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매일 글을 본다는 노보살님, 남장사와 화산정사 순례법회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1. 4. 11. 10:21

 

 

매일 글을 본다는 노보살님, 남장사와 화산정사 순례법회에서

 

 

 

날씨가 많이 온화해졌다. 이상기후와 꽃샘추위에 따라 평소 가장 먼저 피어야할 개나리가 한참 후에 피어나는가 하면, 예전 같으면 지금 쯤 벗꽃이 만개해야 하나 이제 지금 꽃 봉오리를 떠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따스한 봄날에 순례법회를 떠나게 되었다. 목적지는 경상북도 상주에 소재한 남장사(南長寺)’와 개인사찰인 화산정사이다.

 

두 개의 보물이 있는 남장사

 

금년들어 처음 떠나는 순례법회는 낯익은 법우님들과 담소로 시작되었다. 안부를 묻고, 마치 소풍을 떠나는 아이들처럼 항상 들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나누어 주는 김밥과 떡, 음료수등으로 아침을 먹고 도착한 곳이 남장사인데 사시예불이 진행중에 있었다.

 

남장사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통사찰이다. 그래서일까 일반적으로 절 아래에 형성되어 있는 상가가 일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부근 농촌마을에서 자체생산하는 곳감, 감식초, 쑥등 농산물을 파는 분들이 약간 있었다.

 

 

 남장사 보광전

남장사는 경북8경 가운데 하나이고, 8교구인 직지사의 말사로서 신라시대 832(흥덕왕7)에 진감국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남장사는 아미타불을 모시는 도량이지만 비로자나불도 동시에 모시고 있었다. 특히 철제비로자나불과 후면의 목각탱화는 국가지정 보물이라고 한다. 모두 금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불상의 경우 고려시대 조성되었고, 후면 탱화는 조성연대를 알 수 없지만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 6점 밖에 보이지 않는 목각탱화라 한다.

 

 

 

남장사 철불좌상(보물 990)과 목각탱화(보물922)

 

  

소백산맥 남사면에 위치해서일까 남장사가 있는 곳은 따스하고 봄기운이 완연하다. 아직 나무가지에 새잎이 돋아나지 않았지만 지금 봄이 시작 되었음을 알려주는 꽃들이 만발해 있고, 새싹이 힘차게 솟구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남장사 극락보전

 

 

 

 

 

 

 

 

 

 

 

 

 

 

 

 

 

 

개인사찰 화산정사

 

남장사 참배를 마치고 순례팀은 화산정사로 이동하였다. 역시 같은 상주에 위치하고 있는 화산정사이다.

 

 

화산정사

개인사찰로서 원래 서당이었는데 리모델링하여 토굴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화산정사는 개인사찰이다. 어느 노보살님의 원력으로 만들어진 절인데, 절이라기 보다 토굴이라 볼 수 있다. 원래 토굴은 개인 수행처를 말하며 작은 움막집정도의 의미라 한다.

 

공동체생활을 하는 승가에서 오로지 수행에만 정진하기 위해서 따로 나와 거주하며 머무는 것이 토굴인데, 현대에 들어와서 일반주택가나 심지어 개인사무실용으로 쓰이는 오피스텔, 더구나 아파트도 토굴이라는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행처가 아닌 단순히 거주처로 활용하고 있다면 더 이상 토굴이라는 명칭을 불러 줄 수 없을 것이다.

 

화산정사가 있는 곳은 속리산 아래쪽이다. 동쪽으로 속리산 문장대가 보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지만 앞쪽은 툭 터져 있어서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이처럼 명당에 자리잡고 있는 화산정사에는 스님이 없다. 노보살님이 예불을 드린다고 한다. 그리고 등을 달아준 신도들을 위하여 축원까지 해 준다고 한다.

 

 

화산정사에 모셔진 부처님

 

 

 

 

공양인가, 보약인가

 

점심공양은 화산정사에서 하였다. 정성껏 준비한 공양은 일종의 보약과도 같았다. 농약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무공해 산채비빕밥인데, 버섯국과 김치는 맛이 그윽하였다. 특히 김치가 매우 맛이 있었는데, 이는 땅속에서 보관한 묵은지이기 때문이라 한다.

 

 

 

 

 

매일 글을 본다는 노보살님

 

공양을 마치고 법우들과 담소를 하고 있는데, 순례법회에 참가한 어느 노보살님이 인사를 한다. 순례법회 다닐 때 마다 보는 법우님이다. 항상 노보살님 부부가 함께 다니는데, 이날도 예외없이 같이 오셨다.

 

노보살님은 블로그를 잘 보고 있다고 말을 하였다. 그것도 빠짐없이 매일 보고 있다고 하였다. 어떻게 그런 글을 쓰는지에 대하여 칭찬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자 왠지 부끄로워졌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다시피 하고 있지만 필명으로만 통할 뿐 얼굴을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모든 것을 다 들켜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부끄럽고 챙피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렇게 매일 보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더 잘써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구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수 많은 사람들의 다음과 같은 격려의 글을 접하면 더욱 더 그렇다.

 

 

의견1

어쩌다 이 블러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나의 마음을 청정하게하고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읽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갑니다.
많은 깯ㄹ음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블러그 주인님

 

 

의견2

봄날.... 꽃구경 가운데 연꽃님의 글꽃 구경이 최고인듯...ㅋㅋ 감사합니다...
봄날....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곱게 피는 봄날 맞이 하시옵서셩.....)-ㅋㅋ

 

 

의견3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옳은 말씀 바른 전도를 위해 오늘도 보고 또 퍼 나릅니다^^
진흙속의 연꽃님 팬이 많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화이팅하세요_()_

 

 

의견4

안녕하세요? 늘 관심을 가지고 글을 읽으면서도, 댓글은 첨으로 써 봅니다.
'
진흙속의 연꽃' 님의 글,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
부처님의 참된 마음을 전하고, 바른 법을 알리는 일이야말로

부처님의 생명을 이어가는 중요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마치 BBS불교방송에서 인기프로를 진행하는 라디오스타 스님들을 향한 글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일상적인 글쓰기를 하는 보통불자에게 있어서 매우 과분한 처사이다.

 

얼굴을 아는 노보살님을 대면할 때 부끄러움을 느꼈듯이 역시 같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따라서 의견을 주신 법우님들이 공감하는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주제나 소재를 선택할 때도 신중해야 하고, 용어또한 잘 선정하여 불편한 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내려오는 길에

 

화산정사를 내려 오는 길은 따사로운 햇볕과 얼굴에 부딫치는 봄바람의 감촉이 좋았다. 그리고 신록을 위하여 잔뜩 물이 오른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에 유독 노란꽃을 활짝 피어낸 산수유가 눈에 띄었다.

 

 

 

 

 

 

 

 

2011-04-1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