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팔정도를 형상화한 불교심볼 법륜(法輪, Dhamma-cakka)

담마다사 이병욱 2012. 12. 12. 20:01

 

팔정도를 형상화한 불교심볼 법륜(法輪, Dhamma-cakka)

 

 

 

크리스마스 점등탑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전에 보지 못하던 현상을 발견하였다. 가장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 가운데에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탑이 점등되었기 때문이다. 성탄이라고 쓰여진 큰 글씨와 함께 기쁘다 구주 오셨네라는 문구와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그리고 점등탑의 꼭대기에는 하얀 빛깔의 십자가가 어둠 속에서 유난히 밝은 빛을 발하고 있다.

 

 

 

 

 

2012년 크리스마스점등탑(안양 비산사거리)

 

 

 

부처님오신날 점등탑

 

같은 장소에서 지난 봄 부처님오신날을 알리는 탑이 세워졌다.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 점등탑과 비교하면 소박하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해 보인다. 네모난 사각 기둥에다 단지 연등을 매달았을 뿐이다.

 

 

 

2011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탑(안양 비산사거리)

 

 

종교의 상징물

 

두 개의 탑을 보면 여러모로 비교된다. 크리스마스탑은 지역 기독교연합회주관으로 되어 있고, 부처님오신날 탑은 지역 사암연합회주관으로 되어 있다.

 

크리스마스탑의 경우 컬러풀한 조명과 함께 갖가지 형태로 깜박임을 보여 즌다. 빠른 속도로 점멸하는가 하면 마치 파도 타기 하는 모양도 보여준다. 프로그램대로 되어 점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조명은 화려 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부처님오신날 탑을 보면 단지 연등에 전구를 넣어 불을 밝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은 종교의 상징물이다. 크리스마스 점등탑의 경우 중앙에 십자가를 유난히 강조한 것임에 반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탑의 경우 탑 위에 아무것도 없다. 불교를 상징할 만한 것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있으면서도 하지 못한 것일까.

 

조계종의 삼보륜

 

불교를 상징하는 심볼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자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불교의 상징이다. 그러나 만자를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조계종의 경우 종단 문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조계종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를 삼보륜이라 한다. 삼보륜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삼보륜

삼보륜은 대한불교조계종의 이미지를 대표적으로 표현한 상징으로, 삼보의 신앙과 선교양종의 조계종의 이념을 담았으며, 사부대중의 화합 그리고 신앙과 포교를 통한 불국토를 의미합니다.

 

(삼보륜, 조계종 홈페이지)

  

 

 

조계종 삼보륜 로고

 

 

 

삼보륜 로고가 조계종을 대표하는 상징이라 한다. 색깔은 금색으로서 순금의 변화지 않은 성질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가운데 점 세 개는 불법승 삼보를 표현한 것이라 한다. 왜 이와 같은 문장을 사용하는 것일까. 아마도 만자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 본다.

 

만자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불교에서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만자는 점집이나 무속인들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인지 아닌지 구별이 모호 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목사는 절을 큰 집이라 하고, 무속하는 곳을 작은 집이라고 폄하 하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만자가 부정적 이미지를 주다 보니 차별화 하기 위해서 별도의 조계종 로고를 만들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요즘 조계종의 사찰 지붕에는 만자 가 아닌 삼보륜으로 거의 다 바뀌었다.

 

스와스티카(Swastika)?

 

불교를 나타내는 수 많은 상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만자이다. 그러나 만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불교를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인 만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스와스티카는 인디아로부터 유래 된 것으로 행운의 심볼로 잘 알려져 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또한 서양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나치가 그들의 메인 심볼로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스와스티카는 잘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 한다. 불교도들의 전통에 따르면 스와스티카는 부처님의 발이나 발자국이 형상화 된 것이라 한다.그리고 종종 글의 시작을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대 티벳불교에서는 옷의 장식에 사용되고 있다. 불교가 널리 퍼짐에 따라 중국과 일본에서는 불교의 상징으로 사용 되었고 오랫동안 가장 인기 있는 상징이었다.

 

(GENERAL BUDDHIST SYMBOLS , THE SWASTIKA)

 

 

설명에 따르면, 만자는 스와스티카(Swastika)라 불리우는데, 나치에서도 사용하던 것이라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는 오랫동안 불교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힌두교와 자이나교에서

 

만자 문양의 경우 현재 인도에서 힌두교도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회계장부나 문지방, 문을 열 때 그리고 공양할 때 표식으로서 사용된다고 한다. 이 경우 오른 쪽 방향으로 도는 스와스티카라 한다. 왼쪽으로 도는 경우 칼리(Kali)와 마술(magic)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데 자이나교에서도 만자를 사용한다고 한다. 설명에 따르면 그들의 일곱번째 티르탕카라(Tirthankara) 엠블렘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티르탕카라는 다음과 같다.

