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명절후유증과 ‘하녀’ 같은 아내, 일곱종류의 아내와 일곱종류의 남편

담마다사 이병욱 2011. 9. 15. 10:11

 

 

명절후유증과 하녀같은 아내, 일곱종류의 아내와 일곱종류의 남편

 

 

 

 

대한민국에만 있는 용어

 

명절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오로지 대한민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용어로서 명절이 다가왔을 때 가사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주부들이 겪는 현상이라 한다. 이는 실제 병이 아니고 심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등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서, 주로 맏며느리가 음식장만이나 설거지등 뒤처리를 평소보다 과도하게 함으로서 매년 연례행사처럼 겪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추석명절날 TV의 뉴스를 시청하다가 명절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여성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뒤치닥거리를 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일로 인하여 명절이 끝난후 후유증으르서 허리나 무릎, 어깨등의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졌다고 한다.

 

명절때만 되면 이러한 형식의 명절후유증에 대하여 보도 하는 것이 이제 관례화된 듯 하다. 한 때 명절날 여성들의 과도하게 일하는 것과 빗대어서 단지 놀고 먹는 듯이 보이는 남성들을 비교하여 보도 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그래서 명절때만 되면 방송사에서는 한 꼭지 이상 남자와 여자의 불평등한 현실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양 연례행사처럼 보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여론을 호도할 수 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방송사의 오버액션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장만이나 각종 허드렛일을 여성들이 도맡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명절때라든가 각종 집안 행사에 더욱 더 그런 현상은 심화된다. 하지만 일년 열두달 365일 매일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일년에 몇 차례에 불과하고  평소보다 심한 가사노동이다. 그런 것에 대하여 병원신세를 질 정도로 과도한 스트레스라고 보도 하는 것은 방송사의 오버액션이라 본다, 그런 오버는 곧바로 이어지는 또 다른 보도에서도 볼 수 있었다.

 

방송사 뉴스에서는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에 대하여 공항을 배경으로 하여 보도 하였다. 날씨좋은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가족단위로 떠나는 해외여행으로 공항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는 보도이다.

 

하지만 그들이 추석명절을 보내고 떠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오히려 교통이 막히는 가운데 기어이 고향을 찾아 내려가려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황금연휴를 맞아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여유로운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방송사의 숨은 의도는

 

명절때 여성들이 평소보다 과도하게 일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다 보니 이제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거들어 주기도 한다. 또 여성이들이 명절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지만 모든 음식을 다 만들지는 않는다. 제사를 지낼때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음식이 있지만, 시대가 바뀌어서일까 음식을 주문하여 차례를 지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제사상

사진 추석차례상

 

 

 

실제로 만드는 음식은 을 부치는 정도등 몇 가지에 한정되는지 모른다. 방송에서 전 부치는 화면으로 보여 주면서 명절스트레스증후군 운운하며 병원신세를 지는 것처럼 보도 한다면, 방송사가 말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에 대하여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방송사에서는 명절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과 연휴를 맞아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비교하여 보여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보도행태는 정권이 바뀌면서 특히 심해진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장로정권이 들어서면서 전통문화를 홀대한다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에서 알아서 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월급의 반은 욕먹는 값

 

여성들은 명절 때 몇일간 고생하는 것이 병원신세를 질 정도로 힘든 가사노동이라 보지않는다. 오히려 남성들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병원신세를 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명절때 남성들이 놀고 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년에 단 몇 일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격심한 노동과 그로인한 인관관계등 차마 남에게 말을 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년 365일 중 대부분을 격심한 노동으로 보내는 남성의 경우 가정을 이끌어 가는 가장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건설현장에서와 같이 목숨을 걸고 고된 노동을 하는 것도 가족이 있기 때문이고, 직장에서 상사의 욕을 먹어가면서 버티는 것도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느 직장인은 자신이 받는 월급의 반은 일해서 받는 것이고, 나머지 반은 욕먹음으로 인해서 받는 것이라 하였다.

