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성지순례기

풍력발전기는 오늘도 돌아가는데, 위구르족 민요 달판성처녀(达坂城的姑娘)

담마다사 이병욱 2013. 8. 27. 10:53

 

풍력발전기는 오늘도 돌아가는데, 위구르족 민요 달판성처녀(坂城的姑娘)

 

(실크로드 불교유적 성지순례 25, 풍력발전기와 달판성처녀, 2013-06-04)

 

 

 

실크로드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여행 8일 째 되는 날이다. 6월 4일 일정은 투루판을 떠나 우루무치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동 중에 두 곳을 보고 공항으로 가게 되어 있다. 우르무치 공항에서는 다음날 새벽 1시 비행기를 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1박을 하는 셈이 된다.

 

바람이 우는 소리

 

투루판을 떠나던 날 아침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불었다. 이제까지 타는 듯한 햇볕과 더위만 느꼈기 때문에 뚜루판은 뜨거움만 있는 건조지역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 날 아침 바람을 체험 함으로서 투루판이 바람의 땅임을 실감 하였다. 투루판의 지형은 예로부터 화주(火洲:불의 땅), 사주(沙洲:모래의 땅), 풍주(風洲:바람의 땅)라고 불려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바람의 세기는 어떤 것일까?

 

투루판 호텔에서 머물 때 바람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바람이 운다는 것은 마치 사람이 우는 것같이 들렸기 때문이다. 그런 바람우는 소리를 처음 들어 보았다. 그래서 디카로 담았다.

 

 

 

 

 

호텔 창문에서 들려 오는 소리는 분명히 바람이 우는 소리이었다. “~” 하는 비명소리가 소름이 끼치도록 괴이하게 들렸다. 바람이 불면 마귀소리가 들린다는 마귀성이 연상되었다.

 

아단지모(雅丹地貌)의 마귀성

 

타클라마칸 사막에 ‘마귀성’이 있다. 마귀성은 아단지모(雅丹地貌)라 하여 사암과 흙이 장구한 세월동안 바람과 비에 의해 침식 되어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내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성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귀성이라 한다. 또 한편 바람이 불면 괴이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마귀성이라 한다.

 

 

 

지모(雅丹地貌)

 

 

이번 실크로드 여행에서 마귀성을 가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호텔에서 들은 괴이한 소리는 마귀성에서 나는 소리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마치 사람이 비명을 지르는듯한, 마치 지옥에서 고통에 못이겨 우는 듯한 괴이한 소리이었다.

 

괴이한 소리가 호텔 밖에도 나는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일부로 호텔 바깥으로 나가 확인하였다. 그러나 바람만 세차게 불뿐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다시 호텔로 들어 왔을 때 “아~” 하고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마도 바람이 호텔 창과 맞부딪치면서 나는 소리라 판단된다. 그러나 왜 그런 끔찍한 소리가 발생되는지 알 수 없다.

 

호텔을 떠나 우르무치로

 

투루판 호텔을 떠나 우르무치로 이동하였다. 투루판과 우르무치간 거리는 얼마나 될까? 위성지도를 보았다.

 

 

 

 

투루판(A)-우루무치(B) 192키로미터

 

 

투루판과 우루무치건 거리는 거의 200키로미터 가까이 된다. 그러나 200키로미터는 중국에서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다. 가이드에 따르면 일이백키로미터 거리는 우리나라식으로 “마실간다”라고 말한다. 시골동네에서 저녁에 이웃집 다니듯이 한번 차를 타면 두 세시간은 보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관광지를 이동 할 때 이삼백 키로미터 이동하는 것은 보통이었고, 두 세시간 걸려서 달려 가는 것은 일상적인 것이었다.

 

중국의 도로는

 

투루판에서 우루무치간 위성 지도를 보면 천산산맥을 가로질러 들어 가야 한다. 그러나 천산산맥으로 들어 가기 전에는 황량한 사막의 연속이다. 그 사막 가운데 도로가 있어서 수 많은 차량이 오간다.

 

사막 가운데 있는 도로는 왕복 4차로로 되어 있다. 마치 우리나라 고속도로 같은 개념이다. 두 개의 상행과 두 개의 하행으로 되어 있는데, 기점은 상해이다. 그래서 투루판-우루무치간 고속도로는 상해-이닝가간 4800키로 미터의 도중에 있는 것이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중국의 고속도로는 북경을 기준점으로 하였을 때 1자가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123도로 하면 북경을 기점으로 한 것을 알 수 있다. 남북간 도로는 2자가 붙고, 동서간 도로는 3자가 붙는다고 한다. 3자가 붙으면 상해가 기점이라 한다.

