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차와 연근차는 어떤 맛일까,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서 문화체험
연꽃을 구경하기 위하여
해마다 이맘때쯤 찾는 곳이 있다. 시흥시에 있는 관곡지이다. 올해도 방문할 때 가 된 것 같아 찾아 가보기로 하였다.
일요일 오전에 비가 쏟아져 그런 분위기가 하루 종일 이어질 것 같았으나 오후가 되자 말끔히 개었다. 하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습기가 가득찬 공기로 인하여 후덥지근하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철이면 늘 볼 수 있는 꽃이 연꽃이다.
관곡지는 해마다 가는 곳이다. 벌써 5년 째이다. 그런 연꽃은 해마다 이맘 때 쯤 활짝 피는데, 8월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지금 쯤 연꽃이 피어 있겠거니 하고 출발한 것이다.
관곡지로 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지형의 특성상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나은데, 승용차로 불과 삼사십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다녀 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관곡지는 아는 사람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곳이 있는 줄 조차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이맘때 쯤 관곡지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은 연꽃을 구경하기 위하여 찾아 온다. 그런 관곡지는 관광단지로 개발된 것도 아니고, 놀이시설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은 때가 되면 알아서 찾아 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연꽃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꽃이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연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꽃을 보다가 주변의 다른 꽃을 보면 꽃이 꽃같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
담마빠다에서 13번과 14번 게송이 ‘난다테라이야기’에 관한 것인데, 거기에서 인간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천녀(天女)에 비하면 암원숭이를 보는 것 같다라는 인연담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연꽃을 보다가 다른 꽃을 보면 천녀와 암원숭이 정도로 비교 된다면 지나친 것일까. 그런 연꽃은 또 불교의 상징화라는 것이다.
연꽃은 불교꽃이다. 그래서 연꽃 하면 불교이미지가 떠 오르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 꽃은 어떤 것일까. 지난 6월 서울 대공원 장미원에서 장미꽃 축제가 열렸다. 장미꽃 축제 역시 매년 빠짐 없이 가서 보는 곳이다. 그런데 장미에 대한 설명문을 보니 장미꽃은 기독교를 상징한다고 되어 있었다.
이처럼 장미가 서양을 상징하고 더구나 기독교의 상징화 처럼 되어 있지만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고 불교를 신봉하는 아시아 국가에서 연꽃은 또한 동양을 상징하는 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연꽃은 베트남의 경우 국화라고 한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으나 외세를 배격하여 종교의 경우 불교가 70%인 불교국가라고 한다.
작고 가련하고 청초해 보이는 수련
연꽃이 피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7월과 8월이다. 반드시 물에서 피는데, 햇볕이 작열하는 여름에 볼 수 있어서 ‘여름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연꽃도 종류가 무척 많은데, 관곡지에서 볼 수 있는 연꽃 또한 수 많은 종이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 중에서도 수련이 눈에 띄는데, 작고 청초해 보여서 디카의 집중적인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 연꽃의 색깔은 홍련, 청련, 백련, 보라색연등 매우 다양하다.
꽃잎과 꽃받기가 동시에
하지만 연꽃은 역시 커다란 봉오리를 가진 종일 것이다. 이는 꽃잎과 해면질의 꽃받기가 함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 연꽃은 꽃과 꽃받기가 동시에 형성된다고 한다. 그래서 벌어진 꽃을 보면 그 안에 꽃받기가 반드시 가운데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이런 형태의 연꽃은 잎이 무척 크다. 지름이 약 40cm정도 되어서 비가 올 때 우산으로도 할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꽃이 지면 꽃받기만 남는데, 그 안에 씨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보통 직경이 약 2cm라 한다. 그런데 이런 씨는 3000년이 지나도 발아 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고 한다.
연을 이용한 산업화
그렇다면 연꽃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 대규모 연꽃 단지를 만들어 재배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연꽃을 산업화 하는 이유는 바로 연에서 나오는 각종 효능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뿌리와 잎자루와 열매는 식용으로 사용하고, 꽃받기는 꽃꽂이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또 잎은 수렴제 또는 지혈제로 사용하는데 연잎차를 만드는 재료로도 활용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효능이 있을까. 연뿌리를 달여 먹으면 입안의 염증이나 편도선염에 좋다고 한다. 또 연뿌리에서 나오는 즙은 폐결핵이나 각혈에 좋다고 한다. 씨는 정력에 좋다고 하고, 줄기는 많은 녹말을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이처럼 연은 어느 것 하나 버림이 없어서 연을 이용한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동시에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꽃과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관곡지는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마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연꽃단지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연꽃 감상을 하고 있다. 그런 연꽃 던지는 볼거리가 많다.
