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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진 마음을 어떻게 정화할 수 있을까? 깨어 있음의 경(S1.6)

담마다사 이병욱 2013. 9. 25. 10:38

 

더러워진 마음을 어떻게 정화할 수 있을까? 깨어 있음의 경(S1.6)

 

 

 

더러워진 마음을 어떻게 정화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수수께끼 게송이 있다.

 

 

Jāgarasutta

 

6. Sāvatthiya

Ekamanta hitā kho sā devatā bhagavato santike ima gātha abhāsi:

Kati jāgarata suttā kati suttesu jāgarā,
Kat
īhi rajamādeti katīhi parisujjhatīti.

(Bhagavā:)

Pañca jāgarata suttā pañca suttesu jāgarā,
Pañcahi rajam
ādeti pañcahi parisujjhatīti.

 

(THE TIPITAKA)

 

 

 

깨어 있음 경

          

 

  2. 한 곁에 선 그 천신은 세존의 면전에서 이 게송을 읊었다.

     

      [남들이]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깨어 있습니까?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됩니까? 

 

  3. [세존]

      [남들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도다.

       다섯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다섯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되도다.

 

(깨어 있음 경, S1.6, 각묵스님역)

 

 

 

 

깨어 있음의 경

 

 

1.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에 계셨다. 어떤 하늘사람이 한 쪽에 서서 세존의 앞에서 이처럼 시를 읊었다.

 

2. [하늘사람]  깨어 있을 때 어떤 것이 잠자고

잠잘 때 어떤 것이 깨어 있는가?

어떤 것으로 티끌에 물들며

어떤 것으로 맑고 깨끗해 지는가?”

 

[세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자고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으며

다섯으로 티끌에 물들고

다섯으로 맑고 깨끗해지네.”

 

(깨어 있음의 경, S1.6, 전재성님역)

 

 

게송의 제목은 Jāgarasutta이다. Jāgara에 대하여 사전을 찾아 보면 ‘[adj.] awake; vigilant; watchful., 寤めたる, 不眠の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영문제목은 모두 ‘Awake’로 되어 있다. ‘깨어 있다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말 번역서 역시 깨어 있음으로 번역되었다.

 

까띠(Kati)의 뜻은

 

하늘사람의 질문에 대하여 부처님은 다섯이 잠자고, 다섯이 깨어 있으며라며 수수께끼 같은 답을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여 깨어 있게 한다는 말일까?

 

하늘사람의 질문 게송을 보면 Kati jāgarata suttā kati suttesu jāgarā,Katīhi rajamādeti katīhi parisujjhatīti.”으로 되어 있다. 공통적으로 Kati에 의해 문장이 이끌어 지고 있다. Kati를 영어로 말하면 How many가 된다. How1) 어떻게, 2) 얼마나, 3) 방법, 4) , 5) 의 뜻이 있는데 문맥상 방법의 뜻이 강하다.

 

그런데 초불연 번역을 보면 앞의 두 구절을 얼마나로 하였고,   두 구절은 어떻게라고 번역하였다. 그래서 “[남들이]깨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깨어 있습니까?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됩니까?라 하였다. 얼마나와 어떻게를 섞어 쓰고 있다.

 

그러나 성전협의 번역을 보면 일관되게 어떻게를 적용하여  깨어 있을 때 어떤 것이 잠자고 잠잘 때 어떤 것이 깨어 있는가? 어떤 것으로 티끌에 물들며  어떤 것으로 맑고 깨끗해 지는가?”라고 번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빅쿠 보디의 번역을 보면 일관되게 How many’를 적용하고 있다.

 

두 개의 대조적인 문구

 

하늘사람의 게송을 보면 두 개의 대조적인 문구가 보인다. Jāgarata(watchfulness)suttā (slept), 그리고 raja(dust)  parisujjhati (purifies)이다. 후자를 보면 초불연에서는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됩니까?”라 하였다. ‘먼지청정을 대비하고 있다. CDB에서는 “By how many does one gather dust? By how many is one purified?”라 하였다. “어떻게하면 더러워집니까? 어떻게 하면 청정해집니까?”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초불연의 번역에서는 먼지를 뒤집어 쓴다라고 하였다. 이는 Katīhi rajamādeti’를 번역한 것이다. 먼지가 오염원을 뜻하는 말인데, 실제 먼지를 뒤집어 쓴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성전협의 번역을 보면 어떤 것으로 티끌에 물들며라 하였다. Raja에 대하여 티끌로 번역한 것이다. 이처럼 Raja에 대하여 초불연에서는 먼지로, 성전협에서는 티끌로 번역하였다. 이후 전개 되는 번역에서 그대로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묵스님이 꼭 밝히고 싶었던 것

