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오성계급과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

담마다사 이병욱 2011. 12. 8. 18:06

 

오성계급과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

 

 

 

조계종의 오성계급

 

조계종에 오성계급이 존재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다섯가지 계급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 사건의 발단은 조계종 포교원 산하 불교상담개발원 자비의 전화에서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는 어느 재가불자에 대한 조계종의 일방적인 해임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두고 기사에서는 한국불교를 대표한다는 조계종 내에 다섯가지 계급이 존재한다고 보도 하였다. 그 오성계급은 무엇일까.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이 표현 되어 있다.

 

 

종단이 밝힌 중징계 사유는 김선희 상담원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들은 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방송에서 말했다는 점과 자비의 전화 운영과 종무집행 방해, 개인 이익 위해 ‘5성 계급을 언급하며 종단과 자비의 전화 명예 훼손, 불자로서 신분을 망각하고 삼보를 비방한 점 등이다. 5성 계급이란비구비구니재가 종무원종단산하단체 직원자원봉사자 5단계를 표현한 것으로 종단 행정의 경직성을 지적하는 말로 오래전부터 회자되던 말이다.

 

(조계종, 소통 대신 ‘호통’, 현대불교 2011-11-30)

  조계종- 소통 대신 호통.docx  조계종- 소통 대신 호통.pdf

 

 

 

 

 

 

 

 

오성계급이란 비구, 비구니, 재가종무원, 종단산하단체 직원, 자원봉사자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이 기사는 현재 조계종 총무원에 의하여 문제시 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요구 하는 신청서를 냇기 때문이다. 이유는 어떤 경위와 근거로(중략) 표현을 사용했는지 밝히고 정정보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불교관련 매체를 상대로 제소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어느 댓글에서

 

오성계급과 관련된 기사가 또 다른  불교관련 인터넷신문사이트에 실렸는데, 댓글이 수 백개에 달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원로 스님 패고, 동료 스님 구타한 호법부 출신 스님은 문서 징계, 상반기 종회 활동 금지 정도만 징계했는데, 방송에서 바른 소리 한 불자는 5년 퇴출이라!
이거이거, 기사 말미에 있는 말씀 그대로군요. 기자님 말씀이 옳습니다.
포교원과 불교상담개발원이, 김선희 불자의 5성 계급 발언으로 인해 종단의 명예를 실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종단산하 단체에서 봉사해온 이름 없는 자원봉사자 한 사람에 대한 징계절차부터 조심스럽고 여법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 불자 중징계 사실로만 보아도 조계종단에 5성계급이 있는 건 명약관화한 사실이군요.

 

(나원참님의 댓글, [이학종칼럼] 자비의전화 자원봉사자 징계를 보며, 미디어붓다 2011-11-09)

[이학종칼럼] 자비의전화 자원봉사자 징계.docx

 

[이학종칼럼] 자비의전화 자원봉사자 징계를.pdf


 

종회에서 스님들의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처분을 내리면서, 종단내에 오성계급이 있다고 발설한 자원봉사자에게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에 대하여 비판한 글이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종단내에 오성계급이 존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인도의 사성계급

 

기사에서는 조계종의 종단내에 계급이 있다고 하였다. 가장 위에 있는 계급이 비구이고, 그 다음이 비구니, 이어서 종무원, 산하단체 직원, 자원봉사자라 한다. 이는 부처님 당시 고대인도에 있어서 사성계급을 보는 것 같다.

 

고대인도의 사성계급은 사제계급인 브라만, 전사계급인 크샤트리아(Kshatriya), 상인계급인 바이샤(Vaiśya), 농민층인 수드라(Śūdra)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사성계급의 연원은 후기 베다시기 까지 거슬러 올라 가는데, 이때가 인도북부에 인도유럽어 사용민족이 정착하면서 부터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성계급은 뿌리가 깊어 오늘날 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인도에서는 브라만들이 여전히 큰 특권과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한다.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

 

한편 사성계급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이라 한다. 전통적인 인도 카스트에서 가장 낮은체계에 속하거나 그런 체계에도 속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불가촉천민에 대한 차별행위는 1949년 인도의 제정헌법에서 불법으로 규정되었지만 여전히 현대에도 존재한다.

