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신록의 중국‘숭산’을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1. 5. 31. 10:44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신록의 중국숭산을 보며

 

 

 

 

5 20일의 중국여행은 강행군이었다. 정주의 호텔에서 나선 후 상성유적지를 5분도 안되서 돌아 보고, 곧이어 호남성 박물관에서 40여분을 관람한 후 곧바로 소림사로 떠 났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소림사에서도 무술공연 관람으로 한 시간 가량 보내고, 곧 이어 소림사 경내 참배로 또 한 시간 가량 보냈다. 마지막으로 숭산에 간다고 한다.

 

중국의 5대 악산(岳山)

 

가이드 말에 따르면 숭산은 중국에서 5대 악산중의 하나라고 한다. 5대 악산이 어디냐고 물어 보니 화산, 태산, 숭산, 항산, 형산이라 한다. 악산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개념으로 생각하여 바위가 많은 험준한 산 개념으로 설악산, 치악산, 관악산등 ()’자가 붙은 산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악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험한 산일 뿐만아니라 큰 산을 일컫는다고 한다. 큰 산으로서 악산중에 숭산은 오악 중에 가장 가운데 있다고 한다.

 

중원의 호남성에 있는 큰 산인 숭산은 어떤 산일까. 소림사 경내에서 참배를 마친 순례팀은 숭산으로 가기 위웨서 케이블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교통수단과 케이블카

 

숭산관람은 패키지 관광코스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일정에 케이블카를 타야 된다고 나와 있어서 하나의 돈벌이수단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래서 단순히 케이블카만 타고 잠시 머물다가 내려 오는 줄 알았다.

 

사전에 숭산에 대한 지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서 케이블카 타는 것에만 의미가 있는 줄 알았으나, 막상 숭산을 보고나니 왜 케이블카를 타고 그 곳까지 왜 가야했는지, 왜 패키지 관광코스에 일정이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숭산에 가려면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서 보는 케이블카 개념과 달랐다. 그야말로 산넘고, 물넘고, 계곡을 넘어가는데, 그 길이가 수 키로미터에 달하는 것 같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중국의 케이블카는 단순히 놀이용이 아닌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보인다.

 

 

 

 

 

 

 

숭산 케이블카

구름에 가려 아득히 보이는 곳이 숭산이다. 숭산에 가기 위하여 몇개의 험준한 산을 넘어야 한다.

 

 

 

 

4인승 케이블카는 몇개의 산을 넘어 갔다. 위를 쳐다 보면 저 멀리 구름에 쌓인 숭산이 아득히 보이고, 아래로 길이를 알 수 없는 깊이의 계곡이 보여서, 그야말로 줄하나에 매달려 공중에 붕떠서 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숭산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북한산의 인수봉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가 마치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었는데, 그런 풍경만 보고 내려오는 줄 알았다.

 

 

 

 

 

 

 

 

 

케이블카 도착지에서 본 숭산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서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다.

 

 

 

 

그런데 같이 따라간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진짜 보아야 할 것이 따로 있다면서 길안내를 하였다.

 

가는데 까지 가 보기로

 

날씨는 좋았다. 오전에 비가 뿌렸으나 소림사에 도착하여 관람을 한 오후에 들어서 비가 그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숭산을 관람할 때는 시야도 확보 되어 저 멀리 아스라히 산과 계곡, 마을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비갠후의 숭산

멀리 산과 계곡,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중국에서 큰 산이라 불리우는 숭산의 높이는 얼마나 될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1,420미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설악산이 1700미터대인데 이 보다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숭산은 높고, 골은 깊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천미터에 달하는 큰 산으로 느껴졌다. 그런 숭산 관람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삼황제절에 가는 것이라 한다.

 

 

 

 

 

 

 

 

삼황제절

우측하단에 보인다.

케이블카 도착지에서 도보로 두 시간 거리에 있다.

 

 

 

 

그러고 보니 저 멀리 절벽에 걸터 있는 듯한 절이 아스라히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갈 수 없었다. 약 두시간 가량 걸어가야 하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는데까지 가 보기로 하였다.

 

신록의 숭산

 

숭산은 온통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도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그 사이로 나무가 자라고 숲이 우거져 있는데, 5월에 보는 신록의 숭산은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신록의 숭산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바위와 신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면 갈 수록 풍광에 압도되어 쳐다 보고 또 쳐다 본다. 고개를 젖히고 바라보는 거대한 암반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다들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암반이 세로줄이 나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래로 천길 만길 되는 낭떨어지가 형성되어 있다.

