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마하시 사야도의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ada, 12연기)

담마다사 이병욱 2011. 7. 28. 18:11

 

 

 

 

마하시 사야도의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ada, 12연기)

 

 

 

어느 스님은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문구를 보고 출가를 결심하였다고 한다. 하나의 문구로 인하여 인생의 대전환을 이룬 것이다. 마찬가지로 말 한마디에 감명받은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말 한마디로 인하여 인식의 대전환을 이루어 방향 자체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 때문이다.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하여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이야기 또한 종종 듣기 때문이다.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ada, 12연기)

 

한 권의 책이 있다. 마하시사야도의 법문집인 ‘12연기이다. 이 책을 접함으로서 불교의 신행이 크게 달라졌다. 그 책을 알게 된 것은 2008년도 이다. 수행처에서 접한 것이다. 수행처에서 법문교재가 마하시 사야도의 빠띳짜사뭅빠다(paticca-samuppada, 12연기)이었기 때문이다.

 

그 교재에 대한 파일을 안면이 있는 법우님의 카페 (마하시 사야도의 12연기 법문 선원 교재용)에서 발견하였다. 아마도 법보시용으로 널리 퍼지기를 바래서 일 것이다.

 

 

 

 

12연기법문-마하시사야도.hwp

 

 

 

 

파일을 열어 보니 수행처의 교재 그대로이다. 마하시 사아도의 법문과 주석으로 이루어진 보석같은 책이다. 그런데 사야도의 빠띳짜사뭅빠다는 혼자 읽기가 난해 하다는 것이다. 초기불교의 기초지식이 없이는 단 몇 줄도 나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왕가자와나같은 용어가 등장 하였을 때, 이를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책 뒤에 있는 주석을 읽어 보아야 한다. 또 교재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인식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아비담마에 대한 배경이 없이는 진도가 나가기 힘들다.

 

그래서 1시간 30분 법문할 동안  2-3페이지 진도 나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1년 수 개월이 지나서야 끝 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비담마에 대하여 별도로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연스럽게 청정도론까지 접하게 된 것이다. 그런면으로 보았을 때 마하시 사야도의 12연기법문교재는 불교신행생활에 있어서 일대전환을 이루게 한 하나의 커다란 변곡점과 같은 책이라 볼 수 있다. 

 

 

 

 

 

 

 

그런 공부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첫 소감([위빠사나 수행기1] 나도 수행을 있을까) 을 블로그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수행처에서 1년간 공부한 소감문(수행처에서 1년간, 무명과 갈애를 극복 하려면)역시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마하시 사야도는 어떤 분일까

 

그렇다면 12연기 법문을 한 마하시 사야도는 어떤 분일까. 일반적으로 마하시 사야도는 위빠사나 수행자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는 물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 마하시수행센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하시 사야도는 수행뿐만 아니라 교학으로도 매우 잘 알려져 있는 분이라 한다. 빠알리 삼장에 통달한 삼장의 대가로 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사야도의 법문집을 보면 니까야 뿐만 아니라 아비담마 논장, 청정도론등의 각종 주석서를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한 줄 한 줄 마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고귀한 글들이다.

 

마하시사야도의 12연기 법문을 보면 교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런 사야도에 대하여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 하여 놓았다. 참고로 원글에서 단락을 나누고 소제목을 붙여 놓았다.

 

 

 

 

 

마하시 사야도

The Venerable Mahasi Sayadaw

사진 http://en.wikipedia.org/wiki/Mahasi_Sayadaw

 

 

 

 

마하시 사야도의 생애와 업적

 

 

1904년 농민아들로

 

마하시 사야도(Mahāsi Sayadaw)라고 더 잘 알려져 있는 우 소바나 대장로(U Sobhana Mahāthera) 1904 729일 농민 우 칸 토(U Kan Htaw)와 도 쉐 옥(Daw Shwe Ok)의 아들로 태어났다미얀마 북부의 쉐보(Shwebo)에서 서쪽으로 7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세익쿤(Seikkhun)이라는 마을이 사야도의 고향이다.

