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왜 정거천이 가장 수승한 천상인가

담마다사 이병욱 2012. 8. 3. 12:25

 

왜 정거천이 가장 수승한 천상인가

 

 

 

아침부터 작렬하는데

 

아침부터 작렬한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동쪽에 떠 있는 태양은 강렬하게 비추고 있다. 더구나 구름도 별로 없는 하늘이다. 그런 동쪽 하늘을 쳐다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아침부터 이 정도로 쪄 대니 오늘 낮은 얼마나 심할까. 더 걱정되는 것은 밤이다.

 

 

 

 

 

 

요 몇 일 열대야로 인하여 잠못이루는 밤이 많아 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열대야 없이 여름이 지나 갔지만 이번 여름만큼은 다른 것 같다.

 

열대야는 밤의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이 유지되는 경우라 한다. 한 낮에 기온이 30도 이상 되어 작열하더라도 밤의 기온이 25도 이하로만 내려가면 잠을 자는데 있어서 문제 없으나 열이 식지 않았을 때 문제가 된다. 그럴 경우 꼼짝 없이 인내 하며 버텨야 한다

 

이럴 때 소나기라도 한 번 와 주면 얼마나 좋을까. 비록 많은 피해를 주는 태풍이라 할지라도 그런 태풍이라도 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의 경우 태풍도 피해 가는 듯 하다. 그러다 보니 그 영향으로 더 뜨거워졌다.

 

이런 와중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다. 여름궁전, 겨울궁전 또는 여름별장, 겨울별장이 따로 있을 수 없는 도시의 소시민과 서민들은 지옥 같은 열기를 감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하루 빨리 찬바람이 불기를 고대하고 또 고대하는 것이다.

 

이 큰 행복이 부서질것 같아…”

 

항상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늘 추운 것과 더운 것에 관한 고통스런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 그럴 때 일수록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쾌적한 날씨에 대한 기억을 떠 올리게 된다. 봄과 가을 날씨를 말한다.

 

봄과 가을 같은 날씨를 맞았을 때 살 맛이 난다. 그러나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다. 그러다 보면 항상 마주 하게 되는 것은 춥거나 더운 날씨이다. 이럴 때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사랑을 얻었네 하늘같이 큰사랑 선녀님같이 울엄니같이
크나큰사랑 나는얻었네 해가가도 달이가도 내사랑위해
죽기라도 하겠네 사랑을 얻었네..

무서워요 두려워요 이 큰 행복이 부서질것 같아 사라질것 같아요
내몸엔 사랑이 깃들수가 없나요 꼭 붙들어야죠..오~
달아나지않도록 내마음에 깃든 이 큰사랑
무서워요 두려워요 이 큰 행복이~~

손에손을 맞잡고 기운을 차려야지 험준한 황토도 옥토도 갈아
울엄니 얼굴같은 꽃을 피우자..
자 손에 손을 맞잡고 기운을 차리자 아~~

사랑사랑 사랑사랑 사랑을 얻었네
선녀담서 얻은사랑 무지개빛사랑
물처럼 맑게 꽃처럼 곱게 하늘같이 큰사랑
바다같이 넓은사랑 사랑사랑 사랑사랑 사랑을 얻었네...

 

(연극 한네의 승천중에서사랑가’)

 

 

연극 한네의 승천에 나오는 사랑가이다. 이 노래에서 무서워요 두려워요 이 큰 행복이 부서질것 같아 사라질것 같아요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이 곧 사라질 것 같은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봄과 가을에 누리는 쾌적한 날씨는 마치 곧이어 닥칠 덥거나 추운 날씨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런 좋은 날씨는 후딱 지나가 버리고 항상 현재 느끼고 있는 것은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아니면 밤에 잠을 못 이루게 하는 찜통 같은 더위이다.

 

태어남의 의미는?