 

불가촉천민이 하는 일은 전통적으로 직업 또는 생활습관이 더러운 일과 관련되어 있는데, 예를 든다면 어부 같은 사람들, 소를 죽이거나 죽인 소를 치우는 일 또는 가죽무두질을 하면서 생계를 잇는 사람들, ·오줌··침 등 인체의 배설물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 청소부나 세탁부,  쇠고기를 먹거나 집돼지·닭 등의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라고 인터넷 백과사전에 소개되어 있다.

 

인도에서 하리잔(harijan)’이라 불리우는 불가촉천민들은 새로운 헌법이 제정될 때 까지 여러가지 사회적 제약을 받았는데, 그런 것중의 하나가 상위계층과 접촉을 금하는 것이다. 상위계층에서 이들 불가촉천민과 접촉하면 오염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차별과 무시와 억압을 받아온 불가촉천민들은 이로 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타종교로 집단개종을 하고 있는데 불교도 그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 인도 정부에서는 불가촉천민이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1억명에 달하는데 불가촉천민의 처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차별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불가촉천민법(Untouchability Offenses Act) 1955년에 제정되어, 이들에게 특별교육혜택이나 직업상의 혜택도 부여하고 있고, 심지어 의회에서도 특별한 대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어떤 사람이 하리잔이라는 이유로 종교적, 직업적, 사회적 차별대우를 받는 것에 대하여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의 여성비하발언에 발끈한 여성불자

 

이처럼 인도에서 사성계급과 불가촉천민등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는데, 이런 계급이 불교종단내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단내에서 소위 오성계급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오성계급중에도 속하지 않는 재가불자들은 어느 계급에 속할까.

 

재가불자들은 일반적으로 신도라 불리운다. 믿고 따르는 무리들이라는 뜻이다. 한국불교에서는 주로 스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

 

신도들은 소위 오성계급에 속하지 않는다. 오성계급 밖에 있는 것이 재가불자들이다. 재가불자들을  우바새, 우바이라하여 비구, 비구니와 함께 사부대중의 일원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실제로 종속적인 관계이다. 그래서 신도라 불리운다.

 

신도들은 사부대중의 일원이면서 사부대중으로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오성계급의 일원도 아니다. 그렇다고 어느 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불가촉천민과 같은 위치라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불교관련 인터넷 신문에 따르면 재가불자, 특히 여성불자는 불가촉천민으로 간주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23일 오후 2시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여성연구소 창립기념 학술토론회에서 이 토론회에 참석하였던 이미령책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글을 작성하였다.

 

 

 

셋째, 지운스님은 나아가팔경계를 언급하실 때, 마하파자파티에게 출가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여인에게는 84가지 번뇌가 있다는 <대애도비구니경>을 말씀하셨다.

 

깜짝 놀랐다. 4아함과 5부 니까야조차도 부처님의 원음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믿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대애도비구니경>은 팔리본이나 산스크리트어본이 있는지조차 불분명하고, 심지어 그것을 한문으로 번역한 사람조차 명기되어 있지 않은 경이다.

 

마하파자파티의 출가 당시의 모습은 아함경 등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므로 논외로 친다고 하더라도, 굳이 그 경의 끝부분에 84가지 여인의 자태를 설명하는 부분은 또 얼마나 안타까운가?

(이미령 책칼럼니스트, 여자는 가볍다? 그럼 남자는 무거운가 , 불교닷컴 2011-12-06)

  여자는 가볍다 그럼 남자는 무거운가 -이미.docx

 

 

 

토론자인 지운스님이 수행자의 팔경계를 언급하면서 대승경전인 대애도비구니경 의 ‘84가지 번뇌를 말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팔경계와 84가지 번뇌가 여성불자 내지 여성에 대한 비하로 가득찬 것이라 한다. 그런 대애도비구니경은 어떤 경일까.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

 

인터넷검색을 하여 보았다. 고려대장경 사이트에서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에 대한 다음과 같은 해제설명이 있다.

