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행운목꽃과 향기도둑

담마다사 이병욱 2013. 4. 4. 12:38

 

행운목꽃과 향기도둑

 

 

 

 

행운목꽃이 다시 피었다. 지난 2011 11월에 핀이래 1 6개월만이다. 지금 사무실은 행운목꽃 향기로 그윽하다.

 

행운목을 사온 것은 2007년 말이다. 자그마한 임대사무실을 얻었는데 공간이 허전하여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식물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행운목이었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사시사철 푸른 잎사귀를 볼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키우기 쉬운 것이 장점이었다. 물만 주면 잘 자라기 때문에 도중에 말라 죽을 염려는 없을 것 같았다.

 

첫 번째 꽃

 

행운목에 열심히 물을 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득 주었다. 그런 정성이어서일까 사온지 3년이 되었을 때인 2010년 처음 꽃이 피었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알아서 꽃을 피우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물 밖에 준 것이 없는데 행운목은 꽃과 향기를 주었다. 특히 향기를 발산하는 행운목을 대했을 때 하나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식물을 무정물이라 하지만 향기를 발산하는 그 순간 만큼은 유정물처럼 보였다. 그런 감동을 블로그에 (행운목에 꽃이 피었다! 산천초목의 성불과 높은 담마(Dhamma), 2010-12-10)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두번 째 꽃

 

2010년 처음 꽃을 피운 행운목으로 인하여 더욱 더 행운목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였다. 도중에 분갈이를 한 번 해 주었고 말라죽지 않도록 일주일 한 번 물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행운목에게 해 줄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이었다.

 

처음 꽃이 핀 이래 일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행운목에서 두 번째 꽃이 피었다.  매년 연이어 꽃이 핀 것이다. 이 때 감동 역시 블로그에 (행운목꽃 향기는, 2011-11-17)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꽃대가 형성되고

 

이와 같이 매년 연말에 꽃이 피다 보니 연말이 기다려졌다. 그래서 행운목은 겨울에 피는 꽃일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고대하던 꽃은 피지 않았다. 다시는 행운목꽃과 향기를 접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런데 지난 3월 중순 행운목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하고 마음속으로 탄성을 내었다. 꽃을 피기 위한 꽃대가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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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 형성

 

 

 

 

3일 간격으로 사진촬영 하고

 

세 번째 꽃을 피우기 위한 꽃대를 보는 순간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두 번에 걸쳐서 꽃이 피는 과정을 지켜 보았기 때문이다.

 

꽃이 피는 과정을 디카에 저장하였다. 3일 간격으로 사진촬영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촬영시 꽃대가 좀더 위로 솟구쳐 있었다. 처음 꽃대를 본지 3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성장속도는 매우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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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자란 꽃대

 

 

 

성장이 가속화 되는 꽃대

 

꽃대가 나오고 나서 성장이 가속화 되는 것 같다. 급속도로 자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3 20일에 본 것에서 불과 삼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꽃대가 쭉 뽑아 올려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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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위로 뽑아 올려진 꽃대

 

 

 

 

꽃다발 무더기가 형성되고

 

꽃대가 하루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자란다. 그로부터 이틀 째 되었을 때 꽃대에서는 동그란 꽃다발 무더기가 형성되기 시작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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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에 동그란 꽃다발 무더기 향성

 

 

 

동그란 꽃다발 무리가 형태를 갖추고

 

행운목은 굵은 밑둥에 두 개의 가지가 뻗어 있다. 마치 서로 경쟁하듯이 자란다. 처음 사 왔을 때 한 가지가 더 키가 컸으나 행운목에 꽃이 피고 난 이후 역전이 되었다. 그래서 한 뼘 이상 차이가 났다.

 

키가 더 큰 가지에서 피는 꽃대의 성장도 빠르다. 그리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울 듯한 기세이다. 이제 꽃을 피울 준비가 거의 된 것 같다. 동그란 꽃다발 무리가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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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를 갖춘 꽃다발

 

 

 

 

마치 꽃처럼 보이는 꽃다발 뭉치

 

20108년 행운목에서 처음 꽃대를 내밀었을 때 행운목 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라고 매우 궁금하게 생각하였다. 한 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 행운목 꽃을 본 이래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 것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꽃이 필 만반의 준비가 된 것 같다. 꽃다발 뭉치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꽃들이 뭉친 것이 꽃다발 뭉치이다. 마치 꽃다발 자체가 꽃처럼 보인다.