 

 

 

 

 

자연파괴인가

 

숭산은 중국정부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이는 소림사 입구의 매표대를 통과하기 전에 바위에 새겨진 숭산국가중점풍경명승지구라는 문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국립공원에 해당된다.

 

그런데 중국의 명승지는 철저하게 개발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입장료를 받는다. 그런 것중의 하나가 을 내는 것이다.

 

아무리 험한 산일지라도 볼 만한 가치가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이미 관람한 운대산 홍석협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마치 그랜드캐년을 보는 것처럼 장대한 붉은 색 암반계곡을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인공동굴을 만들고, 암반을 깍아 통행로를 만든 홍석협 보고 자연파괴라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런 덕분에서일까 사람들이 줄지어 관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숭산도 마찬가지이었다. 숭산의 장대하고 장쾌한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길이 나 있었다, 그 것도 깍아지른듯한 절벽을 깍아서 두사람이 스칠 수 있도록 만든 너른 길이었다.

 

 

 

 

 

 

 

통행로

암반을 깍아 두명이 스칠 수 있는 통행로를 만들었다.

 

 

 

 

 

 

 

 

 

통행로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나 인공구조물이다.

 

 

 

 

 

자연은 한 번 파괴 되면 복원되기 힘들다고 한다. 더구나 길을 내기 위하여 천연암반을 파괴하였다면 회복이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통행로를 먼 훗날 누군가 보았다면 자연을 망가뜨린 상채기로 볼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멋진 풍광은 특수한 사람들의 소유물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면 어느정도 자연파괴가 허용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정부에서 숭산을 국가명승지구로 규정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보아 자연에 대한 인식이 전자 보다 후자에 가까워서 통행로를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이제까지 꿈에도 꾸지 못하였던 풍경을 마음 껏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자연을 파괴하여 만든 통행로 덕분이라 할 것이다.

 

산에 부처님의 형상이

 

그런 통행로는 죽 이어졌다. 거의 90도 되는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통행로의 곳곳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각종 기념물이나 악세사리를 파는 행상들이다.

 

 

 

 

 

 

 

행상

악세사리등과 같은 기념품을 팔고 있다.

 

 

 

 

악세사리와 기념품을 파는 행상은 목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치 전망대처럼 풍광이 좋은 곳이다. 그래서 전망대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다.  전망대에서 맞은 편의 산을 바라보니 산의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 왔다.

 

이 때 가이드가 마침 옆에 있어서 설명을 들었는데, 맞은 편의 산의 모양새가 부처님의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부처님의 상호가 보이는 듯하였다. 이마와 코, 턱부위가 보여서 마치 편안하게 누워 있는듯한 모습이다.

 

가이드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부처님이 누워 있는 모습

멀리 보이는 산의 형상이 마치 부처님이 누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산의 형상을 보고 부처님의 모습을 설명하는 곳으로 보아 중국인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바위의 형상이나 산세를 바라보고 부처님찾기를 하는데, 이곳 중국에서도 부처님찾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불교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오후 늦게 숭산관람이 시작 되어서 시간이 별로 없었다. 케이블카가 6시까지 밖에 운행되지 않는다고 하니 시간을 잘 계산하여 관람하여야 하였다. 그래서 전망대까지만 보려고 하였다.

 

그런데 가이드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가면 꼭 보아야 될 것이 있다고 하였다. 이미 숭산의 모든 것을 다 본듯한 기분이었는데, 더 멋진 곳이 있다고 한다. 그다지 내키지 않았으나 시간을 잘 활용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더 가보기로 하였다.

 

전망대를 돌아 숭산의 내부로 향하자 이제까지 보는 것과 또 다른 경치가 펼쳐졌다. 아마도 이런 것을 점입가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화에서 보던 산수화가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보았다. 더 가면 구름다리가 나오고 삼황제절이 나온다고 하는데, 또 어떤 비경이 감추어져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산수화를 보는 듯한 경치를 보면서 진짜 숭산의 모든 것을 다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영상으로 보는 숭산

 

 

 

 

본전을 모두 뽑은 듯한

 

늦은 시간이라 관람객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소림사를 보기 위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오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숭산관람까지 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숭산관람은 단지 케이블카만 타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경치를 보자, 마치 본전을 모두 뽑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흐믓한 마음을 가지고 하산 하고 있었는데, 어느 중국스님이 전망대에서 풍광을감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카메라에 담았다. 

 

 

 

 

 

 

풍광을 바라 보는 어느 중국스님

 

 

 

2011-05-3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