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연금.. 그거 하나보고” 취업준비생과 우리 속에 갇힌 사자

담마다사 이병욱 2013. 2. 24. 13:08

 

연금..   그거 하나보고” 취업준비생과 우리 속에 갇힌 사자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이야기를 연달아 썼다. 공무원연금에 대하여 시기하거나 질투하여 쓴 것이 아니고 제도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만들어진 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투도죄(偸盜罪)’를 짓는 것과도 같다고 주장하였다.

 

주지 않는 것을 가져 가져는 가는 것이 투도죄인데, 이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면 과도한 이익을 취하는 것도 투도죄이고, 불로소득을 취하는 것도 투도죄에 해당된다. 과거 힘 있는 자들이 막대한 국가예산을 마치 눈먼 돈 다루듯이 자신들의 노후를 위하여 각종특혜에 따른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놓았을 때, 국가에서 녹을 받아 먹는다는 이유 하나로 무임승차하는 공무원들이 모두 함께 투도죄를 짓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불교의 제행무상의 진리를 들어 사람이 만들어 놓은 제도 역시 변하고 말 것이라 하였다.

 

연금..   그거 하나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네티즌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 놓았다.

 

 

의사나 판사가 저보다 월급 많이 받는다고 그사람들에게나쁜 감정 없습니다~ 저보다 그만큼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올랐을꺼니까요~~   저 역시 공무원입니다~ 이제5년차네요..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금..   그거 하나보고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했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론 좋네요~   공무원이라고 하면 얼마나 능력없으면 공무원을해???라던 때가 그리 먼 옛날이 아니었던 걸로 아는데 이젠 부러움도 받고...

 

(N네트즌님)

 

 

공무원이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공무원이 되려고 한 직접적인 이유가 공무원연금에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그거 하나 보고 열심히 시험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청년들의 최대관심사는

 

청년실업이 문제되고 있다. 중산층이 무너져 가고 20 80사회가 고착화 되는 시대에 청년들의 최대관심사는 취업이다. 그래서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린다. 이를 위하여 스펙쌓기를 하고 심지어 학교를 휴학 하기도 한다. 좋은 직장과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위하여 시험공부에 청춘을 올인하고 있다.

 

청년들의 목표는 민주주의, 남북통일, 사회봉사와 같인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안락과 가족의 행복, 노후대책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특히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염려 하여 자신의 노후 대책을 가장 우선시 하여 공무원이 되었다는 청년의 말은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마치 머슴처럼 살아 정승처럼 살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

 

어느 취업 준비생의 질문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지 않은 미래를 대비하여 자신의 노후를 대비 하여 청춘을 올인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법륜스님이 따끔한 충고를 해 주었다. 모바일에서 이리 저리 클릭 하다가 불교tv사이트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다. 292회로서 취업준비에 대한 것이다. 대전시청에서 열린 것인데, 질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제가 어느 순간에 생각해 보니까 꿈이 없더라구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그런데 부모님들은 다 대기업, 대기업하고, 저도 어느 순간 저를 보니까 남들이 하는 취업준비를 똑같이 토익공부하고 있고, 똑 같은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대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잘 사는 건지 가끔 햇갈릴 때가 좀 많아요.

 

(어느 여성취업준비생)

 

 

20대 중반의 여성취업준비생이 법륜스님에게 질문한 내용이다. 남들과 똑 같이 대기업 취업 공부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과연 바른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다.

 

법륜스님의 천일야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 보면 하나의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스무살 이상인 사람에게는 그 나름대로 인생이 있기 때문에 간섭하지 말라든가, 아이는 세 살 때 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된다는 등의 정형화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즉석에서 결론을 내 준다.