연꽃 자체도 아름답지만 직경이 40cm가량 되는 연잎이 바람에 넘어 가 파도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 또한 장관이다. 또 하늘에는 자전거를 타듯이 행글라이더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주말 하루를 연꽃과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바람에 연잎이 하얀 속살을 보이며 뒤집히고 있다.
카메라가 없는 사람을 위한 사진사의 광고판
열대지방의 수생식물을 연상하는 수상식물
한반도 형상의 수생식물군
연못에 피어 있는 빨간 연꽃
하늘에서 자전거를 타듯이 자유자재로 날아 다니는 사람
수녀님도 찾아온 연꽃단지
담마빠다(법구경)의 가르침
불교경전에는 연꽃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있다. 그 중 담마빠다(법구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Yathā sankāradhānasmiṃ 야타 상카라다나스밍
ujjhitasmiṃ matāpathe 웃지따스밍 마하빠테
padumaṃ tattha jāyetha 빠두망 땃타 자예타
sucigandhaṃ manoramaṃ 수찌간당 마노라망.
한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은은하게 향기를 뿜으며
연꽃이 피어오르듯이
Evaṃ saṇkārabhūtesu 에왕 상카라부떼수
andhabhūte puthujjane 안다부떼 뿌툿자네
atirocati paññāya 아띠로짜띠 빤냐야
sammāsambuddhasāvako 삼마삼붇다사와코.
버려진 쓰레기처럼
눈먼 중생들 속에 있으면서도
바로 깨달은 사람의 제자는
지혜로서 찬란하게 빛나리라
(담마빠다,58- 59)
연꽃은 깨끗한 곳이나 더러운 곳을 가리지 않고 피는 특징이 있다. 설령 더러운 곳에 피는 연꽃일지라도 그 자태와 향기로 인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을 주듯이,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가 비록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에 찌든 중생들 속에 있을지라도 찬란하게 빛날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Yo cetaṃ sahate jammiṃ 요 쩨땅 사하떼 잠밍
taṇhaṃ loke duraccayaṃ 딴항 록께 두랏짜양
sokā tamhā papatanti 소까 땀하 빠빠딴띠
udabinduva pokkharā. 우다빈두와 뽁카라.
누구든지 간에 하찮은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다스리면
그에게는 반드시 슬픔의 독이 사라진다.
마치 연꽃잎 위의 물방울이
스스로 굴러 떨어지듯이.
(담마빠다,336)
Vāri pokkharapatteva 와리 뽁카라빹떼와
āraggeriva sāsapo 아락게리와 사사뽀
yo na limpati kāmesu 요 나 림빠띠 까메수
tamahaṃ brūmi brāhmaṇaṃ. 따마항 브루미 브라흐만앙
마치 연꽃 위의 물방울 같고
뽀족한 송곳 끝 위의 겨자 씨같이
조금의 감각적 쾌락의 더러움에도 머물지 않는다.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담마빠다,401)
연잎위에 있는 물방울은 뭉쳐 있다.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는데, 결코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물방울은 스스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감각적 쾌락이나 욕망에 물들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연꽃테마파크 문화체험
관곡지에서는 연꽃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꽃과 관련된 행사도 개최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꽃테마파크’로 불리운다. 마침 방문한 날 연꽃테마파크 문화체험이 열리고 있었다. 연꽃을 주제로 한 각종 상품에 관한 것이다.
연꽃테마파크 문화체험행사는 7월 23일 부터 8월 15일까지이다.
불자임이 자랑스러워, 연꽃 차걸이
그 종류를 보면 악세사리 부터 먹거리까지 다양하다. 먼저 악세사리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차량에 부착하는 ‘차걸이’일 것이다. 불자라면 자신의 차에 연꽃모양의 각종 차걸이를 걸고 다니는데, 이는 자신이 불자임을 자랑스럽게 표시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관곡지에서도 차걸이를 볼 수 있었다. 뜨게질로 만든 차걸이다. 거기에다 구슬까지 붙여 밤에 반짝반짝 빛이 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악세사리는 차에 걸면 ‘차걸이’가 되고, 또 다른 용도로 쓰이면 그에 해당되는 ‘~걸이’가 될 것이다. 자그마한 것 하나의 가격이 7,000원이라 한다.
뜨게질로 만든 걸이용 연꽃 악세사리이다.
씨를 이용한 목걸이 만들기
한 쪽 켠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들여다 보니 연꽃씨를 이용한 목걸이등을 만드는 행사이다. 그런데 연꽃의 씨가 무척크다. 직경이 2센티정도는 되어 보인다.
이씨를 이용하여 색깔을 칠하고 구멍을 내어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것이 연꽃처럼 보인다.