 

 

 

대애도비구니경(大愛道比丘尼經)  해제

 

2. K-926(23-1110). T-1478(24-945). 북량(?) 시대(A.D. 401∼439) 번역. [] 알려져 있지 않음. [] 대애도니경(大愛道尼經).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에 양모였던 마하파사파제(摩訶波 波提, Mah praj pat ) 구담미( 曇彌, Gautam ), 즉 대애도(大愛道)가 출가하여 승단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대목으로부터 시작하여 비구니 교단의 성립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때 부처님은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에 여러 비구와 함께 있었다. 그때 대애도 구담미는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와서 출가하여 도를 닦겠노라고 청한다. 부처님은 구담미가 세 번에 걸쳐서 출가하기를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아난은 구담미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8경법(敬法)을 약속하게 함으로서 출가를 허락받게 한다.

 

8경법이란 첫째 대계(大戒)를 지닌 비구로부터 정법(正法)을 받을 것, 둘째 비구가 대계를 받은 지 반 달 이상이라면, 비구니는 마땅히 예를 올릴 것, 셋째 비구와 비구니는 함께 머물지 말 것 등을 비롯하여 여덟째 대계를 받은 지 100년이 지난 비구니라도 새로 대계를 받은 비구의 아래에 앉고, 예를 올릴 것 등을 말한다.

 

부처님은 구담미가 이를 맹세하자 이어서 남을 다치게 하지 말 것, 도둑질하지 말 것, 음행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마차나 수레에 타지 말 것,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비단옷을 입지 말 것, 무당 일을 배우지 말 것, 남녀가 한방에 들어가지 말 것, 몸과 입과 마음으로 악을 범하지 말 것 등의 10계를 주어 사미니가 되게 한 후, 3년 동안 계행을 잘 지키고 다시 각종의 소계(小戒)와 위의(威儀)를 지켜 한 가지도 결함이 없자, 소원에 따라 대구족계를 주어 비구니가 되도록 한다.

 

구담미는 장로 비구니와 함께 아난에게로 와서 새로 대계(大戒)를 받은 어린 비구로 하여금 예를 올리도록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아난은 이를 부처님께 묻고, 부처님은 이를 금지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내가 여인들이 사문이 되지 못하도록 했다면 정법은 마땅히 1,000년을 머물렀을 것이지만, 여인들이 사문이 되도록 허락하였기 때문에 500년의 기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인은 정각을 얻을 수 없고, 전륜왕이 될 수 없는 등 5()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대애도 등이 이 말을 듣고 슬퍼하면서 부처님에게 여인은 도저히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지 묻는다. 부처님은 여인도 사문이 되어 정진, 지계하여 결함이 없다면, 현세에 남자가 되어 성불할 수 있다고 답한다.

 

다시 부처님은 아난의 물음에 대하여 자신이 열반한 후 여인 사문이 있을 것이며, 그때에는 비구승이 50명에 비구니가 30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고, 이 비구니들이 산중의 나무 아래, 혹은 동굴 속에 있을 수 없는 이유를 설한다. 또 여인은 8 4천의 숨은 습관으로 청정한 도사를 미혹케 하여 니리(泥犁) 즉 지옥에 떨어지도록 하고, 84종의 드러난 습관으로 청정한 도사를 산란케 하여 올바른 도를 잃도록 함을 설한다. 아난이 두려워하자, 부처님은 아난에게 "대체로 천하에는 음욕의 죄가 크고 무거운데, 만약 이것을 끊는다면 능히 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84종의 드러난 습관이란 화장하는 것을 즐기는 것, 입술을 붉게 불들이는 것, 내지 남자 앞에서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속으로는 좋아하고, 그가 가 버리면 서운해 하는 것 등이다. 또 부처님은 이 습관들은 여인 스스로가 지은 것이고, 여인 스스로 없앨 수 있으며, 이를 없앤 것이 곧 현세의 아라한이라고 설한다. 아난과 여러 장로 비구니 등은 모두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서 기뻐하였다.