 

 

 

자이나교 티르탕카라(Tirthankara) 엠블렘, 위키백과

 

 

 

이와 같은 면으로 보았을 때 만자 심볼이 불교의 상징으로 사용되기에는 부적합 해 보인다. 서양에서도 부정적이미지가 강하고 또 인도에서 힌두교와 자이나교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불교상징으로서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다양한 불교상징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알게 된 불교관련 사이트viewonbuddhism에 따르면 다양한 불교에 대한 상징을 볼 수 있다. 만자(스와스티카)를 포함하여 여러 개의 상징이 있는데 이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다.

 

 

Eight Spoked Wheel(법륜)

Bodhi Tree(보리수)

Buddha's Footprints(부처님 발자국)

Empty Throne(빈왕좌)

Begging Bowl(바루)

 

 

이렇게 다섯가지이다. 이 외에도 사자 Lion(사자), Buddha's eyes(부처의 눈),  Deer(사슴), Stupas(수투파), Lotus(연꽃) 등이 있다.

 

이 중 실질적으로 가장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보리수와 법륜일 것이다. 먼저 보리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보리수는 신앙의 대상

 

보리수는 영어로 보디트리(bodhi tree)또는 보트리(bo tree) 라 한다. 부처님이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특히 중요시 한다. 경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 되어 있다.

 

 

Eva me suta: eka samaya bhagavā uruvelāya viharati najjā nerañjarāya tīre ajapālanigrodhamūle pahamābhisambuddho.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직후, 우루벨라 마을의 네란자라 강가에 있는 아자빨라 보리수 아래에 계셨다.

 

(브리흐마야짜나경-Brahmāyācanasutta-하느님의 청원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6:1(1-1), 전재성님역)

 

 

보리수 이름이 아자빨라(ajapāla)나무임을 알 수 있다. 그런 보리수는 불교도들에게 있어서 신앙의 대상이다. 특히 부처님 당시의 보리수를 볼 수 있는 스리랑카에서 그렇다. 스리랑카의 성지를 순례한 아깍까소(Akakkaso) 비구가 웨삭행사를 보고 남긴 글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스투파와 보리수(사실상 모든 사원에 하얀 스투파와 보리수가 있다)에 꽃 공양을 하거나 작은 오일그릇에 불이 켜진 그릇을 들고 보리수 주위를 돌기도 하였다.

 

(악깍까소(Akakkaso)비구, the Vesak ceremonies of 2006.)

 

  

 

 

 

 

 

악깍까소(Akakkaso)비구 의 토스

 

 

 

 

악깍까소 비구의 글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경우 보리수 신앙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사원이든지 보리수가 심어져 있어서, 보리수 앞에서 꽃공양을 한다고 한다. 또 기름불이 켜진 등을 들고 보리수 주위를 돈다고 한다.

 

 

이렇게 테라와다 불교에서는 보리수 자체가 신앙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불교의 상징처럼 되어 있어서 보리수 나무 뿐만 아니라 보리수 잎자체가 또한 불교의 상징처럼 되었다.

 

 

 

 

 

 

보리수 잎 (bodhi tree leaf)

 

 

 

팔정도를 형상화 한 법륜(Dhamma-cakka)

 

불교를 상징하는 것 중에 법륜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여덟 개의 바퀴살을 가진 바퀴모양을 말한다.

 

 

 

 

 

법륜(Dhamma-cakka, Dhamma-wheel)

 

 

 

여러 불교 상징 가운데 가장 불교적이라 볼 수 있는 법륜은 팔정도를 형상화 한 것이다. 여덟 개의 바퀴살이 팔정도의 여덟가지 실천덕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바퀴심볼은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 되었는데, 아소카 왕의 석주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담마짝까(법륜)심볼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브라흐마(범천, 하느님)의 청원에 따라

 

viewonbuddhism.org 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브라흐마 사함빠띠가 부처님에게 진리를 설해 주기를 요청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이에 대한 내용이 경전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싸함빠띠]

“일찍이 오염된 자들이 생각해낸

부정한 가르침이 일찍이 마가다 인들에게 퍼져있으니,

불사(不死)의 문을 열어젖히소서!

그들이 듣게 하소서! 청정한 님께서 깨달은 진리를.

