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태어남의 사막을 건너게 하는 캐러밴의 지도자, 쿰탁(Kumtag)사막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3. 7. 20. 15:00

 

 

태어남의 사막을 건너게 하는 캐러밴의 지도자, 쿰탁(Kumtag)사막에서

 

(실크로드 불교유적 성지순례 15, 쿰탁사막투어, 2013-06-2)

 

 

 

하미에서 선선()까지

 

하미에서 이틀 밤을 보낸 후 다음 여정지인 투루판으로 이동하였다. 이동 중에 선선()’을 들렀다. 선선에는 사막투어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선선은 어디에 있을까? 위성지도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하미(A)-선선(B) 288Km 위성지도

 

 

 

하미에서 선선까지 288Km이다. 위성지도로 제공되는 정보에 따르면 4시간 반 걸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실제로 4시간 가량 걸렸다. 그래서 아침 9시 이전에 출발하여 선선까지 거의 오후1시에 도착 하였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므로 선선시내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선선시내

 

 

 

뜻밖에 김치가

 

패키지 여행지마다 지정된 식당이 있다. 선선의 경우도 그러했다. 아주 작고 초라한 일반식당이다. 이제까지 호텔식당이나 제법 규모가 있는 중국식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으나 낡고 비좁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선선은 도시가 너무 작아 관광객을 맞을 수 있은 변변한 식당이 없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맛은 좋았다. 이제까지 중국식당에서 먹어 보던 것과 달랐다.

 

중국음식은 모두 기름에 데치기 때문에 느끼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향신료를 사용하여 독특한 냄새가 난다. 또 그 밥에 그 나물처럼 메뉴가 항상 똑 같다. 그런데 마치 시골 같은 분위기의 선선에서 뜻 밖에도 김치가 나왔다. 가이드가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라 한다.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 식당 주인이 한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김치를 만들어 제공한 것이다. 그래서 모처럼 한국식으로 밥을 먹게 되었다.

 

하늘이 보이는 천장

 

그런데 선선의 식당을 보니 천장이 뚫려져 있다. 식사를 하는 방마다 천정이 네모난 모양으로 뚫려져 있다. 그래서 하늘이 보인다.

 

 

 

 

 

만일 비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 그대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 올 것이다. 그러나 그럴 염려는 없다고 한다. 투루판지구에 속하는 선선시는 강수량이 극히 적기 때문이라 한다.

 

투루판 지구는 해발 보다 낮은 지대에 속하기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내리는 도중에 증발해 버린다고 한다. 일년 강수량이 수 십 미리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천정으로 빗물이 들어올 염려가 없다고 한다.

 

사막투어를 위하여

 

선선시는 투루판지구내에 있다. 투르판 시내와 94Km떨어져 있는 매우 작은 도시이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 온 이유는 사막투어 때문이다. 사막에서 지프차 타는 것을 말한다.

 

 

 

선선(A)-투루판(B) 94Km 위성지도

 

 

 

사막이름은 쿰탁 (kumtag , 木塔格)’이다. ‘쿠므타그라고도 한다. 쿰탁사막은 선선시내 바로 남쪽 아래에 있다. 오아시스를 벗어나자 마자 사막이 시작되는데 그곳에 사막투어 관광코스를 마련해 놓았다.

 

 

 

쿰탁사막 공원 위성지도

 

 

 

 

낙타형상을 한 입구

 

6 2일 오후 날씨는 무척 더웠다. 햇볕이 내리 쪼이는 양지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날 정도이다. 그러나 건조 하기 때문에 끈적 거리는 것은 없다. 쿰탁사막투어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뜨거운 열기가 확 느껴 졌다. 그러나 그늘에 들어 가면 그다지 더운 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늘만 찾아 다닌다.

 

 

 

 

 

 

 

 

 

 

 

 

이제 갓 열린 포도 송이

 

투르판은 포도의 고장이다. 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하여 투루판의 포도는 당도가 세계최고라 한다. 포도의 고장 답게 여기 저기 포도나무 천지이다. 이제 갓 열린 포도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장난감 기차 같은 것이

 

포도 그늘 사이로 마치 장난감 기차 같은 것이 있다. 코끼리 열차처럼 생겼는데 관광객들을 사막 가운데로 실어나른다. 이 차에 모두 탑승하여 사막 가운데로 이동하였다.

 

 

 

 

 

가족단위 위구르족 관광객

 

이동 중에 본 거리에는 현지인들이 많다. 여기서 현지인이라 함은 위구르족들을 말한다. 투루판지구는 위구르족들이 70%를 차지 하는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선과 같이 작은 도시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더 높다. 그래서일까 한족은 보이지 않고 거의 대부분 위구르족이다.

