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너무 서럽습니다!”인사동 ‘길거리공연’ 예술가의 절규

담마다사 이병욱 2011. 6. 7. 10:16

 

너무 서럽습니다!”인사동 길거리공연예술가의 절규

 

 

 

 

주말 인사동은 활기로 넘친다. 그런 인사동거리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 즐겨찾기 때문에 경복궁조계사와 연계된 문화벨트에 속한다. 또 문화공간으로서 인사동거리는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고, 이곳저곳에서 끊임없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서 전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런 곳이다.

 

인사동은 축제분위기

 

6월 4일 오후 경복궁에서 궁중다례문화체험을 마친 일행은 인사동거리를 구경하기 위하여 도보로 불과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은 인사동거리에 도착하였다.

 

주말이어서일까 인사동거리는 축제분위기이었다. 특히 안국동역 방향에서 진입하는 초입에 전통차시음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무료로 맛을 보여 주고 있어서 훈훈한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전통차시음회

인사동거리 북단의 빈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차를 대접하고 있다.

 

 

 

 

잘 정돈되고 빈틈없는 인사동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인파가 많았지만, 모두들 즐기는 듯한 분위기 때문에 한껏 여유로워 보였다.

 

 

 

 

 

인사동거리의 인파

 

 

 

 

 

 

 

 

 

불교관련용품

 

 

 

 

 

 

 

 

즉석요리코너

 

 

 

 

 

 

 

 

 

피리불기

 

 

 

 

물건구경과 사람구경에 다리도 아프고 지쳐서 잠시 쉬기로 하였다. 그래서 앉아쉴 수 있는 곳을 발견하였는데, 박물관겸 갤러리빌딩의 입구에 해당하는 너른 곳이었다.

 

그곳은 바닥이 마루로 되어 있는데, 널찍하여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쉬기에 적합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 곳에서 어느 예술가부부를 보았다.

 

예술가부부의 출현

 

예술가부부는 장소가 좋아서인지 그 곳에서 거리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둘 다 삼배옷과 유사한 치렁치렁한 긴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한눈에 보아도 보통사람들과 구분이 되는 옷차림새이었다. 더구나 남자는 장발에다 수염이 길게 나 있을 뿐만 아니라 눈푸른 서양인이어서 더욱 더 눈길을 끌었다.

 

그 옆에 부인으로 보이는 듯한 여자는 한국인이었는데, 역시 누런 삼배옷 비슷한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나중에 여자가 말하기를 서양인은 프랑스인이고, 자신과 함께 한지 8년이 되었다고 소개 하였다.

 

간단한 준비가 끝나자 그들은 공연을 시작 하였다. 남자는 준비한 클라리넷과 유사한 악기를 불고,여자는 앉아서 지켜 보는 것이다.

 

 

 

 

 

 

 

인사동거리의 예술가부부

클라리넷과 유사한 악기로 연주를 하고 있다.

 

 

 

 

클리리넷과 유사한 악기의 선율이 울려퍼지자 삽시간에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그리고 독특한 차림새의 서양인의 공연에 주목하면서 음악을 감상하였다. 그런 모습을 어떤 이는 열심히 카메라에 담기도 하였다.

 

놀며 즐기기 위하여 인사동을 찾은 사람들은 이처럼 조그마한 볼거리가 생겨도 금새 모이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낭만적인 분위기는 깨졌다. 바로 앞의 노점상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였기 때문이다.

 

 

 

 

 

 

 

노점상들의 항의

공연이 중단되었다.

 

 

 

 

예술가와 상인의 몸싸움

 

노점상들이 항의한 이유는 장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공연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몰려들어 노점상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통행을 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의 노점상 주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나와 공연을 중단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부부예술가가 반발하자 그 과정에서 욕설이 난무하며 분위기는 매우 험악해졌다.

 

막 공연을 보기 위하여 모여든 관광객들은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흥미롭게 지켜 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점상인들은 예술가 부부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험한말로써 몰아 붙였다.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예술가와 상인의 몸싸움(음성만 나오게 함)

 

 

 

 

 

다시 공연은 시작되고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관광객들은 공연보기를 원하였는데, 누군가 다시 공연을 해 줄 것을 박수로 유도하자 어수선한 가운데 클리리넷과 유사한 악기공연이 다시 시작되었다.