 

마하시 사야도는 여섯 살 때 마을의 승원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12살 때 소바나(sobhaa)라는 법명으로 사미계를 받았다. 20세가 되던 1923 1126일 비구계를 받고, 이후 3년 동안 미얀마 정부의 초· 중· 고급의 빨리어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비구계를 받고 4년이 지나 불교학의 중심지로 알려진 만달레이(Mandalay)로 가서, 명망 있는 여러 학인스님 밑에서 공부를 계속 했다. 5년째가 되는 해에는 몰라먀잉(Mawlamyaing)으로 가서 따웅 와잉 갈라이 따익 캬웅(Taungwaing-galay Taik Kyaung)수도원에서 경전을 가르치는 임무를 맡았다.

 

비구가 되고 8년이 되자

 

비구가 되고 8년이 되자, 사야도는 동료 비구 한명과 함께, 비구에게 허락된 최소한의 소지품인 발우와 가사 세벌만 지니고 정확하고 효과적인 명상수행 방법을 찾고자 몰라먀잉을 떠났다. 따톤(Thaton)에서 밍군 제타완 사야도(Mingun Jetawun Sayādaw) 1세로 알려진 이름난 명상 스승인 우 나라다(U Nārada)스님을 뵙고 사야도의 지도하에서 곧바로 강도 높은 수행을 했다.

 

수행에서 뛰어난 진전을 이룬 마하시 사야도는 1938년 세익쿤을 방문했을 때, 세 명의 첫 제자들에게 명상법을 훌륭하게 지도할 수 있었다. 이 세 명의 재가 제자들도 수행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으며 이 세 명의 재가 제자들을 보고 마을 사람 50여 명이 크게 고무되어 함께 강도 높은 수행 코스에 참여하였다.

 

담마짜리야라는 칭호를

 

하지만 마하시 사야도는 몰라마잉 승원으로 긴급히 돌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그곳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와병 중이던 연로한 주지스님은 마하시 사야도가 돌아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입적하였고, 마하시 사야도는 몰라먀잉의 수도원을 맡아 비구들을 가르치는 일을 다시 시작했다. 이때 그는 미얀마 정부가 처음 주관하는 빨리어 성전 시험을 준비했는데, 1941년 단번에 이 시험에 합격하고 사사나다자 스리빠와라 담마짜리야(Sāsanadhaja Sripavara Dhammacariya)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리고 일본이 미얀마를 침략했을 때, 정부 당국은 몰라먀잉의 따웅 와잉 갈라이 따익 캬웅 승원과 비행장이 가까워 공습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피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일은 마하시 사야도는 고향마을 세익쿤으로 돌아가서 위빠사나 명상에 전념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가르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마하시(큰 북)라는 이름의 유래

 

당시 마하시 사야도는 마하시 카웅(Mahā-Sī Kyaung)이라는 승원에 머물고 계셨다. 이 승원에는 유별나게 큰(Mahā) (sī)이 소장되어 있었는데, 마하시라는 이름은 이 승원의 큰북(Mahāsi)에서 유래하였다.

 

1945, 바로 이 시기에 마하시 사야도는 위대한 저술 위빠사나 수행 입문서(Manual of Vipassana Meditation)를 썼다. 이 책은 사념처 수행 방법론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상세하게 설명한 정통 입문서인데, 모두 두 권, 858쪽이나 되는 대작이다. 이 책을 쓰는 동안 근처 쉐보에서는 매일 공습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이 책 중 한 단원만 영어로 번역되어 스리랑카 불교출판협회(BPS)에서「실용 위빠사나, 그 기초와 진행 단계(Practical Insight Meditation: Basic and rogressive Stages)」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정치가 우 뜨윈(U Thwin)경과 만남

 

마하시 사야도가 지도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위빠사나 명상을 훌륭하게 지도하는 스승이라는 명성이 쉐보와 사가잉 지역 전체에 퍼져나갔고, 미얀마의 원로 정치가이며 독실한 불교 신자인 우 뜨윈(U Thwin)경의 주목을 받았다.

 

우 트윈경은 덕망과 능력을 갖춘 명상 스승이 지도하는 수행 센터를 지어 미얀마에 참된 불교를 육성하고자 하는 뜻을 품고 있었다. 마하시 사야도를 친견하고 법문과 사가잉의 띨라신(Thilashin)1에게 주는 명상의 지침을 듣고 나서, 우 뜨윈 경은 자신이 찾고 있던 이상적인 분을 마침내 찾았다고 확신했다.