 

 

 

 

 

 

 

 

 

3 31

꽃처럼 보이는 꽃다발 뭉치

 

 

 

 

꽃들이 삐죽삐죽 튀어 나온 꽃다발 뭉치

 

4 3일 아침 이제 꽃이 벌어질 시기가 된 것 같아 보인다. 꽃다발 뭉치에서 꽃들이 삐죽삐죽 튀어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꽃다발 뭉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 꽃다발 뭉치 자체가 꽃으로 보일 것이다.

 

 

 

 

 

 

 

 

 

4 3일 오전

꽃들이 삐죽삐죽 튀어 나온 꽃다발 뭉치

 

 

 

 

꽃속에서 꽃이 핀 듯

 

저녁이 되었다. 오후 5시에 넘어서 행운목을 보니 그토록 고대하던 행운목 꽃을 볼 수 있었다. 꽃대가 나온지 16일 만이다. 키가 더 높은 가지에서 꽃이 피고 키가 자은 가지에서 아직 피지 않았다. 행운목꽃은 꽃다발을 형성하고 있는 개별 꽃대에서 꽃이 핀다. 그래서 마치 꽃속에서 꽃이 핀 듯이 보인다.

 

 

 

 

 

 

 

 

 

 

4 3일 오후 5

꽃다발을 형성하고 있는 개별 꽃대에서 꽃이 핀 행운목꽃

 

 

 

 

커다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데

 

행운목에서 꽃이 피면 커다란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그러나 행운목에서 꽃을 본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행운인 것 같다. 그런데 더 큰 행운이 있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향기이다.

 

모든 꽃들이 향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야외에서 피는 꽃의 향기를 맡기란 쉽지 않다. 코를 가까이 대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툭 터진 공간에서 향기가 모두 발산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서 내 뿜는 향기는 매우 강렬하다. 행운목꽃 향기가 그렇다.

 

행운목꽃은 낮에 피지 않는다. 꽃다발의 꽃이 오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5시가 넘으면 꽃이 벌어진다. 그리고 마치 야행성처럼 밤에만 피는 꽃처럼 보인다. 밤에는 활짝 피고 낮에는 오므리는 것이다.

 

행운목꽃 향기는?

 

오후 5시가 넘으면 오므렸던 개별꽃대가 벌어진다. 하얀개별꽃대에서 여러갈래로 벌어지는 것이다. 그때 강렬한 향기를 발산한다. 그런 행운목꽃 향기는 어떤 것일까?

 

 

 

 

 

 

 

 

 

 

 

요즘 TV를 보면 먹거리프로를 많이 내 보낸다. 한 상 가득히 차려 놓고 진귀한 음식을 시식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먹음직한 음식을 한 입에 넣고 표현을 한다. ‘맛있다는 등의 말로 표현 하는 경우도 있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고 아주 맛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다. 보기에는 먹음직 하지만 직접 먹어 볼 수 없기 때문에 냄새나 맛을 알 수 없다. 오로지 말이나 표정, 몸동작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행운목꽃 향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꽃대에서 꽃이 벌어져 강렬한 냄새를 발산할 때 그 향내를 언어나 문자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단지 상큼하고 청아한 산소향이 후각을 강렬하게 자극한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굳이 비슷한 예를 들자면 인공으로 만든 향수같다. 어떤 엘리베이터를 탓을 때 후각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상큼한 향내 같은 것이다.

 

벗이여, 그대는 향기 도둑이네

 

그림이나 사진으로 아무리 예쁜 꽃을 보더라도 향기를 맡을 수 없다. 그러나 직접 꽃을 본다는 것은 보는 즐거움과 함께 향기를 맡는 즐거움도 더해진다. 그래서 꽃을 좋아 하는 사람들은 향내까지 즐긴다.