 

남편이 상사로 부터 온갖 모욕수모를 당하면서 이를 기꺼이 감수하며 번 돈을 아내에 내어 놓았을 때 과연 그런 사연을 알고 있는 아내는 과연 얼마나 될까.

 

남편들은 참 불쌍하다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대부분 여성들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은데, 평일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사람들중 여성이 많은 이유는 생활의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남성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남성들은 일 때문에 여행을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는 것이다. 그런 남성들에 대하여 여성들이 하는 말은 남편들은 참 불쌍하다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남성들은 일 때문에 직장을 비울 수 없다. 단 하루도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여행을 즐기는 것은 꿈도 꾸어 보지 못하고 정년을 맞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이 벌어준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여가를 즐기기 때문에 여성들의 입에서 남자들은 불쌍하다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면으로 본다면 명절날 남성들이 놀고 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년 365일 매일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성들이 이해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일곱종류의 아내가 있는데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남성들이 일터에서 일을 할 때, 일부 여성들은 한가하고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못된 아내도 있을 수 있다. 남편을 돈 벌어 오는 기계정도로 생각하고,  그 벌이가 시원치 않을 때 투정을 하고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다. 그런현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부처님 당시에도 그런 아내가 있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사왓띠의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 탁발을 하기 위하여 아나타삔디까장자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안에서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다. 부처님이 집안이 왜 소란스러운지에 대하여 묻자, 그것은 장자의 며느리인 수자따때문이라고 하였다.

 

수자따는 부유한 집안에서 시집왔는데, 그녀는 시부모에게도 조심성도 없었고 남편도 존중하지 않았다. 더구나 부처님도 공경하지 않고 존경하지도 았았는데, 이를 안 부처님이 수자따를 불러 놓고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신 것이다.

 

 

수자따, 일곱종류의 아내가 있다. 살인자와 같은 아내, 도둑 같은 아내, 사나운 여주인 같은 아내, 어머니와 같은 아내, 누이 같은 아내, 친구 같은 아내, 하녀 같은 아내가 있다. 이 일곱가지 아내 중에서 수자따는 어느 아내에 속하는가?”

 

(앙굿따라 니까야 7 59,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서)

 

 

부처님이 분류한 아내의 종류는 일곱부류이다. 살인자와 같은 아내에서 부터 하녀와 같은 아내에 이르끼 까지 모두 일곱부류가 있는데, 수자따는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묻는 것이다.

 

당신은 어느 아내에 속하는가

 

남편과 함께 사는 여성이라면 위 일곱부류의 아내중의 하나에 반드시 속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곱종류의 아내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 초기경에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

 

 

자비가 없고 마음은 타락하고

다른 사람을 열망하고 남편은 멸시하며

그녀를 [아내로] 사온 사람을 죽이려는 아내

이런 아내가 살인자 같은 아내다.

 

기술이나, 장사, 농장 일을 통해

남편이 벌어들인 재산을

자신을 위해 조금씩 훔쳐내는 아내

이런 아내가 도둑 같은 아내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나태하게 잔뜩 먹고

험담을 하고, 사납고, 거친 말을 하고

부지런한 남편을 구박하는 아내

이런 아내가 [사나운] 여주인 같은 아내다.

 

항상 남편에게 친절하고 이익을 주며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에게 하듯이 그렇게 남편을 돌보고

남편이 벌어들인 재산을 조심해서 지키고 감독하는 아내

이런 아내가 어머니 같은 아내다.

 

마치 여동생이 언니에게 대하듯이

남편을 지극한 공경심으로 대하며

남편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는 아내

이런 아내가 누이 같은 아내다.

 

헤어졌던 친구들이 서로 환영하듯이

남편 앞에서 항상 즐거운 모습이며

훌륭한 태생의 계행을 지키고 헌신적인 아내

이런 아내가 친구 같은 아내다.

 

몽둥이도 두려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잘 참아내고 마음은 고요하고 깨끗하고

남편의 뜻을 순순히 따르는 아내

이런 아내가 하녀 같은 아내다.