 

이렇게 찜통 같은 더위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속에 항상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마치 고향의 집과 같은 것이다. 본래 그 자리로 되돌아 간 듯하기 때문이다. 잠시 다른 곳에 가 있을지라도 결국 돌아 오게 되는 곳은 집이듯이 더위와 추위는 익숙한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태어남이라는 말이 있다.  탄생, 생겨남 등 여러 말이 있지만 한존재의 생이 시작됨을 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태어남에 대하여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태어남은 당연히 인간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태어남이라 하였을 때 반드시 인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태어남은 인간을 포함하여 축생,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천상이나 지옥과 같은 곳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태어남이란 악처를 의미한다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악처란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를 말한다. 이처럼 악처에 나는 것이 태어남이라는 것이다. 이는 주변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사항이다.

 

땅을 한삽 푸면 그 안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 많는 생명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현미경을 들이대면 소위 생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그에 비하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매우 희유한일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태어남은 악처에 태어남을 의미하고 악처야말로 고향집과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할지라도 대부분 악처로 되돌아 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이나 천상의 존재로 태어나기가 어렵다는 사실은 법구경인연담에서도 보여진다. 선업공덕을 쌓은 자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삼십삼천으로 인도할 꽃마차가 대기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말한다. 반면 악업을 많이 지은 자가 죽을 때의 장면을 보면 땅이 갈라져 그 속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묘사 되어 있다.

 

그래서 인간이 죽으면 선처로 가는 탈 것은 몇 개 되지 않고 그 대신 악처로 인도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는 탈 것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천상행 꽃마차는 몇 개 되지 않지만, 지옥행 열차, 축생행 열차, 아귀행 열차, 아수라행 열차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겁화(刧火)의 전조

 

사람들이 죽어서 돌아 가는 곳은 대부분 악처로서 마치 고향집을 가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지금 찜통 더위 역시 고향집과 같은 것이다. 어디를 나다녀 보지만 결국 집으로 되돌아 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옥과 같은 찜통 더위가 사그라들지 않고 계속 된다면 어떻게 될까. 청정도론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불이 겁을 태울 때 처음에는 겁을 파괴할 큰 구름이 몰려와 백 천 구지의 우주에 한 차례 큰비가 내린다. 사람들은 만족스럽고 기뻐하여 모든 씨앗을 가져나가 심는다. 새순들이 소가 뜯어먹을 만큼 자랐을 때 나귀의 울음소리 같은 천둥에도 불구하고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다. 그때 이후부터 비는 완전히 그쳐버린다.

 

(청정도론, 13장 초월지 32)

 

 

청정도론 초월지에 있는 내용이다. 신통으로 전생을 보는 능력을 갖춘 부처님이 우주의 성주괴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먼저 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먼저 우주가 파괴 될 때 이야기인 겁화(刧火)’의 전조가 있다. 전 우주에 한 차례 큰 비가 내리는데, 이 비로 인하여 초목이 자라 모두 만족하게 된다. 그런데 그 큰비가 마지막 비라는 것이다. 그 이후로 한방울도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지옥중생도 천상에 날 수 있을까?

 

이렇게 여러 천년동안, 여러 백천년동안 한 방울도 비가 내리지 않음에 따라 빗물에 의지하던 중생들은 모두 죽어 버린다. 그리고 범천에서 태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또 오랜 세월이 흘렀을 때 바다물도 말라 버려 물고기와 거북이 등도 역시 범천에 태어 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옥 중생들은 어떠할까. 일곱번째 해가 떠 오를 때 범천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비가 오지 않는 하늘에 태양이 일곱개나 떠 올랐을 때 지옥중생들이 범천이라는 색계 초선천에 태어난다는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욕계의 천상세계에서 얻은 선()으로 그곳에 태어난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비록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일지라도 한량없는 윤회의 과정에서 언젠가 선을 닦았기 때문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선정수행을 하면 그 업에 대한 과보로 색계나 무색계 천상으로 태어 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비록 지옥중생일지라도 지옥고가 다하면 과거에 선정수행한 업이 있어서 그 과보로 천상에 태어 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만일 아라한과 같이 악업도 선업도 짓지 않았다면 어느 세계에서도 태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라한이 되지 못한 자들은 자신이 지은 업이 남아 있는 한 자신이 지은 업에 적합한 세계에 태어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지옥중생들도 천상에 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여러분, 자애를 닦으십시오

 

그렇다면 범천 즉, 색계 초선천도 안심 할 수 있을까. 말세에 이르면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나타난다고 한다.