 

투루판-우루무치간 도로는 312라고 되어 있어서 상해가 기점인 것을 알 수 있다. 선선에서 중앙분리대에 쓰여 있는 문구가 ‘3022Km’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는 상해에서 3022키로미터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중국의 고속도로는 북경과 상해를 기점으로 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고속도로 휴게소

 

고속도로 이동 중에 잠시 휴식이 있었다.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중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차들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크고 널직한 식당이 있어서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 광경만 보다 사막의 휴게소를 보니 썰렁 했다. 단지 차가 기름을 넣기 위하여 잠시 머무를 뿐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대규모가 아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각종 거대한 트럭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바퀴가 여러 개 달린 특수 차량이다. 어떤 트럭에는 풍력발전기 날개를 싣고 있다. 날개 길이가 이십여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이기 때문에 화장실과 편의시설이 없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거대해 보이지 않고 매우 소박해 보였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사막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막에서는 어떻게 대소변을 보는가?

 

 

사막지역에서는 화장실 등 편의시절을 찾아 보기 힘들다. 특히 사막 가운데 있는 도로를 이동할 때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동하기 전에는 반드시 화장실부터 들러야 한다.

 

 

 

 

 

사막에서 이동 도중에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울 때 난감하다. 그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가이드 말에 따르면 차에서 모두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버스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나누는데, 한쪽은 여자들을 모게 하고, 버스 반대쪽에는 남자들을 모이게 한다. 그래서 소변 또는 대변의 일을 보는 것이다. 이는 사막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한다. 사막에는 아무런 가릴 것이 없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여 남녀를 구분하여 일을 보는 것이다.

 

중국화장실 이야기

 

도로에 설령 화장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겁하고 만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화장실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중국화장실에 들어가면 “헛음을 짓고, 비명을 지르고, 화를 내고, 어색하게 인사를 한다”고 한다. 칸막이가 없어서 헛음을 짓고, 더러워서 비명을 지르고, 똥을 싸고 나서 화를 내고, 낯선 이와 서로 쳐다보며 어색하게 인사를 하기 때문이라 한다. 이것이 중국의 화장실문화라 한다. 아직까지 그런 화장실을 접해 보지 않았지만 아직도 후진적인 화장실이 있는 것임에 틀림 없다.

 

천산산맥 입구로 집입하자

 

버스가 천산산맥 입구로 집입하였다. 그러자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풍광과 접하게 되었다. 강물이 있고 강주변에는 나무가 보였기 때문이다.

   

 

 

 

 

참으로 극적인 반전이다. 불과 몇 십키로 미터 전까지 나무한그루 볼 수 없었는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물이 흐르고  초록이 보인 것이다. 그런 강물은 천산산맥에서 발원한 것이다. 그래서 타틀라마칸 사막으로 흘러 간다.

 

그러나 사막으로 흘러 간 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사막의 모래로 모두 스며 들어 강이 없어진 것이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타클라마칸 사막은 마치 바다와도 같다. 모든 강이 바다로 모이듯이 사막의 주변에서 흘러 내린 물은 모두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막에는 물이 없다. 물이 없는 바다 같은 곳이 타클라마칸이다.

 

산을 넘어 가면 달판성, 아름다운 처녀들 많아, 어서 빨리 길을 닦세

 

위성지도를 보면 투루판과 우루무치간 고속도로는 험준한 천산산맥을 관통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산협곡에 길을 낸 것이다.

 

 

 

 

 

협곡에 길을 낼 때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동원 되었다고 한다. 그 때 왕낙빈이라는 음악가가 달판성 부근을 지나게 되었다고 한다. 왕낙빈은 소수민족의 음악을 발굴하고 수집하여 널리 홍보 하는 음악가로 잘 알려 있다고 한다.

 

왕낙빈은 달판성에서 일하는 도로 노동자의 힘겨운 삶을 목격한다. 그래서 달판성 처녀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용은 어떤 것일까? 가이드가 말해준 것을 노트하였다. 정확하지 않지만 노트에

 

 

산을 넘어 가면 달판성,

아름다운 처녀들 많아,

어서 빨리 길을 닦세

 

 

라고 기록 되어 있다. 험준한 지형에서 도로 공사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하여 만든 노래 한다.

