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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늙기 전에 할 일은? 스쳐감의 경(S1.4)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3. 9. 21. 10:43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늙기 전에 할 일은? 스쳐감의 경(S1.4)에서

 

 

 

거울이 보기 싫다던 원로가수

 

세월은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젊고 빛나던 청춘도 시간의 흐름에는 어찌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탄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일까 늙어서 쭈굴쭈굴해지면 나가기 싫어 하는 것 같다. 특히 한시절을 풍미하던 유명스타가 더욱 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60년대 히트곡 하나로 유명한 가수가 있다. 그 때 당시 인기절정의 가수는 이제 70대가 되었다. TV에 비친 원로가수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만들었다. 쭈굴쭈굴해진 피부에 잘 걷지도 못한다. 더구나 생활고로 인하여 간신히 하루하루 버텨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원로 가수는 거울을 보기 싫다고 하였다. 자신의 늙은 모습을 자신이 보기 싫은 것이다. 자신도 싫어 하는 것이 늙은 얼굴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한 때 이름을 날리던 스타들이 늙어서 화면에 비치지 않는 것 같다. 설령 비쳤다고 할지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만든다. 이는 무엇을 말할까? 빛나던 청춘, 잘나가던 시절과 비교하였을 때 초라한 지금의 모습을 보여 주기 싫은 것이다. 이렇게 세월은 잘난 자나 못난 자나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공덕 보다 열반

 

상윳따니까야에 빛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런 청춘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스쳐감의 경(S1.4)’에서 하늘사람이 부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은 시를 읊는다.

 

 

 

Accenti kālā tarayanti rattiyo

vayoguā anupubba jahanti.
Eta
bhaya marae pekkhamāno

puññāni kayirātha sukhāvahānīti.

 

시간은 사라지고 밤은 또한 흘러가서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립니다.

죽음의 두려움을 직시하면서

행복을 가져올 공덕을 지어야 합니다.” (S1.4,초불연)

 

[하늘사람]

세월은 스쳐가고 밤낮은 지나가니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죽음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행복을 가져오는 공덕을 쌓아야 하리.” (S1.4,성전협)

 

 

Accenti kālā tarayanti rattiyo

vayoguā anupubba jahanti,
Eta
bhaya marae pekkhamāno

lokāmisa pajahe santipekkhoti.

 

[세존]

시간은 사라지고 밤은 또한 흘러가서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리도다.

죽음의 두려움을 직시하면서

평화를 찾는 자, 세속적 미끼 버려야하리. (S1.4,초불연)

 

[세존]세월은 스쳐가고 밤낮은 지나가니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죽음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세속의 자양을 버리고 고요함을 원하리. (S1.4,성전협)

 

 

세월이 지남에 따라 청춘 또한 지나간다. 이렇게 지나가버리는 것이 세월이다. 그리고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이 청춘이다. 그렇다면 빛나는 시절에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늘사람은 열심히 공덕을 쌓자고 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결국 죽음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현생과 내생을 위하여 부지런히 공덕을 쌓자고 노래 한다. 그러나 부처님은 공덕쌓는 것 보다 더 수승한 것은 열반을 성취하는 것이라 하였다.

 

초불연의 “~도다식 표현

 

가르침을 잘 요약한 게송은 외우기도 좋고 운율에 따라 독송하기도 좋다. 이런 게송은 다름아닌 와 같다. 그런데 시는 노래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게송은 노래의 가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게송은 시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야 하고 작곡을 하였을 때 노래 가사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초불연에서 번역한 게송을 보면 “~합니다.”와 같은 산문체로 되어 있다. 또 부처님이 시를 읊을 때는  “~[우리를] 버리도다.”식으로 되어 있어서 마치 사극대사를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초불연의 “~도다식 표현은 일관성을 결여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게송에서 전반부에는 “~버리도다식 표현을 하고, 후반부에서는 “~버려야하리라고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괄호 속에 ‘[우리를]’이라고 표현 되어 있는데 만약 노래로 만든다면 대괄호 속의 문자를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일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일까? 시간은 사라지는 것일까? 초불연에서는 시간은 사라지고라고 하였다. 시간은 물건이 아님에도 사라진다는 표현은 어법에 맞지 않아 보인다. 이에 반하여 성전협에서는 시간은 스쳐가고라 표현 하였다.