 

 

로까뷰하라고 이름하는 욕계의 신들이 백 천 년이 지난 뒤 겁의 종말이 시작될 것임을 알고서 관모를 풀고, 산발한 머리털과 비참한 얼굴로 눈물을 손으로 닦으면서 물들인 옷을 입고 아주 보기 흉한 모습으로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 다니면서 이와 같이 알릴 것이다.

 

‘여러분, 여러분,

지금부터 백 천 년이 지난 뒤에 겁의 종말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 세상은 멸망할 것이고, 대해도 마를 것입니다. 이 대지와 산의 왕인 수미산도 불타고, 멸할 것입니다. 세상의 멸망은 범천의 세계까지 이를 것입니다. 여러분, 자애를 닦으십시오. 연민과 더불어 기뻐함과 평온을 닦으십시오, 어머니를 봉양하고 아버지를 봉양하고 집안의 어른을 공경하십시오.’

 

라고.

 

(청정도론, 13장 초월지 34)

 

 

로까뷰하라고 부르는 욕계천상에 사는 천신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래를 예지 하는 능력이 있어서 세상의 종말을 예고 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아 세상이 마르고 궁극적으로 모두 불에 타버릴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산발하고 울면서 사람들에 자애(metta)’를 닦으라고 호소한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두려움이 생겨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자애를 닦게 된다. 그 과보로 죽어서 천상세계에 태어 나게 된다. 악처에 있는 중생들 역시 천상에 태어나게 되는데, 이는 미래에 겪어야 할 업이 없이 윤회에 유전하는 중생이란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되고 있다.

 

업이 없어서 윤회를 멈추는 자는 아라한 밖에 없기 때문에 누구나 다음 세상에 태어 날 수 밖에 없고, 비록 악처에 떨어진 중생일지라도 과거에 지은 선행공덕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악처에서 과보가 다하면 천상에 태어 날 수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늘에는 일곱개의 태양이

 

다음으로 겁화에 의한 우주가 소멸하는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비가 끊어진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두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세존께서 “비구들이여, 그때에” 라고 설하신 삿따수리야 경을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 두 번째 태양이 떠오를 때 밤과 낮의 구분이 없다. 한 개의 태양이 뜨면 다른 한 개의 태양이 진다. 세상은 끊임없이 태양으로 불탄다.

 

보통의 태양에는 태양의 천자가 있지만 겁이 멸하는 태양에는 없다. 보통의 내양이 운행할 때는 허공에 먹구름과 연기도 떠다니지만 겁을 소멸시키는 태양이 운행할 때 허공은 텅 비었고 연기와 구름 한점 없는 것이 마치 거울의 표면과 같다. 다섯 개의 큰 강을 제외한 나머지 작은 강 등의 물은 모두 말라버린다.

 

그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세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그것이 떠오름으로 인해 큰 강들도 말라버린다.

 

그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네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그것이 떠오름으로 인해 큰 강들의 원천인 히말라야에 있는 일곱 개의 큰 호수들이 말라버린다. 시하빠빠따나, 항사빠따나, 깐나문다까, 라타까라, 아노땃따, 찻단따, 꾸날라가 그 일곱 개의 호수이다.

 

그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다섯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그것이 떠오름으로 인해 서서히 큰 바다에 손가락 한마디를 적실만큼의 물도 없다.

 

그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여섯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그것이 떠오름으로 인해 전 우주는 한 무리의 연기가 된다. 그 연기로 인해 그것의 수분은 증발한다. 이것처럼 백 천 구지의 우주도 이와 같이 된다.

 

그 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때 일곱 번째 태양이 떠오른다. 그것이 떠오름으로 인해 전 우주는 백 천 구지의 우주와 함께 한 개의 불꽃이 된다. 백유순의 높이인 수미산 봉우리가 파괴되어 허공에서 사라진다. 그 불꽃이 높이 솟아 사대왕천을 덮친다. 그곳에 있는 황금으로 만든 궁전, 보석으로 만든 궁전, 수정으로 만든 궁전을 태우고 삼십삼천을 덮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초선의 영역까지 계속된다. 그곳에 있는 세 가지 범천의 세계 [,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을 태우고 광음천에 이르러서 그친다. 형성된 것들이 미진만큼이라도 있는 한 그것은 꺼지지 않는다. 형성된 것들은 모두 태우고는 꺼진다. 버터기름과 기름을 태우는 불꽃처럼 재도 남기지 않는다. 아래 허공과 함께 위 허공은 일대 암흑을 이룬다.