 

달판성 처녀(坂城的姑娘)

 

달판성과 달판성 처녀에 대하여 검색하여 보았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를 찾을 수 없다. 아직까지 알려 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본다. 그 대신 한문으로 달판성처녀라는 뜻의 坂城的姑娘를 키워드로 하여 검색 하였다. 그러자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 다음과 같은 백과사전의 내용을 보았다.

 

 

坂城的姑娘

 

坂城的姑娘王洛整理曲的第一首吾尔族民歌也是代中第一首汉语译配的吾尔民歌。1938王洛所在的抗战剧团组织联欢会个头戴小花帽留着小胡子的吾尔族司机唱了一首短的吾尔歌曲王洛的音触动他用在学习的速方法很快下了支歌的旋律并请吾尔族商贩对作了简单的翻他很快就配成一首短流坂城的姑娘》。坂城的姑娘很漂亮

 

 

 

(http://baike.baidu.com/view/896621.htm)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문장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달판성처녀(坂城的姑娘) 는 왕낙빈(王洛)이 편곡한 것으로 되어 있다. 중국어 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왕낙빈은 1938년 부터 항일전에 참가 하였고, 1949년 중국인민해방군의 일원으로 신강에 들어 간 것으로 되어 있다. 또 1996년 83세로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위구르족 제일의 민요

 

달판성처녀(坂城的姑娘)노래는 위구르족 제일의 민요라 한다. 중국사이트에서 가사도 볼 수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달판성처녀(坂城的姑娘) 가사

 

 

坂城的石路硬又平

西瓜大又

坂城的姑娘长啊

  坂城的姑娘

两个眼睛漂亮

要是嫁人

不要嫁给别

一定要嫁

的嫁

唱着的歌

坐着那马车来

 

(http://baike.baidu.com/view/896621.htm )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달판성처녀는 매우 흥겨운 곡이라 한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보았다. 검색결과 유튜브에서 다음과 같은 달판성처녀 노래를 찾을 수 있었다.

 

 

 

2013孔子网络——舞蹈坂城的姑娘.mp4

  

 

바람구역의 풍력발전기

 

투루판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도중에 수 많은 풍력발전기를 볼 수 있었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천산산맥의 협곡으로 인한 바람이라 한다. 그래서 투루판-우루무치 간 지역이 바람구역이라 한다.

 

가이드에 말에 따르면 바람구역에서는 일년에 두 번 바람이 분다고 한다. 그런데 한 번 바람이 불면 6개월 분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 바람이 불면 1년 동안 분다고 한다. 일년 내내 바람이 분다는 우스게소리이다. 그래서일까 투루판에서 우르무치로 향하는 길에 끝 없는 풍력발전기의 행렬을 보았다. 

 

 

 

 

저렇게 선풍기가 많으니…”

 

우루무치로 가는 도중에 버스가 멈추었다. 최대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곳에서이다. 끝 없이 펼쳐진 풍력발전기를 보면 이곳이 세계 최대풍력발전단지임을 알게 된다.

 

 

 

 

 

풍력발전기와 관련하여 가이드는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뜨거운 지역에서 사는 투루판 노인이 우루무치로 가는 도중에 끝이 보이지 않는 풍력발전기 행렬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노인은  저렇게 선풍기가 많으니 우루무치가 시원하지라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우루무치 가는 길에 보는 풍력발전기는 세계 최대라 한다. 항상 바람이 부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살려 전력난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 풍력발전기가 이제 볼거리가 되었다. 버스가 일부로 멈추어 서서 사진 찍을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기는 오늘도 돌아 가는데

 

투루판에서 우루무치로 이동 중에 알게 된 것은 바람민요이다. 특히 바람은 투루판이 풍주(風洲:바람의 땅)라고 할 만큼 바람이 거센 지역이다. 호텔에서 마귀의 울음소리 같은 바람소리를 체험 하였지만, 바람의 구역 답게 투루판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도로에는 풍주답게 수 많은 풍력발전기를 볼 수 있었다. 아마 이런 광경이 이제 투루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상품이 된 것 같다.

 

풍력발전기는 오늘도 돌아간다. 그러나 무어니무어니 해도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위구르 민요이다. 달판성처녀라는 민요를 들으면 위구르족 민요가 어떤 것인가 알게 해 준다. 하지만 오늘날 위구르족 현실은 고단하다. 한족의 위세에 눌려 있는 모습이 역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요를 들으면 한시름 놓아 보인다. 오래 전 도로건설 노동자들이 그러 하였듯이, 저 고개만 넘으면 낙원이 있을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2013-08-27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