 

이 불전은 그 당시 불교의 여성관 및 여성의 불교 수행법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 곳곳에 대승 사상을 가지고 있다. 마하연(摩訶衍), 벽지불(酸支佛), 반야 바라밀, 화성(化成) 남자신(男子身) 등의 용어가 특히 눈에 띈다. 구담미 비구니의 일화를 싣고 있는 경전에는 중아함경의 구담미경(瞿曇彌經), 불설구담미기과경(佛說瞿曇彌記果經), 사분율비구니건도(四分律比丘尼 ), 오분율비구니법(五分律比丘尼法) 등이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대애도비구니경이권)

 

 

 

대애도비구니경은 곳곳에 대승사상을 지니고 있어서 대승경전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산스크트어 원전이 없어서 위경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위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로버트 버스웰 UCLA대 교수는 여러가지 방법(위경(僞經, Apocrypha)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을 들고 있는데, 그런 것중의 하나가 인도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라 한다. 인도말로 된 지명과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비구니 팔경계란 무엇인가

 

대애도비구니경 역시 인도인이 등장한다. 구담미( 曇彌, Gautam )라는 비구니이다. 구담미는 부처님의 양어머니인 마하빠자빠띠왕비이다. 경에서 한자어 이름을 사용하여 대애도(大愛道)’라 하였다.  

 

이 대애도와 부처님과의 대화에서 부처님은 팔경계와 84가지 번뇌에 대하여 설하는데, 역사적인 부처님이 이와 같은 말을 했을리 없다. 그렇다면 경에서 팔경계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인터넷으로 검색한 대애도비구니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여인들이 사문이 되고저 한다면 여덟 가지로 공경하는 법이 있으니, 넘치거나 건너 뛰어서는 안되며 마땅히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배워 가져서 스스로 규범을 삼아 믿고 이해하여 온전한 마음으로 실행하여야 하느니라. 비유하자면 시냇물을 막는데는 제방을 잘 쌓아서 물이 새 나가지 못하게 함과 같이 그들이 능히 이와같이 할 것 같으면 나의 법률의 계 가운데 들어올 수 있느니라.

무엇을 말하여 팔경법이라 하는가?

 

(대애도비구니경)

  대애도비구니경.docx  대애도비구니경.pdf

 

 

부처님은 여인들이 사문이라 되려면 여덟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을 팔경계라 하는데, 경에서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계를 지니는 비구를 여인 비구니는 마땅히 따라서 바른 법을 받아야 하느니라.

 

둘째, 대계를 지니는 비구가 비구계를 받은지 보름 이상만 되더라도 비구니는 당연히 모시고 예배하여야 하느니라.

 

셋째, 비구와 비구니가 서로 나란히 살거나 함께 머물지 말라.

 

넷째, 하안거 하는 삼개월간은 한 곳에 머물러서 자신의 모습을 바르게 살피되, 듣거나 본 것을 스스로 잘 살펴야 하느니라.

 

다섯째, 비구니는 비구에게 듣거나 본 것으로 다투거나 시비하지 말라.

 

여섯째, 비구니는 거의 도법(道法)에 가깝게 되었을지라도 비구에게 경이나 율의 일을 물어야 하느니라.

 

일곱째, 비구니가 스스로 도를 얻지 못하고 만약 법률의 계를 범하였으면 마땅히 보름마다 대중 가운데 나아가서 스스로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하여 교만한 태도를 버려야 하느니라.

 

여덟째, 비구니는 비록 백 세 동안 대계를 지녔더라도 이제 대계를 받은 비구보다 아랫 자리에 앉아서 당연히 겸손하고 공경스럽게 예를 지어야 하느니라.

 

이것이 여덟 가지 공경하는 법이니라.

 

(대애도비구니경)

 

 

이것이 비구니팔경법이다. 비구니팔경법은 남녀차별에 대한 법이라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수준이 높다는 한국불교의 비구니 승단에서 아직까지 비구와 비구니를 차별하는 법이 남아 있다는 것은 이 대애도비구니경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법이 남아 있다는 것은 매우 불평등할 뿐만아니라 또 하나의 계급사회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에서는 부처님의 이런 팔경계를 내린 것에 대하여 대애도가 크게 기뻐하며 이와 같이 이제 부처님께서 내리신 팔경법을 나 또한 마음으로 기뻐하오며, 원컨대 머리(頭頂)로 받들어 받아 실행하여 마침내 실행하는 바가 만 가지라도 후회함이 없사옵니다. 스스로 이와 같이 약속하오니 기뻐하지 않음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인성불에 대하여

 

이렇게 경에서는 도처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런 것 중에 여인성불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먼저 경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만약 여인들로 하여금 사문을 만들지 않았다면 부처님 정법이 마땅히 천세를 머물러 크게 일어나 널리 퍼져서 모두가 귀의하여 모두 제도함을 입을 것이니라. 이제 여인들이 나의 법 중에 있어 사문이 된 까닭으로 마땅히 오백세를 제감(除減)하여 법이 감소되고 쇠잔해 질 것이니라.