 

누구나 꽃을 보고 향기를 좋아 한다. 그러나 빠알리 니까야에 따르면 수행자가 꽃을 좋아하고 향기를 탐하는 것에 대하여 경계의 가르침이 있다. 누구나 좋아 하는 꽃과 냄새맡는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한 때 한 수행승이 꼬쌀라 국의 한 우거진 숲에 머물고 있었다.

 

그 때 그 수행승은 탁발에서 돌아와 공양을 한 뒤에 연못으로 들어가서 붉은 연꽃의 향기를 맡곤 했다. 마침 그 우거진 숲에 살고 있던 하늘사람이 그 수행승을 가엾게 여겨 그의 이익을 위해서 수행승을 일깨우고자 그 수행승이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가까이 다가와서 그 수행승에게 시로 말했다.

 

[하늘사람]

그대가 이 연꽃의 향기를 맡을 때

그것은 주어진 것이 아니네.

이것은 도둑질의 한 가지이니,

벗이여, 그대는 향기 도둑이네.”

 

(간닷테나경-Gandhatthenasutta-향기 도둑의 경, 상윳따니까야 S9:14,전재성님역)

 

 

 

 

 

 

하늘사람과 한 수행자의 대화에 대한 것이다. 하늘사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야차이다. 초기경전에 등장하는 야차는 각주에 따르면, 우리말에서 처럼 나쁜 의미가 아니라 다소 이상한 존재나 초인간적인 존재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라 한다. 그래서 심지어 부처님 조차 야차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경에서 하늘사람은 연꽃향기를 맡고 있는 수행자를 나무라고 있다. 연꽃향기를 맡는 수행자에 대하여 향기도둑이라 한 것이다. 수행자가 지나가다 아름다운 꽃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 냄새 맡는 행위를 도둑질로 본 것이다.

 

향기도둑질이라니!

 

누구나 맡을 수 있는 향기에 대하여 수행자가 맡았다고 하여 향기도둑질이라니! 참으로 가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수행자는 다음과 같이 시로 말한다.

 

 

[수행승]

나는 연꽃을 취하지도 않았고

꺽지도 않았고 떨어져서 향기만 맡았네.

그런데 무슨 이유로

그대는 나를 향기 도둑이라고 하는가?

 

연 줄기를 잡아 뽑고,

연꽃을 꺽고,

그와 같이 거친 행위를 하는 자에게는

왜 그렇게 말하지 않는가?” (S9:14)

 

 

수행자가 항의할 만 한다. 연줄기를 잡아 뽑아간 것도 아니고 또 꺽어 간것도 아니다. 단지 연꽃향기가 좋아 향기를 맡은 것일 뿐인데 향기도둑질이라 한 것이다.

 

수행자의 허물은

 

수행자는 향기를 맡아서는 안되는 것일까? 연꽃을 꺽어 가져 가는 것과 같은 거친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향기도둑이라고 말한 이유는 무었일까? 이에 대하여 하늘사람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한다.

 

 

[하늘사람]

어떤 사람이 거칠고 흉폭하고,

하녀의 옷처럼 심하게 더럽혀졌다면,

나는 그에게 말할 것이 없지만,

지금은 그대에게 말하는 것이네.

 

때묻지 않은 사람,

언제나 청정함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 (S9:14)

 

 

하늘사람은 수행자를 가엾게 여겨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수행자는 일반사람과 달리 청정함을 추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염된 자의 거친 행위에 대하여 말하진 않지만 수행자이기 때문에 허물을 말해 준다는 것이다. 그런 수행자의 허물은 일반인들 보다 훨씬 더 매우 크게 보인다는 것이다.

 

시에서는 때묻지 않은 청정한 비구의 허물에 대하여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네라고 하였다. 깨끗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의 사소한 허물은 매우 크게 보인다는 말이다.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왜 향기도둑질인가?

