주이고, 그런 설교는 매우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바로 자신이 처한 어려움과 해결 되지 않은 문제를 풀어 주는 듯한 설교의 위력에 신자들은 교회에 와서 모든 근심과 걱정을 풀어 버리는 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방방곡곡 사람이 사는 곳에 교회가 없는 곳이 없고, 갈수록 교회는 늘어나서 일요일 오전에 교회 가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는 것이 하나의 도시의 풍경처럼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우리불교는 이제까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국불교에는 감동이 부족하다

 

한국불교에는 감동이 부족하다고 한다. 최근 조계종주관으로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나 세미나등에서 연사들은 한국불교가 불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로 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개탄한다. 특히 성철스님 이후로 한국불교를 대표할 만한 뚜렷한 선지식이 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큰 요인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청년불자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이대로 한세대만 지나면 불교는 문화유산이나 간직하고 있는 소수종교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처럼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불교의 문제는 무엇일까. 토론회와 세미나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 출가승 중심의 불교가 큰 원인중의 하나라 한다. 해방이후 일제치하의 일본식불교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선종중심, 정통복고에 대한 강력한 지향성으로 말미암아 오직 깨달음 지상주의로 흐른 결과 산중불교, 스님들만의 불교로 된 것이 오늘날 사람사는 곳에 불교가 보이지 않는 하나의 요인이라는 것이다.

 

스님들위주의 불교를 지향하다 보니 재가불자들은 단지 시주자의 역할로 한정되고 신행생활 또한 출세, 합격, 승진, 재산, 명예등과 같은 기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변질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복을 위한 시주는 비종교인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자선보다 훨씬 못한 것이라한다. 그렇다면 한국불교가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출가승들이 소욕지족의 삶을 보여달라고 한다. 한마디로 출가자들이 모범을 보여 주었을 때 감동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출가자들이 노후를 위하여 사설사암을 소유한다든가 재산축적, 기복행위 조장등으로 일관한다면 점점 국민들과 멀어질 것이라 한다. 그래서 지금 대학입시발원기도와 같은 현수막만 치워도 달리 보여질 것이라 한다.

 

불자를 감동을 시키려면

 

종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크고 웅장한 건물에 구름처럼 모여 있는 신도수일까. 그러나 종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종교인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것은 종교인이 청정하였을 때이다.

 

다행히 불교는 무소유청정으로 대표되는 전통이 부처님 당시 부터 전승되어 왔다. 그런 무소유와 청정은 소욕지족이라는 단어로 대체 될 수 있다. 따라서 소욕지족의 모범적인 삶의 모습을 승가가 보여 주었을때 가장 큰 종교경쟁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또 불자를 감동을 시키려면 현재의 기복과 방편위주에서 설법수행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설법의 불교가 되어야 한다.

 

부처님은 설법가이었다. 그런 부처님의 설법의 특징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것이다. 와서 보라(에히빳시까, eipassika)”고 할 정도로 실제로 있는 법이고 깨끗한 법이라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항상 고통의 극복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불자들이 항상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고통 받고 있는데, ‘불이법문등과 같은 이야기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스님들의 법문을 실제로 들어 보거나 불교TV사이트에서 보면 법륜스님을 제외 하고 감동적인 법문을 보기 힘들다. 불교TV사이트에 수 많은 법문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로 한문으로 된 경전위주이고, 설법 또한 한자어로 된 문구위주이어서 불자들, 특히 젊은 불자들을 감동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

 

부처님법은 변함 없으나 법을 전달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리 해야 한다. 천년전에 사용되던 용어를 현시대에 적용하였을 때 외면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TV에서 최근 몇개의 프로를 보면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스님이 아닌 재가불자가 진행하는 프로들인데, 보고 있으면 재미가 있을 뿐더러 매우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런 프로의 세가지를 들면 다음과 같다.

 

 

프로 중에 전현수 박사의 마음테라피가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전박사는 초기불교적 관점에서 심리치료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초기불교경전의 말씀도 접할 뿐만아니라 지금 당면하고 있는 고통스런 현실에 대한 해결책도 들을 수 있고, 또한 불교에 대한 지식도 폭 넓게 알 수 있어서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박사의 강의을 듣고 있다보면 불자로서 긍지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전현수사의 마음테라피

  

 

또 하나의 프로는 송현시인의 행복발견이다. 이 프로는 시인의 입담이 구수하다. 요즘 유행하는 언니” “오빠” “당근이지” “됏거든!”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여 시청자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그러면서 자신이 말하고 싶은 요점을 잘 전달할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 주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송현시인의 행복발견

  

 

 

세번째로 이상벽의 이야기쇼 붓다야 붓다야이다. 벌써 일년이 넘은 장수 프로인데 불교와 인연이 있는 가수, 탤런트등의 연예인을 초청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가 있다. 딱딱하고 이해 할 수 없는 법문보다 한편의 이야기가 불자들에게 훨씬 더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상벽의 이야기쇼 붓다야 붓다야

 

 

 

소통을 거부한 결과

 

교회목사들의 설교가 교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 만큼 노력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시간의 설교를 위하여 여러시간을 준비했을 것이고, 그런 노력이 쌓이고 쌓여서 신자들이 교회에 나오면 모든 고민과 고통을 다 풀고, 더구나 은혜와 은총까지 듬뿍안기고 보낼 정도라면 달인의 경지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한국불교에서 찾아 보기 힘들다.

 

그 주된 이유는 스님들이 불자들과 소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소통을 거부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불자들은 물론 국민들과의 대화도 단절 되었고, 심지어 스님들끼리도 불통하는 현실이 되었다고 어느 스님은 지적하였다.

 

불자와 국민과 소통을 거부한 결과 사람이 사는 곳에 절구경하기가 힘들고 불교 또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 분당에 떡집을 하는 법우의 말대로 109곳의 가게중에 불교를 믿는 곳은 3곳에 지나지 않은 것도 종단과 스님들이 불자들과 소통을 거부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욕지족의 삶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소통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통하여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설법을 하는 것이다. 법의 종교인 불교는 부처님의 84천법문이나 되는 방대한 가르침이 경전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84천법문을 하루에 하나씩 만 들려 주어서 평생걸릴 정도로 콘텐츠는 풍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자들은 그런 경전이 있는 줄 조차 모른다. 불자들은 기복을 하고, 스님들은 방편에만 의존한 결과 오늘날 보는 것과 같이 설법은 사라지고 의식만 남아 있는 불교가 되었다.

 

만명을 활용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불자와 국민에게 가까이 가려면 소통을 해야 하는데, 반드시 스님들만이 하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재가불자중에서 훌륭한 분을 발탁하여 법사로 활용한다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재가불자가 천만명이라면 그 중에 0.1%에 해당하는 만명정도만 잘 활용해도 한국불교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불교tv의 인기프로에서 보았다.

 

 

 

20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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