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성시화(聖市化)운동의 완결인가, 안양시 상징로고에 심어 놓은 십자가

담마다사 이병욱 2011. 5. 2. 09:41

 

 

성시화(聖市化)운동의 완결인가, 안양시 상징로고에 심어 놓은 십자가

 

 

 

 

불교의 불모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반이 몰려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도시는 불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2005년 인구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불자는 164만명으로 전체서울인구의 16.8%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222만명(22.7%)의 개신교에 훨씬 못 미치고, 138만명(14.1%)의 천주교와 거의 맞먹는 수치이다.

 

그런데 서울중에서도 중상층이 몰려 산다는 강남3구와 양천구의 불자는 서울 평균보다 더 못 미치는 데, 다욱 더 심각한 문제는 개신교와 천주교에 이어 ‘3등종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예를 들면 불자수가 15.2%임에 반하여 개신교는 23.5%이고,  천주교는 20.7%로서, 천주교 보다 훨씬 더 못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으로 본 통계일 뿐이다. 실제로 체감하는 불자수는 개신교와 천주교를 다 합한 수치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종단과 스님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의 도시에서 불교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존재과시를 하는 때가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기 위한 연등이 가로에 내 걸려 있을 때이다.

 

가로에 걸려 있는 연등의 행렬

 

부처님오신날을 맞이 하여 가로에 울긋불긋 연등이 걸려 있는 것은 이맘 때 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도시외곽의 도로에 끝도 없이 걸려 있는 연등을 보면 부처님오신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또 불교가 살아 있음을 과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내에서 연등을 보기란 쉽지 않다. 설령 걸려 있다고 할지라도 사찰 주변의 수십미터에 불과하다. 어느 사찰의 경우 단지 사찰이 있는 건물에만 연등을 걸어 놓아 모처럼 이곳이 사찰임을 알리는 효과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도심에서 연등이 걸려 있는 것을 보기 힘든데, 더구나 새로 건설된 신도시나 뉴타운에서는 더욱 더 보기 어렵다. 안양시도 그런 도시중의 하나이다.

 

뉴타운의 심장부에 점등된 봉축탑

 

서울과 수도권도시가 다 그렇듯이 안양시 역시 불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더구나 뉴타운의 건설로 인하여 중산층이 몰려 살게 됨에 따라신도시의 경우 대형교회와 성당은 많지만 사찰은 가물에 콩나듯 몇 개 있을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 없다. 

 

이처럼 보수성향의 뉴타운에서 정치성향 역시 보수적이다. 그래서일까 보수정당의 후보가 내리 3선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올드타운에서 진보정당의 후보가 내리 3선을 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중산층이 밀집하여 살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종교적으로 개신교와 천주교 일색인 뉴타운의 심장부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봉축탑이 점등되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탑

안양시 평촌의 중앙공원에 설치 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 24일 안양, 군포, 의왕시의 사암연합회 주관으로  봉축탑이 점등 되었다고 한다. 더구나 시장이 참여하였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전에 없던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보수정당으로부터 진보정당으로 시권이 넘어간 영향도 있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권이 넘어가기 전 안양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성시화(聖市化) 운동에 열중하였던 내리 3선의 S시장

 

1990년대 신도시가 건설되고 중산층이 밀집하여 살게 됨에 따라 안양시는 정치적으로 뉴타운과 올드타운으로 뚜렷하게 구분 되었다. 뉴타운은 정치적으로 보수정당의 후보가 내리 당선되었고, 반면에 올드타운의 경우 진보정당의 후보가 내리 당선되어서, 정치적으로 뉴타운과 올드타운은 뚜렷이 구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난 12년간 보수정당이 차지 하게 되었다. 특히 S시장은 1999년에 시장에 처음 당선되어 이후 내리 3선을 하게 된다. 그런데 3선의 임기 도중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2007년 사퇴하게 된다. 문제는 그의 9년에 걸친 장기집권 기간중에 성시화(聖市化)’운동에 열중하였다는 사실이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이자 모 교회의 집사인 S시장은 끊임 없는 종교편향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체적으로 검색하여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2002 2선에 도전할 때 자신의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 같은 교회의 신도들과 함께 선거승리 기원예배를 시작으로 출정식을 하였고(한겨레신문,2002 5 29일자), 경인일보에 따르면 매주 교회에 나가는 등 완성한 종교활동 등으로 세확산에 주력하고 있으며(경인일보, 2002 5 7일자)”라고 보도 되었다. 

 

더구나 청사의 시장실에서 예배를 보기도 하여 물의를 일으켰는가 하면, 끊임없는 종교편향 행위로 인하여 지역의 운불련과 사암연합에서 문제제기를 하였다. 이처럼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S시장의 최대업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성시화의 완결인 상징로고 일 것이다.

 

십자가형상의 상징로고

 

안양시의 상징로고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마크이고 또 하나는 시브랜드마크이다. 이들 마크는 공사현상에서, 광고용 플레카드에서, 심지어 쓰레기 봉투에서 볼 수 있는데 이들 마크의 특징은 모두 십자가형상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시마크를 보면 동그란 원안에 가로와 세로로 두줄의 곡선이 교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양의 시마크

(출처; 안양시 홈페이지)

 

 

 

시청의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이는 열십자로 생긴문양이 사방이 뻗어 나감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네 가지 의미는 평화, 안정된 생활, 순결, 깨끗함을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보아도 십자가를 형상화 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는데 나만 그런 것일까.

 

또 하나의 로고는 시의 브랜드마크라고 소개 되어 있는데, 이는 영문으로 안양(Anyang)이라는 문구앞에 A+를 부착하여 ‘A+Anyang’이 된다.

 

 

 

 

 

 

안양의 브랜드마크

 

 

 

이 로고에 대한 시의 설명을 보면 첨단산업(Advance), 문화예술(Art), 쾌적한 환경(Amenity) 어느 부분에서나 최고의 도시를 지향하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 가장 앞서가는 도시를 의미하며, 안양(Anyang)의 영문 이니셜 ‘A’‘Advance, Art, Amenity’의 트리플 A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어떻게 해서든지 십자가를 로고에 심어 놓으려는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보수정당의 후보로 3선에 성공하여 장기집권한 S시장은 비리로 불명예 퇴진 하였지만, 그가 남긴 최대의 업적은 성시화의 상징으로서 시의 마크와 시의 브랜드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상징로고에 대한 재검토

 

안양시의 유래는 안양사(安養寺)에서 시작 되었다고 한다. 안양사는 관악산의 남서자락에 위치한 유서깊은 천년고찰이다. 고려 태종때 창건된 안양사는 명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불교의 극락과 같은 뜻의 안양(安養)’으로서 지금의 안양시의 어원이 된다. 

 

하지만 지금의 안양은 불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더구나 시의 이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불교에서 유래한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시의 마크나 브랜드는 십자가 형상이 들어간 로고로 되어 있다. 이는 보수정당의 전직시장이 장기집권하면서 성시화를 추구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종교적 신념이 도시전체를 자신의 신에게 헌납한 것처럼 뒤틀리고 왜곡된 현상은 바로 잡아야 한다. 따라서 선거에 따른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이 때, 시의 마크와 브랜드에 부착된 십자가 형상의 상징로고에 대한 재검토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2011-05-02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