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인공수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투루판 카레즈 박물관

담마다사 이병욱 2013. 8. 13. 10:50

 

인공수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투루판 카레즈 박물관

 

(실크로드 불교유적 성지순례 22, 카레즈박물관, 2013-06-03)

 

 

 

농촌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 논에 물대기이다. 논에 물이 찰랑거리고 물꼬에서는 물소리가 날 때 풍요로움을 느낀다. 더구나 따가운 햇볕이 작렬할 때 농사가 잘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하게 된다. 이렇게 농촌에서는 물은 생명이다.

 

투하(투루판-하미)유전지대에서 본 카레즈

 

생명과도 같은 물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서역이다. 투루판에서 본 카레즈가 그것이다.

 

이동중에 카레즈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하미에서 투루판으로 사막을 가로 지를 때 카레즈가 열을 이루고 있다. 투하(투루판-하미)유전지대에서 석유를 끌어 올리는 시추기계와 함께 본 카레즈는 마치 파 헤쳐 놓은 무덤처럼 보인다.

 

 

 

 

 

 

 

 

 

 

 

 

 

 

 

 

 

어떻게 푸른지대가 유지 될 수 있을까?

 

이번 실크로드 여행을 하면서 불가사의한 것을 보았다. 그것은 메마른 사막위의 오아시스이다.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푸른 숲이 우거진 오아시스를 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땅에서 물이 솟아 나 형성된 오아시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막 가운데 있는 농토는 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하미-투루판 지구의 위성지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하미(A)-투루판(B) 400Km

 

 

 

하미(A)에서 투루판(B)으로 연결된 도로를 따라보면 곳곳에 푸른지대가 펼쳐져 있다. 그곳이 오아시스이다. 그런데 푸른지대는 면적이 적고 대부분 사막지대임을 알 수 있다. 땅에서 물이 솟아 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어떻게 푸른지대가 유지 될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답은 ‘카레즈’이다. 현지인들이 ‘인공수로’를 건설한 것이다.

 

만년설이 녹아 내린 물로

 

인공수로의 수원(水源)은 어디일까? 그것은 위성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카레즈가 모두 북쪽에 위치 하고 있으므로 수원은 천산산맥이다.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내린 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물을 파서 지하수로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카레즈이다.

 

실크로드 중심지에 있는 투루판 지구는 환경조건이 매우 열악하다. 여름은 매우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추운 거친 대륙성 건조기후지역이다. 7월은 1년중 가강 더운 시기로서 50도까지 치솟는다. 겨울에는 최저 -16도까지 내려 간다. 이렇게 혹독한 기후 조건속에서 더욱 더 혹독한 것은 강수량이다. 연평균 강수량이 수십미리에 불과한데 그것도 내리다 모두 증발해 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비내는 것을 구경하기가 힘든 곳이 투루판이다.

 

세계 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포도

 

이와 같이 뜨겁고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지방의 특산품인 포도이다. 그런데 투루판의 포도는 세계에서 당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이유는 풍부한 일조량에 있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투르판지역에서 일조량 만큼은 풍부하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당도를 자랑한다. 그 결과 건포도는 이지역의 특산품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투루판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세계 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건포도를 선물로 사가기도 한다.

 

포도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농사뿐만아니라 식수도 있어야 한다. 사람이 사는 곳에 물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수로를 만들게 되었다.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을 끌어 들이는 수로를 말한다.

 

부의 척도를 나타내는 대문

 

교하고성 관람을 마친 순례팀은 카레즈 박물관으로 향하였다. 투루판 시내에 있는 박물관 가는 길에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중국 내의 다른 도시와 달리 매우 낙후되어 보였다. 날씨가 건조 해서일까 흙으로 만든 벽돌집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유독 대문이 눈에 띈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대문이 그 집의 부를 나타내는 척도라 한다. 대문이 화려하고 멋있으면 잘 사는 집이고, 대문이 초라하면 못사는 집이라 한다.

 

 

 

 

 

거칠고 메마른 환경에서 살아 가는 현지인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육칠십년대를 연상하게 한다. 삼류차가 많이 보이고 때로 나귀마차도 보이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과일 시장이 열렸는지 농민들이 수확한 과일을 팔고 있다.

 

 

 

 

 

카레즈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는

 

카레즈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관광객들을 위하여 특별히 마련된 전시공간이다. 그래서 카레즈의 모든 것이 전시 되어 있다.