 

법륜스님이 즉석에서 답변을 잘 하는 이유에 대하여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를 천일야화라 하였다. 몇 달 동안 천명의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천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관통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질문이 나와도 막힘 없이 즉석에서 답을 해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바탕에는 금강경에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말이 크게 작용하였다고 밝힌바 있다. 무유정법이란 특별히 정해진 법이 없다라는 말이다. 특별히 정해진 법이 없기 때문에  나를 중심으로 해서 내 뜻대로 되기를바라는 것 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기를 더 강조한다. 그래서 갈등이 일어나는 해법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취업 문제에 대하여 법륜스님은 무어라고 말하였을까.

 

오랜만에 들어 보는 통일이야기

 

취업준비생은 남들이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니까 자신도 하고 있다고 하였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누군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것과 같다. 대기업에 들어 가고 공무원이 되면 큰 벼슬을 하는 것 같이, 또는 인생역적이 일어 날 것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 보아야 머슴으로 또는 고용인으로 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안정적인 수입과 노후를 염려하여 인생의 대부분을 타의로 살아 가는 것에 대하여 법륜스님은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살다보면 나라가 일본에 빼앗겼을 때는 저절로 꿈이 생겨요. ‘아, 나라가 독립이 되어야 겠구나’ 이런 꿈이 생겨요. 스님 같이 북한 주민이 굶어 죽는 것도 보고, 중국이 막 일어 나는 것도 보고, 미국이 점점 시들어 가는 것도 보고, 이렇게 세계여행도 하고 세상을 보면 ‘아. 한국이 빨리 통일이 되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굶어 죽어 가는 북한동포들 해결할려면 근본적으로 통일이 되어야 되요.

 

(법륜스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292회 취업준비 , 불교TV 2012-12-04)

 

 

통일이라는 말을 모처럼 들어 본다. 요즘 좀처럼 통일을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에 통일이라는 말이 생소할 정도이다. 그런데 법륜스님은 청년의 취업고민에 대한 답대신에 통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전에 굶어 죽는 북한동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청년들이 선거에 참여 하여야

 

가족도 없고 거리낄 것이 없는 스님이기 때문에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일까. 그런 것 같지 않다. 청년들이 좀 더 큰 꿈을 꾸라는 것이다. 북한 동포를 도와주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미국과 중국에 휘둘리지 않고 두 나라를 조정할 수 있는 주도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하여 법륜스님은 청년들에게 투사가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선거에 참여함으로서 통일을 추진하는 세력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통일문제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한 거래 문제, 비정규직 문제, 노동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선거에 참여 하여 바꾸어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안철수를 염두에 둔 발언 같이 보인다. 법륜스님은 안철수의 멘토로 알려져 있었고, 안철수는 청춘콘서트를 통하여 청년들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 하였기 때문이다.

 

통일에 소극적인 보수기득권층

 

보수기득권계층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 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항상 지금 이대로 영원히!”라고 외치는 것이다. 통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통일을 그다지 반기지 않은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남북관계가 더 악화 되고, 인도적인 구호물자 마저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배경을 보면 자신들의 이익이 감해질 것이라는 염려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일이 되었을 경우 통일세를 내어야 하는데, 이는 세 식구에서 다섯 식구를 부양하는 것과 같다. 세금을 더 내면 자신의 몫이 줄어 들기 때문에 보수 기득권층이 통일에 대하여 소극적이리 볼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의 보수 기득권층에서는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안철수 현상이 나왔을 것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머슴같이 지내다 정승처럼 살겠다?

 

그런데 청년들이 보수 기득권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 대기업 사원과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는 것은 기존 질서에 편입되어 머슴 같이 살겠다는 발상으로 보인다. 그렇게 머슴같이 살다 정년후에 정승같이 살고 싶은 것이 공무원이 되겠다는 발상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알 수 없다. 내일 죽을지 알 수 없는데, 먼 미래가 지금과 같기를 바라는 것은 제행무상의 법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스님은 선거를 통하여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

 

청년들에게 좀 더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

 

다음으로 스님이 청년들에게 한 말은 봉사에 대한 것이다. 대기업과 공무원 취업에 올인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좀 더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님은 인도에서 학교를 짓게 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91년도에 인도에 갔다가 유적지에 갔었는데, 수백명의 학생이 구걸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들은 학교 안가고 왜 여기 있나?’하니까 학교가 없데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 하고 의논 해가지고 내가 건축재료는 낼 테니까 느그가 일할래?’ ‘’ ‘땅도 낼래?’ ‘그래서 그 거지 마을에서 땅을 얻어 가 그사람들이 노동을 해가지고 학교를 지었단 말에요. 학생들이 150명정도 되고 교실 세칸 되는 학교를 지어 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돈이 없었어요.

