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1키로의 건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투루판 포도농가 방문

담마다사 이병욱 2013. 8. 24. 11:36

 

1키로의 건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투루판 포도농가 방문

 

(실크로드 불교유적 성지순례 24, 투루판 포도농가방문, 2013-06-03)

 

 

 

6 3일 마지막 일정은 투루판 포도농가 방문이다. 포도농가를 방문한 것은 패키지 여행 일정에 포함 되어 있기 때문이다.

 

투루판 교외의 포도농가

 

투루판 교외에 있는 포도농가에 도착 하였다. 대문이 큰 것으로 보아 투루판내에서 중산층 이상으로 보인다. 투루판에서는 대문모양으로 그 집의 경제력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대문이 크고 화려하면 잘 사는 집이라 한다.

 

대문을 들어 서니 널직한 마당이 보였다. 그리고 한켠에는 포도나무가 햇볕 가림막으로 활용 되고 있다. 마치 포도나무가 등나무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이렇게 투루판에 가면 어디든 포도나무를 볼 수 있다.

 

 

 

 

 

 

먼저 수박 대접받고

 

마당에는 시식을 하기 위한 건포도가 준비 되어 있었다. 평상 위에 테이블 위에 건포도가 놓여 있어서 모두 올라가 앉았다. 먼저 주인이 준비한 수박을 가져 왔다. 시식 코너에서 먼저 수박대접을 받은 것이다.

 

 

 

 

 

다섯 종류의 시식용 건포도

 

40도 가까운 날씨에 수박은 급시우와 같다. 갈증과 피로가 해소 되는 것 같다. 주인의 친절한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종류별로 시식용 건포도를 내어 왔기 때문이다.

 

 

 

 

 

건포도는 모두 다섯 종류이었다. 주인의 설명에 따르면 중앙의 아주 작은 것은 야생포도로서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물에 다려 먹어도 좋다고 한다. 마치 차를 마시는 것처럼 먹을 수 있음을 말한다.

 

좌측 하단의 까만 것은 철성분이 많아서 아이들이 자랄 때 좋다고 하고, 우측 상단의 노란 것은 청포도로서 미용에 좋아 여자들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이렇게 종류 별로 주인은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재배한 포도는 절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방부재도 사용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 말린 것임을 강조하였다.

 

본격적으로 건포도 판매가 시작되고

 

시식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건포도 판매가 시작 되었다. 마당 한켠에 마련된 판매대에 말린 건포도가 종류별로 가득하다. 판매대에서 위구르족 주인은 다시 한번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된 포도가 우수한 것임을 강조하고 시중에서 파는 것과의 차이에 대하여 설명한다.

 

 

 

 

 

설명이 끝나자 판매가 시작 되었다. 방문자의 2/3 가량이 구입하였다. 특산품이라 소량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매우 많이 구입하였다. 아는 사람과 친지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투루판 포도는  세계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투루판 특산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공해로 농가에서 생산되었다 하니 믿음이 가기도 하였다.

 

건포도 가격은 얼마나 할까?

 

건포도 가격은 얼마나 할까? 1키로그램 단위로 판매를 하는데 중국돈으로 150위안이고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3만원이다. 투루판 특산품인 건포도가 1키로에 3만원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수 키로를 사기도 한다.

 

 

 

 

 

건포도를 판매하는 투루판 농가에 일가족이 총동원 되었다. 너도 나도 특산품을 주문 하자 주인의 손놀림 바빠졌다. 1키로를 신청하면 이삼십 프로를 더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떤이에게는 50%를 더 퍼준다. 이를 보고 어떤 이가 이의를 제기하자 하자 주인은 그 자리에서 더 퍼준다. 모든 것이 주인의 마음대로 인 것 같다. 정찰가격이 붙어 있는 시장에서 결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그래서 1키로 값이 3만원이지만 실제로 1.5배 가량 더 퍼주기 때문에 2만원 가량에 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가족이 모두 동원 되어

 

주인은 열심히 퍼주고 안주인은 옆에서 담을 비닐을 준비해 준다.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도 부모가 판매하는 것을 거들어 준다. 일가족이  모두 나와 포도 판매를 하고 있다. 오후 한 때 투루판 농가의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다.

 

 

 

 

 

포도 넝쿨 아래

 

농가를 둘러 보았다. 가운데 마당이 있고 주변에 건물이 있어서 입 ()’자형 구조이다. 대문에서 마당으로 통하는 길에는 포도 넝쿨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그늘막을 형성한다.

 

그늘막 아래 수도꼭지가 있어서 어린 여자 아이가 쟁반을 씻고 있다. 농가 주인의 딸이다. 초등학교 일이학년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포도를 판매하는 부모를 도와 주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건조장

 

마당 한켠에 포도 건조장이 보인다. 수확한 포도를 그늘에서 말리는 건조장이다. 모두 흙벽돌로 만들었다. 이런 건조장을 투루판에서 수 없이 볼 수 있다.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곳

 

패키지 여행을 하다 보면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곳이 있다. 특산품매장이다. 가이드의 인도에 따라 들어 갈 수밖에 없는데 이는 패키지여행의 한계이다. 특히 저가 패키지 여행의 경우 특산품매장 방문이 빈번하다.

 

2011년 최초로 자비여행을 하였다. 중국 정주-낙양-서안이다. 처음으로 접한 패키지 여행에서 놀란 것이 바로 특산품 매장 방문이었다. 하루에 거의 한 번 꼴이고, 어느 날은 하루에 두 번 방문 하였다. 한 번 방문하면 1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에 대하여 가이드에게 항의하자 가이드는 난감해 한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한다. 특산품 매장은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에서 자신에게 내준 숙제라 한다. 자신은 그 숙제를 열심히 한 것 뿐이라 하며 양해를 구한다.

 

2012년 일본 관서-북큐슈 여행에서는 특산품 매장을 딱 한 번 갔었다. 여행 마지막 날 후쿠오카에 있는 면세점을 방문 한 것이다. 이전의 중국여행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것이다.

 

여행객들 중에는 특산품 사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해외여행에서 유적과 풍광을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특산품을 사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일정에 반드시 특산품 매장 방문이 들어가 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탈이 난다.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갈 목적으로 매일 특산품 매장에 데려 간다면 지나친 것이다. 그러나 여행 중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라면 양호 하다. 여행중에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기념품이나 그 지역의 특산품 정도는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키로의 건포도를 생산하기 위하여

 

이번 9일간의 실크로드 여행에서 특산품 매장 방문은 없었다. 중국동포가  마이크를 들고 설명하는 그런 매장을 말한다.  그러나 특산품 매장과 유사한 곳을 방문하였다. 포도 농가 방문이다. 위구르족 주인이 설명하면 가이드가 통역을 하는 식인데 별 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특산품 매장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특산품 매장과 같은 효과를 본 것이다.

 

비가 거의 오지 않은 투루판에서 포도농사는 인공수로(카레즈)에 의존한다. 천산산맥의 눈녹은 물을 인공수로를 만들어 포도밭으로 끌어 들인 것이다. 그래서 피와 땀으로 생산된 것이 투루판포도이다. 그리고 투루판 현지인들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1키로의 건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5키로에 달하는 포도를 수확해서 말려야 한다고 한다. 건포도 1키로에 해당하는 값이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인데, 실제로 그 이상의 비용이 들어 간 것이다. 그런  건포도를 씹으면 특유의 단내가 난다. 그 단맛은 천산산맥의 눈 녹은 물과 사정 없이 내려 쪼이는 햇볕, 그리고 현지 농민의 땀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2013-08-24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