 

 

 

 

 

 

 

 

 

 

 

수로가 있는 집에서

 

박물관은 사용중인 카레즈를 개조하여 만들었다. 마치 냇물이 흐르듯이 집집마다 수로가 형성 되어 있는데 현지인들의 삶 그대로의 모습이다. 수로가 있는 한 쪽에서 현지인이 빨래를 하고 있다.

 

 

 

 

중국 3대 위대공정

 

카레즈박물관은 지하에 있다. 그래서 서늘하다. 밖의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더운 줄 모르는데, 더구나 지하에 들어 가니 전혀 더운 줄 모른다. 그런 카레즈는 중국 3대 위대공정이라 한다.

 

중국3대 위대공정이란 만리장성, 대운하, 카레즈라 한다. 그런데 카레즈, 즉 인공수로의 길이가 무려 5,000Km라 한다. 이는 3200Km의 대운하 길이 보다 더 길고, 황하의 길이와 같다고 한다.

 

 

 

 

 

불가사의한 카레즈

 

흔히 세계7대 불가사의가 있다고 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대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등을 든다. 이는 고대의 불가사의이다. 현재 존재 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세의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것이 있다. 스톤헨지, 콜로세움, 카타콤베, 만리장성, 자기탑, 하기야소피여, 피사의 사탑이라 한다. 하지만 카레즈를 보지 않았다면 카레즈가 불가사의인 것을 모를 것이다.

 

인간의 땀과 피와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이 카레즈이다. 생명과 같은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저 멀리 있는 천산산맥의 눈녹은 물을 끌어 들인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거의 기적 같은 일이라 본다.

 

카레즈 건설 과정

 

그런 카레즈 건설 과정이 카레즈 박물관에 고스란히 전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카레즈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박물관에는 모형으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모형을 보면 저 멀리 설산이 보인다. 그리고 사막을 가로 질로 점점이 우물 모양이 보인다. 그래서 일정한 간격으로 열을 지어 있는 무수한 우물이 있다.

 

인공수로(카레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인공수로(카레즈)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약 20~30미터 간격으로 우물을 파야 한다. 깊은 것은 180미터 가까이 되는 우물도 있다고 한다. 우물을 파고 난 다음 우물 밑에서 우물과 우물을 연결하기 위한 굴착작업을 한다. 물이 흐리는 수로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수 많은 우물과 우물을 만들어 수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우물을 파고 굴착을 하고

 

우물을 파고 굴착을 하고 수로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에서는 카레즈를 만드는 작업도 보여 주고 있다.

 

 

 

 

 

 

 

 

 

 

 

 

 

 

 

 

 

 

 

 

 

 

카레즈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직으로 우물을 만들고, 지하통로를 만든다. 노출 되어 흐르는 물은 집집마다 연결되고, 남는 물은 저수지를 만들어 낭비를 막는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카레즈

 

옛날에는 지주들이 카레즈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그래서 카레즈를 훼손하거나 방뇨를 하면 엄벌받는다고 한다. 힘든 작업을 거쳐 완성된 지하수로를 통하여 흘러나오는 물은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기념품 가게

 

지하에 있는 카레즈 박물관 견학이 끝나자 기념품 가게가 보였다. 카레즈와 무관한 각종 기념품이 가득하다.

 

 

 

 

 

그런데 기념품 가게가 너무 많다. 출구에 이르는 길 양옆으로 기념품 가게가 열지어 있다. 그 시간에 한국관광객 밖에 보이지 않는데 지나치기가 미안할 정도이다. 기념품을 유심히 보니 모택동과 관련 된 것이 눈에 많이 띈다. 아마도 중국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라 보여 진다.

 

 

 

 

또 관세음보살상도 보인다. 보살상이 있는 함에는 공덕무량(功德无量)이라 적혀 있고 그 안에는 중국돈이 가득하다.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중국은 불교의 영향력이 있다고 보여 진다.

 

 

 

 

 

탐스런 포도송이가

 

우리나라에서는 사시사철 물이 부족한 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물은 철철 넘쳐 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물쓰듯 낭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인공수로를 만들어 물을 확보하는 투루판 지구의 생활모습을 보면 눈물 겹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피와 땀으로 이룩한 카레즈를 보면 바로 이것이 인간승리이고 현대판 불가사의라 보여진다. 그런 물로 인하여 농사도 짓고 식수로 활용된다. 카레즈 박물관을 나서니 포도의 도시 답게 마침 포도가 넝쿨 지어 있다. 넝쿨에는 탐스런 포도송이가 빼곡하다.

 

 

 

 

 

2013-08-13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