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 라따나경(보배경)3

담마다사 이병욱 2013. 2. 26. 14:42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 라따나경(보배경)3 

 

 

 

그 때 좀 더 잘할 껄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후회 뿐이다. 그 때 좀 더 잘할 껄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껄껄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바뀌어지는 것은 없다. 이미 지난 일이다. 그래서 아비담마에 따르면 후회하는 마음은 해로운 마음이라 한다.

 

해로운 마음을 내는 것은 불선업(不善業)을 짓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며 항상 후회하고 회환에 젖어 사는 것은 현재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후회를 마음의 장애로 본다.

 

육체에도 장애가 있듯이 마음에도 장애가 있다. 초기불교에서는 이를 다섯가지 장애로 구분한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분노, 해태와 혼침, 흥분과 회한, 의심 이렇게 다섯 가지를 말한다. 이중 흥분과 회한이 있는데, 회한이 바로 후회를 말한다.

 

물그릇이 바람에 흔들리면

 

후회는 항상 흥분과 함께 한다. 그래서 흥분과 회환을 한데 묶어 장애로 본다. 흥분과 회환의 빠알리어는 웃닷짜꾸꾹짜(uddhaccakukkucca)이다. 웃닷짜(uddhacca)는 들뜬 상태를 말하고, 꾸꾹짜(kukkucca)는 후회를 말한다. 이는 미래와 과거와 관련이 있다.

 

상윳따니까야 갈대의 품에 “지나간 일을 슬퍼하지 않고 오지 않은 일에 애태우지 않으며(S1:10)”라는 문구가 있다. 지나간 일은 과거를 말하고 슬퍼하는 것은 “그 때 좀 더 잘할걸”하며 후회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오지 않은 일은 미래에 대하여 애태운다는 것은 근심걱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미래와 관련하여 막연한 희망이나 기대에 대하여 들뜬 상태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웃닷짜꾸꾹짜(uddhaccakukkucca)는 마음이 미래와 과거에 가 있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라 볼 수 있다.

 

마음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 들떠 있고, 이미 지나간 과거에 후회와 회환에 젖어 있다면 어떤 마음이라 볼 수 있을까. 상윳따니까야 상가라바경(S46:55)에 따르면 마치 물그릇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물그릇에 있는 물이 흔들린다면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얼굴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마음의 소용돌이를 멈추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삼매에 들어야 한다. 삼매에 들면 소용돌이가 멈춘 물처럼 잔잔해져서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calm-lake

 

 

라따나경(보배경,Sn2.1)에서 4번과 5번 게송은 삼매에 대한 것이다. 부처님을 깨달음에 이르게 한 것이 위빠사나라 하는데 경에서는 왜 사마디(Samādhi)라 하였을까. 먼저 네 번째 게송을 보면 다음과 같다.

 

 

라따나경 게송4, 싸끼야 족의 성자가 성취한 지멸

  

 

 

라따나경 게송4

  

빠알리

Khaya virāga amata paīta
Yadajjhagā sakyamunī samāhito,
Na tena dhammena samatthi kiñcī
Idampi dhamme ratana
paīta
Etena saccena suvatthi hotu.

카양 위라-강 아마땅 빠니-

야닷자가- 사꺄무니- 사마-히또

나 떼나 담메나 사맛티 낀찌-

이담삐 담메 라따낭 빠니-

에떼나 삿쩨나 수왓티 호뚜

전재성님역

싸끼야 족의 성자가 삼매에 들어 성취한 지멸과 소멸과 불사와 승묘, 이 사실과 견줄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가르침 안에야 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법정스님역

마음의 통일을 얻은 스승이 도달한 번뇌의 소멸, 이욕(離欲), 불사(不死), 뛰어난 것, 그 이치(理法)와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훌륭한 보배는 이치 속에 있다. 이 진리에 의해서 행복하라.

 

中村元

統一したサキヤムニは、(の)消滅離欲不死れたものに到達された、ーーーその理法しいものは存在しない。このすぐれた理法のうちにする。このによってせであれ。

 

영역

The sage of the Sākyas realised the ceasing, greedless pleasantness in his concentration

There is no comparison to that Teaching.

This is precious in the jewel of the Teaching, by this truth may there be mental happiness.

 

 

 

Khaya: 파괴, 그침, 소멸

virāga: [m.] dispassionateness; absence of desire.

amata: [nt.] ambrosia; the deathless state. 不死の, 不死, 甘露, 涅槃

paīta: [adj.] excellent; delicious.

Yadā: adv. [“ya-dā]~하는 때에

ajjhagā: [pret. of adhigacchati] came to; obtained; experienced.

 

 

 

 

 

 

네 번째 게송에서는 사끼야족의 성자가 삼매에 들어 깨달음을 성취하였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사끼야족의 성자는 사끼야무니(sakyamunī)를 말한다. 사끼야(sakya)가 사끼야 족을 말하고, 무니(munī)는 성자를 뜻하기 때문에 부처님을 말한다.