 

재가불자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그다지 큰 허물이 되지 않는다. 고된 노동과 고단한 삶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정범행을 닦는 수행자가 술을 마시면 큰 허물이 된다. 일반사람들이 도박을 하다 걸리면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님들이 도박을 하다 걸리면 온나라가 들썩인다. 조폭이 각목을 들고 영역다툼을 하면 큰 뉴스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스님들이 각목을 들고 싸움을 하면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뉴스가 된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오염된 자들의 벌이는 행위와 오염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늘사람은 수행자에게 향기도둑이라 하였다. 왜 향기도둑인가? 각주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Srp.I.287~298에 따르면, 수행승이 향기가 마음에 든다면, 다음 날도 다시 꽃냄새를 맡게 되고, 그러한 마음이 자라 탐욕이 되고 갈애(tanha)가 된다. 향기에 대한 갈애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갈애는 해탈에 장애가 된다.

 

(각주, 전재성박사)

 

 

수행승이 향기를 맡게 되면 향기에 대한 탐욕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 향기를 맡게 되는데 향기에 대한 탐욕이 갈애로 발전하여 해탈과 열반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방해요소가 되는 것으로 본다.

 

냄새에 대한 갈애

 

그래서 후각의 갈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목갈라나]

후각으로 냄새를 맡고 사랑스런 냄새에 몰입하고 사랑스럽지 않은 냄새를 혐오하고 신체적으로 새김을 확립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도량이 좁아지면, 그는 이미 일어나 악하고 불건전한 상태들이 남김없이 사라지는 마음에 의한 해탈과 지혜에 의한 해탈을 있는 그대로 분명히 알지 못합니다.

 

(아왓수따빠리야야경-Avassutapariyāyasutta-탐욕에 대한 법문의 경, 상윳따니까야 S35:243,전재성님역)

 

 

부처님이 까삘라밧투시에 있는 니그로다 승원을 방문하였을 때이다. 부처님은 목갈라나 존자로 하여금 사끼야족 수행자들에게 법문을 하게 하였다. 그래서 목갈라나 존자는 탐욕에 대한 법문무욕에 대한 법문을 한 것이다.

 

경에서는 냄새에 대한 갈애와 혐오 모두 불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사띠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사유하여 있는 그대로 알게 된다면 해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좋아 하는 것도 갈애, 싫어 하는 것도 갈애

 

이는 후각에 있어서 호불호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시각, 청각 등 여섯가지 감각능력 모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말씀 하셨다.

 

 

[세존]

1.

Chaeva phassāyatanāni bhikkhavo

Asavuto yattha dukkha nigacchati,

Tesañca ye savaraa avedisu

Saddhādutiyā viharantānavassutā.

 

 수행승들이여, 여섯 접촉영역을

잘 제어하지 못하면, 괴로움을 겪는다.

그것들을 제어함을 배운 자들은

믿음을 벗으로 삼아 번뇌 없이 지내리.

 

2.

Disvāna rūpāni manoramāni

Athopi disvā amanoramāni

Manorame rāgapatha vinodaye

Na cappiya meti mana padosaye

 

사랑스런 형상을 보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형상을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한 탐욕의 길을 제거하고,

나에게 사랑스럽지 않다고 정신을 오염시키지 말라.

 

3.

Saddañca sutavā dubhaya piyāppiya

Piyampi sadde na samucchito siyā

Athoppiye-2 dosagata vinodaye

Na cappiya meti mana padosaye

 

또한 사랑스럽거나 사랑스럽지 않은 두 소리를 듣고

사랑스런 소리에 미혹되지 말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에 분노의 길을 제거하라.

나에게 사랑스럽지 않다고 정신을 오염시키지 말라.

 

4.

Gandhañca ghātvā surabhi manorama

Athopi ghātvā asuci akantiya

Akantiyasmi paigha vinodaye

Chandānunīto naca kantiye siyā

 

향기롭고 매력적인 냄새를 맡거나

더럽고 불쾌한 것을 냄새 맡으면,

불쾌한 것에는 분노를 자제하고

매력적인 것의 욕망에 이끌리지 말라.

 

5.

