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이혼당하지 않으려면, ‘욘사마’열풍과 일본베이비붐세대

담마다사 이병욱 2012. 6. 14. 22:13

 

이혼당하지 않으려면, ‘욘사마열풍과 일본베이비붐세대

 

 

(4)일본성지순례 1일차(2012-06-05): 도톤보리)

 

 

 

 

 

오사카로

 

일본성지순례 1일차에 3사 순례를 하였다. 오전에 이동하여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고 곧바로 순례에 들어가 나라현에 소재하고 있는 호류지(법륭사), 도다이지(동대사), 야쿠시지(약사사) 이렇게 삼사를 참배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관서지방에서 오사카가 중심이다. 오사카에서 동쪽으로 나라가 있고 북쪽에 교토가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모두 한시간 이내의 거리이다. 따라서 순례를 마치면 오사카로 돌아 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숙박도 오사카에 있는 비즈니스호텔로 예약이 되어 있다.

 

한신타이거즈가 우승이라도 하면

 

3사 순례를 마치고 순례팀은 오사카 중심부로 갔다.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라는 곳이다. 그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오사카에서 가장 번화 하다는 그곳을 둘러 보는 일정이다.

 

가장 먼저 신사이바시에 내렸다. 신사이바시()는 오사카 중심지 번화가에 있는 다리 이름이다. 해질녘에 본 신사이바시 다리 아래로 작은 강이 흐르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 청계천을 보는  듯 인공적인 하천이라 볼 수 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한신타이거즈 (阪神タイガ, Hanshin Tigers)가 우승이라도 하는 날이면 거리에 있는 젊은이들이 물속에 들어가 축제를 즐긴다고 한다.

 

그런 한신타이거즈는 프로야구 구단으로 서 연고지가 효고현 니시노미야시로 되어 있다. 센트럴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구단으로서 1935년 오사카타이거즈리는 이름으로 창단 되었다고 한다. 현재 도쿄를 본거지를 둔 요미우리자이언츠와 더불어 높은 관중을 동원하는 구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톤보리(道頓堀)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道頓堀)는 오사카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우리나라의 명동과 남대문 시장과도 같은 성격이다. 또 오사카를 상징하는 식도락의 거리, 유행의 거리라 한다.

 

초저녁에 본 도톤보리 거리는 활기에 넘쳤다. 차 없는 거리에 번쩍이는 간판을 보면 마치 우리나라 명동과 같은 번화가에 온 것 같다.

 

 

 

 

 

 

 

도톤보리는 유행의 거리이기도 하지만 관광의 거리도 된다. 그래서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관서지방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한번 쯤 들르는 곳이라 한다.

 

순례 첫째 날 저녁식사는 초밥집에서 하였다. 한국인들이 잘 방문하는 곳이라 한다. 그래서일까 모든 메뉴가 한국어와 함께 명기 되어 있다.

 

 

 

 

 

 

 

식사를 마치고 자유시간이 주어져 도톤보리를 둘러 보았다. 도톤보리는 매우 크다. 우리나라 명동과 남대문시장에 비유하지만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4-5배정도 큰 규모라 한다.

 

 

 

 

 

 

 

 

 

 

 

 

 

 

 

 

 

 

 

 

 

난바(難波)다리

 

도톤보리지역에서도 가장 중심지가 있다. 그곳은 난바(難波)’라는 곳이다. 그곳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난바다리라 한다. 도톤보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고, 가장 활기찬 곳이어서 가이드 말에 따르면 또한 헌팅하는 곳이라 한다.

 

 

 

 

 

 

 

 

 

 

 

 

 

 

난바다리

 

 

 

 

최지우 광고판

 

자유시간을 갖고 난바다리에서 모이기로 하였다. 그런데 난바다리에서 광고 하나를 보았다. 오사카 중심부 중심상권에 있는 광고판에 우리나라 배우가 있었다. 가을동화에서 배용준과 열연 하였던 최지우 이었다.

 

 

 

 

 

 

 

 

 

 

 

 

 

 

최지우 광고판을 보자 일본에서 한류열풍을 실감하였다. 이와 같은 한류에 대하여 가이드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 하여 설명해 주었다. 왜 그럴까. 한류는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욘사마(배용준) 열풍

 

가이드는 일본여행을 안내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일본관광객을 맞이 하여 한국관광 안내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양국을 왕래 하면서 가이드를 하기 때문에 양국 사람들에 대하여 잘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일본에서 욘사마(배용준)’ 돌풍이 일어나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25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일본 팬들이 배용준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

2004 11 25일 조선일보

 

 

 

 

그 이전 까지만 해도 일본사람들이 한국에 대하여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으나 욘사마가 등장 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좋아 졌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가이드는 “180도 바뀌었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욘사마 이후로 송승헌, 이병헌, 유서현등이 인기를 끌었고, 가수로서 동방신기, 투피엠, 소녀시대, 카라 등으로 이어지는 한류스타가 출현 하였다고 한다.