 

그런데 부처님이 삼매에 들어 성취한 것이 지멸(Khaya)과 소멸 (virāga)과 불사(amata)와 승묘(paīta)라 하였다. 이런 사실은 바로 열반을 뜻한다. 번역에서 사실이라는 말은 담마(dhamma)를 뜻한다.  이에 대하여 나까무라 하지메는 이법(理法)이라 번역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은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Etena saccena suvatthi hotu)”라고 모든 대중에게 축원한다. 이 후렴구는 4번 게송부터 14번 게송까지 계속 사용된다.

 

 

라따나경 게송5,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

 

 

 

라따나경 게송5

  

빠알리

Ya buddhaseṭṭho parivaṇṇayī suci
Samādhi mānantarikaññamāhu,
Samādhinā  tena samo na vijjati
Idampi dhamme ratana
paīta
Etena saccena suvatthi hotu.

붓다셋토 빠리완나이- 쑤찡

사마-디 마-난따리깐냐마-

사마-디나 떼나 사모 나 윗자띠

이담삐 담메 라따낭 빠니-

에떼나 삿쩨나 수왓티 호뚜

전재성님역

깨달은 님들 가운데 뛰어난 님께서 찬양하는 청정한 삼매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이니, 그 삼매와 견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르침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법정스님역

가장 뛰어난 부처가 찬탄해 마지않는 청정한 마음의 안정을, 사람들은 <빈틈없는 마음의 안정>이라 고 한다. 이 마음의 안정과 대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뛰어난 보배는 그 이치 속에 있다. 이 진리에 의해서 행복하라.

 

中村元

れたしたもうたらかな安定を、ひとびとは「〔さとりにって〕をおかぬ安定」とぶ。この〈安定〉としいものはほかには存在しない。このすぐれた理法の(え)のうちにする。このによってせであれ。

 

영역

That which the enlightened chief described as pure, the concentration without an interval,

Of concentrations, there is no compare to it

This is precious in the jewel of the Teaching, by this truth may there be mental happiness.

 

 

 

seṭṭha, (adj.), foremost; excellent.

Parivaṇṇita,[pp. of parivaṇṇeti] extolled, praised Sdhp.557. (Page 435)

suci : [adj.] pure; clean. (nt.), goodness; a pure thing.

māna,: (nt.), measure; measurement. (m.) pride; conceit.

antarika: [adj.] intermediate; next.

aññā :(f.) perfect knowledge; arahantship.

tena : [ind.] on account of it; because of it. :pron. [ta の m. n. sg. instr.] それによって, それに. tena hi らば.

sama : [adj.] even; equal; level; similar. (m.), calmness; tranquillity.

vijjati : [vid + ya] exists; to be found.

 

 

 

 

 

 

다섯 번째 게송에서는 삼매의 즉각적인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게송에서 ‘붓다세토(buddhaseṭṭho)’의 뜻은 ‘깨달은 님과 뛰어난 자’ 또는 ‘깨달은 님 가운데 뛰어난 자’라는 뜻이다. 빠알리어 셋타(seṭṭha)가 ‘뛰어난 자 (foremost )’또는 ‘훌륭한 자(excellent)’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깨달은 자들이 한결 같이 말하는 삼매(Samādhi)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와서 견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게송에서는 왜 삼매라 하였을까?

 

불교의 수행법에 삼매도 있고 위빠사나도 있는데 게송에서는 왜 삼매라 하였을까? 이에 대하여 각주에서는 계정혜(戒定慧)의 정()을 말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게송에서 말하는 삼매는 팔정도에서의 올바른 정진(정정진)과 올바른 새김(정념)과 올바른 집중(정정), 이렇게 세 가지가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온에 대하여 붓다고사는 다음과 같이 세 소년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였다.

 

 

세 소년이 놀이하러 정원에 갔다. 걸으면서 꼭대기에 꽃이 활짝 핀 나무를 보았다. 그래서 그 꽃을 따 모으기로 했다. 꽃은 제일 큰 사람의 키를 넘는 것이었으므로 친구가 엎드리고 키 큰 친구가 그 위에 올라 갔으나 떨어질까 두려워했다. 그때 또 다른 친구가 그 옆에 서서 어깨를 빌려주어 키 큰 친구는 그 어깨에 기대어 꽃을 따 모을 수 있었다.

 

(붓다고사, 정온에 대한 세 소년의 비유)

 

 

여기서 꽃을 따 모으는 키 큰 친구는 올바른 집중(정정)을 의미하고, 등을 제공한 친구는 올바른 노력(정정진)을 의미하고, 어깨를 빌려준 친구는 올바른 새김(정념)을 뜻한다.