 

초불연과 성전협의 가장 큰 번역의 차이는 괄호치기이다. 초불연에서는 [남들이] 깨어 있을 때라고 하였듯이 대괄호를 이용한 보충설명을 하고 있다. 실제로 원문에 없는 말이다. 그런데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넣은 것이다. 이와 같은 주석적 번역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마치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전협 번역을 보면 대괄호치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원문그대로 올려 놓는다. 이런 번역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나무 보다 숲을 보는 듯 하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전후 문맥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불연에서는 [남들이] 깨어 있을 때와 같은 대괄호치기를 하였을까? 이는 빅쿠 보디의 번역을 보면 알 수 있다. CDB에서 빅쿠 보디는 다음과 같이 영역하였다.

 

 

[The Blessed one:]

 "Five are asleep when [others] are awake;

Five are awake when [others] sleep.

By five things one gathers dust,

By five things one is purified."

 

(CDB, Bhikkhu Bodhi)

 

 

이를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축복받은 사람]

“[다른 사람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들어 있다.

[다른 사람이] 잠들어 있을 때 다섯이 깨어 있다.

다섯 가지에 의하여 누군가는 먼지가 쌓이고

다섯 가지에 의하여 누군가는 정화된다.”

 

(진흙속의연꽃 번역)

 

 

영어를 할 줄 아는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는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빅쿠 보디의 ‘[others]’ ‘[다른 사람이]’라 하여 주석적 번역을 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초불연 번역과 유사하게 됨을 알게 되었다. 초불연 번역을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세존]

“[남들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도다.

다섯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다섯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되도다.”

 

(깨어 있음 경, S1.6, 각묵스님역)

 

 

초불연에서는  ‘[남들이]’라고 대괄호치기로 보충 설명을 하였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 빅쿠 보디가 번역한 ‘[others]’를 답습한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더구나 문법적 구조까지 비슷하다. 따라서 대괄호치기를 이용한 주석적 번역은 빅쿠 보디의 CDB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불연의 상윳따니까야 해제에서 각묵스님이 다음과 같이 써 놓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역자가 꼭 밝히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본서 번역에 있어서 보디 스님이 10여 년간 노력하여 번역 출간한 ‘상윳따 니까야’ 영역본인 The Connected Discourses of the Buddha(vol. 1&2)를 많이 참조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보디 스님이 심혈을 기울여 달아 놓은 주옥 같은 주해들은 역자의 번역과 주해작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각묵스님, 상윳따니까야 해제 ‘맷는 말’)

 

 

오장애와 물의 비유

 

개송에서 부처님은 다섯으로 티끌에 물들고 (Pañcahi rajamādeti)”라 하였다. 이에 대한 각주를 보면 다섯 가지 장애로 설명하고 있다. 오장애를 말한다. 오장애란 감각적 쾌락의 욕망(kāmarāga), 분노(byāpāda), 해태와 혼침(thīnamiddha), 흥분과 회한(uddhaccakukkucca),의심(vicikicchā)’ 이렇게 다섯 가지를 말한다.

 

게송에서는 깨어 있을 때에 잠자는 것과 티끌에 물드는 것에 대하여 오장애로 보았다. 그렇다면 오장애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오장애에 대하여 잘 설명해 놓은 경이 있다. 상윳따니까야 상가라바경(S45.55)에 따르면 오장애에 대하여 물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먼저 감각적 쾌락의 욕망(kāmarāga)에 대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세존]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붉거나 노랗거나 푸르거나 새빨간 색으로 물들었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Samgarava-쌍가라바의 경, 상윳따니까야 S46:55, 전재성님역)

 

 

 

 

컬러풀한 물(rainbow-oil-slick-water-pollution),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경에서는 감각적 쾌락의 욕망(kāmarāga)에 대한 물의 비유를 보면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과 같은 것이라 하였다. 이는 다름 아닌 오욕락을 뜻한다. , 귀 등 다섯 가지 감각능력으로 대상에 끄달려 다녔을 때 감각적 쾌락의 욕망으로 본 것이다. 그런 물은 마치 다섯 가지 기름물감을 대야에 풀어 놓은 것 같이 보일 것이다. 물이 청정하지 않으니 그런 물로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다섯 가지 오염된 물은?