 

6 2일은 일요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위구르족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주로 가족단위로 왔다. 차를 이용하지 않고 모두 도보이다. 관광객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모두 위구르족이다.

 

 

 

 

 

 

 

 

 

 

 

인공호수에서 배를 타고

 

사막으로 가는 길에 놀라운 풍경을 보았다. 사막 가운데 있으라고는 상상도 못할 호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을 채워 넣은 인공호수라 한다. 호수에는 배를 탈 수도 있어서 한가하고 여유러워 보였다.

 

 

 

 

 

 

타클라마칸 사막 영역

 

마침내 사막 한 가운데 도착하였다. 거친 땅이란 뜻의 고비사막과 다르다.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으로서 타클라마칸 사막 영역에 속한다.

 

 

 

 

 

 

 

 

 

 

 

 

 

 

 

 

 

사막에도 생명은 있다

 

TV다큐 프로를 보면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사막을 종종 보여 준다.  생명이라고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사막의 모습이다. 그러나 사막에도 생명은 있다. 종종 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낙타가시풀이다. 사막에서만 자라는 풀로서 낙타들이 먹는 풀이다. 그런 풀에는 가시가 있다.

 

 

 

 

 

 

 

 

 

 

 

 

 

 

 

 

 

 

 

 

 

 

 

 

 

두 부류의 관광객들

 

사막투어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지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막에서만 다닐 수 있는 차로서 특수 설계 되어 있다. 관광객 6-9명을 싣고서 사막의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다. 때로 급경사를 올라가기도 하고 커브를 급하게 돌기도 한다.

 

지프차 투어는 지원자에 한한다.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지프차를 타는 것이다. 거의 반 정도가 탄 것 같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즐기는 파들이 있다.

 

관광객들도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별도의 비용이 들어 가는 낙타투어나 지프차 투어에 빠지지 않는다. 또 중국에서 체험 가능한 맛사지도 빠지지 않는다. 또 한 부류는 소극적으로 참여 하는 사람들이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상품외에는 참여 하지 않는다. 약 반수가 그런 것 같다.

 

지프차를 타지 않았다. 그저 보는 것으로 족하였기 때문이다. 차를 타지 않은 사람들은 그늘에 앉아서 볼 것 없는 사막풍광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무용지물이 된 낙타

 

한쪽 켠을 보니 낙타가 있었다. 40도 가까운 폭염속에 낙타가 대기 하고 있었다. 아마도 타고자 하는 손님이 나타나면 투어용으로 사용될 낙타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낙타를 타지 않았다. 그것은 지프차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돈황 명사산-월아천 관광지에서와 같이 오로지 낙타만 있다면 낙타투어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프차투어가 있는 쿰탁 사막에서 낙타는 무용지물처럼 보였다.

 

낙타에 대한 예찬의 시

 

낙타를 보면 매우 순박해 보인다. 그리고 매우 얌전하고 점잖아 보인다. 흔히 소가 순박하다고 하지만 뿔이 있다. 소가 화나면 뿔은 흉기로 변할 수 있다. 그러나 낙타에는 뿔이 없다. 그리고 말처럼 발굽이 있어서 속력도 나지 않는다. 같은 초식동물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순박하고 점잖은 동물이 낙타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일까 낙타에 대한 예찬의 시를 볼 수 있었다.

 

 

낙   타

 

 

사막을 건네는 낙타여

그대는 무슨서원 갖고 있어

행인을 이렇듯 돌아보게 하나?

 

앉으라면 앉고 가자하면 따라 걷는 낙타여!

망상도 시비분별도 사막에 묻어두고

되새김만 거듭하며 걷고 있네

 

발굽면이 넓어지고 코구멍 막는막 커진것은

거친 바람과 하나되려 용맹정진 하였었지

 

그러고도 정 그득한눈 속눈썹에 감추고

동물로 보이려고 털가죽 덮어쓰고 다시숨은 행자여

 

당신은 당신님 고이 업고 말없이 건넸구려

사바사막 먼길을...

사바사막... 먼. 길. 을...

 

(정곡스님)

 

 

 

 

 

정곡스님의 시 낙타이다. 돈황 명사산-월아천 관광지에서 낙타투어를 하고 난 다음 지은 시라 한다. 오로지 관광용으로 전락한 낙타를 보고 안쓰러움 마음에 지은 시라 한다. 그런 낙타에 대하여 불도를 닦는 수행자로 비유하였다.