 

시간은 물이 흐르듯이 흘러가고, 시간은 화살을 쏜 듯이 날아 간다. 그래서일까 빅쿠 보디는 CDB에서 Time flies by”라 표현 하였다. 마치 화살을 쏜 듯이 시간이 날아 가는 것으로 묘사한 것이다.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

 

그런데 이런 표현은 법구경에서도 볼 수 있다.

 

 

Acaritvā brahmacariya          야짜리뜨와 브라흐마짜리양

aladdhā yobbane dhana          알랏다 욥바네 다낭

senti cāpārikhīnāva              센띠 짜빠띠키나와

purāāni anutthuna             뿌라나니 아눗투낭.

 

젊어서 청정한 삶을 살지 않고

재산도 모으지 못했으니,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

누워서 옛날을 애도한다.(Dhp 156, 전재성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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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경 156번 게송에서는 늙음에 대하여 ‘쏘아져 버린 화살’로 비유하였다. 화살이 활에서 쏘아지면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로 날아간 뒤에 바닥에 떨어진다. 각주에 따르면 그것을 주어 다시 활에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경우도 목숨이 다하면 죽음을 만나서 다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 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늙음은 쏘아져서 버려진 화살과 같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죽음에 임박한 늙은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뜻과 같다. 한번 쏜 화살은 버려질 뿐 주어서 다시 활용하여 써 먹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화살은 쏜살같이 날라 간다. 마찬가지로 세월도 쏜살같이 흐른다. 마치 궤적을 그리며 날아 가는 후화살처럼 세월 역시 얼굴 등에 족적을 남긴다. 그래서일까 예로부터 세월은 흘러가고 스쳐지나 가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디와 짜 랏또(Divā ca ratto, 낮과 밤)”

 

게송에서 빠알리어 ‘rattiyo’가 있다. 이는  ratti + iyo의 복합어이다. 여기서 ratti는 밤(night)을 말한다. 그런데 이 부분 번역과 관련하여 초불연에서는 밤은 또한 흘러가서라 하여 을 주어로 하여 번역하였다. 성전협에서는 밤낮은 지나가니라 하여 밤낮을 주어로 번역하였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님은 각주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rattiyo : 원래 밤들이란 뜻이지만 인도의 문학에서 밤들날들, 하루하루의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는 밤낮으로 번역한다.

 

(rattiyo  각주, 전재성님)

 

 

게송에서 세월을 뜻하는 말로 밤들(rattiyo)’이라 하였다. 원칙적으로 표현한다면 라따나경(Sn2.1)에서 보는 것과 같이 디와 짜 랏또(Divā ca ratto)”라 표현 해야 할 것이다. 디와가 낮을 의미하고 랏또가 밤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밤들이라는 말은 밤낮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밤들은 밤과 낮의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재성님은 밤낮으로 옮겼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초불연의 각묵스님은 특별한 설명 없이 밤으로 옮겼다. 그런 밤이 한밤을 의미하는지 여러 밤을 의미 하는지 알 수 없다. 주석에 쓰여 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은 것일까?

 

그런데 빅쿠 보디의 CDB를 보면 the nights swiftly pass”로 되어 있다. 밤을 복수형으로 하여 nights로 표현 한 것이다. 초불연 번역이 CDB 영역을 많이 참고 하였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일까?

 

게송의 첫 구절 시간은 사라지고 밤은 또한 흘러가서는 초불연 번역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물건처럼 사라지는 것으로 묘사하였고, 밤은 흘러가는 것으로 하였지만 단수로 하였기 한밤을 뜻하는 것으로 오해 할 수 있다. 차라리 빅쿠 보디의 영역 “Time flies by, the nights swiftly pass” 에 대하여 시간은 날아 가고 , 밤들은 빨리 지나가서라고 직역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해 보인다.