 

(청정도론, 13장 초월지 36-41)

 

 

비가 오지 않은 하늘에 처음에 하나의 태양만 있다. 비가 오지 않으니 모든 것이 말라 버린다. 그런데 하늘에 태양이 하나 더 떠 태양이 두개가 된다. 그렇게 되자 낮과 밤이 구별이 없어져 버린다. 그래서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게 된다. 허공은 구름 한점 없이 텅비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또 오랜 세월이 지나자 세번째 태양이 떠 오른다. 하늘에 태양이 세 개나 된 것이다. 그에 따라 모든 강이  말라 버린다. 또 오랜 세월이 지나가 네 번째 태양이 떠 오르고, 또 세월이 지나자 다섯 번째 태양, 여섯 번째 태양, 마지막으로 일곱번째 태양이 떠오르게 된다. 그 결과 하늘에는 모두 일곱개의 태양이 있게 되어 온 세상이 모두 타버리게 된다. 그래서 한 개의 불꽃이 되는데 그 불꽃은 전 우주를 삼켜 버린다는 것이다.

 

성주괴공(成住壞空)하는 우주

 

이렇게 거대한 불덩이가 차례로 세상을 파괴 해 가는데 범천까지 파괴하고 멈춘다고 한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론이다. 주기적으로 세상이 파괴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주의 성주괴공

성주괴공

기 간

1

수축하는 것

()

1 아승지겁

1대겁

 

 

2

수축한 상태로 머무는 것

괴주(壞住)

1 아승지겁

3

팽창하는 것

()

1 아승지겁

4

팽창하는 상태로 머무는 것

성주(成住)

1 아승지겁

 

 

 

 

한번 큰비가 내린 후 비가 오지 않아 모든 것이 말라버리는 것이 우주의 성주괴공에 있어서 수축이 시작 되는 전조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태양이 일곱개나 나타나 모든 것을 태워 버리는 데 이를 수축기간으로 본다. 그런 수축기간을 1 아승지겁이라 한다.

 

이렇게 범천 즉 색계 초선천 까지 불의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겁화라 한다. 이런 겁화는 탐심이 치성하였을 때 발생한다고 한다.

 

이처럼 겁화가 일어나면 남김없이 불로 태워 색계 초선천까지 텅빈 상태로 지속 되는데 이를 괴주(壞住)라 본다. 그 기간은 수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1아승지겁이다.

 

이토록 오랜 동안 우주가 텅빈채로 있다가 다시 우주가 생겨 난다. 이를 우주가 팽창하는 것이라 하고 이를 성주(成住)또는 성겁이라 부른다. 성겁이 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될까.

 

 

오랜 세월이 지난 뒤 큰 구름이 이러나 처음으로 가는 비가 내린다. 서서히 연꽃 줄기, 막대기, 절굿공이, 야자수의 줄기 등의 크기의 물줄기가 내리면서 백 천 구지의 우주의 불탔던 곳을 모두 채우고서 그친다. 그 물 아래와 주위에 바람이 일어나 [그 물을] 덩어리의 둥근 형태를 만든다. 마치 연잎의 물방울처럼. 어떻게 거대한 분량의 물을 덩어리로 만드는가? 구멍을 냄으로써 그렇게 한다. 바람은 그것의 여기저기에 구멍을 만든다.

 

(청정도론, 13장 초월지 42)

 

 

우주가 수축되면서 한 방울도 내리지 않던 비가 성겁이 시작 되면서 구름이 일고 비가 내리기 시작 함으로서 성겁이 시작 되는 것으로 본다.

 

창조주로 착각하고 있는 하느님대범천

 

현재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을까. 팽창기일까 아니면 수축기일까. 청정도론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주는 주기적으로 파괴와 생성을 반복하는데, 이를 성주괴공으로 설명한다. 이 성주괴공은 각각 1아승지겁마다 성주괴공의 사이클이 반복하므로 한사이클을 돌면 4아승지 겁이 된다. 4아승지 겁을 1대겁이라 한다.