 

 

 

 

 

 

다시 시작된 연주

험악한 주변의 분위기 속에서 어수선한 가운데 연주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재개된 클리리넷과 유사한 악기연주도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였다. 경찰이 출동하였기 때문이다.

 

경찰이 출동하고

 

거리의 노점상들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신고하자 마자 즉각경찰이 출동하였기 때문에 금새 나타난 것이라 보여진다. 그러고 보면 그 자리가 목이 좋아서일까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장사에 방해가 되는 행위에 대하여 경찰을 부르고, 경찰은 공권력으로 해산하는 방법같은 것이다.

 

 

 

 

 

 

출동한 경찰

예술가부부와 상인과 경찰이 대화를 하고 있다.

 

 

 

 

 

이제 예술가부부는 상인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 경찰을 상대로 설득하여야 하였다. 상인들과 싸움에서 주변 관광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그마나 간신히 공연을 할 수 있었으나. 이제 경찰들이 출동하니 관광객들은 지켜만 볼 뿐 이었다.

 

상인들은 경찰들이 예술가부부들을 대신 상대하여 주자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다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예술가부부와 출동한 경찰들과 입씨름이 시작되었는데, 한국말을 못하는 프랑스남자가 불어와 영어로 항의 하면, 한국여자는 경찰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내용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나가 달라

 

자신들은 어떤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공연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그들을 쫒아 내려 한다는 것은 한국이 문화후진국임을 스스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 하여도 경찰은 막무가내로 나가 달라고 한국어로 말 하였다.

 

또 예술가부부가 말하기를 상인들이 거리를 무단 점거하며 장사는 것 역시 불법이 아니냐며 항의 하자 이에 대하여 경찰은 답변을 피하며, 여기서 얼마 떨어진 곳에 길거리 공연을 할 장소가 따로 마련 되어 있으니 그 곳에서 가서 하라는 말만 하였다.

 

 

 

 

 

경찰의 퇴거명령

즉시 떠나 줄 것을 명하고 있다.

 

 

 

 

그래도 예술가부부들이 버틸기미를 보이자, 고위 간부를 포함하여 출동한 네 명의 경찰은 그들에게 더욱 더 강력하게 떠나 줄 것을 요청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물리력에 의한 공권력을 발동할 기미를 보였다.

 

짐을 꾸릴 수 밖에

 

우연치 않게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하게 되었는데, 공연을 보기 위하여 모인 대부분 사람들은 대화가 원만히 해결되어 길거리 공연을 보기 원하였다.

 

사실 외국에 가면 관광지에서 길거리 공연은 흔한 것이고, TV에서도 이를 보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그런 공연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문화예술의 거리인 인사동에서 길거리 공연은 허용이 되지 않는 듯 하였기 때문이다. 주변의 상인과 갤러리의 건물직원이 자신들의 구역에서 예술행위를 하는 것에 대하여 용납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둘째로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공권력 역시 허락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찰역시 허가 받지 않은 거리공연에 대하여 법대로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이는 외국인 공연자라고 해서 예외가 없는듯 하였다.

 

결국 예술가부부는 짐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관광객들의 박수와 환호와성원이 있다고 할지라도, 노점상인들과 건물 직원의 거친 항의와 출동한 경찰의 공권력행사 앞에 버틸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짐을 싸는 예술가 부부

상인들의 항의와 공권력에 의하여 예술가 부부는 간단한 짐을 꾸렸다.

 

 

 

 

너무 서럽습니다!”

 

짐을 꾸려 떠나면서 여자예술가는 구경하던 사람들을 향하여 인사동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거리라고 하지만, 오로지 돈만 아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고, 또 외국인인 즐겨 찾는다는 인사동거리에서 영어한마디 할 줄 모르는 경찰들이 막무가내로 공권력을 행사는 것은 나라망신이고 국격에 맞지 않는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향하여 너무 서럽습니다!”라고 절규하듯이 외치며 사라졌다.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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