 

(앙굿따라 니까야 7 59,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서)

 

 

 

위 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표를 만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일곱종류의 아내

No

 

   

내 생

1

살인자 같은 아내

-자비가 없고 마음은 타락함

-다른 사람을 열망하고 남편을 멸시함

악처

2

도둑 같은 아내

남편이 벌어들인 재산을

자신을 위해 조금씩 훔침

악처

3

여주인 같은 아내

-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나태하게 잔뜩먹음

-험담을 하고, 사납고, 거친 말을 함

-부지런한 남편을 구박함

악처

4

어머니 같은 아내

-남편에게 친절하고 이익을 줌

-어머니가 외아들에게 하듯이 남편을 돌봄

-남편이 벌어들인 재산을 지키고 감독함

선처

5

누이 같은 아내

-남편을 지극한 공경심으로 대함

-남편의 뜻을 겸허히 수용함

선처

6

친구 같은 아내

-남편 앞에서 항상 즐거운 모습을 보임

-계행을 지키고 헌신함

선처

7

하녀 같은 아내

-몽둥이도 두려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음

-잘 참아내고 마음은 고요하고 깨끗함

-남편의 뜻을 순순히 따름

선처

출처: 앙굿따라 니까야 7 59,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서

 

 

 

 

최악의 아내

 

위의 표에서 최악의 아내는 첫 번째의 살인자와 같은 아내이다.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더구나 정부와 공모하여 보험금을 타내기 위하여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뉴스를 들으면 살인자와 같은 아내임에 틀림없다. 이런 아내는 죽어서 나쁜 곳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또 악처에 태어나게 될 아내의 유형은 도둑같은 아내여주인 같은 아내이다.

 

남편이 피땀흘려 벌어드린 재산을 다른 곳으로 빼돌려 두 개의 주머니를 찬 케이스가 도둑같은 아내의 전형일 것이다. 그 돈으로 오로지 자기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다. 여주인 같은 아내는 남편을 마치 머슴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남편이 힘들게 벌어다 준 돈으로 아무 하는 일 없이 먹고 마시기만 하며 시간을 보낸다. 또 사람들에게 자신의 남편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함으로서 자신이 남편이 못난 사람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이다. 남편이 머슴처럼 일해 벌어다 준 돈으로 여가를 즐기는 유흥마담이 대표적 이미지라 볼 수 있다.

 

하녀 같은 아내

 

반면 어머니 같은 아내, 누이 같은 아내, 친구 같은 아내, 하녀 같은 아내가 있다. 이들 모두 죽으면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수자따는 어떤 아내의 유형이었을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경에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여주인 같은 아내이었을 것이다. 이는 부처님이 다음과 같이 물었을 때 대답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수자따, 이와 같이 일곱가지 아내가 있다. 어떤 아내가 그대의 모습인가?”

 

부처님, 오늘부터 저를 하녀와 같은 아내라고 여겨 주십시요.”

 

(앙굿따라 니까야 7 59,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에서)

 

 

수자따는 부처님의 질문에 스스로 하녀와 같은 아내가 되겠다고 하였다. 이는 자신이 이제까지 여주인 같은 아내로 살아 왔던 것에 대한 반성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은 어느 남편에 속하는가

 

흔히 금기시 되는 대화가 있다. 정치이야기, 지역이야기, 여성이야기이다. 모두 매우 민감한 주제로서 의견이 갈리고 파가 갈려서 이야기 해 보았자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야기의 경우 성차별논란까지 감수해야 되기 때문에 자칫잘못 하면 반페미니스트로 내몰릴 위험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처럼 위의 일곱가지 아내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그 누구도 비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일곱가지의 예는 아내에게만 적용할 수 있을까.

 

위의 표를 패러디하면 그대로 남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땅의 모든 남편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을 수 있다.

 

 

일곱종류의 남편이 있다. 살인자와 같은 남편, 도둑 같은 남편, 사나운 남주인 같은 남편, 아버지와 같은 남편, 오빠와 같은 남편, 친구 같은 남편, 머슴 같은 남편이 있다. 이 일곱가지 남편 중에서 당신은  어느 남편에 속하는가?”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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