 

시어에서 적합하지 않은 표현

 

게송에서 두 번째 구절이 ‘vayoguā anupubba jahanti’이다. 이에 대하여 초불연에서는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립니다.”라 하였고, 성전협에서는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라 하였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전자는 산문체이고, 후자는 운문체로 되어 있다.

 

같은 말이라도 운문체로 되어 있으면 매우 돋보인다. 더구나 경에서는 도입부에서 이 게송을 읊었다.” 또는 이처럼 시를 읊었다.”라고 표현되어 있지 않은가! 이는 무엇을 말할까? 게송은 시어로 구성되어야 함을 말한다. 그래서 상징적 단어를 사용하고 전후 문맥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럼에도 산문체 식으로 입니다라든가 [우리를]’이라는 대괄호치기를 사용한다면 시 읽는 맛을 떨어뜨린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초불연의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립니다.”와 같은 표현은 시어에서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Accentisutta

 

4. Sāvatthiya — 1

[PTS Page 003] [\q 3/]

Ekamanta hitā kho sā devatā bhagavato santike ima gātha abhāsi:

Accenti kālā tarayanti rattiyo vayoguā anupubba jahanti.
Eta
bhaya marae pekkhamāno puññāni kayirātha sukhāvahānīti.

(Bhagavā:)

Accenti kālā tarayanti rattiyo vayoguā anupubba jahanti,
Eta
bhaya marae pekkhamāno lokāmisa pajahe santipekkhoti.

 

 

사라져버림 경

 

2.     한 곁에 선 그 천신은 세존의 면전에서 이 게송을 읊었다.

 

시간은 사라지고 밤은 또한 흘러가서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립니다.

죽음의 두려움을 직시하면서

행복을 가져올 공덕을 지어야 합니다.

 

3.     [세존]

시간은 사라지고 밤은 또한 흘러가서

젊음의 매력 서서히 [우리를] 버리도다.

죽음의 두려움을 직시하면서

평화를 찾는 자, 세속적 미끼 버려야하리.

(사라져버림 경, S1.4, 각묵스님역)

 

 

 

스쳐감의 경

 

1.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에 계셨다. 어떤 하늘사람이 한 쪽에 서서 세존의 앞에서 이처럼 시를 읊었다.

 

2. [하늘사람] “세월은 스쳐가고 밤낮은 지나가니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죽음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행복을 가져오는 공덕을 쌓아야 하리.”

 

3. [세존] “세월은 스쳐가고 밤낮은 지나가니

청춘은 차츰 우리를 버리네.

죽음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는 사람은

세속의 자양을 버리고 고요함을 원하리.”

 

(스쳐감의 경, S1.3,전재성님역)

 

 

Accenti - Time Sits

 

I heard thus. once the Blessed one lived in Sāvatthi, in Jeta's grove in the monastery offered by Anāthapiṇḍika. When the night was waning, a certain deity illuminating the whole of Jeta's grove approached the Blessed one worshipped, stood on a side and said:

“Time sits, existences roll on and the lifespan of beings dwindle gradually,
Seeing this fear in death, do merit that brings pleasantness.
Time sits, existences roll on and the lifespan of beings dwindle gradually,
Seeing this fear in death, give up worldly material.”

 

 

 

 Time Flies By

 

At Savatthi. Standing to one side, that devata recited this verse

in the presence of the Blessed one:

 "Time flies by, the nights swiftly pass;

The stages of life successively desert us.

Seeing clearly this danger in death,

One should do deeds of merit that bring happiness."

 

[The Blessed one:]

 "Time flies by, the nights swiftly pass;

The stages of life successively desert us.

Seeing clearly this danger in death,

A seeker of peace should drop the world's bait."

 

(CDB, Bhikkhu Bodhi)

 

 

 

 

 

2013-09-2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