 

카라의 엉덩이춤

 

소녀시대와 카라의 경우 나이든 세대들은 잘 모르지만 젊은 세대들은 열광하는 걸그룹이다. 이들 걸그룹 역시 일본에서도 활약을 하였는데, TV만 틀면 나올 정도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녀시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에서 더 인기 있는 걸그룹이 카라라고 한다. 왜 그럴까. ‘엉덩이춤때문이라 말한다.

 

 

 

 

카라의 엉덩이 춤

 

 

 

이렇게 한류스타들에 관심이 많다 보니 소속사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심층취재 형식으로 보도 할 정도라 한다.  또 최근에는 김태희가 황금시간대인 저녁 9시에 방영하는 드라마의 주연을 맡을 정도가 되었고, 장근석도 뜨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배우와 걸그룹, 가수등 한류스타가 일본 TV의 안방을 차지 하게 되자 덩달아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 졌고 가장 덕을 많이 보는 사람들이 재일교포와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 한다.

 

욘사마 이야기 두 가지

 

가이드는 이동 중에 한류스타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었는데, 그중 욘사마(배용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그런 이야기 중의 두 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배용준과 이효재가 같이 쓴 책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일본어판을 들고 성지순례 가듯이 한국을 방문하는 욘사마 팬도 있다고 한다. 또 이효재 집에 가서 배용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관광코스도 생겨날 정도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용준 매니져가 결혼 하였을 때 2시간 동안 비데오를 본 할머니도 있었다고 한다. 비데오 속에 배용준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비데오에 배용준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여인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욘사마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욘사마에 집착하는 이유

 

이에 대하여 가이드는 일본남자들이 정이 없어서라고 한다. 한국은 남편들이 일반적으로 부인을 무서워 하는 것에 비하여 일본에서는 남편을 하늘 처럼 떠 받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이 퇴근하여 집에 오면 무릎을 꿇고 어서 오십시요하며 음으로 맞이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무뚝뚝하고 정이 없는 일본남자와 사는 일본 여자들이 배용준과 최지우가 주연한 가을동화를  NHK(2005년 방영) 로 보고 열렬한 욘사마 팬이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배용준의 따뜻한 배려가 일본남자들과 너무나 대비 되었기 때문에 한국남자들을 보면 다 그런 줄 알고 한국남자들에게 호감을 많이 갖는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무척 좋아 져서 재일교포나 가이드들은 한류열풍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

 

가을동화로 인하여 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열풍이 일어난 또 하나의 배경으로서 베이비붐세대의 퇴장을 들고 있다. 일본에서 베이비붐세대는 2차대전 후에  태어난 사람들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세대에 비하여 연령이 약 10세 정도 더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붐세대가 6.25 전쟁 직후인 54년부터 65년 까지 약 10년간인 것에 비하여, 일본의 베이비붐세대는 1945년부터 1955년 까지 약 10년간 이라 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그 숫자가 다른 세대에 비하여 많기도 하지만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다. 각종 입시시험을 통과하여 산업현장에 투입되어 오로지 일밖에 모르던 세대가 또한 베이비붐세대이다. 그런 베이비붐세데가 정년을 맞이하여 2000년부터 퇴직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욘사마열풍이 일어 났다는 것이다.

 

젖은 낙엽처럼

 

이렇게 베이비붐세대 남성들이 퇴직하게 되자 할 일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정을 줄 줄 모르고 무뚝뚝하게만 대하던 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갈등을 빚게 되었는데, 이런 현상을 일본에서 남편은퇴증후군이라 한다.

 

이를 젖은 낙엽()으로도 표현하는데, 구두나 몸에 붙으면 떼어지지 않는 젖은 낙옆처럼 퇴직후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집안 일 하나 도와 주지 않는 남편을 빗댄 말이다.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쓸모 없는 존재로 비아냥 거리는 말이다.

 

이렇게 입장이 역전을 당하다 보니 이제 남편들이 이혼을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이 자구책을 세운 것이 이혼 당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연구라 한다. 그래서 집안일 도와주기, ‘함께 산책하기등을 가르쳐 주는 학원이 생겨났을 정도라고 한다.

 

욘사마열풍은 현재진행형

 

이제까지 잘 이해 가지 않는 것이 일본의 나이 든 여자들의 욘사마 열풍이었다. 종종 TV로 보여 주는 배용준에 대한 관심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정도 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알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남성우월주의의 일본전통문화와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시작 됨에 따라 일어난 하나의 사회현상이 욘사마열풍인 것이다.

 

욘사마 열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일본의 베이붐세대의 은퇴시기가 모두 지났는데 불구하고 욘사마에 대한 여전히 꺼질 줄 모르는 열정을 보면 또 다른 그 무엇이 있는 것일까.

 

 

 

2012-06-1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