 

산꼭대기의 바위 위에 서서

사방으로 사람들을 굽어보는 것처럼,

현자여, 널리 보는 눈을 지닌 님이여,

진리로 이루어진 전당에 오르소서.

슬픔을 여윈 님께서는

슬픔에 빠지고 생사에 고통받는 뭇삶을 보소서.

 

일어서소서. 영웅이여,

전쟁의 승리자여, 세상을 거니소서.

캐러밴의 지도자여, 허물없는 님이여,

알아듣는 자가 반드시 있으리니,

세존께서는 가르침을 설하여 주소서.”

 

(브리흐마야짜나경-Brahmāyācanasutta-하느님의 청원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6:1(1-1), 전재성님역)

 

 

이와 같은 브라흐마(범천, 하느님)의 청원에 따라 부처님은 가르침을 펴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함께 고행하였던 다섯명의 수행자에게 최초로 법을 설하였다. 부처님이 법을 설하자 그 중 꼰단냐에게서 “무엇이든 생겨난 것은 그 모두가 소멸하는 것이다”라는 법안이 열렸다. 이것이 최초로 법의 바퀴가 굴러 간 순간이다.

 

앞으로만 굴러 가는 바퀴

 

그런 법의 바퀴는 어떤 것일까. 초전법륜경에 다음과 같이 표현 되었다.

 

 

세존께서 이와 같이 가르침의 수레바퀴를 굴리실 때에 땅위의 신들은 ‘세존께서 바라나씨 시의 이씨빠따나에 있는 미가다야에서 어떠한 수행자나 성직자나 신이나 악마나 하느님이나 세상의 어떤 사람도 멈출 수 없는, 위없는 가르침의 수레바퀴를 굴리셨다.’라고 소리쳤다.

 

(담마짝깝빠왓따나경-Dhammacakkappavattana sutta- 가르침의 수레바퀴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56:11, S55.2.1, 전재성님역)

 

 

부처님이 굴린 법의 바퀴는 멈출 수 없는 것이라 한다. 한 번 구르면 계속 구를 수 밖에 없고, 누구도 멈추게 할 수 없고, 오로지 앞으로만 굴러 가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법의 바퀴를 굴리는 부처님은 숫따니빠따에서도 다음과 같이 표현 되어 있다.

 

 

Rājāhamasmi sela           라자하마스미 셀라

dhammarājā anuttaro,       담마라자 아눗따로
Dhammena cakka
vattemi   담메나 짝깡 왓떼미

cakka appativattiya.   짝깡 압빠띠왓띠양

 

“셀라여,

왕이지만 나는 위 없는 가르침의 왕으로 진리의 바퀴를 굴립니다.

결코 거꾸로 돌릴 수 없는 바퀴를 굴립니다.”

 

(셀라경, 숫따니빠따 Sn3.7, 전재성님역)

 

 

부처님 굴린 법의 바퀴는 절대로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 한다. 그런 법의 바퀴를 굴린 부처님은 ‘법왕(dhammarājā, 담마라자)’으로 표현 되어 있다.

 

법륜심볼의 의미

 

수 많은 불교심볼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이상적인 상징을 들라면 단연 담마짝까(법륜)이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심볼을 보면 다음과 같다.

 

 

 

 

 

 

 

법륜심볼(Dharmacakra,  위키백과)

 

 

 

그림을 보면 여덟개의 바퀴살은 팔정도를 의미한다. 가운데 3개의 회전표시는 삼보(붓다, 담마, 상가)를 나타낸다. 또 바퀴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지는데, (hub)와 바퀴살(spokes)과 테두리(rim)이다. 이는 축은 계율()을 의미하고, 바퀴살은 지혜(), 테두리는 삼매()를 의미 한다.

 

십자가 못지 않은 불교의 상징

 

이와 같이 팔정도 법륜은 부처님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을 모두 상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가장 불교적인 상징을 들라면 단연 법륜을 들 수 있다. 기독교의 십자가 못지 않은 불교의 상징이다. 그래서일까 법륜이미지는 컴퓨터 유니코드(Unicode) 에도 (U+2638)라는 심볼로 등록 되어 있다. 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의 조계사 경내에도 팔정도 법륜의 조각상이 있다. 그렇다면 불교의 상징으로서 당연히 법륜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조계사의 경내의 법륜조각품

 

 

 

점등탑에  빛을 발할 그날이 오기를

 

팔정도마크를 사용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부처님의 제자라면 당연히 팔정도법륜마크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팔정도법륜심볼이 점등탑 꼭대기에서 빛을 발할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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