 

(법륜스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292 취업준비 , 불교TV 2012-12-04)

 

 

처음으로 인도 성지 순례를 갔었는데, 성지 주변에서 본 비참한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가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학교를 짓기 위한 돈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인도성지순례 가이드가 되어

 

스님은 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이에 대하여 스님은 다음과 같은 기발한 방법을 말하였다.

 

 

또 하나는 인도여행을 하겠다는 사람에 대해서 내가 안내를 해주면 거기서 돈을 벌 수 있지 않느냐내가 부처님에 대하여 잘 아니까. 그런데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서 안하고 안내 해주는 것 만 같고도 학교 짓는 경비를 벌 수 있었어요. 

 

(법륜스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292 취업준비 , 불교TV 2012-12-04)

 

 

인도성지 순례 가이드 역할을 해서 돈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돈으로 가난한 인도사람들을 위한 학교를 짓게 되었는데 지금은 2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유치원이 15개이고, 초등학교가 3, 중학교 1개라 한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청년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기업이나 공무원 취업에 올인 하는 것 보다 봉사하는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처럼 보인다.

 

하고 싶은 일을 하였을 때

 

스님은 청년들에게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연히 시작한 작은 일이 자꾸자꾸 커져서 지금 이렇게 됐단 말에요. 그러니까 꿈이라는 것은 막연히 내가 뭐 해야지하고 꿈이 아니고, 이렇게 살아 가면서 자기에게 부딪치는 것에 마음이 가는 것에서 시작 하면 이렇게 커져 가는 거에요.

 

(법륜스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292 취업준비 , 불교TV 2012-12-04)

 

 

법륜스님은 살아 가면서 마음에 부딪치는 것부터 시작 하면 된다고 하였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이는 자신이 주인이 되어서 일을 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였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남는 것은 노예근성뿐

 

안정된 직장에 들어 가는 것이 생활이 보장 되고 노후가 보장되겠지만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기 어렵다. 종처럼 하인처럼 시키는대로 일해야 한다. 잘리지 않으려면 아부도 해야 하고, 내가 살기 위해서는 때로 남도 짓밟아야 하기 때문에 중상모략과 권모술수가 난무하기도 한다 .

 

월급생활자들은 대체로 주인의식이 없다. 시간 되면 퇴근 해야 하고, 휴일날 나와서 일하는 것을 손해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일과 자신의 삶과의 구별이 확실하다. 그래서 일은 일이고 삶은 삶이기 때문에 자신의 여가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누군가 여가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인터넷 글쓰기가 있다. 그런데 일과 여가의 구별이 뚜렷한 월급생활자에게 글쓰기는 시간낭비로 생각 할 수 있다. 몇 시간 공을 들여 글을 쓰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런 행위자체가 시간낭비라 생각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개발을 위한 어학이나 운동이 더 낫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다보니 직장과 집을 왕복하는 것 외 다른 일을 힘들여 하려 하지 않는다. 글쓰기 하는 자들은 시간이 남아 도는 룸펜들이나 하는 쓸데 없는 일정도로 볼 것이다. 이렇게 자신에게 조금도 손해 나는 일을 하려 않는 것이 월급생활자들의 특징이다.

 

그렇게 종으로서 하인으로서 오랜 세월동안 월급생활을 하다 보면 남는 것은 노예근성밖에 없다. 그래서 정년이 되어 사회에 나오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오랜 세월 동안 남의 밑에서 일만 하다보니 생존에 있어서 무능력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늙어 죽을 때 까지 타먹을 수 있는 연금에 의지하여 살아가고자 한다. 그런 월급생활자들은 우리 속에 갇힌 사자와 같다.