 

1947년에 우 뜨윈 경을 초대 원장으로 교학(pariyatti)과 수행(paipatti)의 진흥을 목표로 한 불교진흥원(Buddha Sāsana Nuggaha Organization)이 양곤에 세워졌다. 1948년 우 Em윈 경은 양곤 꼬까인(Kokine)지역의 5에이커 규모의 대지를 수행 센터 설립을 위해 불교 진흥원에 내놓았다. 이곳이 바로 현재의 싸사나 에익따(Sasāna Yeikthā), 즉 불교 수련원이있는 곳으로 약 20 에이커 규모에 수많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1949년 총리의 부탁으로

 

1949년 당시 미얀마의 총리 우 누(U Nu)와 우 뜨윈 경은 마하시 사야도에게 양곤으로 와서 수행을 지도해달라고 청을 드렸고, 그 해 12 4일 사야도는 양곤에서 처음으로 25명의 수행자에게 위빠사나 수행법을 지도하였다. 사야도가 양곤에 도착한 이후 유사한 명상 센터가 미얀마 전역에 백여 군데 이상 생겨났다. 새로 설립된 센터에서도 똑같은 명상법을 가르쳤다. 1972년의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미얀마 및 해외의 수행 센터에서 지도받은 수행자의 수가 70만 명을 넘었으며 동서양에서 위빠사나 코스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

 

6차 결집이 양곤에서 열렸을 때

 

불기 2500(서력 1956)을 기리는 역사적인 6차 결집(Chaṭṭha Sanghāyāna) 2년 동안 양곤에서 열렸을 때, 마하시 사야도는 합송되는 삼장을 승인하는 최종 편집자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 그뿐 아니라, 사야도는 합송된 성전 내용에 대해 질의를 하는 질문자(pucchaka)역할도 맡았다. 그리고 답변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박학다식한 위찟따사라왐사(Vicittasārābhivamsa)스님2이 하셨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고 백일 후 열린 첫 결집 때는 마하 깟사파(Maha Kasappa)가 질문자 역할을 맡았고, 우빨리와 아난다 존자가 답변자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성전 암송이 끝나고 삼장(Ti-Pitaka)이 완성이 되면, 고대 주석서와 복주석서에 대한 합송이 결정되고 비판적인 편집과 면밀한 검토가 진행되는데, 이 일에도 마하시 사야도는 큰 역할을 하셨다.

 

저술하거나 번역한 책이 70

 

이러한 여러 가지 임무를 하면서도 마하시 사야도는 학문적으로 깊이 있고 뛰어난 저서를 여러 권 남겼다. 사야도가 저술하거나 번역한 70권 가량의 책이 대부분 미얀마어로 되어있고, 몇 권은 빨리어로 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것은 빨리어 원저(原著)를 미얀마어로 번역하여 주석을 달아 편찬한「청정도론」의 대주석서인「마하띠까(Mahāīkā)3이다. 모두 두 권으로 된 빨리어 원전은 해석하는데 언어학적 어려움이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편찬한 공로로 사야도는 1957년 악가 마하 빤디따(Agga-Mahā-pandita)란 칭호를 받았다.

 

그 외에도 불법을 전파하기 위한 마하시 사야도의 놀라운 활약은 그침이 없었다. 6차 결집 준비를 위해 다녀온 두 차례의 해외 순방 이후, 위빠사나 수행지도와 설법을 하기 위해 많은 국가를 방문하셨다.

 

1982 78세에 심장마비로

 

힘차게 일을 하면서도 사야도는 자기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아 날카로운 수행지도력이 결코 무디어진 적이 없었으며 1982 8 14, 78세에 심장마비로 열반하시기 바로 전까지 원기왕성한 몸과 마음으로 법(Dhamma)에 대해 깊은 헌신을 하셨다. 바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에도 새로운 수행자에게 입문지도를 하셨다고 한다.

 

마하시 사야도는 날카로운 지성과 심오한 학문과 깊은 명상체험을 균형 있게 두루 갖춘, 아주 보기 드문 스승이다. 한평생 저서와 법문을 통하여 동서양의 수많은 사람에게 커다란 이익을 주셨고 개인적인 성취와 업적으로 당대 불교계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Namo tassa bhagavato arahato sammāsambuddhassa

세존, 아라한, 정등각자께 귀의하옵니다.

 

 

 

2011-07-28

진흙속의연꽃

 

12연기법문-마하시사야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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