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모두 털어 먹겠다?” 중국가이드의 숙제와 매장순례

담마다사 이병욱 2011. 6. 3. 13:42

 

 

 

 

모두 털어 먹겠다?” 중국가이드의 숙제와 매장순례

 

 

 

 

5 21일 오전에 백마사 순례를 마치고, 순례팀은 용문석굴로 향하였다. 가는 도중에 기념품과 귀금속, 악세사리등을 파는 곳을 들렀다. 그 곳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고 거대한매장이었다. 땅덩어리가 넓은 중국에서 모든 것이 커 보이는데, 매장은 마치 사진에서 보던 천안문광장처럼 거대하였다.

 

 

 

 

 

 

귀금속매장

천안문처럼 생긴 큰 매장이다.

 

 

 

커다란 매장은 한산하였다. 아마도 우리팀이 첫 손님인 것 같다. 종업원들은 그제서야 제자리를 찾아 가고, 손님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주로 옥으로 만든 단주, 팔찌, 귀걸이, 목걸이등 진열 되어 있었는데, 사기에 몹시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귀금속매장

손님에 비하여 종업원이 더 많다.

 

 

 

 

매장은 넒고 진열대마다 종원원들이 있었으나 손님은 순례팀 10명 밖에 되지 않아 구경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또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선뜻 구매하는 사람도 드믈었다.

 

가이드는 왜 이런 곳에 데려 왔을까. 그것도 사전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데려 온 것이다.

 

특산품매장과 가이드의 숙제

 

전날, 소림사 관람이 끝나고 소림사 부근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는데, 식사가 끝나자 가이드는 식당 바로 위층에 있는 약품을 파는 곳으로 안내 하였다.

 

그 곳에서 조선족 교포가 관광객을 상대로 하여 파스와 화상입었을때 바르는 약과 관절에 좋은 약등을 소개 하였는데, 우리팀 말고 다른 한국팀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반 강요성 판매를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거기에서 40여분 정도 보내고, 낙양에 도착하면 마사지센터로 가야 된다고 가이드는 말하였다. 그런데 마사지가 끝나고 호텔에 들어가는 시간이 11시가 넘어서라고 한다. 그런 일정에 대하여 누군가 불만을 토로하자 마사지센터가는 것은 취소 되었다.

 

왜 매장과 마사지센터에 데려 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가이드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말하였다. 이는 자신도 어찌 할 수 없다는 말로 들렸다. 패키지투어에서 흔히 발생한다는 한 단면을 본 것이다.

 

그런데 매장 순례가 그 곳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56일 동안의 일정에서 모두 네 군데의 매장을 들렀는데, 첫 번째가 소림사 부근의 약파는 매장’, 두 번째가 앞서 언급한 귀금속 매장’, 세번째는 중국차 매장’, 네번째가 라텍스 매장이었다.

 

이와 같은 네 곳의 매장은 중국정부가 가이드에게 준 숙제라고 한다. 네 곳의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들이었다.

 

외국여행에서 가이드는 많은 도움을 준다. 아침부터 저녁에 호텔에 들어갈 때 까지 늘 가까이 붙어 다니면서 여행지에서 입장권을 챙겨 주고, 관람지에서 설명을 해주고, 심지어 물건을 살 때 통역까지 해 준다.

 

만일 가이드 없이 여행을 한다면 수 많은 정보를 혼자 찾아야 하고, 또 손품과 발품을 팔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에서는 가이드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저녁만 되면

 

그러다보니 가이드는 관람지만 데려 가는 것이 아니라 특산품을 파는 매장도 데려가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저녁이 되면 그냥 호텔로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반드시 데려 가는 곳이 있는데, 중국의 어느도시에나 볼 수 있는 안마하는 곳이다.

 

그런 안마는 발마사지와 전신마사지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퇴폐적인 곳이 아니다. 한 방안에 4명이 들어 갈 수 있어서 모두 한 방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는다. 그런 마사지를 받는 것은 중국에서 일반화 되어 있다.

 

그런데 마사지센터는 중국정부가 준 숙제가 아니라 여행사에서 준 숙제라는 것이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일정에 추천상품으로서 이미 명기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이드는 여행사의 숙제도 해야되고, 중국정부에서 내준 숙제도 해야 한다. 그런 사실을 가이드가 솔직하게 고백하자 이해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어느 경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중국특산품을 파는 매장으로 유도 하는 중국정부의 처사는 매우 불쾌한것임에 틀림 없다. 특히 약품매장이 그랬다. 언제 써 먹을지도 모르는 약을 충동구매로 산다는 것과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 곳의 매장 중에 인기있는 곳도 있었다. 중국차를 판매 하는곳이었다.