 

그런데 세상 도표를 보면 색계 초선천 즉, 범천 중에 가장 오래 산다는 대범천의 수명은 1아승지겁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부처님 당시 브라만교에서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믿는 대범천의 수명이 1아승지겁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대범천은 전재성박사의 니까야 번역에 따르면 하느님으로 표현되어 있다. 천지창조주로서의 대범천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과 거의 같은 개념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대범천은 자신이 이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라고 크게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디가니까야 브라흐마잘라경( 범망경,D1)을 보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렇게 자신이 세상을 창조하였다고 믿고 있는 대범천은 무상한 존재이다. 수명이 1아승지겁이나 살아도 우주의 성주괴공의 사이클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런 대범천은 자신이 창조주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1아승지겁이라는 세월동안 너무나 오래 살다 보니 자신의 전생을 잊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이 전생을 알려 주어 깨우치게 한다는 내용이 상윳따니까야에 실려 있다. 그것이 바까범천이야기이다.  그중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바까]

 "세존이시여,

나는 무한을 보는 자로서 태어남과 늙음의 슬픔을 넘어섰습니다. 나의 지난 계행과 덕행은 무엇인가 내가 알고 있는 그것을 말해보십시오."

 

[세존]

"그대는 갈증에 신음하고 더위에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물을 주었네.

그것이 그대의 옛 계행과 덕행이라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하네.

 

에니 강 언덕에서 습격당해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사람들을 풀어주었네.

그것이 그대의 옛 계행과 덕행이라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하네.

 

사악한 용왕이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갠지스 강 급류 속에서 사로잡은 배를

신통력으로 공략하여 놓아주었네. 그것이 그대의 옛 계행과 덕행이라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하네.

 

옛날 나는 그대의 제자로 깝빠라 불렸고 올바른 깨달음이 있다고 그대는 나를 인정했네.

 

그것이 그대의 옛 계행과 덕행이라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기억하네."

 

(바까브라흐마경- Bakabrahmasutta, 상윳따니까야 S6.1.4, 전재성박사역)

 

  바까브라흐마경.docx

 

 

 

바까범천은 너무 오래 살다 보니 자신의 전생을 잊어 버렸다. 그 결과 자신에게는 죽음이 없다는 불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잘못된 견해를 바로 잡아 주기 위하여 부처님은 바까의 거처로 간다.

 

부처님은 바까의 전도된 인식을 지적한다. 무상한 것을 항상하다든가, 견고하지 않은 것을 견고하다든가,  영원하지 않은 것을 영원하다든가, 완전하지 않은 것을 완전하다든가, 변하는 것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뒤바뀐 생각을 말한다.

 

이와 같은 전도된 인식은 모두 ‘무명’에 기인한 것이라 말하고 바까의 전생에 대하여 이야기해 준다. 바까는 창조주가 아니라 무상한 존재라는 것이다. 단지 너무 오래 살아 전생을 잊어 버렸을 뿐 윤회하는 가운데 존재하는 범부 중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바까는 부처님으로부터 자신의 전생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견해가 잘못되었음을 시인한다.

 

이렇게 부처님은 모든 현상이 무상, , 무아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상, , , 정이라고 전도된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 무명에 기인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바로 연기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바까 하느님을 교화시킨 부처님

 

이것이 바까 브라흐마(Baka Brahma)를 교화시킨 바까범천이야기이다. 이 바까 범천이야기는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테라와다 불교국가에서 예불문으로 사용되고 있는 자야망갈라가타(Jayamangala-gatha)’에도 실려 있는데, 여덟번 째 게송을 보면 다음과 같다.