 

우리 속에 갇힌 사자

 

동물원에 가면 우리 안에 갇힌 사자나 호랑이를 볼 수 있다. 동물원의 사자를 보면 백수의 제왕이라는 기백이 넘친다. 그러나 야성(野性)’은 보이지 않는다. 사육사들이 매일 주는 고기에 맛들여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늠름해 보일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돼지 우리에서 사료만 먹고 사는 돼지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사자

 

 

 

이렇게 수십년동안 사육되면 어떻게 될까. 사육사가 주는 고기만 먹고 자라다 우리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까. 야성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굶어 죽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먹이를 찾는 사자는 이와 다르다.

 

우리 밖에 있는 사자는 자신의 힘으로 먹이를 구해야 한다. 먹이를 구하지 못하면 굶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 먹잇감을 발견하면 최선을 다한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달려 든다. 그리고 한 번 물으면 놓지 않는다. 그렇게 야성을 발휘해야 생존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당당하게 주인으로 살아가기

 

부처님의 제자들은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한 자들이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아 가는 모습이 마치 야생의 사자를 보는 것 같다. 백수의 제왕인 사자가 사자후(獅子候. Sihanado)를 발하면 모든 동물들이 두려움과 공포에 떨 듯이 부처님의 제자들은 당당하고 최상의 지혜를 추구하며 살았다. 그런 사자와 같은 모습에 난장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상윳따니까야에 난장이 밧디야 이야기가 있다.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시에 계셨다. 그때 존자 난쟁이 밧디야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왔다. 마침 세존께서는 멀리서 존자 난쟁이 밧디야가 오는 것을 보셨다. 보고 나서 수행승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그대들은 저 못생기고 추악하고 왜소해서 수행승들이 경멸하는 수행승이 오는 것을 보는가?

수행승들이여, 저 수행승은 위대한 신통력과 크나큰 위신력을 갖고 있다. 저 수행승이 이미 도달한 신통의 경지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러기 위해 양가의 자제들이 당연히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했듯이, 그 위없는 청정한 삶을 바로 현세에서 스스로 곧바로 알고 깨달아 성취했다.”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이처럼 말씀하시고 올바른 길로 잘 가신 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이와 같이 시로써 말씀하셨다.

 

[세존]

백조와 백로와 공작,

코끼리와 반점 있는 사슴

모두가 모습은 달라도

사자를 두려워한다.

 

사람들 가운데는 왜소하더라도

지혜가 충분한 자가

참으로 위대하니 몸뚱이만

커다란 바보와는 다르네.”

 

(라꾼따까밧디야경-Lakuṇṭakabhaddiyasutta-난쟁이 밧디야의 경, 상윳따니까야 S21:6(1-6),전재성님역)

 

 

부처님의 제자중에도 난쟁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부처님의 상가는 매우 평등한 수행공동체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누구나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도를 이루어 열매를 맺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밧디야에 대하여 몸뚱이만 커다란 어리석은 자 보다 훨씾 낫다고 칭찬하였다. 그런 난쟁이 밧디야에 대하여 사자와 같다고 본것이다.

 

우리에 갇힌 사자의 모습

 

우리나라 청년들은 대체로 편하고 안락한 삶을 원한다. 그래서 누구나 대기업이나 공무원시험을 위하여 스펙을 쌓고 시험준비에 올인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공무원의 삶이 보람도 있겠지만 우리 속에 갇힌 사자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육사가 주는 고기만을 받아 먹은 사자가 야성을 상실하듯이 월급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남는 것은 노예근성밖에 없다. 우리 밖에 나온 사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듯이, 정년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 역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연금에 목매다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 하나 보고 열심히 공부하여 공무원이 되었다는 청년에게서 우리에 갇힌 사자의 모습을 본다.

 

 

 

2013-02-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