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들꽃의 향연을 보며

담마다사 이병욱 2012. 4. 30. 08:32

 

 

들꽃의 향연을 보며

 

 

 

 

봄은 꽃으로부터 느낀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지난 추운 겨울 동안 찾지 않았던 산과 들로 나간다. 거기에서 봄꽃의 향연을 본다. 산과 들을  나서기 전에 보는 도시의 복사꽃이 매우 화려 하다. 벚꽃이 지고 나자 곧바로 이어지는 꽃이다. 마치 꽃의 릴레이를 보는 것 같다.

 

 

 

 

 

 

 

 

 

 

 

 

 

산길로 접어 들었다. 이맘때쯤 피는 또 하나의 꽃을 볼 수 있다. 벚꽃나무처럼 크고 장관을 이루지 않지만 자그마한 나무에 연분홍 빛깔이 감도는 5엽의 꽃이 피어 있다. 야생에서 피어서일까 마치 숨어서 피는 꽃 같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니 발 아래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산에는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지만 사람사는 곳에는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다. 간혹 보이는 높은 건물은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산등성이를 넘어 서면 잣나무 숲이 보인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 키 정도의 작은 나무에 불과 하였는데, 이제 하늘을 가릴 정도로 많이 자랐다. 그리고 그 자라는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잣나무 숲 빈 공터에 쑥군락이 보인다. 무덤가 아래 잔디밭에 형성된 쑥을 보니 뜯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였다. 쑥은 뜩어도 다시 나는  것이니 벌레를 죽이는 것등과 다를 것이다. 쑥은 무정물이기 때문에 살생업에 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도시 변두리와 산이 맞닿는 곳에 농사가 한창이다. 이른바 주말농장 개념이다. 빈터에다 고추, 고구마, 감자, 상추, 미나리, 보리 등 갖가지 작물을 소량씩 재배하기 위하여 이곳 저곳에서 농토를 가꾸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평균 기온 23도에 습도가 높지 않아 상큼한 기분이 드는 산자락 농토에 야생화가 피어 있다. 누가 돌봐 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피는 꽃들은 화려 하지 않다. 하얗거나 노랑색, 보라색 등 형형색색의 꽃잎을 가지고 있는데, 꽃잎사귀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작은 꽃은 꽃이 질 때도 지저분 하지 않다. 모란과 같이  큰 잎사귀의 꽃이 질 때 어느 시인은 피를 뚝뚝 흘리는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산길을 내려 오자 감나무 옆에 있는 무허가 집이 보였다. 매년 보는 집인데, 이번 봄에 보니 변화가 생겼다. 지붕이 새로 생긴 것이다. 개발금지 구역에 임시로 만들어진 집은 보기에도 비만 오면 쓸려 갈 것처럼 보였는데, 지붕이 올려진 것을 보니 이전보다 진일보 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도 보아주지도 않고 관심을 가져 주지도 않는 산과 들에 피는 꽃들은 매우 작은 것이 특징이다 작은 꽃은 화려 하지 않지만 단순하고 소박하다. 도시의 가로에 심어진 화려한 철쭉이 있지만 너무 널려서 있어서인지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에 반하여  산과 들에 피는 작은 꽃은 희소성이 있어서일까 눈길을 끄는 것이 보통이다.

 

 

 

 

 

 

 

 

 

 

 

 

 

 

산밑 어느 가게 담벼락에 금낭화가 피었다. 꽃이 잘 알려져 있다고 보니 꽃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그런 금낭화의 아름다음은 누구나 감탄한다. 마치 하트모양으로 생긴 금낭화를 보고 있으면 지금 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2012-04-30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