 

 

브라흐마 바까(Brahma Baka)

 

Duggāha-diṭṭhi-bhujagena sudaṭṭha-hattha  

둑가~  딧티  부자게나 수닷타  핫탕

Brahma  visuddhi-jutim-iddhi-bakābhidhāna    

브라흐망 위숫디  주띰  이디  바까~비다~

Ñāāgadena  vidhinā jitavā munindo        

~~가데나 위디나~ 지따와~무닌도

Ta-tejasā bhavatu  te  jaya-magalāni   

 떼자사~ 바와뚜 떼 자야  망갈라~

 

청정하고 빛나고 위력 있는 범천 바까가
삿된 생각의 뱀에 손 물렸을 때,
성자들의 제왕 지혜의 의약으로 섭수하셨네.
이 위대한 힘으로 승리의 행운이 제게 임하길 바라옵니다.

 

(자야망갈라가타-Jayamagala Gāthā- 吉祥勝利偈, 전재성님역)

 

 

 

 

 

 

Imee Ooi 창송

吉祥利偈巴利文慧音唱(23 30, 3회 반복, 33M)

 

독송용 자야망갈라가타(Jayamangala Gatha).doc 

 

 

 

자야망갈라가타의 여덟번 째 게송은 바까 범천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까가 자신이 창조주이고 불멸하는 존재로 착각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삿된 생각의 뱀에 손 물렸을 때(Duggāha diṭṭhi bhujagena  sudaṭṭha hattha)라고 표현하였다.

 

이런 바까에 대하여 부처님은 바까의 전생의 이야기를 들려 줌으로써 굴복시켰다. 이를 성자들의 제왕 지혜의 의약으로 섭수하셨네(Ñāāgadena  vidhinā jitavā munindo)”고 표현 하였다. 부처님은 지혜로서 바까 하느님(브라흐마)’을 교화 시킨 것이다.

 

이런 자야망갈라가타는  테라와다 불교국가에서 독립기념일과  같은 공식행사에서 불려지고, 또 결혼식 축가로도 사용된다.

 

 

왜 주기적으로 파괴 되는 것일까

 

1아승지겁이나 되는 한량없는 수명을 가진 범천도 성주괴공하는 우주의 순환사이클 속에 있는 무상한 존재이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파괴 되는 곳이 범천 즉, 색계 초선천이다. 이런 파괴는 겁화 즉, 불의 의한 파괴를 뜻한다. 그런데 청정도론에 따르면 불의 의한 파괴 뿐만 아니라 물과 바람에 의한 파괴도 언급하고 있다.

 

 

사람들은 큰 불이 났을 때 두려워 한다. 마찬가지로 홍수나 태풍이 났을 때도 두려워 한다. 그러나 아무리 큰 불이 무섭기로 해일을 동반한 쓰나미에 필적하지 못할 것이다.

 

마치 모든 것을 쓸어 가 버릴 듯한 물과 바람을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무 것도 대처 할 수 없는 미약하기 그지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이 세상은 불과 물과 바람에 의하여 주기적으로 파괴 된다는 것이다. 왜 주기적으로 파괴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슨 이유로 이와 같이 세계가 파괴되는가?

세 가지 해로운 뿌리 때문이다.

해로운 뿌리들이 치성할 때 이와 같이 세계는 파괴된다.

 

탐욕이 치성할 때 그것은 불로 인해 파괴된다.

 

성냄이 치성할 때 물로 인해 파괴된다.

어떤 자들은 성냄이 치성할 때 불로 인해 파괴되고,

탐욕이 치성할 때 물로 인해 파괴된다고도 주장한다.

 

어리석음이 치성할 때 바람으로 인해 파괴된다.

 

(청정도론, 13장 초월지 64 )

 

 

세상이 주기적으로 파괴 되는 이유에 대하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본다. 탐욕이 치성하였을 때 겁화가 일어나 불로 파괴되고, 성냄이 치성하였을 때 물로 파괴 되고, 어리석음이 치성하였을 때 바람으로 파괴 된다고 한다.

 

어느 세상까지 파괴 되는가

 

이렇게 탐진치 3독에 의하여 파괴되는 세상은 그 범위가 각각 다르다. 이를 세상도표와 함께 표로 만들어 보았다.