 

왜그런가 하면 아난아, 여인은 다섯 곳에서 사문이 될 수 없느니라. 무엇을 다섯 곳이라 하는가?

 

첫째, 여인은 여래지진등정각이 되지 못하며,

둘째, 여인은 전륜성왕이 되지 못하며,

셋째, 여인은 제칠(第七) 범천왕이 되지 못하며,

넷째, 여인은 제석천왕[飛行皇帝]이 되지 못하며,

다섯째, 여인은 마천왕(魔天王)이 되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은 오처(五處)는 모두 마땅히 장부라야 지존이 될 수 있나니, 장부라야 부처가 될 수 있으며, 전륜성왕이 될 수 있으며, 제석천왕이 될 수 있으며, 마천왕이 될 수 있으며, 범천왕이 될 수 있으며, 인중왕(人中王)이 될 수 있느니라.

 

(대애도비구니경)

 

 

여인들이 사문이 되지 않았다면 불법이 천년을 갈텐데, 여인들이 사문이 되는 바람에 오백년밖에 유지 되지 않을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여인은 결코 성불할 수도 없고, 전륜성왕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오로지 사내대장부이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든 여인은 독사와 같다고?

 

그러면서 경에 다음과 같이 여인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아난이여, 모든 여인은 비유컨대 독사와 같으니라. 사람이 비록 잡아 죽여 몸을 자르고 그 뇌를 끄집어 내어 이 독사는 비록 죽은 것이지만, 사람이 이것을 보면 마음 속으로 놀라고 두려워 하나니, 여인도 비록 사문이 되었으나 악로(惡露)가 짐짓 있어 일체 남자가 휘둘리게 되나니, 이러한 까닭에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도를 얻지 못하게 하나니라.

 

(대애도비구니경)

 

 

여인은 독사와도 같다고 한다. 비록 사문이 된 여인일지라도 남자를 해치게 할 독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를 이루는데 있어서 방해 요소로 본것이다. 그래서 여인에 대하여 아난이여, 여인은 앉아 있음에 교만하여 음침하고 부정하며, 남자를 업신여기나니, 이러한 까닭으로 도를 얻지 못하나니라라고 경에서 말하고 있다.

 

이처럼 여인들은 수행을 하는데 있어서 장애요소로 본 것이 이 경이 만들어지던 시대적 상황일 것이다.

 

남자의 몸으로 바꾸면

 

마치 마지 못해 여인들을 사문으로 받아 들이게 된 것처럼 말하는 경에서 여인들은 인의 몸으로 결코 성불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성불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인이 사문이 되어 정진하며 계를 다 갖추어 가져 이지러지거나 덜함이 없으며, 털끝 만치라도 범하지 않는다면 현세에 남자 몸으로 화성(化成)함을 얻어 또한 무량함을 얻을 것이며, 결정코 부처됨을 얻어서 걸림없이 마음대로 지을 것이며, 이렇듯이 구하는 바를 모두 얻을 수 있느니라.

 

(대애도비구니경)

 

 

여인의 몸으로 성불할 수 없지만, 남자의 몸으로 바꾸면 성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전례가 있는지 아난이 묻자 부처님은 “있나니라. 과거 부처님이 계시던 때에 여인이 있어 금화를 가져다가 부처님께 올리니, 부처님이 곧 수기하시기를, ‘ 앞으로 항하사겁을 지나 마땅히 부처가 되리니, 이름을 금화불(金花佛)이라 하리라."라고 말한다.

 

이렇게 과거불로 부터 수기를 받은 여인은 뛸듯이 기뻐했다고 하는데 그 때 남자의 몸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런 면으로 보아 대승불교에서는 여성의 몸으로는 결코 성불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성차별에 대한 교과서를 보는듯

 

이 뿐만이 아니다. 토론회에서 지운스님이 여성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커다란 업보나 되는 듯이 84가지 번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중의 일부에 대하여 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스스로의 자태를 뉘우쳐 살펴보니 나쁜 점이 여든 네 가지나 있어서, 장부를 미혹하고 어지럽게 하여 도덕을 잃게 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깊이 살펴 이와 같이 아신 것이다. 천하에 남자가 여인에게 미혹되지 않는 이는 심히 어렵고 심히 어려운 일이다. 내가 지금 이런 자태와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땅히 내 몸을 깨끗이 함을 중요시해야 하겠거늘 감히 물리칠 수 없도다.