Rasañca bhotvā sāditañca sādu

Athopi bhotvāna asādumekadā

Sādu rasa nājjhosāya bhuñje

Virodhamāsādusu nopadasaye

 

미식가가 감미로운 맛을 즐기거나

한때 감미롭지 않은 것을 즐기면,

감미로운 것을 탐욕스럽게 맛보지 말고

감미롭지 않은 것에 혐오를 보이지 말라.

 

6.

Phassena phuṭṭho na sukhena majje

Dukkhena phuṭṭhopi na sampavedhe

Phassadvaya sukhadukkhe upekkhe

Anānuruddho aviruddhakenaci

 

즐거운 감촉에 접촉해도 취하지 않고

괴로운 것에 접촉해도 흔들리지 않으면

두가지 즐겁고 괴로운 감촉에서 평정하니

어떠한 유혹과 혐오를 떠났네.

 

7.

Papañcasaññā itarītarā narā

Papañcayantā upayanti saññino

Manomaya gehasitañca sabba

Panujja nekkhammasita irīyati

 

희론에 묶인 이러저러한 사람들은

희론을 향해가지만 그것을 지각하면

정신이 만든 세속에 의존하는 것을 끊어 버리고

여읨에 의존하는 것을 지향한다네.

 

8.

Eva mano chassu yadā subhāvito

Phuṭṭhassa citta na vikampate kvaci

Te rāgadose-8 abhibhuyya bhikkhavo

Bhavātha-9 jātimaraassa pāragāti.

 

이처럼 정신이 여섯 감역에 잘 수련되면

접촉하더라도 어디서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리.

수행승들이여, 그들 탐욕과 성냄을 극복하여

생사의 피안에 도달한 자가 되어야 하리.

 

(차팟사야따나경-Chaphassāyatanasutta-여섯 접촉의 감역에 대한 경, 상윳따니까야 S35:95,전재성님역)

 

 

부처님은 여섯 가지 접촉영역을 잘 제어 하지 못하면 괴로움을 겪을 것이라 하였다. 그것은 좋고 싫어함에 대한 갈애이다. 좋아하는 것도 갈애이지만, 싫어 하는 마음을 내는 것 역시 갈애로 본다. 그래서 여섯가지 감역에서 잘 수련되면 어떤 접촉이 있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초기경에 따르면 냄새에 몰두 하는 것도 갈애라 한다. 더구나 청정범행을 닦는 수행자에게 있어서 꽃냄새에 대한 탐욕은 해탈을 실현 하는데 있어서 방해 요인이라 한다. 탐욕이 갈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모른 수행자가 연꽃향기를 매일 맡았을 때 이를 가엾게 여겨 하늘사람이 알려 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수행자는 하늘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수행승]

참으로 야차여, 그대는 나를 알고

나를 가엾게 여기네.

아차여, 그대가 그러한 행위를

볼 때 마다 다시 말해주시오.” (S9:14)

 

 

수행승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하늘사람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된 행위를 하였을 때 언제든지 말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대하여 하늘사람은 무엇이라고 말하였을까?

 

하늘사람은 수행자의 요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늘사람]

우리는 그대에게 의지해 살지 않고

또한 당신에게 고용된 하인도 아니네.

행복한 세계로 가는 길을,

수행승이여, 그대가 스스로 알아야 하네.” (S9:14)

 

 

하늘사람은 수행자의 요청을 거절한다. 수행자에게 의지해서 살지 않고 더구나 고용인도 아니기 때문이라 한다. 행복한 세계로 가는 길, 즉 해탈과 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꽃보다 향기

 

세 번째 핀 행운목꽃에서 발산되는 향기가 좁은 공간을 진동한다. 행운목꽃이 피는 조짐을 보였을 때 꽃보다 향기를 기대하였다. 이미 두 차례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운목은 꽃보다 향기라 본다. 그러나 초기경에 따르면 냄새에 대한 탐욕을 경계하고 있다. 여섯가지 감각능력에 대한 갈애로 발전되면 수행에 방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자의 머리털만 한 잘못도 하늘의 구름만큼 크다고 하였다.

 

 

 

 

 

 

 

 

 

 

 

 

2013-04-04

진흙속의연꽃

 

 

 

2013년 4월 5일 행운목꽃 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