  

 

구분

세상

수 명

바람

()

()

()

무색계
(4)

31

비상비비상처천

84000 대겁

30

무소유처천

60000 대겁

29

식무변처천

40000 대겁

28

공무변처천

20000 대겁

색계
(16)

4

27

정거천
(
불환자)

색구경천

16000 대겁

26

선견천

8000 대겁

25

선현천

4000 대겁

24

무열천

2000 대겁

23

무번천

1000 대겁

22

무상유정천

500 대겁

21

광과천

500 대겁

3

20

변정천

64 대겁

19

무량정천

32 대겁

18

소정천

16 대겁

2

17

광음천

8 대겁

16

무량광천

4 대겁

15

소광천

2 대겁

초선

14

대범천

1 아승지겁

13

범보천

1/2 아승지겁

12

범중천

1/3 아승지겁

욕계
(11)

육욕천

11

타화자재천

16000 천상 년

불로
파괴

물로
파괴

바람으로
파괴

(탐욕)

(성냄)

(어리석음)

10

화락천

8000 천상 년

9

도솔천

4000 천상 년

8

야마천

2000 천상 년

7

삼십삼천

1000 천상 년

6

사대왕천

500 천상 년

인간

5

인간

정해지지 않음

악처

4

아수라계

정해지지 않음

3

아귀계

정해지지 않음

2

축생계

정해지지 않음

1

지옥

정해지지 않음

2012-08-03 진흙속의연꽃

 

 

도표를 보면 불(탐욕)로 인한 파괴 되는 세상은 색계 초선천(범천)까지이다. 그 이상 세상은 안심이다. 물(성냄)로 인한 파괴는 색계 2선천에 이른다. 바람(어리석음)에 따른 파괴는 색계 3선천까지이다. 바람에 의한 파괴 즉, 어리석음에 의한 파괴가 가장 강력함을 알 수 있다.

 

왜 정거천이 가장 수승한 천상인가

 

이 도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탐짐치 3독에 따른 불과 물과 바람에 의한 파괴에서도 안심인 곳이 있다. 바로 색계 4선천 이상이다. 따라서 죽어서 천상에 태어나기를 바란다면 색계 4선천 이상의 세계에 태어나야 한다. 그런 색계 4선천에 정거천이 있다.

 

정거천은 불환자들이 가는 곳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현하여 불환과를 얻은 이들 즉, 아나함과를 얻은 자들이 태어 나는 곳이다. 그곳에서 태어나서 열반에 들기 때문에 천상중에서도 가장 수승한 천상이라 볼 수 있다.

 

정거천무색계의 비상비비상처 보다 더 수승한 곳으로 본다. 비상비비상처의 경우 84천 대겁동안 오래 살아도 또 다시 윤회해야 하는 무상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상비비상처에 사는 존재들은 8 4천 대겁을 살 동안 우주가 불과 물과 바람에 의하여 8만4천번이나 깨지는 것을 지켜 볼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오래 살아도 다시 윤회할 수 밖에 없는 범부중생인 것이다.

 

이에 반하여 불환자들이 나는 정거천은 비록 색계4선천으로서 수명도 비상비비상처에 사는 존재들 보다 적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자들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불()과 물()과 바람()에 의하여 파괴 되지 않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와 같은 면으로 본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도와 과를 이루어 불사의 경지에 이르지 않는 한 안심할 수 없다. 삼계에 안심할 수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는 것이다. 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불과 물과 바람에 의하여 파괴 되는 세상도표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탐진치를 소멸했을 때만이

 

청정도론에서 우주의 성주괴공을 설명한 것은 부처님의 전생을 볼 수 있는 능력에 따른 것이다. 범부중생들은 전생을 볼 수 있는 신통력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지혜로 본 우주의 묘사에 대한 것이다.

 

이를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세상은 주기적으로 파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 1아승지 겁이라는 기간으로 성주괴공 하는데 총 4아승지겁이 된다. 그 기간 동안 범천까지 파괴 되는데, 이는 자신을 창조주라 믿고 있는 하느님 범천 역시 무상한 존재로서 탐심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렇게 세상이 주기적으로 파괴 되는 이유는 존재들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기인한다. 그래서 삼계에서 안심할 수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윈 성자들은 안심이다. 불환자들의 가는 곳인 정거천의 경우 불과 물과 바람으로도 절대 파괴 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면으로 본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탐진치를 소멸했을 때만이 가장 행복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2012-08-03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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