 

(대애도비구니경)

 

 

여자는 장부를 미혹케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여자는 자태를 가지고 있어서 장부를 미혹하게 한다는 것이다. 장부는 이런 여인의 자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하는데 심히 어렵다고 한다.

 

이처럼 여인은 치명적인 자태와 욕망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물리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대애도는 한탄하고 있다.

 

대애도비구니경을 보면 마치 비구와 비구니의 차별, 남자와 여자의 차별에 대한 교과서를 보는 것 같다. 이런 경을 예로 들어 지운스님이 이 84가지 번뇌에 대하여 언급하였는데, 이미령 책칼럼니스트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기사에서 전하였다.

 

치마불교와 여성재가불자

 

조계종에는 오성계급이 존재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느 토론회에서 치마불교라고 불리우는 여성재가불자들에 대하여 대애도비구니경의 예를 들어 가며 여성에 대한 84가지 번뇌에 대하여 말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모두 계급에 관한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보았을 때 한국불교 내에는 엄연히 계급인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계급의 가장 정점에 비구가 있고, 그 다음으로 비구니가 있고 그 다음에 재가불자가 있는데, 재가 불자들은  재가종무원, 종단 산하단체의 직원, 재가 자원봉사자 이렇게 세 개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다섯개의 계급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신도들이다. 그런 신도들 중에서도 치마불교의 상징이라고 불리우고 동시에 기복불교의 전형이라고 불리우는 여성재가불자들이 있다.

 

이들 여성불자에 대하여  단지 여성의 자태를 지녔다 하여 84가지 번뇌를 일으킨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가혹하다. 이는 여성의 몸으로는 결코 성불할 수 없다고 말하는 대승경전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처럼 여성차별, 여성비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평생독신으로 사는 수행자들에게 있어서  수행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감각적 욕망의 대상

 

이렇게 수행에 방해되는 요소로서의 여성은 수행자에게 있어서 기피의 대상도 되지만 동시에 두려움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감각적 욕망의 대상으로서 여인은 수행자를 종종 파멸로 몰아 넣기도 하기 때문이다.

 

초기경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한적한 숲에 있더라도

마치 불꽃의 혀처럼 날름거리며

크고 작은 감각을 유혹하는 대상들이 나타난다.

여인은 홀로 있는 성인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대는 여인이 유혹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숫따니빠따 311, 703번 게송,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여기에 어떤 비구가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러 마을에 간다.

생각과 말과 행동을 절제하지 않고,

마음챙김에 머물지 않고,

감각기관을 절제하지 않을 때,

그는 거기서 가볍게 옷을 걸친 여인을 보게 되면

욕정의 마음이 그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상윳따니까야 19, 오빰마상윳따- Opamma Sayutta,  10- Biāro - A Cat,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그들과의 만남의 결과 그는 욕망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갈애에 휘말리고, 그들을 부러워하고,

다시 출거전의 사치함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수행자의 재난이다.

 

(맛지마니까야:122 마하순냐따경- Mahāsuññatasutta 24, M122, 일아스님의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에서)

 

 

이처럼 초기경전에서도 여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애도비구니경에서 보는 것 같이 노골적인 남녀 차별에 대한 것은 아니다. 항상 감각기관을 절제하여 마음챙김할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또 초기경전에서는 여인도 아라한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여성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불교TV 사이트에서 어느 비구니스님은 자신이 어느 비구스님으로 부터 들은 ~구니가 백년을 해봐라!”라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비구니가 100년을 해도 깨닫지 못함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다.

 

하지만 초기불교에서는 여성도 깨달아 아라한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어느 때 사왓티에서 비구니 소마는 아침 일찍 가사를 입고 발우와 가사를 챙겨서 걸식을 하기 위해사왓티로 들어갔다. 걸식을 마친 뒤 돌아와서 공양을 마치고 낮 동안의 [명상을] 위해 안다 숲으로 들어가 나무 아래 앉았다.