 

 

 

 

 

구도자의 모습 같은 낙타

 

낙타를 사막의 배라고 한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고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거칠고 황량한 사막에서 묵묵히 몇 날 몇 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아무 것도 마시지 않고도 건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막이라는 바다를 건널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낙타이다. 그런 낙타의 모습은 다름 아닌 구도자의 모습과 같다. 그래서 사막을 고해의 사바세계로 비유하고, 이 고해의 사바세계를 여여 하게 헤쳐 나가는 수행자로 비유하였을 것이다.

 

 

 

 

삿타바와(satthavāha),  캐러밴을 이끄는 지도자

 

빠알리니까야에서도 낙타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낙타를 수행자로 비유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캐러밴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부처님에 대한 설명이 보인다.

 

청정도론에 부처님의 열가지 별호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 중 여덟 번째가 신과 인간의 스승이라는 뜻의 삿타 데와마눗사낭(satthā devamanussāna)’이 있다. 한역으로 천인사(天人師)라 번역된다. 이에 대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대상(隊商)을 삿타(satthā)라 한다. 세존은 대상의 지도자(satthavāha)이다. 대상의 지도자는 대상들로 하여금 사막을 건너게 하고, 도적들이 들끓는 사막을 건너게 하고, 야수들이 극성을 부리는 황무지를 건너게 하고,먹거리가 없는 황무지를 건너게 하고, 물 없는 사막을 건너게 하고, 넘어 가게 하고, 벗어나게 하고, 잡고서 건너가게 하고 안은한 곳으로 이르게 한다. 이와 같이 세존은 스승이시고 대상의 지도자로서 대상들로 하여금 사막을 건너게 하시고 태어남의 사막을 건너게 하신다.” (Nd1.446)

 

(청정도론 제7,  49신과 인간의 스승’, 대림스님역)

 

 

 

 

 

 

닛데사에 있는 구절을 대림스님이 번역한 것이다. 닛데사에 따르면 캐러밴(대상)을 삿타(satthā)라 하였다. 그런데 삿타바하(satthavāha)’에서 바하(vāha)는 지도자(a leader)로 번역되기 때문에 삿타바하캐러밴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태어남의 사막을 건너게 하신 하늘과 인간의 스승

 

천인사를 뜻하는 삿타 데와마눗사낭(satthā devamanussāna , 天人師)’에서 삿타는 삿타바하(satthavāha)를 뜻한다. 그래서 부처님에 대하여 신과 인간의 캐러밴인 지도자로 묘사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캐러밴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을까?

 

부처님은 와서 보라!(ehipassika)”고 하였다. 가르침이 초대할 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설법한 것이 아니다. 법을 청한 자에게만 설법한 것이다. 그것도 삼세번이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아무에게나 법을 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르침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법을 설한 것이다.

 

만일 길거리의 전도사들 처럼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예천불지를 부르짖는 다면 사람들은 피곤해 할 것이다. 불교에서는 그런 방식을 지양한다. 그대신 스스로 법을 청한 자에게 알려 준다. 그래서 청법가가 나왔을 것이다.

 

부처님을 캐러밴의 지도자로 묘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스승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하늘과 인간의 스승이라 해서 모두에게 스승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타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스승이 될 수 없듯이, 시쳇말로 개나 소의 스승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반드시 가르침을 따르는 무리에게 법을 설한 것이다.

 

부처님은 가르침을 따르는 무리에게 스승이시다. 그래서 부처님을 캐러밴을 이끄는 지도자라 묘사한 것이다. 이는 신과 인간의 스승이란 뜻의 삿타 데와마눗사낭에서 삿타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삿타는  캐러밴을 뜻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삿타바하이기 때문이다. 캐러밴 지도자라는 뜻이다.

 

이처럼 캐러밴 지도자로서의 부처님은 사막이라는 고해를 건너게 해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마침내 사막 너머에 있는 열반으로 이끈다고 하였다. 그런 내용이 닛데사에서  사막을 건너게 하시고 태어남의 사막을 건너게 하신다.”라고 표시 된 것이다.

 

캐러밴의 지도자여

 

부처님은 신과 인간의 캐러밴의 지도자로서 부처님이다. 캐러밴 지도자로서의 부처님에 대한 묘사는 상윳따니까야 청원경(S6:1)’에서도 볼 수 있다. 하느님(브라흐마) 사함빠띠가 다음과 같이 간청하였기 때문이다.

 

 

Uṭṭhehi vīra vijitasagāma

satthavāha anaa vicara loke,
Desassu bhagav
ā dhamma

aññātāro bhavissantīti.

 

[싸함빠띠]

일어서소서. 영웅이여,

전쟁의 승리자여, 세상을 거니소서.

캐러밴의 지도자여, 허물없는 님이여,

알아듣는 자가 반드시 있으리니,

세존께서는 가르침을 설하여 주소서 (S6:1)

 

 

 

 

2013-07-20

진흙속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