 

이렇게 게송에서 말하는 사마디(삼매)는 팔정도에 있어서 정정진, 정념, 정정 이렇게 세 가지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그렇다면 깨달은 자들이 찬양하는 삼매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 오고 견줄 바가 없다고 하였을까.

 

열반에 이르는 아홉단계, 구차제정

 

이는 구차제정이라 불리우는 선정의 단계로 설명될 수 있다. 빠알리 니까야에서 정형구로 표현 되어 있는 구차제정에 대한 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구차제정

No

구분

  

  

1

첫 번째 선정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버리고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를 떠나서, 사유를 갖추고 숙고를 갖추고, 멀리 떠남에서 생겨난 희열과 행복을 갖춤

사유, 숙고, 희열, 행복

2

두 번째 선정

사유와 숙고를 멈춘 뒤, 안으로 고요하게 하여 마음을 통일하고, 사유를 뛰어넘고 숙고를 뛰어넘어 삼매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행복을 갖춤

희열, 행복

3

세 번째 선정

희열이 사라진 뒤, 아직 신체적으로 즐거움을 느끼지만, 깊이 새기고 올바로 알아차리며 평정하게 지냄

행복, 평정

4

네 번째 선정

행복을 버리고 고통을 버려서, 이전의 쾌락과 근심을 사라지게 하고, 괴로움을 뛰어넘고 즐거움을 뛰어넘어, 평정하고 새김이 깊고 청정함

평정,

(우뻬카사띠빠리숫딩, upekhāsatipārisuddhi, 捨念淸淨)

5

무한한 공간의 세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완전히 형상의 지각들을 뛰어넘어 대상의 지각들이 사라지고 다양성에의 지각들에 정신을 쓰지 않음으로써 공간은 무한하다.

공무변처

(空無邊處)

ākāsānañcāyatana

6

무한한 의식의 세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완전히 ‘무한한 공간의 세계’를 뛰어넘어 ‘무한한 의식의 세계’에 든다.

식무변처

(識無邊處)

viññāañcāyatana

7

아무 것도 없는 세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한한의식의 세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아무 것도 없는 세계’에 든다.

무소유처

(無所有處)

ākiñcaññāyatana

알라라 깔라마

8

지각하는 것도 아니고 지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세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아무 것도 없는 세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지각하는 것도 아니고 지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세계’에 든다.

비상비비상처

(非想非非想處)

nevasaññānāsaññāyatana

웃따까 라마뿟따

9

지각과 느낌의 소멸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지각하는 것도 아니고 지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세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지각과 느낌의 소멸’에 들어 지혜로써 보아 번뇌가 소멸된 것을 안다.

상수멸정

(想受滅定)

Saññāvedayitanirodha

열반

출처:(아리야빠리예사나경-Ariyapariyesanasutta- 고귀한 구함의 경, 맛지마니까야 M26, 전재성님역) 

 

 

열반에 이르기까지 아홉단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단계를 성취하려면 올바른 정진, 올바른 새김, 올바른 집중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된다고 하였다. 포인트는 위리야(노력), 사띠(기억 또는 새김), 사마디(집중)이다. 이는 네 가지 선정에 이르는 과정에 모두 포함 된다.

 

우뻬카사띠빠리숫딩(捨念淸淨)

 

선정에 들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회환,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막연한 들뜸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마음의 장애라 일컬어지는 감각적 욕망, 분노, 해태와 혼침, 의심이 모두 사라진다. 특히 네 번째선정(사선정)에서 우뻬카사띠빠리숫딩(upekhāsatipārisuddhi, 捨念淸淨)이라는 복합어가 있는데, 이는  평정하고 새김이 깊고 청정함을 뜻한다.

 

이와 같은 상태가 되면 마치 고요한 호수와도 같이 마음이 평온을 유지 할 것이라 한다. 다섯가지 물든 물로 비유 되는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kāmarāga)’, 부글부글 끓는 물로 비유 되는 분노(byāpāda)’, 이끼 낀 물로 비유 되는 해태와 혼침(thīna-middha)’, 바람이 불어 파도 치는 물로 비유 되는 흥분과 회환(uddhacca-kukkucca)’, 흐린 흙탕물로 비유 되는 의심 (vicikicchā)’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상수멸정 단계가 열반

 

구차제정에서 무소유처정과 비상비비상처정의 경우 부처님이 정각을 이루기 전 스승이었던 알라라 깔라마와 웃따까 라마뿟따로 부터 배운 경지이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러한 경지에 만족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홀로 수행하여 위 없는 깨달음에 이르렀는데, 그 단계가 지각과 소멸의 단계, 즉 상수멸정 단계라 볼 수 있다. 그 상수멸정 단계가 열반이다. 그래서 삼매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 오고 이와 견줄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한 것이다.

 

 

 

2013-02-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