 

종업원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

 

중국차를 판매하는 매장 역시 외국관광객,특히 한국관광객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한국어로 제품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중국차 판매장

차박사가라는 상표는 유명한데 중국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 들러 본 네 곳의 매장에서 설명자는 주로 조선족이었다. 그런데 중국인도있었다. 바로 중국차를 판매하는 매장에서이다. 젊은 중국여직원이 각종 차를 시음 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였는데, 듣기에 전혀 불편함이 전혀 없을 정도로 유창하였다.

 

 

 

 

 

 

 

 

중국차 판매장

중국인종업원이 한국어로 중국차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중국은 차문화가 발달된 나라이다. 그러다 보니 수 많은 종류의 차가 있는데, 지역에 따라 특산차가 있기도 하다. 그런 지역차중의 하나가 낙양에서만 생산된다는 목단(모란)’이다.  그래서 가이드는 목단차와 보이차를 추천한다.

 

재스민차, 보이차등에 이어 낙양의 특산품인 목단차도 시음해 볼 수 있었는데, 차에 대하여 자세하게 모르지만 차에도 맛이 다르고, 또 차이가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매트릭스를 손가방

 

네 곳의 매장 중에 라텍스매장이 있었다. 라텍스매장은 고무재질로 만든 배게, 메트리스, 발베게, 죽부인등을 말한다. 쿠션이 있어서 몸의 형상을 유지 시켜 주고, 다시 복원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숙면을 취하는 데 좋다고 한다.

 

 

 

 

 

 

 

라텍스 매장

고무재질의 베게, 매트릭스등을 판매한다.

 

 

 

그런데 순례팀중에 배게와 같이 간편한 것은 대부분 한 두개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직접산 것도 있고 선물 받은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으로 보아 중국의 남쪽 해남성에서 난다는 고무를 원료로 하여 만든 라텍스제품은 한국관광객들에게 얼마나 인기 상품이었든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라텍스상품 중에 매트리스가 있었다. 두께도 다르고 사이즈도 달랐는데, 그 중에 하나를 구매한 사람이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가져갈까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금새 풀렸다. 매트릭스를 압축하는 놀라운 과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압축된 매트리스

기구를 이용하여 공기를 빼어내면 매트릭스가 들고 다니기에 적합한 크기로 줄어 든다.

 

 

 

 

모두 털어 먹겠다?

 

패키지여행을 하면서 피 할 수 없는 것이 매장에 가는 것이다. 이는 중국정부에서 의무적으로 가게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귀금속매장이나 중국차 매장등 다녀 본 곳은 모두 중국정부나 시에서 운영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매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무원들일까.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공무원이 아니고 정부나 시에서 고용한 직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텅빈 매장에 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아도 그다지 걱정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

 

패키지 여행을 하면서 또 하나 피 할 수 없는 것이 마사지이다. 마사지를 싫어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일부는 호텔로 가고, 일부는 마사지를 받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에 대하여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이는 중국정부가 개입된 것은 아니고, 여행사의 일정에 포함되어 있어서 가이드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관람지에서 주어지는 시간과 매장에서 주어지는 시간에 대한 것이다.

 

짧은 일정에서 많은 것을 보아야 하는데, 정작 관람지에서 주어지는 시간은 짧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뛰기에 바쁘고, ‘주마간산격이 되고 만다. 특히 향산사관람의 경우 고속열차 탑승시간 때문에 거의 뛰다 시피 하였고, 관람시간도 고작 5분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차 매장이나 라텍스 매장에서는 설명을 다 듣고, 쇼핑까지 하는 시간까지 합쳐 각각 1시간 가량 보냈다. 이처럼 패키지여행은 유적지에서의 짧은 관람과 매장에서 긴 쇼핑이 특징이다.

 

유적지 관람시간을 줄여서 낮에는 매장을 보여 주고, 밤에는 마사지를 받게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는 가지고 온 돈을 모두 털어 먹겠다는 것과 다름 없음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매장순례를 하다보면 늘어나는 것은 물건봉투이다. 더구나 참깨와 같은 농산물을 가져 갈 경우 짐은 더욱 더 늘어난다. 그래서 공항에 갈 때 쯤이면 모두 한짐씩 가져 가는 것이다.

 

뛰어 다니는 일이 없게

 

여행은 기분전환의 요소가 크다. 특히 패키지여행이 그렇다. 그런 여행은 여유있는 계층의 전유물과 같다. 그래서 부자들은 일년에 몇 차례 외국에 나가야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그다지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그것도 시간을 특별히 할애하여 떠난 여행에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의무적 매장순례등은 지양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국정부가 가이드에게 숙제를 주는 것은 폐지 되어야 하고, 여행사 또한 가이드에게 숙제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여행자가 관광지에서 뛰어다니는 일이 없어야 하고, 좀 더 느긎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바꾸어져야 한다.

 

 

 

 

2011-06-0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