 

이처럼 상가라 경에서는 다섯 가지 물의 비유를 들어 오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오장애

물의 비유

 

감각적 쾌락의 욕망

(kāmarāga)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붉거나 노랗거나 푸르거나 새빨간 색으로 물들었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

분노

(byāpāda)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불에 달구어져 끓어오르고 거품을 일으켰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물

해태와 혼침

(thīnamiddha)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이끼낀 수초로 덮였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끼가 낀 물

흥분과 회한

(uddhaccakukkucca)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바람에 흔들리고 소용돌이치고 물결친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바람이 불어 파도치는 물

의심

(vicikicchā)

바라문이여, 마치 물그릇이 혼탁하고 혼란스럽고 흙탕물이고 어둠속에 놓여 있다면 거기서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알거나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흐린 흙탕물

출처: Samgarava-쌍가라바의 경, 상윳따니까야 S46:55, 전재성님역

 

 

 

표를 보면 쾌락의 욕망(kāmarāga)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 분노(byāpāda) 부글부글 끓는 물,  , 해태와 혼침(thīnamiddha)이끼가 낀 물, 흥분과 회한(uddhaccakukkucca)바람이 불어 파도치는 물, 의심(vicikicchā)흐린 흙탕물로 묘사 되어 있다. 이런 물들은 청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청정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청정하게 할 수 있을까?

 

게송에서 부처님은 다섯으로 맑고 깨끗해지네. (pañcahi parisujjhatīti)”라 하였다. 이때 다섯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각주에 따르면 오근으로 되어 있다. 잠잘 때 깨어 있는 것과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믿음(saddhā), 정진(viriya), 새김(sati), 집중(samādhi), 지혜(pañña) 이렇게 다섯 가지 능력, 즉 오근(五根, Pañca indriyani)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면으로 본다면 오염된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것은 오근이다.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  부글부글 끓는 물등으로 비유된 오염된 마음을 믿음(saddhā), 정진(viriya), 새김(sati), 집중(samādhi), 지혜(pañña) 이렇게 다섯 가지 능력으로 정화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면으로 본다면 수행에 있어서 오근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Jāgarasutta

 

6. Sāvatthiya

Ekamanta hitā kho sā devatā bhagavato santike ima gātha abhāsi:

Kati jāgarata suttā kati suttesu jāgarā,
Kat
īhi rajamādeti katīhi parisujjhatīti.

(Bhagavā:)

Pañca jāgarata suttā pañca suttesu jāgarā,
Pañcahi rajam
ādeti pañcahi parisujjhatīti.

 

(THE TIPITAKA)

 

 

 

깨어 있음 경

          

 

  2. 한 곁에 선 그 천신은 세존의 면전에서 이 게송을 읊었다.

     

      [남들이] 깨어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얼마나 많은 자들이 깨어 있습니까?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어떤 것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됩니까? 

 

  3. [세존]

      [남들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들어 있고

       [남들이]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도다.

       다섯에 의해 사람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다섯에 의해 사람이 청정하게 되도다.

 

(깨어 있음 경, S1.6, 각묵스님역)

 

 

 

 

깨어 있음의 경

 

 

1. 한때 세존께서 싸밧티 시에 계셨다. 어떤 하늘사람이 한 쪽에 서서 세존의 앞에서 이처럼 시를 읊었다.

 

2. [하늘사람]  깨어 있을 때 어떤 것이 잠자고

잠잘 때 어떤 것이 깨어 있는가?

어떤 것으로 티끌에 물들며

어떤 것으로 맑고 깨끗해 지는가?”

 

[세존] “깨어 있을 때 다섯이 잠자고

잠잘 때 다섯이 깨어 있으며

다섯으로 티끌에 물들고

다섯으로 맑고 깨끗해지네.”

 

(깨어 있음의 경, S1.6, 전재성님역)

 

 

Jāgaram - Awake

 

I heard thus. once the Blessed one lived in Sāvatthi, in Jeta's grove in the monastery offered by Anāthapiṇḍika. When the night was waning, a certain deity illuminating the whole of Jeta's grove approached the Blessed one worshipped, stood on a side and said:

“How many sleep, when awake? How many are wakeful in sleep,
How does impurity and purity come about?
Five sleep wakefully and five are awake when sleeping
In five, there is purity and impurity.

 

(THE TIPITAKA)

 

 

 

 Awake

 

At Savatthi. Standing to one side, that devata recited this verse

in the presence of the Blessed one:

 "How many are asleep when [others] are awake?

How many are awake when [others] sleep?

By how many does one gather dust?

By how many is one purified?"

[The Blessed one:]

 "Five are asleep when [others] are awake;

Five are awake when [others] sleep.

By five things one gathers dust,

By five things one is purified."

 

(CDB, Bhikkhu Bodhi)

 

 

 

 

 

2013-09-25

진흙속의연꽃