 

그때 악마 마라가 그녀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일으키고 삼매에 드는 것을 방해하려고 그녀에게 다가와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경지 [아라한의 경지] 는 도달하기 어려워서

성자만이 얻을 수 있다네.

두 손가락만큼의 지혜를 가진

여성으로서는 얻을 수 없네.

 

그때 소마 비구니는 악마 마라가 그녀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일으키고 삼매에 드는 것을 방해하려는 소행인줄 알아채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마음이 잘 집중되어 있다면,

지혜가 꾸준하게 나아가고 있다면,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면,

여성인 것이 무슨 상관이랴!

 

'나는 여자다' 또는 '나는 남자다'

또는 '나는 그 무엇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악마일 뿐이다.

 

(상윳따니까야, 빅쿠니상윳따2)

 

 

 

부처님은 경에서 남녀 차별을 하는 자가 있다면 악마와 같다고 하였다. 마음집중을 하고 지혜를 개발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면 누구나 부처님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훌륭한 점

 

부처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 여자가 남자 보다 더 훌륭할 수 있음을 말씀 하셨다.

 

 

백성의 왕이시여,

어떤 여인은 남자보다 더 훌륭하네.

지혜롭고 덕성스럽게 자라

진실한 아내로서 시어머니를 공경하네.

 

이런 여인이 낳은 아들은

영웅이 될 것이니.

그런 훌륭한 여인의 아들은

왕국을 지배할 수 있다네.

(상윳따니까야: 3 꼬살라상윳따 2:6)

 

 

부처님은 출가제자 뿐만 아니라 재가여성불자들에 대해서도 칭찬하였는데, 그것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역할을 훌륭히 하였을 때 남자 보다 더 낫다고 하였다.

 

행위에 의하여 신분이 결정된다!

 

부처님은 재가의 여성불자들도 깨달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 어느 종족에서 출가를 하였건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네 계급(사성계급)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행위로 브라흐민이 된다고 하였다. 

 

 

이름이나 가계는

세상에서 다만 정하여 쓰는 것일 뿐,

관습에서 생겨서 여기저기 쓰인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릇된 견해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알지 못하고 그들은 단언한다.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된다.’고.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출생에 의해 브라흐민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행위에 의해 브라흐민이 되기도 하고

행위에 의해 브라흐민이 안 되기도 한다.

 

행위에 의해 농부가 되고

행위에 의해 기술자가 되고

행위에 의해 상인이 되고

행위에 의해 하인이 되고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고

행위에 의해 제관이 되고

행위에 의해 제왕이 된다.

 

참으로 지혜로운 이는

이처럼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본다.

그들은 연기를 보는 자이며

행위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맛지마니까야 : 98 와셋타경, Vasettha sutta)

 

 

 

이처럼 자신이 지은 행위가 신분을 결정하는 것이지 출신이나 가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혐오의 대상인가 공포의 대상인가

 

현재 기사에서 이슈되고 있는 오성계급이나 여성에 대한 84가지 번뇌는 모두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에 어긋 나는 것이다.

 

특히 여성비하와 남녀차별의 교과서와 같은 대애도비구니경의 경우 부처님의 가르침과 동떨어진 것으로 초기불교경전에서 그와 같은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에서 비구와 비구니간에 엄연히 계급이 존재하고 있고, 더구나 승가와 신도간의 관계는 종속관계로서 마치 고대인도의 사성계급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치마불교와 기복불교로 대표되는 여성재가불자에 대하여 여인에게는 84가지 번뇌가 있다는 식의 발언은 마치 인도사회에서 불가촉천민을 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섯가지 감각기관(안, 이, 비, 설, 신, 의)에 대한 알아차림이 확립되어 있지 않는 자들에게 있어서 여인은 혐오의 대상일까 아니면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일까.

 

 

2011-12-08

진흙속의연꽃

 

대애도비구니경.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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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가볍다 그럼 남자는 무거운가 -이미.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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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종칼럼] 자비의전화 자원봉사자 징계.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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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종칼럼] 자비의전화 자원봉사자 징계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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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소통 대신 호통.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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