연꽃 씨를 이용한 목걸이등 각종 악세사리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연을 재료로한 먹거리
하지만 행사장에서 무어니 무어니 해도 먹거리를 빼 놓을 수 없다. 그것도 연꽃을 이용한 각종 먹거리이다. 그 중에 연잎을 이용한 떡이 인기 있었다. 연잎을 이용한 인절미도 있고, 가래떡등 각종 떡이 선 보였는데, 시중에서 파는 가격과 별차이가 없다. 그런 떡은 요즘 빵보다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연을 재료로한 먹거리
연을 이용하여 막걸리까지
그런데 올해 관곡지에서 처음 등장하는 상품을 보았다. 이제까지 수 년 동안 관곡지를 빠짐 없이 왔었는데, 이번에 처음 본 것은 연막걸리이었다. 이 것 역시 연을 주제로 하여 만든 지역주민들의 작품이다.
그런 연막걸리는 인기가 좋았다. 가격도 2000원으로 부담이 없을 뿐만아니라 맛도 또한 연하고 부드러워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연막걸리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품으로 보여진다.
연막걸리
차맛을 알게 되었는데
이외에도 연으로 만든 비누등 각종 웰빙상품이 있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잎차와 연근차이었다. 이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아이템이라 볼 수 있다.
차를 좋아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불과 1년 정도 지나지 않는다. 이전에 커피를 마셨는데, 내려 마시는 원두커피를 애용했었다. 더 이전에는 봉지커피를 주로 마셨다.
하지만 이제 완전히 차로 바꾸었다. 불교관련 글을 쓰고 인터넷상의 법우님들과 정보를 교환하다 보니 차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더구나 순례법회를 가면 차 한 잔 할 정도의 시간도 갖기 때문에 차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다. 그런 차도 종류가 무척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구입해서 맛을 보니 각기 독특하였다.
이처럼 차맛을 알게 됨에 따라 차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지난 5월 중국여행 당시 ‘보이차’를 구매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둥그런 원판처럼 생긴 보이차가 7만원 하였는데, 시중에서는 배이상 간다고하였다.
현재 몇 가지종류의 차를 마시고 있다. 그 중에 입에 맛는 것이 알고지내는 법우님이 추천한 ‘황차’이다. 구수한 맛이 일품인데,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또 한가지 즐겨 마시는 차는 ‘작설차’인데, 할인점에서 산 것을 마시고 있다.
연잎차와 연근차맛은 어떤 것일까
그런데 이번 관곡지에서 연잎차와 연근차를 판매하고 있어서 이제 차에 갓 입문한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차는 이곳 관곡지에서 생산한 것이라 한다. 가격도 만원으로 부담이 없었다.
연잎차는 녹차와 같은 맛이 나고, 연근차는 구수한 맛이 난다고 차를 파는 이는 설명한다. 더구나 연잎차와 연근차는 당뇨에도 좋아 건강에도 좋은 차라고 소개한다. 그래서 연잎차와 연근차를 구입하였다.
연잎차와 연근차는 어떤 맛일까. 파는 이는 두개를 섞어서 마셔도 괜찮다고 하였다. 그래서 표일배에 한 스푼씩 올려놓고, 물을 따라 차를 만들었다. 약 2분정도 지난후 찾잔에 따르니 색깔은 진하지 않고 투명한 것에 가깝다. 그런 연잎차 맛은 어떤 것일까.
맛을 보니 연잎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연근을 우려 내서 일까 약간 구수한 맛도 났다. 작설차와 황차, 뽕잎차에 익숙하다 연잎차와 연근차를 마시니 또 다른 맛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사람들은 매일 비슷한 패턴의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 일상은 매일 반복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상에 대하여 그다지 지겨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금씩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똑 같은 패턴의 일상이라면 금새 질려 버릴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라도 두 번 세 번 보면 흥미가 없다. 더구나 같은 영화를 백번 보여 준다면 이는 ‘고문’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상은 그렇지 않다. 어제와 오늘이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제행무상’의 법칙에 따라 삶의 패턴이 약간씩 달라 그다지 지루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일상은 새로운 활력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바로 ‘여행’일 것이다. 그래서 멀리 떠나고, 심지어 바다 건너 해외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소시민과 서민들은 잠시 일터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기분 전환이 된다. 따라서 멀리 갈 필요 없이 가까운 곳으로 가면 된다. 그런 곳중의 하나가 관곡지일 것이다.
관곡지
관곡지는 비록 일년에 딱 한 번 찾는 곳에 불과하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한 번 다녀 오는 코스가 되었다. 그런 관곡지에서 올해의 경우 꽃 구경만 한 것이 아니라 ‘문화체’험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작년과 달리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연잎과 연근으로 만든 차를 체험한 것인데, 이번 방문에서 가장 큰 수확이다.
2011-07-25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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